계절의 규칙적인 변화!
매일의 다짐
사랑과 용서는
어쩌다 마음 내키면 하는
그런 것이 아니야
아침에 눈을 뜨고
저녁에 눈을 감을 때까지
하루의 모든 순간에
사랑이 필요하고
용서가 필요하고
화해가 필요하다
그래서 순간마다
깨어 있지 않으면
큰일 나는데
그것이
너와 내가 살아가는
인생인 거야, 알았지?
나도 다시 알았어
₋ 이해인
이성의 진정한 엔진은 살갗에도 머리뼈에도 붙어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되리라. - 엔디 클라크
시간여행의 도구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이 널리 인정된 것은 1543년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가 죽기 직전에<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를 출판하고 나서였다.
가령 태양이 매년 같은 장소에서 뜨고 지는 1년 주기를 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계절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여 해야 할 일을 계획할 수 있었다.
1991년 7월 11일 일식으로 달의 그림자가 멕시코를 쓸고 갔던 날, 야행성인 박쥐는 오후 1시 23분 하늘이 어둬워지자 일제히 동굴에서 나왔다.
같은 시각, 왕거미는 집을 해체하기 시작했고 몇 분 뒤에 햇빛이 다시 돌아오자 허겁지겁 다시 집을 지었다. 동물은 제시간에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동물은 그런 규칙성을 아예 몸에 장착하고 있다.
하루 주기 리듬은 태양의 24시간 주기에 따라 생물학적 활동을 조절하게 하고, 1년 주기 리듬은 1년에 걸쳐 행동을 조정하여 새가 철 따라 이동하고 다람쥐가 동면하게 된다.
반면에 인간의 계절 활동은 문화에 의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언제 쟁기로 밭을 갈고, 씨를 뿌릴지 알려주는 본능을 진화시키지 못했다.
인간은 오랫동안 계절의 규칙적인 변화를 알고 있었을 테지만 외부의 도움없이 이런 변화가 정확히 언제 일어날지 알아내기 어렵다.
이때 달력이 짐작의 어려움을 덜어준다. “조만간 다시 봅시다”보다 “춘분에 다시 만납시다”가 훨씬 나은 약속이다. 고대에 번영했던 중동 지역의 대도시 가운데 하나인 바빌론에서 약 4000년 전에 달력에 관해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달력은 12개월로 구성되고 각각은 달의 주기와 일치하며, 열두 번의 달의 주기를 다 합쳐도 354일밖에 안된다는 성가신 사실을 고려해 주기적으로 윤달까지 포함한다.
바빌론의 천문학자들은 천체 현상을 정확하고 성실하게 추적하고 기록했다. 이들은 지구와 태양, 달의 상대적인 위치가 대략 223번째 태음월마다 반복된다는 사실까지 알아냈고, 이 지식을 이용해 안티키테라 기계처럼 일식과 월식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바빌로니아 문헌 중에 가장 널리 복제된 것이 <물. 아핀MUL. APIN>이라는 기록물이다(설형문자 점토판에 새겨진 첫 두 상징을 딴 이름이다).
실제로 <물.아핀>의 여러 구절에서는 태양과 별의 활동을 농사일과 연관 짓고 있다. “시마누 첫째 날부터 아부의 서른 번째 날까지 태양은 엔릴 별의 경로에 있다. 수확물을 거두고 불을 지펴라.” 바빌로니아인과 마찬가지로 마야인도 달력을 사용해 농사일의 시기를 결정했다.
<‘시간의 지배자-우리 시대의 시간’ P438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토머스 서든도프/조너선 레드쇼/애덤 벌리 지음, 조은영님옮김, 디플롯출판>
* 토머스 서든도프 : 퀸즐랜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오클랜드 대학교 박사학위를받았다. 인간 정신의 본질과 진화에 관한 연구로 여러 상을 수상했다. /조너선 레드쇼 : 퀸즐랜드대학교 박사후연구원/애덤 벌리 : 하버드대학교 시드니대학교 박사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예지력과 의사결정에 관한 진화심리학과 인지과학을 연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