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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친구들 칠순 모임!

[중산] 2023. 4. 9. 20:56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 소먹이고 땔감하면서 이대로 살아 가야 하나?" 하는 정체감 위기를 느끼면서 청소년기를 함께 보낸 친구들이다. 찰흙을 발라 인간의 뼈대를 만들어 가던 그 시기에 호구지책으로 먹고 살기위해, 각자도생 도시로 뿔뿔이 흩어졌던 그 친구들이다.

 

당시에는 손만 대어도 쉽게 바스러질 수 있는 초벌구이 질그릇에 불과했다. 오늘 날 칠순이 되어  얼굴에 세월의 나이테를 잔뜩 새기고 머리에는 하얀 눈을 수북이 덮어 쓴 채(실제로는 염색을 함)로 만났다.  모처럼 부부가 손을 잡고 모인 것이다. 부부가 이렇게 모이다니!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8점의 진귀한 유물처럼 유심히 살펴보면서 자신과 상대의 위대한 흔적과 자취를 감정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들 바깥 세상의 모진 역경을 다 이겨내고 단단하고 진귀한 보물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친구들! 그동안 수고 많이 했고, 존경합니다~^^

 

 

모임 다음 날 가야산 소리길을 걸었다!
풍광을 담다보니 친구들 부부 모습이 점이 되었네~!
해인사 일주문 앞에서~!
홍류동 계곡물이 맑다!
친구들, 여보 사랑해요~!!
두 분 다정한 모습이 참 멋집니다~!
소리길 연밭엔 어린 올챙이 들이 많았다.
소리길 바닥에는 이런 경구들이 새겨진 디딤돌들이 있다!
가야산 만물상 전경
아름다운 가야산 산기슭에서 모임을 가졌다!

 

 

헌시(獻詩)

 

만물이 소생하는 신록의 계절에

꽃향기 그윽한 고향 땅에서

그대들을 반갑게 맞아 봅니다.

 

삶의 궤적을 얼굴에 새기고

흰 눈을 수북이 덮어 쓴 채

이 시대의 영웅들이 모였습니다!

 

전후 베이비 붐 첫 세대로서 헐벗고

굶주렸던 우리였기에 자식들만큼은

우리보다 더 나은 삶을 원 했지요.

 

그 일념으로 평생을 제대로 쉬어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이제는 허리와 무릎도 아픕니다.

 

눈이 침침하고 귀도 잘 안 들려

예쁜 손주들 소곤대는 얘기소리도

못 들어 답답하고 우울해집니다.

 

애지중지하던 자식들은 둥지를 훌쩍

떠났고 덩그러니 우리 둘만 남았네요.

이제 우리보다 훨씬 더 오래 살

자식, 손주들 걱정은 내려놓으세요.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시간들을

우리 둘을 위해서 소중히 씁시다.

앞으로 더 불편하고 외롭더라도

서로 참고 위하면서 살아갑시다.

 

여보! 친구들아!

 

지금 우리들이 가장 소중히

품고 있는 선물이 뭔지 아시지요?

표현은 못해서도 늘 가슴에 담아 둔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두 번 다시없는 인생입니다.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오늘 밤입니다.

마음껏 즐기고 노래하세요!

 

여보! 친구들아!

아프지 말고 늘 건강하세요.

고맙고 사랑합니다♡

 

 

올해 칠순을 먼저 맞은 세 친구(영조, 해노, 득호)중, 두 친구 부부가 일어나 축하와 덕담을 주고 받고 있다! 우리 때의 친구 범위는 아래 위로 세 살 터울을 유지했었다.
"우리도 시골에 시집와서 고생 참 많이 했지예!" "언니. 오늘 우리도 한잔 쭈욱 합시더 예~!"
두 번째 모임(2024,4,13)에서~!
두 번째 칠순(형직,한덕,건식,인한)친구들의 축하 케익(백찰)!
칠순 선물도 준비 해오고~!!
러브 샷!"여보, 그동안 고생 참 많이 했어요! 사랑해요~^^"
부부 인사겸 자기가 살아 온 이야기 시간~! 보기 드물게 3대가 함께 한집에 화목하게 살고 있으며, 틈만 나면 여행과 산행을 즐기고 있는 부부~!
자기를 구원해 준 남편을 아직도 사랑한다는 대구 친구 부부!
서울에서 온 친구 부부. 가난하다고 결혼을 완고하게 반대하던 처가댁에, 장문의 편지를 장모님께 보내어 결국 승낙을 받아 낸 입지전적의 친구이다!
모습은 좀 늙수그레해도 마음만은 아직 청춘이다. 한 가정을 이끌어 온 이 시대의 주인공이자 영웅들이다!!
구미에서 온 친구 부부, 예쁜 늦둥이 딸을 두고 있으며 아직까지 불편한 데가 없어 청년같이 산다는 친구! 비결이 뭘까 하고 귀담아 들었다~^^
즐거운 노래 시간~!! 다들 가수가 되어 돌아 왔다! 선창은 오늘 모임을 기획했던 부산 친구이다.
서울에서 온 친구의 노래 장르는 뭔가 좀 색 달랐다!
디스코 메들리 시간! 참을 수 없지~^^
어릴 때 양복 제봉기술을 안 배우고 노래를 계속 했다면, 지금쯤 가수가 되어 있었을 친구~!
울산에서 온 명가수의 노래 시간, 메들리 노래를 거의 다 부를 정도로 노래를 잘하는 친구 ~^^
두루마리 휴지를 목에 두르고 분위기를 띄우며 구수한 노래를 부르고 있는 - 유머가 늘 넘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한- 짐케리 같은 친구이다!!
이 곳 장소를 물색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챙겨준 신임 총무원장 부부~!!
잉꼬 부부상을 주고 싶을 정도로 가장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부부이다~!!
아이구야! 허리 괜찮으신지?, 너무 심한 기술을 써서 걱정이 좀 되는데~^^

 

고향 오가는 길목인 달성군 옥포읍 송해공원 옥연지에서~!!
고향인 합천 영상테마파크의 청와대도 들려보고~!
인접해 있는 성주호 전경!

 

고향 친구

 

저수지에서 발가벗고

흙탕물 배불리 마셔가며

멱 감던 어릴 적 친구들!

 

꽁보리밥 먹던 친구들이

도시로 나가 자수성가하여

아주 오랜 만에 만났지!

 

이마엔 나이테를 깊게 새기고

머리엔 흰 눈을 덮어 쓴 채로

연신 입가엔 미소를 머금으며

 

아이구 반갑다. 친구야!

우째 지냈노. 잘 있었제?

아픈 데는 없나?

 

고향 친구일지라도 안 만나면

희미한 점으로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이 되어 버리지.

 

만남의 시간이 주어졌기에,

서로의 반가움과 존재를 음미하고

축배의 잔을 마음껏 들이켰지.

 

오붓한 정담을 나누고 노래하며

웃기에는 축제의 하룻밤이 턱없이

짧았고 참으로 아쉬웠다네.

 

늙으면 기억만 가지고 살아가기에,

어릴 적 추억과 이번 만남의 기쁨을

수북이 더해서 늘 즐겁게 사시게나.

 

이별의 아쉬움 끝에 꼭 당부한

말은 한결같았지. 친구야 건강해!

아프지 말고, 항상 잘 있어…!!

 

<중산>

 

 

 

 

홍류동 계곡 물소리
여흥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