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사샤. 애야 말해 보렴. 아버지가 어디 갔다고? 너는 분명히 알고 있을 거다” “어디로 가셨는지 몰라요. 하지만 편지를 주셨죠.” “나의 출발이 당신을 비탄에 빠트리겠지. 거기에 대해선 할 말이 없지만 제발 이해하고, 다른 방도가 없었음을 믿어 주오. 이 집에서의 내 처지는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소. 그 외 모든 것과 더불어 더 이상 나는 이런 호화스러운 환경에서 머물 수가 없다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옛사람들이 흔히 하던 일이오-자신들의 세속적인 삶을 뒤로하고 만년을 평화와 고독 속에 보내는 거요. 제발 이것을 이해해 주고 내 행방을 알게 되더라도 날 찾지 마오. 당신과 나의 처지를 악화시킬 뿐이오. 내가 결정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오. 나는 당신이 나와 함께 보낸 48년의 성실한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