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인간의 삶 두 요소!

[중산] 2025. 7. 1. 07:15

알프스

 

 

영업사원 : 여사님, 이 진공청소기는 집안일하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드릴 겁니다.

고객 : 정말요? 그럼 두 개 주세요!

 

제논의 역설

역설은 얼추 맞는 말을 기반으로 한 추론이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세히 검토하면 모순이 있거나 이상한 결론에 다다르기도 한다. 종종 그 자체로 농담이 되기도 한다.

 

역설은 참된 것에서부터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나아가지만, 어느덧 거짓에 다다르게 되는 뭔가 황당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역설의 대가 하면 그리스 철학자 엘레아의 제논을 빼놓을 수 없다. ‘아킬레우스와 거북이의 역설’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런데 이 진공청소기 이야기에서는 제논식 논리는 전혀 역설이 아니다. 고객의 목표가 집안일에 시간을 쓰지 않는 거라면, 여러 대의 진공청소기를 들여도 결국 실패할 것이다.

 

만약 청소기 두 개를 쓴다면, 청소 시간이 4분의 3정도 줄어들 것이다. 세 개를 쓴다면 8분의 7이 줄어들겠지. 진공청소기의 개수가 무한히 늘어나도 청소에는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철학자와 오리너구리’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토머스 캐스카트/대니얼 클라인 지음,박효진님 옮김, 알키미스트출판>

* 토머스 캐스카트 : 하버드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신학, 방송계, 작가,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대니얼 클라인 : 하버드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 했고, 대학 강의, 코미디 대본 작가로도 활동했다. 다수의 철학 교양서를 집필했고 첫 소설<포워드매거진>으로 올해의 책을 수상하였다.

 

 

 

세상은 날이 갈수록 하나로 합쳐지고, 이로써 거리를 줄여 나가고 허공을 통해 사상을 전달하는 형제적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고 사람들은 믿고 있습니다.

 

아아, 인류의 그 같은 결합을 믿지 마십시오. 자유를 욕구의 증대와 신속한 충족으로 이해함으로써 자신의 본성을 왜곡할 뿐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수많은 무의미하고 어리석은 욕망과 관습과 비합리적인 망상을 탄생시켰기 때문입니다.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제2부 제6권

 

☞ 연결에 대한 현대의 광적인 열망을 예언하는 듯한 대목이다. 연결과 유대는 SNS 창시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다. 

 

거리는 유대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타인과의 거리를 소중하게 여길 때만 우리는 비로소 타인과 연결된다. 연결 강박증은 집요하게 소외를 노출시킨다.

 

<‘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에서 일부 발췌, 석영중 지음> *석영중 :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졸업 후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슬라브어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매핑 도스토옙스키 : 대문호의 공간을 다시 여행하다> 등 많은 저서가 있다

 

 

병산지

 

 

우리의 신성한 보편적 자아를 왜곡시키는 낮은 자아의 발견은 불행하게도 너무 늦어 피할 도리가 없다. 이 발견이 인간의 ‘원죄‘라고 불린다. 이후로 우리는 항상 우리의 수단을 의심한다.

 

세상은 관념으로 존재한다. 각자의 주관이 갖고 있는 의식의 렌즈에 비친 모습이 자신의 세계인 것이다. 아마 이 주관 렌즈는 창조의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한때 우리는 눈으로 보았던 것 안에서 살았다. 이제는 모든 것들을 끌어들이려 하는 이 새로운 힘의 탐욕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자연, 예술, 사람들, 문학, 종교, 대상 등이 연속적으로 끼워 맞춰지고, 신도 그 전체 관념들의 하나일 뿐이다.

 

자연과 문학은 주관적인 현상들이다. 모든 선과 악은 우리가 드리운 그림자이다. 오만한 사람에게는 거리가 온통 비굴한 것들로 가득하다.

 

겉치레가 많은 사람이 자신의 집사들에게 제복을 입히고 식탁에서 손님들의 시중을 들게 하는 것처럼, 기분 나쁜 마음이 거품처럼 뿜어내는 분노는 즉시 길거리의 신사 숙녀, 혹은 호텔 상점 점원이나 술집 주인의 모습으로 바뀌어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위협적이고 모욕적인 것들을 죄다 위협하거나 모욕을 주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우상 숭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시야를 만드는 것이 바로 눈이고, 이러저러한 사람에게 영웅이나 성인의 이름을 붙여 인간성의 전형이나 대표로 만드는 것이 바로 원숙한 마음의 눈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

 

‘섭리의 인간’인 예수가 좋은 사람이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에도 이러한 시각의 법칙이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나는 가장 평범한 책들 - 성서, 호메르스, 단테, 셰익스피어, 밀턴 - 이외에는 어떤 책도 읽지 않을 생각이다. 그런데 우리는 매우 통속적인 삶과 이 지상의 삶을 못 견디고, 외진 곳과 비법을 찾아 여기저기 바삐 다니고 있다.

 

삶 자체는 물거품과 같고 하나의 회의론이며 잠 속의 잠과 같다. 그대는 자신의 내밀한 꿈에 주의해야 한다. 그대의 삶은 덧없는 상태로 하룻밤 지새우는 텐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라. 그리고 그대가 아프건 건강하건 그대에게 할당된 일을 다 하라.

 

인간의 삶은 두 요소, 즉 힘과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우리가 삶을 달콤하고 건강하게 만들고자 한다면, 이 둘 사이에 균형이 변함없이 유지되어야 한다.

 

둘 중 어느 한 요소가 과도해지면 그것이 부족한 것만큼이나 해악을 끼친다. 모든 것은 극단으로 나아가려는 경향이 있다. 좋은 성질의 것도 나쁜 요소와 섞이지 않으면 해로워진다.

 

이러한 위험을 파멸 직전까지 몰아가기 위해서 자연은 각 개인의 특별한 습성을 넘쳐 나게 만든다. 고대인들은 인간의 삶의 요소를 계산할 수 없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우연에 신성을 부여했다.

 

삶에는 기억력이 없다. 연속해서 진행되는 것은 기억될지 모르지만, 동시에 공존하거나 도저히 의식할 수 없는 보다 깊은 원인으로부터 갑자기 나온 것은 그 자체의 경향을 알 수 없다. 우리가 영혼의 법칙을 받아들이는 동안에는 때로 종교적이다.

 

내가 심오한 이성을 가진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혹은 언제고 혼자 있게 되어 좋은 생각을 할 때면, 곧바로 만족이 이르지 않는다. 멋진 영역에 근접해 있음을 알게 된다.

 

지속적으로 책을 읽거나 생각을 하다 보면, 그 심오한 아름다움과 고요함이 갑자기 발견되듯이 그 자체의 표식을 좀 더 보여 준다.

 

운명, 지혜의 여신, 시와 음악의 신, 성령, 이런 기묘한 이름들은 그 무한한 실체를 포괄하기에는 의미가 너무나 제한적이다. 한계가 있는 지능으로는 아직도 이 원인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한다. 이 원인은 이름이 붙여지기를 거부한다.

 

형용 불가능한 원인을 두고 뛰어난 천재들은 명확한 상징으로, 이를테면 탈레스는 물로,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로, 아낙사고라스는 사상으로, 조로아스터는 불로, 예수와 사랑으로 나타내려고 시도해왔다.

 

그리하여 각자의 은유는 한 민족의 종교가 되었다. 중국의 맹자는 상당히 성공적으로 이것을 일반화했다. “나는 언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호연지기를 잘 기르고 있다.”고 맹자가 말했다. 그러자 상대가 물었다. “호연지기가 무엇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기운은 지극히 크고 극도로 강하다. 그것을 바르게 키우고 해함이 없이 하면, 그것은 천지간을 채울 것이다. 이 기운은 정의와 도리에 부합하고 도움이 되며 배고픔이 없다.”

 

보다 정확한 서술을 위해 우리는 이 일반화에 ‘실재’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그로 인해 우리가 갈 수 있는 극한까지 도달했음을 고백한다. 우리가 벽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한없는 진리의 바다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우주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우리의 삶은 현재보다는 미래에 전망을 두며 그 삶을 소모하는 일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호연지기의 암시로서 존재하는 것 같다.

 

<‘자연’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서동석님 옮김,은행나무출판>* 랄프 왈도 에머슨 (1803~1882): 1803년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19세기 미국의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산문가이자 사상가, 초월주의 시인이다. 목사집안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교 신학부를 졸업하고 1829년 유니테리언파의 목사가 되었으나 종교의 형식과 교리와 부딪혀 1832년 사임하였다. 미국 최초의 대중 강연가이기도 한 그는 전국을 순회하며 지혜를 전했다. 소로우, 휘트먼, 니체 등 당대의 문인과 사상가뿐만 아니라 현대의 정치∙경제 지도자들에게 삶의 지침을 주었다.

 

간절곶 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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