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안 윗대의 모계 쪽 분들은 청력이 다 안 좋았다. 무슨 사연인지는 잘은 모르겠으나 외삼촌은 농아자였었고 이모님 두 분도 일찍 귀가 어두웠다는 기억이 난다. 어머님은 50대 중반 이후로 청력이 급격히 나빠졌었다. 그래서인지 누님 두 분 등 우리 직계 쪽도 청력이 안 좋아 노년에는 거의 다 보청기에 의존해야 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일흔이 다 돼서야 보청기를 한 상황인지라 꼭 그렇게 인과관계를 연결 짓고 싶지는 않다. 다만 혹여라도 아들네들이 남들보다 귀가 일찍 나빠질까봐 은연중 걱정은 된다. 내 어릴 때 청력이 좋은 어머님은 여느 어머님처럼 매우 자상하셨고 농담도 주고받을 정도로 명량한 분이셨다. 청력이 급격히 나빠진 이후로 아버지와의 대화중에 다툼이 잦아졌고 우리들과의 대화 역시 소원해졌었다.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