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 <벌들이 살아있어요>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한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한해를 맞는 연휴 이틀 간 봉장을 찾았습니다. 철사를 구부려 조심스럽게 내부를 긁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봉(死蜂)이 끌려 나오더군요. 3한4온의 주기를 잊은 듯 3주 이상 추위가 이어지다 보니,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결과로 생각됩니다. 많은 통은 종이컵으로 ¾정도, 적은 통은 숟가락 1술 정도의 사봉을 끌어냈습니다. 봉구(蜂球)가 아직까지 아래쪽에 형성된 통은 벌들이 날아와 공격도 하더군요. 그래도 좋았습니다. 20일이 넘게 이어진 매서운 추위에도 아무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벌들의 안정된 휴식을 방해할까 조심했는데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니 공연히 건드려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되는 한편,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안심이 되더군요. 사봉과 함께 먹이를 봉했던 노란 밀랍 조각들까지 말끔하게 긁어냈으니, 내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벌들이 한결 개운하게 남은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처음 제대로 월동 포장을 하지 않은 상태로 겨울을 날 수 있는가 하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벌통 외부 하단 받침대 사이에 스티로폼을 붙였고 내부 소상벽과 소비 바깥쪽에 스티로폼을 대었으며, 여름용 개포 위에 두껍지 않은 보온 개포를 덮은 것이 내, 외부 포장의 전부입니다. 실험하고 있는 3통에 대해 사봉을 긁어냈는데, 다른 통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죽은 벌들이 더 적은 것 같더군요. 아직 강추위가 닥치지 않았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의도가 좋다 하더라도 살아있는 생물을 대상으로 생사를 건 실험을 한다는 것에 늘 마음이 걸립니다. 결과가 좋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1월 15일 <탈분,지독한 냄새>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적막감이 감돌던 봉장 계곡이 오랜만에 생명체들의 움직임으로 생기가 넘친다. 먼저 스티로폼 통에서 소문이 막힐 정도로 벌들이 몰려나오고, 이어서 나무통에서도 뒤질세라 벌들이 아우성을 친다. 보온물이 물에 젖지 않도록 덮어놓은 덮개 위에 벌들이 까맣게 붙어 모처럼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혹시 사고가 난 통이 있나 살피는데, 벌들이 머리며 옷에 붙어 탈분을 해 댄다. 벌통 앞 풀과 낙엽, 아직 남아 있는 잔설에는 겨우내 참았던 배설물을 뿌려놓은 흔적으로 얼룩져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탈분하는 양이 늘어나고, 배설물에서 풍기는 악취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다행이 사고가 난 통은 없는 것 같다. 시간 차이는 있지만, 모든 통에서 벌들이 몰려나와 탈분과 사봉을 끌어내고 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벌통 도색을 했다. 나는 개나리 꽃 노란색으로, 동료는 싱그런 연두색으로 칠을 했다. 칠해진 통들이 늘어나면서 우중충하던 봉장 주변에 봄이 성큼 다가온 듯 생기가 넘치는 것 같다. 올 들어 처음으로 분양을 했다. 벌을 구입한 사람은 양봉인이 아니라 젖소를 사육하는 사람이다. 작년 11월경에 1통을 분양했었는데, 효과가 좋아 다시 찾았다고 한다. 벌침을 놓기 전에는 우유가 4―5등급이었는데, 벌침을 놓은 뒤로는 항상 1등급 판정이 나왔다고 한다. 등급이 높으므로 폐기하지 않아 수입이 늘었지만, 항생제가 섞이지 않은 우유를 생산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벌침을 사용하여 젖소를 관리할 생각이라고 한다. 양봉 관련 홈페이지에는 종봉 분양 광고가 부쩍 늘었다. 남쪽으로 이동해 조기에 봄 벌을 키울 시기가 된 것 같다. 나도 분양을 해야 하는데, 선뜻 분양 광고를 내기가 망설여진다. 마음 같아서는 일찍 분양을 하고 홀가분하게 봄을 맞고 싶은데..... 해가 서산을 넘어가 주변이 어둑해 질 무렵 모처럼 외출했다가 귀가를 하지 못한 채 낮은 기온에 몸이 굳어가는 벌들이 안쓰러워 동료와 아내의 손까지 빌어 구제를 했다. 핀셋으로 종이컵 가득 잡아 따로 떨어져 있는 통의 소비 위에 부어 주었다. 얼마나 소생할까 염려했던 것은 기우. 한 컵을 부은 후 다시 잡은 벌들을 넣어주려고 통을 여니 먼저 부어준 벌들은 거의 다 살아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 같다. 귀가하지 못한 벌들은 가장 어린 벌들로 추정된다. 10월 하순경에 태어나 낮아진 기온으로 외역을 거의 하지 못했으니 귀가하는 길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 거기다가 멋모르고 고참 따라 나왔다가 생각보다 낮은 기온에 그대로 몸이 굳어 버린 것은 아닐까? 한 통에 6컵의 벌을 추가로 넣어 주었는데, 세력이 너무 강해지면 어쩌나! 이틀 동안 도색한 통이 모두 40통. 겨우내 일을 하지 않다가 허리를 구부려 일을 해서 그런지 온몸이 뻐근하고 몸에 적당한 피로가 느껴지지만 마음은 상쾌하기만 하다. 앞으로 한달 남짓이면 축소를 하고 본격적인 봄 벌 관리에 들어간다. 아직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었는데, 헤아려 보니 얼마 남지 않았다. 새로운 한해 농사를 위해 서서히 준비할 때가 되었다.
전년도 1월 28일 <통갈이/계상편성>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진달래, 벚꽃, 조팝나무등이 만개하여 눈만 돌리면 온통 꽃입니다. 활짝 피어난 꽃들에서 꽃꿀이 많이 들어 오는군요. 오늘 통갈이를 준비하면서 봉지에 묽게 탄 사양액을 담아 먹이를 주려고 했는데, 막상 소비를 들어보니 먹이가 꽉 차 있어 이제는 산란권이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해서 준비해 간 먹이를 주지 않았습니다. 통갈이를 하려고 열어보니 봉교망과 사양기 뒷장, 소비 가에도 덧집을 주렁주렁 달았더군요. 오늘 처음으로 공소초를 넣어 주었습니다. 집을 짓고 싶은 놈들에게는 집을 짓도록 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계상도 2통을 편성했습니다. 출방하기 시작하는 봉판과 이제 막 산란을 한 봉판 4매에 공소초 1매와 격리판 그리고 저밀소비 1매를 하단에, 봉개된 봉판4매, 공소초 1매와 사양기, 뒷장에 저밀소비 1매를 상단에 올렸습니다. 먹이는 충분하여 주지 않고, 사양기에 끼워 놓은 미니 사양기에 물을 부어주고, 소문 급수기에도 물들 가득 채워 주었습니다. 바람이 시원해 지면서 혹시 통갈이 후유증이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밤에 벌통 앞에 가보니 내부 기온이 높은지 벌들이 선풍을 하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통갈이 후유증은 없을 것 같아 다행스럽습니다.
전년도 1월 28일 <2차 증소>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병아리 양봉일기12 - 2차 증소를 했습니다. 쌀쌀한 토요일 오후(영상 10도) 증소를 미룰 수가 없어 조금 무리를 해서 2차 증소를 했습니다. 절반 가량을 증소했는데, 산란 상태도 양호하고(귀산란), 새 벌들이 속속 태어난 자리에는 어김없이 산란이 되어있습니다. 석고나 진드기는 보이지 않고 기타 특별한 질병도 보이지 않아 다행스럽습니다. 몇 몇 통은 수벌방에 산란을 해서 봉개를 했습니다. 공간이 비좁아 생긴 현상이 아니라 무식한 주인이 조치를 잘못한 탓인 것 같습니다. 처음 축소를 할 때 수벌집이 없는 소비를 남겨 두었어야 하는데, 미쳐 경험이 없다보니 수벌방이 있는 소비를 남겼던 모양입니다. 이런 것도 다 아픈 경험이겠지요. 식목일인 내일은 날씨가 화창하다고 하니 수벌방을 잘라내어 혹시 있을지 모르는 진드기를 찾아 볼 생각입니다. 어제 못한 통은 내일 증소를 할 계획이고 매 주말마다 증소를 해 줄 계획인데 벌들이 주인 맘을 알고 따라 줄지 모르겠군요. 아침에는 안개가 진하게 끼었더니 안개가 걷히자 환한 햇살이 눈부십니다. 앞 산에도 드디어 진달래가 개화를 했고, 뜰 앞에 피어난 민들레 꽃에는 벌들이 붙어 화분을 채집하느라 분주합니다. 잠시 꽃샘추위가 벌들을 위축시켰지만 이제는 완연한 봄입니다. 관사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산수유꽃과 진달래, 제비꽃, 민들레등 벌들을 유혹하는 꽃들이 계속 피어나고 있습니다. 산야에 벚꽃도 곧 피어날 것 같습니다. 3월 중순만 하더라도 개화시기가 작년에 비해 빠른 것 같더니 요즘 들어 기온이 조금 내려가서 그런지 이곳의 개화시기는 작년과 비슷한 것 같군요. 아카시아가 예년과 같은 20일 경에 피어나야 저 뿐만 아니라 양봉을 하시는 모든 분들이 풍밀을 맛보실텐데, 그리 되리라 믿고 싶네요.
2월 1일 <종봉 분양 광고>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그동안 망설이다 오늘 드디어 종봉 분양 광고를 냈다. 여러 가지로 제한사항이 많아 시기를 정하지 못했는데, 너무 이른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되기도 한다. 작년 분양 광고를 낸 날짜를 확인해 보니, 2월 9일 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광고 글을 올리고 있어 공연히 조급증이 생긴 탓이다. 어차피 내 형편상 다 관리를 할 수가 없어 분양은 필수지만, 원하는 가격에 모두 분양이 될까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분양 걱정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벌 키우기에 몰입했던 유난히 뜨겁던 지난 여름이 행복한 시절이었던 것 같다. 盡人事待天命 최선을 다 했으니, 계획한 대로 분양이 순조롭게 이루어 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2월 12일 <첫내검 축소를 마치고>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아직 무거운 것을 옮기지 못하는 나를 대신하여
동료 2분의 도움으로 봄 벌 키우기에 적당한 아늑한 곳으로
봉군을 이동 후 벌들이 안정되기를 기다려 통을 열었다.
추운 겨울 내내 움츠렸던 벌들은 아직도 봉구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가볍게 훈연을 하고 조심스럽게 소비를 뽑아들었다.
서로 엉켜있던 벌들이 우수수 바닥에 떨어진다.
이따금 불어대는 찬바람에 벗겨놓은 개포가 날아가고,
벌들은 놀라 날아올랐다가 이내 몸이 굳는다.
어렵사리 여왕을 찾다보니, 소방에 1-2일 전에 산란한 알이 보인다.
어린 아이 손바닥만 한 봉판도 있다.
영악한 벌들은 주인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도 봄이 오는 것을 감지한 듯하다.
봉판은 벌을 털어 뽑아내고, 산란된 소비는 가운데로 옮겨 주었다.
여왕은 아직 체구가 작지만, 산란을 중지한 초겨울보다는 조금 더 커 보인다.
강하게 착봉시켜 2-5매로 축소를 하고, 소비 사이에 진멸판을 꽂았다.
분양할 봉군은 작년 가을에 군세 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 세력이 일정한데 반해,
내가 관리할 봉군은 군세 조정을 하지 못해 세력이 고르지 못하다.
2매 봉군은 과감하게 합봉을 할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2매로 축소한 벌들도 세력이 강한 편이어서, 좀 더 지켜볼 생각이다.
소비 위에 화분 떡을 얹어주고, 소문 급수기에 물을 가득 담아
벌통 바닥 소비 뒤에 위치시킨 후 골판지로 공간을 좁혀 주었다.
소문 대신 내부에 물을 넣어 줌으로서 기습적인 한파에 얼지 않을 것이고,
내부 온도 상승에 따른 가열로 따뜻한 물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공간을 막은 골판지까지 비닐을 덮어 보온을 해 주었다.
내부와 외부 온도차에 의해 생기는 결로 현상으로 물방울이 맺힐 것이고
이로 인해 내부 습도 유지 뿐 아니라 물 공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나저나 올해는 여왕벌 찾느라 애를 먹을 것 같다.
온통 검은 놈들뿐이라 벌들이 조금만 뭉쳐도 찾을 수가 없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은데,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
작년에 여왕벌 1마리에 하얀색으로 표시를 했었는데,
일주일 후에 여왕벌이 망실된 경험이 있어, 같은 시도를 하기가 꺼려진다.
채밀 이후에 구왕을 처리하면서 다시 시도를 할 생각이다.
동료와 아내의 도움을 받아 축소를 했지만,
몸이 부자연스러우니 진도가 나가지 않아 어렵게 축소를 마쳤다.
해마다 봄 벌 기르는 양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도 작년에 비해 10통 가량 늘어난 상태다.
일단 시도를 해 보다가 힘에 부치면 유밀기 전에 분양할 생각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될지는 미지수지만.....
드디어 07년도 벌 농사가 시작되었다.
작년에 비해 세력이 강한 상태인데다 일주일을 앞당겨 축소를 했다.
정성을 다해 관리만 잘 한다면 올해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오랜만에 하는 작업이어서 그런지 온 몸이 뻐근하고
다친 부위에도 통증이 느껴지지만, 마음만은 홀가분하다.
■ 봄철 관리-벌집 축소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난 후 꿀벌을 처음으로 살펴보는 시기는 중부지방 2월 중순~3월 초순, 남부지방은 2월 초순이나 중순이 적당합니다. 따뜻하고 바람이 없는 날 한낮에 작업을 하고 작업도 신속하게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른 봄철에는 꽃샘추위처럼 갑작스런 기상 변동이 있으므로 벌통의 보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벌통 안과 바깥의 보온도 중요하지만 겨울나기를 한 후 처음 벌통 내부를 살필 때 과감하게 벌집수를 줄여 벌들이 적은 수의 벌집에 밀착을 하도록 도와주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해야 봄철 변덕스런 날씨 변화에도 산란과 애벌레 발육이 순조롭게 진행됩니다.저장된 식량이 충분한지를 점검해보고 부족할 경우에는 꿀이 저장된 벌집을 넣어주거나 설탕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밀집된 벌이 늘어남에 따라 점차적으로 벌집을 추가해 나갑니다. -대용 꽃가루와 물 공급이른 봄철 대용 꽃가루를 공급해주어야 꿀벌 번식이 왕성하게 진행됩니다. 단백질이 공급되어 애벌레가 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용화분은 벌집틀 위에 반죽상태(제품으로 구입 가능)로 계속 공급해주면 되는데 야외에서 벌들이 꽃가루를 왕성하게 수집해올 때까지는 충분한 양을 공급해야 합니다. 소규모 취미 양봉에서는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봄철에 벌통내의 습도를 조절하고 애벌레가 발육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수분이 요구되기 때문에 물의 급수가 필요합니다. 이는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기 시작하면서 꿀벌이 오염된 물을 먹고 죽거나 기타 여러 질병에 오염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이러한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급수기를 벌통 문에 설치해서 꿀벌에 깨끗한 물을 공급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꿀 뜨기일벌 수가 많아지고 벚꽃이나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기에는 외부에서 벌들이 많은 양의 꿀을 수집해 들여옴으로써 벌집에 저장된 꿀을 채취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아카시아 꽃에서 꿀이 많이 분비될 경우에는 2~3일 간격으로 총 3~4회에 걸쳐 꿀을 뜰 수 있습니다. 수집된 꿀이 밤사이에 상당히 농축된다는 점과 작업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이른 새벽이나 오전에 꿀뜨기 작업을 합니다. 벌집에 꿀이 가득 차고 흰 밀랍의 꿀덮개가 벌집 전체면적의 30% 이상 덮이면 붙어있는 벌을 털어내고 꿀칼로 꿀덮개를 벗겨낸 후 채밀기에 넣어 회전시킴으로써 꿀을 수확합니다. 대부분 벌 관리 작업은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꿀뜨기 작업은 여러 명이 협동하여 일을 해야 효과적입니다.
내검 / 축소 결과 |
2월 20일 <내검 / 축소 결과>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드디어 겨우내 손꼽아 기다리던 손 떨리는 내검하는 날. 겨우내 벌통을 두텁게 감싸주던 보온 덮개를 벗기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뚜껑을 열었다. "걱정 마세요, 우리 모두 무사해요!!!"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아직도 둥그렇게 무리를 지어 별안간 변한 기온에 날개를 파르르 떨며 건재함을 과시하는 듯 하다. 순식간에 50여 통을 확인하니,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모두 무사하다. 고맙고 고마울 따름이다. 분양할 벌은 나무통에, 내가 키울 벌을 스티로폼 통으로 월동을 했기에, 벌들의 안위를 확인하자마자 이내 내검 및 축소에 들어갔다. 벌 뭉치의 양 바깥쪽의 소비를 뽑아 벌을 붙인 채 뒤로 넘기고, 중앙의 소비를 중심으로 세력에 맞게 2매와 3매로 축소를 했다. 화분 받침에 화분을 500g 정도 올리고, 건조 방지를 위해 비닐을 크게 해서 덮어 주었다. 완전한 비닐 개포 형태는 아니고, 소비와 사양기만 덮을 정도로 전체 통의 ⅔ 정도 크기다. 자극 사양용 당액은 사양기 안에 끼우는 미니 사양기에 부어주었다. 당액은 물을 많이 넣어 묽게 했으며, 소량의 소금과 식초, 목초액을 넣어 숙성을 시킨 다음, 봉장에 오르기 직전에 항생제와 후미딜-B를 희석했다. 진드기 구제는 바이바톨 스트립을 소비 사이에 걸어 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기온이 높으면 속살만을 분무하려고 했는데, 낮 기온이 조금 낮은 것 같아 다음으로 미뤘다. 모두 무사했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예년과 달리 사봉이 유달리 많은 통이 있다. 먹이가 부족한 것도, 질병에 감염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바닥에 수북하게 죽은 벌들이 쌓여 있다. 나무통은 그렇지 않은데 스티로폼 통에서만 발생한 현상이다. 예년에 비해 월동 포장을 보강했었는데, 그 때문일까? 사봉이 많은 일부 통을 제외하면 대부분 바닥도 깨끗하고 세력도 기대 이상인데,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시간을 가지고 관찰하면서 문제점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시간에 쫓겨 ⅔는 내검 및 축소를 마치고 나머지 ⅓은 일주일 뒤로 미뤘다. 비상 소집에다 분양을 받으러 오신 분들과 상담을 하다 보니 계획된 일을 마치지 못했다. 아직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았고, 세력만 좋다면 일주일 정도의 시차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으니 조급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분양 광고를 낸 후 많은 분들이 성원해 주셨지만, 분양 성적은 기대 이하다. 중부권은 아직 본격적인 내검 및 축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도 무방할 것 같다. 어제까지 목표량의 ⅓을 분양 또는 예약 받았다. 아직 경험도 일천하고 전업으로 하는 것도 아닌데, 믿음을 가지고 성원해 주신 분들께 글을 통해서라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오랜만에 허리를 구부린 채 일을 해서 그런지 허리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앞으로 주말마다 단련(?)을 하다 보면 감각이 무디어 지겠지? 드디어 올 벌 농사 시작이다. 오늘 내검하면서 입술과 얼굴, 손 곳곳에 벌침을 박고 보니 드디어 벌들과 호흡한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벌에 쏘여도 즐거운 마음이 생기는 것을 보니 이것도 팔자인 모양이다. 올해도 한 해 농사를 결산하면서 아쉬움 없는 한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하리라 다짐해 본다.
2월 28일 <
2차 내검 / 축소, 월동 상태 확인 |
준비물을 챙겨 봉장에 올랐다. 아직 기온이 높지 않아 벌들의 움직임은 거의 없지만, 성질 급한 놈들은 벌써 소문 앞에 운집해 밖을 기웃거리며 소문 주변을 비행한다. 봉장 옆 버들강아지는 지난주에 비해 더욱 자란 것 같고, 찔레나무의 잎눈이 고개를 내밀 듯 붉은 색이 더욱 선명한 듯 하다. 낙엽사이로 쑥 여린 싹도 살포시 고개를 내밀었다. 지난주에 시간 부족으로 축소를 하지 못한 봉군 내검/축소와 월동 상태를 확인하지 못한 통을 확인했다. 역시 지난주와 세력이나 월동 상태가 대등소이하다. 그 중 1통이 폐사를 했다. 월동 4번째 만에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소비를 들어 확인하니 모든 소비에 먹이도 충분하게 남아 있고, 소방에 머리를 처박고 죽은 벌들이 없는 것으로 보아 먹이 부족은 아닌 것 같다. 벌들이 주검으로 변해 바닥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것을 보면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인데, 무슨 연유로 월동에 실패한 것일까? 소문이 막힌 것은 아닐까 확인했는데 이상이 없다. 질병에 의한 것이라면 모든 봉군을 같은 조건으로 관리했음으로 1통만 감염되어 잘못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슨 이유로 잘못되었을까? 짧은 경험과 지식으로는 아무리 고민을 해 봐도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축소는 지난주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해 주었고, 묽게 희석한 먹이에 항생제와 후미딜-B를 섞어 미니 사양기에 부어주고, 소문 급수기에는 물을 담아 통 안에 넣어 주었다. 아직 아침저녁 기온이 영하를 유지하기 때문에 소문에 넣어 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주에 축소를 할 때는 산란한 흔적이 거의 없었는데, 고작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꽤 자란 유충들도 보인다. 벌들 스스로 봄이 찾아 왔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진드기 구제를 위해 바이바톨 스트립을 소비 사이에 꽂아 주었다. 화분 떡은 500g 정도 뭉쳐 받침에 담아 올려 주고 그 위에 건조 방지를 위해 큼직하게 자른 비닐을 덮어 주어 보온과 건조 방지를 겸하도록 했다. 벌들이 밀집된 공간이 모두 덮이도록 해서 비닐 개포의 역할도 겸한 조치다. 벌들이 없는 공간은 비닐이 덮이지 않은 상태다. 그 위에 헝겊 개포, 보온 개포, 신문지 순으로 덮어 보온 조치를 마무리 했다. 한낮의 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돌자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진다. 어디서 물어 오는지 조그만 화분 뭉치를 다리에 달고 힘겹게 귀가하는 벌들도 가끔 보인다. 인근에 있는 축사의 사료인지,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꽃들이 피어난 것인지 벌들의 부지런함에 감탄사만 연발이다.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오리나무, 자작나무 수술에서 물어오는 것일까? 지난주에 축소한 봉군이 궁금해 살짝 개포를 들추니 따뜻한 훈기가 느껴지고, 사양기 뒤로 넘겨 놓았던 소비에도 벌들이 붙어 먹이를 물어가고 있다. 화분에는 벌들이 까맣게 붙어 있고, 미니 사양기는 텅 비어 있다. 먹이가 먹을 만(?) 했던 모양이다. 벌들이 안쪽으로 모두 넘어간 소비는 뽑아내고, 벌들이 꽤 많이 붙어 있는 소비는 다음에 뽑아내기로 하고 그대로 두었다. 역시 소문 급수기에 물을 부어 벌통 바닥에 넣어 주었다. 산란 상태가 궁금했지만, 공연히 건드려 피해가 있을까 염려되어 다음으로 미뤘다. 예전 같으면 뒷일은 알바 없이 궁금증을 해소하느라 소비를 빼서 확인을 했을 텐데, 이력이 붙어서인지 참을 만 하다. 계획했던 분양은 지지부진이다. 전화로 방문 약속을 했던 분들이 사정이 생겨 날짜가 늦춰지고, 새로운 분양 희망자에게서는 소극적으로 확인만 하고는 이내 연락 두절이다. 갈 길이 먼데, 앞으로 어찌 진행될 지 자못 걱정스럽다. 분양이 되지 않으면 뒷감당을 어찌 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런 상태로 봄 벌 분양에 어려움이 있다면, 올 봉군 증식에 대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몸 고달프고 시간에 쫓기면서 일 한 결과에 대한 처리 과정이 매끄러워야 다음에도 기운을 내서 일을 추진할 수 있을 터인데..... 아직 조급증을 내기에는 이른 감이 있으므로 좀 더 기다려 볼 생각이다. 예년에 비해 봄 오는 속도가 느린 것 같다. 일기 예보에서는 진달래 개화시기가 일주일 정도 앞당겨 질 것이라고 하지만, 예보대로라면 벌써 피었어야 할 꽃다지 꽃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는다. 해마다 같은 장소에 자생하는 꽃다지를 관찰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2. 20일 경에 개화를 했었다. 봄이 늦게 찾아오면 아카시아 개화 시기도 늦춰지는 것일까? 모든 것이 궁금하고 걱정거리만 늘어가는 것 같다. 한 겨울에는 벌들의 날개 소리만 들어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순탄하지 않은 현실을 접하고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래도 최소한 할 만큼 최선을 다 했으니, 어떠한 결과가 빚어지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런 과정을 바탕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어본다.
3월7일 <분양을 마치고>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기온이 오르자 기다렸다는 듯 소문이 터질 정도로 벌들이 쏟아져 나와 봉장 주변이 북새통이다. 드디어 토, 일요일을 기해 계획된 봉군 분양을 모두 마쳤다. 예년에 비해 시기가 많이 늦어졌지만, 모두 마칠 수 있어 다행스럽다. 많은 분들의 성원과 지원 덕분에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통해 성원과 지원을 해 주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정말 고맙고 고맙습니다.” 제가 올린 글을 읽고 저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믿음을 보내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이뤄낸 결과라서 더욱 고맙고 송구스럽기만 하다. 우리나라의 땅 끝 전남 고흥에서부터 서울과 인천, 양평과 광주는 물론 강원도 춘천까지 전국으로 흩어진 내가 사랑했던 벌들이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인연을 만나 새 삶을 시작함에 모두 무탈하게 번성하여 새로운 인연에게 만상과 풍밀의 푸짐한 선물을 안기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마음이다. 새로운 주인을 만나 차량에 실려 떠나가는 뒷모습이 올해는 유난히 서운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다. 벌통이 빼곡하게 자리 잡았던 텅 빈 공간이 휑하게 느껴진다. 이제야 벌들이 모두 떠났다는 실감이 나는 것 같다.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돈을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귀한 경험을 했고, 또한 벌들로 인해 새롭게 맺어진 고귀한 인연들이 있음에 물질로 바꿀 수 없는 귀한 재산이 생긴 듯하다. 앞으로 첫 마음 변함없이 관계를 맺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하면서,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일천하지만 나의 지식을 나눔으로서 함께 발전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또 한 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분양을 하면서 전업 원로 양봉인들께서 알려 주고 가신 귀한 경험담들이 부가적으로 얻어진 값진 소득이다. 책자에도 나와 있지 않은 귀한 지식들이 앞으로 내게 크나큰 자산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분양을 마치고 뒷정리를 한 다음, 첫 축소 후 2차 내검에 들어갔다. 그동안 기온이 낮아 필요한 조치만 취하고 자세히 살피지를 못했었다. 2주 전에 올려 준 500g 정도의 화분 떡은 거의 다 먹어 치운 상태고, 내부에 넣어 준 소문 급수기의 물도 꽤 많이 먹은 상태다. 화분 받침에 500g 정도의 화분 떡을 올려 주고, 소문 급수기의 물도 깨끗한 물로 갈아 주었다. 미니 사양기에는 항생제와 노제마 병 예방약을 희석한 묽은 사양액을 소량 부어 주고, 바이바톨 스트립의 위치를 바꿔 주었다. 격리판 뒤에 붙여 두었던 저밀소비를 확인하여 먹이가 부족한 소비는 벌을 털어 뽑아내고, 먹이가 충분하게 저장된 소비를 넣어 주었다. 세력이 약한 통은 바닥에 물기가 비치는 통도 있지만, 반대로 강군은 물기하나 없이 뽀송뽀송한 상태다. 쌀쌀할 때는 비닐 개포에 물방울이 제법 맺혀있더니 낮 기온이 영상 15도를 웃돌자 물방울이 보이지 않는다. 내부에 물을 넣어 주었으니 벌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소비를 빼어보니 손바닥만한 봉판이 형성되어 있고, 산란 면적은 소비의 ⅔정도다. 아직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낮아 본격적인 산란에 탄력이 붙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하다. 다리에 노란 화분 덩어리를 달고 있는 벌들도 보인다. 어디에서 물어오는 화분일까? 작년에 산란을 잘 하던 구왕을 제거하기가 아까워 올 한해 더 관리하려고 했던 통을 열어보니 벌들의 날개 소리가 유난히 요란하다. 아니나 다를까, 어떤 연유로 망실이 되었는지 무왕 상태다. 첫 축소할 때 분명 여왕을 확인했었는데..... 양 옆의 두 통에 절반씩 나눠 합봉해 주었다. 이제 분양에 대한 부담을 떨쳐 버리고 봄 벌 기르기에 전념하기만 하면 되므로 마음이 홀가분하다. 일을 마치고 작년부터 시작한 토봉을 살펴보았다. 양봉용 스티로폼 소상에서 월동을 났는데, 소문 입구로 벌들이 분주하게 들락거린다. 내부를 살펴보니 벌써 유봉이 출방을 하고 있다. 역시 토종벌은 추위에 강할 뿐 아니라 사람이 살펴주지 않아도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토봉도 양봉과 동일한 방법으로 관리를 하면 자연스럽게 분봉도 시키고 채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도를 하고 있는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올 한해 더 관리를 해 보고 여의치 않으면 포기할 생각이다. 살아 있는 생물을 가지고 장기간 실험을 한다는 것도 썩 내키지 않지만, 한 마리 토끼도 잡기 힘든 여건에 두 마리를 노린다는 것은 욕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일단 양봉과 토봉을 거의 같은 공간에 배치해도 관리만 잘 해준다면 우려했던 도봉 피해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 해도 크나큰 소득이다. 다시 한 번 분양을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과 벌을 매개체로 하여 새롭게 인연을 맺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올 한해도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3월 12일 <어린벌이태어나네요>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오늘부터 기온이 많이 내려간다고 하니 미룰 수도 없어 벌통을 열었다. 화분 500g 정도를 준 지 2주만에 대부분 먹어 치웠고, 자극 사양을 한 먹이도 깨끗하다. 준비한 화분을 큼직하게 뭉쳐 화분 받침에 올려주고, 소문 급수기의 물도 보충하여 통 안에 넣어 주었다. 사양기 뒤에 붙여 둔 먹이판을 확인하여 먹이가 부족한 소비는 먹이가 많은 소비와 교체해 주었다. 3회에 걸쳐 약제 처리(노제마, 부저병 예방)를 했으므로 유밀기까지 더 이상 약은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축소를 한 지 3주가 되어 어느 정도 산란을 하고 있고, 유봉의 출방도 궁금하여 소비를 살짝 들어보니 봉개된 봉판 가운데 일부에서 어린 벌들이 세상구경을 위해 필사적으로 밀랍을 긁으며 밖으로 나오고 있다. 산란 상태는 통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양상이다. 3월 하순경이면 신, 구 세력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기대하던 증소가 가능할 것 같다. 겨울에 축산(젖소)농가에 봉침용으로 벌을 분양했었는데, 분양을 모두 마친 뒤에 분양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모두 분양해서 내 줄 벌이 없다고 하는데도, 다른 데는 모르니 1통만 부탁한다며 막무가내다. 결국 내가 기를 벌 중에서 1통을 분양했다. 낙농 농가에 자기가 경험한 내용을 전파하여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봉침만 사용하여 젖소를 사육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다. 계획대로 된다면 많은 양의 벌 분양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가능성을 타진한다. 봉침용 소상도 무척 많은 양을 구입하겠다고한다. 당뇨가 아주 심한 분에게 봉침을 한달간 시술했는데, 당뇨 약을 끊고도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고, 태어날 때부터 소아 당뇨를 앓아 다른 아이들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렸던 아이에게도 봉침을 시술하여 정상적인 학교 생활과 성장을 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한다. 현대 의술로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을 봉침으로 치료하였다니, 그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무조건 남의 결과만 기대하여 봉침을 사용하는 것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 후 시술) 꽃샘추위가 매서울 것이라는 예보가 있지만 스티로폼 통에 봄 벌을 관리하고 있어 특별히 다른 조치는 하지 않고, 소문을 조금 더 축소해 주는 것으로 마쳤다. 전에는 보온 덮개를 소문까지 내려 덮기도 했지만, 오히려 벌들이 밖으로 나왔다가 기온이 낮아 돌아가지 못하고 희생되는 벌들이 많아 덮어주지 않고 있다. 꽃샘추위가 물러가면 산란에 탄력이 붙으리라 기대해 본다.
3월 19일 <약군을 합봉하다>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어제 집안에 결혼식이 있어 벌들을 돌보지 못하고, 늦은 시각에 봉장에 올라 해체할 봉군의 여왕벌만 제거를 했었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 산란에 탄력이 붙은 여왕벌을 제거하는 일은 어떤 목적이나 이유로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한무리의 중심으로 혹한의 추위를 견뎌 낸 우두머리를 인간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제거할 때마다 느끼지만, 미안함을 넘어 큰 죄를 짓는 것 같다. 얼마나 더 시간이 흘러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여왕벌 제거를 하지 않을지..... 봉사 앞 조팝나무에 연두색 이파리가 고개를 내밀었다. 버들강아지는 아직 개화를 하지 않아 기대를 하고 날아온 벌들을 실망시키지만, 머지않아 벌들에게 맛있는 화분을 공급할 수 있으리라. 가을 신왕과 작년도에 12매씩이나 산란을 했던 여왕벌이 있는 봉군이 약해 어제 여왕을 제거한 봉군을 합봉해 주었다. 합봉하는 통이나 해체하는 통이나 모두 2매지만, 착봉을 좋게 하기 위해 3매로 조정을 했다. 새끼 벌들이 뽀얀 모습으로 보글거리는 소비를 보는 기쁨은 태어난 자식들의 작은 몸짓을 보는 부모 마음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움직이는 모습 그 자체가 신비롭고 귀엽기만 하다. 새 벌이 태어난 자리에는 산란이 빼곡하게 되어 있고, 봉판에서는 꼬물꼬물 더듬이를 움직이며 세상 구경을 하려는 새끼벌들의 움직임이 흐뭇하기만 하다. 착봉이 좋았던 봉군이 일주일 후에보면 썰렁하기도 하고, 반대의 현상도 보인다. 화분은 꾸준하게 잘 물어가는데 반해 물 소비는 기대 이하다. 비닐 개포를 한 덕분에 물이 덜 필요한 것일까? 지난주에 이어 약제를 희석하지 않은 생수를 공급했고, 반죽한지 10일쯤 되어 구수한 막걸리 냄새를 풍기는 잘 숙성된 화분 떡을 보충해 주었다. 앞으로 열흘 정도 지나면 기다리던 증소의 기쁨을 맛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그동안 방치되다시피 두었던 토종벌통에도 찐빵 크기의 화분 떡을 넣어 주었다. 양봉에 비해 보름 정도 빠른 산란과 육아가 이뤄졌으니,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세대 교체가 어느 정도 이뤄졌을 것 같다. 올해는 토종벌도 양봉과 같은 방법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확실하게 체득할 생각인데, 잘 될지 모르겠다.
3월 27일 <
증소의 유혹 |
봄 햇살에 눈이 부시다. 가로수로 심어진 산수유가 개화 직전이다. 봉사 옆에 피어난 버들강아지에는 벌들이 방화하느라 어수선하다. 기온이 많이 올라 마음 편하게 내검을 했다. 일주일 전에 올려준 500g의 화분 떡을 거의 다 먹어 치웠다. 물 소비도 지난주에 비해 늘어 아예 다 먹은 통도 있다. 소문에 꽂지 않고 내부에 넣어주니 한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산란도 탄력이 붙었다. 소비 한쪽에 먹이가 있던 부분도 대부분 산란을 하고 있다. 털이 보송보송한 채 소비 사이를 기웃거리는 유봉들을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귀여운 놈들!!! 어느 정도 세대 교체가 이루어 진 것 같다. 세력이 많이 늘어 뒷장은 물론이고 사양기까지 덮은 통도 있다. 소비를 빼서 들어보니 하단에도 벌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아직 기온이 낮아 그런지 수벌방을 달거나 덧집을 짓지는 않았지만, 공간이 사뭇 비좁아 보인다. 과보온이 염려되기도 하지만, 열흘 정도는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다. 산란도 3매 귀산란 상태다. 증소를 할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일주일 뒤로 미뤘다. 참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곁에서 지켜보던 동료가 한마디 던진다. "대단한 인내심입니다." 동료는 벌써 내검을 마쳤다. 꽤 많은 통에 증소를 했다고 한다. 세력이 강한 통은 벌써 수벌도 태어났다니, 사부를 훨씬 능가하는 솜씨다. 청출어람이라 했던가? 일주일 후에는 나도 증소를 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으리라. 작년에 비해 한결 세력이 좋은 편이다. 개화 시기만 제대로 맞아 준다면 작년을 능가하는 풍밀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나타나는 자연 현상은 내 바램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작년에 비해 개화 시기가 4-5일 정도 빠르다. 4월의 기온이 모든 것을 판가름 해 주겠지. 자연의 섭리를 기다리며 순응하는 수밖에.....
3월 30일 <벌통뚜껑을 열어보니>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뚜껑을 열었다.
염려하던 먹이 부족 현상은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출동 전에 세력에 따라 먹이 소비를 2~3매씩 넣어주었었다.
이른 봄철 공간을 최소화하여 최대한 보온에 힘써야 함에도
먹이장을 많이 넣어줘 공간을 넓힐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먹이 부족으로 굶겨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궁여지책이 아닐 수 없다.
통 안에 넣어준 소문 급수기의 물은 바짝 말라있다.
화분 떡은 바닥까지 모두 먹어 치운 상태다.
그에 비례해 세력도 많이 늘어났다.
세력에 따라 격리판 뒤에 2~3매씩 넣어 준 먹이장에
벌들이 덕지덕지 붙어 뭉쳐있다.
먹이 유입이 조금 더 되는 시기였다면 덧 집도 달았을 것 같다.
세대교체를 마치고 본격적인 증식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염려하던 질병의 징후도 보이지 않고, 설사 기미도 없다.
3주 동안의 열악한 환경과 주인의 손길을 받지 못했음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증식을 거듭한 벌들이 고맙기만 하다.
산란 상태를 점검하면서 소비의 전환과 반전을 병행했다.
소비 전환과 반전은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해야할
매우 중요한 관리기법 중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다.
세력이 좋은 통에서는 봉판을 뽑아 약군에 보충해 주고,
그 자리에 뒷장의 저밀 소비 중 가장 가벼운 소비 1매와
공소비 1매를 산란 소비를 벌리고 그 사이에 넣어 증소를 했다.
증소할 때는 소비의 먹이가 많은 부분을 소문 쪽으로 향하도록 했다.
벌들의 생리상 신선한 공기가 유입되고, 출입구가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 기질이 있으므로, 산란을 최대로 받는데 유리하다.
종자 개량으로 인해 벌들의 색깔이 극단적으로 변했다.
이탈리안 종은 노란색이 강하고,
충주호는 토종벌과 비슷한 검은색이다.
충주호 여왕벌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올 벌 농사 기간 중 가장 염려하던 기간을
무사하게 보내게 되어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벌 농사가 시작되었다.
계속되는 증소와 계상 편성, 그리고 향긋한 벚꽃 꿀 수확과
분봉열 예방을 위한 주 1회 정밀 내검 등
그동안의 편안함에서 탈피하여 분주하게 보낼 일만 남았다.
올해는 충주호의 엄청난 수밀력 덕분에
꿀 벼락을 맞는 것은 아닌지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전년도 4월 1일 <첫 증소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열흘 조금 지났을 뿐인데, 봉장으로 오르는 길가에는 의외로 많은 변화들이 눈에 띈다. 찔레나무와 인동초에 여린 싹이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고 있고, 망초와 쑥 등 많을 풀들이 눈에 띄게 자라 있다. 내검을 하기 전에 우선 소문을 통해 벌들의 안위를 살펴보니 염려하던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출동하기 전에 예비 저밀 소비를 3매씩 넣어주고 갔었다. 세력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뚜껑을 열었다. 소비 위에 얹어 두었던 1㎏의 화분과 먹이를 담았던 봉지는 먼지만 푸석거릴 뿐 모두 먹어치운 상태다. 비닐을 제거하고 소비를 들어보니 소비의 95%정도가 산란이 나간 상태고, 벌들도 뒷장까지 빼곡이 넘어와 있다. 먹이는 아직 충분하게 남아있는 상태다. 격리판 뒤에 있던 예비 소비를 안으로 넣어 주고, 사양기 뒤에 있던 소비 중 1매를 격리판 안으로 옮겨 주었다. 2매로 축소한 통 중 세력이 많이 늘어난 통은 1매씩 증소를 하고, 3매로 축소한 통은 세력이 많이 불어 예비 소비에 빼곡이 붙은 벌과 함께 2매씩 증소를 해 주었다. 사양기 뒤에 붙여 준 2매의 예비 소비에도 벌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지만, 한꺼번에 많이 하는 것 보다 2∼3일 간격으로 증소하는 것이 귀산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며칠 뒤로 미뤘다. 2매로 축소한 통 중 세력이 약한 통은 일요일쯤 합봉을 해야 할 것 같다. 자극 사양을 위한 먹이 준비가 되지 않아 화분만 얹어 주고, 사양기 안에 설치한 미니 사양기에 물을 가득 보충해 주었다. 소문에 급수기를 설치해 주었지만, 내부 습도 조절과 내부 온도로 따뜻해진 물을 먹이는 것이 벌들에게 유리할 것 같다. 일부 통에서는 벌써 수벌 방을 달았다. 예비 소비 뒤에 붙여 준 보온판으로 공간의 부족을 느낀 모양이다. 세력이 많이 늘어난 통의 보온판은 아예 제거를 해 주고, 시간에 쫓겨 수벌 방 제거는 다음으로 미뤘다. 첫 증소를 하고 나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봄 벌 관리에 들어간 기분이다. 나날이 늘어가는 벌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활력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올해는 겨울이 늦게까지 이어졌으니 아카시아 꽃도 늦춰진 봄만큼 늦게 피려나?
후년도 4월 4일 <
1차 증소 결과 |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고 퇴근길에 봉장을 찾았다. 동료는 벌써 퇴근해 어제 도착한 소상을 조립하느라 여념이 없다. 내가 양봉 입문 2년 차에 했던 것보다 더 열성이다. 대단한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지난 일요일 내검시에 증소를 미뤘던 통의 뚜껑을 열어보니, 예비 저밀 소비를 넘어 사양기 뒤에까지 벌들이 넘어와 뭉쳐있다. 세력이 조금 약했던 통도 확인하니, 역시 뒷장까지 벌들이 넘어와 있다. 세대교체가 완전히 이루어지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벌들이 거의 대부분 세력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샘플로 세력이 강한 통과 약한 통만 확인했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세력이 불어나 있어 만족스럽다. 4월의 첫째 날인 토요일이 기대가 된다. 첫 증소는 언제나 흥분이 된다. 첫 증소를 하고부터는 벌들의 증식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세력이 강하기 때문에 자칫 방심했다간 분봉열이 생기기 십상일 것 같다. 4월 중순 경부터 계상 올릴 시기를 정확히 판단해야만 분봉열을 예방할 것 같다. 벌 세력이 급속히 증가하는 지금의 이 시기가 일년 중 벌 키우는 재미가 가장 큰 때인 것 같다.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4월 4일 <
1차 증소 결과 |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마음 졸이며 기다리던 첫 증소를 했다. 벌들도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주인의 기대대로 세력이 많이 불어 있다. 격리판 뒤에 붙여준 먹이장을 넘어 사양기 뒤에까지 넘어와 뭉쳐 있다. 묵직하던 먹이장은 먹이를 거의 다 물어가 공소비처럼 가볍다. 사양기 뒤에까지 넘쳐나는 통에는 텅 비어버린 먹이장을 포함 2매씩을 증소하고, 조금 부족한 통에는 1매씩 보충을 해 주었다. 격리판 뒤에는 묵직하게 먹이가 저장된 소비 중, 수벌 방이 없는 A급 소비를 넣어 주었다. 화분 소비도 속도가 빨라졌다. 큼직하게 뭉친 구수한 냄새가 나는 화분 떡을 올려 주었다. 내부에 넣어 주었던 물통의 물도 모두 말라 있다. 앞으로는 아침 기온도 영상을 유지한다고 하여 소문에 설치했다. 일부 세력이 좋은 통은 수벌 방도 달았다. 예년 같으면 모두 제거 대상이지만, 올해는 신왕으로 채밀을 계획하고 있어 그대로 두었다. 4월 하순경 왕대를 이식, 신왕을 양성하여 아카시아가 개화하는 시기에 교체할 계획이다. 신왕으로 교체하면 수확의 차이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분봉열의 공포로부터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시간 부족으로 애를 먹는데, 분봉까지 나간다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사부님께 미리 날짜에 맞춰 왕대를 분양해 주십사 부탁을 해 놓은 상태다. 자체 양성도 가능하지만, 근친 교배는 막아야 하기 때문에 번거럽더라도 계속 이 방법을 고수할 생각이다. 봄비에 한풀 꺾인 듯하지만, 주변에 꽃들이 계속 피어나고 있다. 산수유는 만개한 상태고, 민들레도 꽃대를 올리고 있다. 종일 햇살이 비치는 곳의 진달래도 몇 송이 꽃을 피웠고, 별 도움 안 되는 노란 개나리도 수줍은 꽃망울 터뜨리고 있다. 증식이 순조로운 가운데 기온도 오르고 꽃도 피어나니, 과 보온에 신경을 쓰면서 관리를 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질병 없이 증식을 하는 벌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4월 10일 <증소/계상>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봉장 주변의 나무 색깔이 하루가 다르게 연초록빛으로 변해가고 벌들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큼직한 화분을 달고 뒤뚱거리며 소문으로 들어간다. 화밀도 반입이 되는지 자극사양을 끊은지 꽤 여러날이 지났는데, 엷은 색깔의 꿀도 조금씩 소비 상단에 보이기 시작했다. 화분 반입이 활발해지면서 화분떡 소모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신 물 소비는 며칠 전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 3월말까지 기온이 오르지 않아 증식 속도가 주춤대더니 열흘 가량 이어진 고온에 탄력을 받았는지 산란이 매우 왕성하다. 8매 스티로폼 통에서 관리하는 통이 만상으로 벌들이 넘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계상을 편성했다. 아직 조석으로 기온이 낮아 통갈이는 다음으로 미루고 스티로폼 소상을 제작하는 회사에서 시험하라며 보내준 8매 스티로폼 계상을 사용했다. 여왕이 자유롭게 산란을 하도록 하기 위해 평면 격왕판은 사용하지 않았다. 최대한 산란을 받아야 할 시기에 궂이 여왕벌을 가두어 스트레스를 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다 이틀간 내린 봄비가 그치고 햇살이 퍼지자 벌들이 마치 아카시아 유밀기를 맞은 것처럼 활동이 왕성하다. 동료와 봉장 옆에서 벌통 도색을 마쳤다. 노란 병아리 색으로 칠해진 통들이 산뜻하게 보인다. 손놀림이 빠른 동료 덕분에 일을 쉽게 마칠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애써 준 동료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4월 17일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지난 주중 퇴근길에 급하게 계상을 편성했었다.
아침, 저녁 기온이 낮아 가급적 계상 편성을 늦추려했는데,
넘쳐나는 벌들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어서
격왕도 시키지 못한 채 통 갈이와 함께 편성을 했었다.
주말을 이용해 격왕을 시켰다.
유밀기 직전에 왕을 격리시켰었는데, 올해는 방법을 달리 했다.
위, 아래를 자유롭게 오가며 산란을 하면 분봉열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만,
여기 저기 조급씩 산란을 해 놓는 바람에 관리도 불편하고,
산란도 부진한 것으로 판단되어 그리 조치한 것이다.
격왕을 시키지 않으면 대부분의 여왕벌들이 2층에 머물며 산란하는 것에
착안한 동료의 제안에 따라 일부 봉군의 산란실을 2층으로 변경했다.
1층과 2층의 산란 상태를 비교해 볼 생각이다.
어떤 결과가 있을지 자못 흥미롭다.
초봄부터 시작한 소비 전환과 반전을 계속하고 있다.
전환을 하지 않으면 8매 벌 격리판 쪽의 소비에는
유봉이 태어난 후에 먹이로 채워지는 현상을 보인다.
하지만 막 태어나는 봉판을 안쪽으로 옮겨 주면
소방마다 빼곡하게 산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여왕벌과 일벌들 스스로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과
인간이 요구하는 소비 매수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산란을 최대로 받기 위해서는 번거롭기는 하지만,
소비 전환과 반전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 봄 벌 증식 속도보다 약 일주일 정도 빠른 추세다.
현 상태대로 순조롭게 증식이 된다면 올해 개화 시기가 조금
앞당겨진다 해도 채밀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겨울이 예년에 비해 포근하여 개화시기가 앞당겨지는 것 같았는데,
3월 중순경의 꽃샘추위로 주춤하더니,
이내 평년과 비슷하게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예상할 수 없지만,
모두의 기대대로 개화시기에 기온이 높아
풍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뉴질랜드의 ‘알바니’님으로부터 에스케이프 보드를
발송했다는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사실 부탁을 드리면서도 공연한 욕심으로
힘들게 해 드린 것 같아 심적 부담이 컸었는데,
막상 보냈다는 연락을 받으니 반갑고 고마울 따름이다.
이 신세를 어찌 다 갚아야 할지, 큰 숙제를 받은 기분이다.
“알바니님, 정말 고맙습니다.
보내 주신 자재 잘 활용하여 많은 수확 거두도록 노력하겠습니다.”
4월 17일 <먹이가 부족해!>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주말에 증소하기가 어정쩡해 다음으로 미뤘던 통을 확인하니, 세력은 넘쳐나고 먹이는 거의 고갈된 상태다. 진달래가 피어나면서 유밀이 제법 되는 듯 해 안심했었는데, 태어나는 새끼벌들은 늘어나는 반면, 일기가 고르지 못해 일어난 현상인 것 같다. 축소하면서 빼 놓았던 묵직한 저밀 소비를 보충해 주었다. 얼마 후면 또 10여 일 훈련이 예정되어 있는데, 출동하기 전에 충분한 먹이를 주고 갈 생각이다. 벚꽃이 지고 난 후에는 마땅한 밀원이 없고, 그 사이에 태어나는 새끼 벌들이 많아 잘못 관리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에는 곳곳에 화분이 저장되고, 그 사이로 산란을 하고 있다. 그래도 화분 공급은 계속할 생각이다. 증소하는 소비를 사양기 바로 옆에 붙여주면 산란을 하는 것이 아니라 먹이와 화분을 저장하곤 한다. 최대한 산란을 받기 위해 증소하는 소비는 가급적 사양기와 먼 쪽에 넣어 주고 있다. 며칠 사이에 세력이 급격하게 불어났다. 오늘까지의 군세는 6-9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일주일 정도 빠른 상태다. 요즘의 일주일이면 2매는 더 증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군세 조정과 더불어 계상 편성을 계획하고 있다.
4월 17일 <통 갈이와 계상 편성!>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산 중턱에도 야생 벚나무가 드문드문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소담스럽게 피었던 목련은 하나 둘 꽃잎을 떨구고 있다. 지난 주말에 이어 오늘 퇴근길까지 벌 고르기와 증소를 하면서, 스티로폼 10매상을 나무 통으로 갈아 주었다. 계상으로 편성을 하면 아무래도 온도 부족으로 산란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일단 통을 갈아주고, 어느 정도 적응이 된 후 불어나는 세력에 맞춰 계상을 편성할 생각이다. 그 중 더 이상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불어난 통은 계상을 편성했다. 상단에는 유충 및 산란판을, 하단에는 봉판을 배치했다. 격왕판은 아카시아 유밀기 일주일 전에 설치할 계획이다. 다음 주에 열흘짜리 훈련이 계획되어 있으므로, 가장 무서운 분봉열을 예방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소량 유밀도 되고 있고, 화분 반입도 활발하다. 그래도 화분 떡은 계속 공급하고 있다. 오늘까지 군세는 8-10매, 산란은 6-8매 나간 상태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매는 강한 상태다. 그 벌로 작년에 3단 계상(4층)을 올려 채밀을 했었다. 작년에 고정으로 통 당 1.8말을 수확했으니, 올해는 2말을 기대하고 있는데,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궁금하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교미상 편성과 왕대 이식이 계획되어 있다. 사부님께 왕대 분양을 예약한 상태다. 역시 근친 교배를 막기 위한 방법이다. 올해는 신왕으로 채밀할 생각이다. 분봉열도 적고 유밀량도 많다고 하니, 기대를 하고 있다. 새로 구한 2봉장 터도 장비를 불러 정리를 했다. 차량 진입이 가능토록 도로도 정비하고, 봉군을 배치할 자리는 평탄작업을 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가는 세력을 보는 즐거움으로 고단한 생활에 힘을 얻고 있다.
4월 20일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쌀쌀한 날씨임에도 뚜껑을 열어보니, 얼마 남지 않은 공간에 벌들이 주렁주렁. 기온이 너무 낮아 계상 편성을 하루 미루고, 이미 계상을 편성한 통에만 급하게 증소를 해 주었다. 대신 개포를 접어 환기구를 만들어 주었다. 소문 앞까지 나와 있는 벌들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내일과 주말에는 모든 통이 계상으로 변할 것이다. 계상을 올리면서부터 본격적인 고생 시작이다. 일하기에는 단상이 좋은데..... 주말에는 정말 바쁘게 보내야 할 것 같다. 계상 편성은 말할 것도 없고, 여왕벌 날개도 잘라 주어야 한다. 열흘간 훈련이 계획되어 있으니 궁여지책이다. 교미상도 편성해 왕대를 이식해야 하고, 훈련에 대비해 벌들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충분한 공간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늘 이맘 때면 겪는 일이지만, 가장 힘이 드는 것 같다. 여유있게 벚꽃 꿀이라도 받으면서 벌 늘어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통 당 이틀에 1매 정도의 증소를 하고 있다. 퇴근해서 어둑할 무렵에 하는 일이다 보니 세심하게 관찰하거나 조치를 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쫓아 응급조치하듯 일을 하니 벌들은 벌들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힘이 든다. 머리카락을 파고 드는 벌부터 어찌 그리 영악한지 털이 있는 눈썹까지 다양하게 쏘이고 있다. 그래도 입가에는 미소가 그치질 않으니,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4월 21일 <짧은 봄날>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주말을 이용해 내검을 해 준 후, 물이라도 줄 겸 월요일 퇴근길에 잠시 통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하루 사이에 세력이 불어나 봉교망이 처지도록 벌들이 붙어 있고, 성질 급한 놈들은 벌써 덧 집을 큼직하게 짓고 있다. 퇴근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라야 고작 1시간 남짓.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매일 급한 대로 응급 조치를 하고 있다. 증소와 통 갈이, 계상 편성까지 정신 없이 일을 하다 보면, 주변이 어둑해 질 무렵에야 더듬거리며 소문 급수기에 급수를 하기가 일쑤다. 짬짬이 소비를 들어보면 소비 상단에 갈색 꿀이 꽤 저밀되어 있고, 화분도 산란권을 압박할 정도로 저장되어 있다. 현재 소비 위에 올려준 화분 떡을 다 물어 가면 더 이상 보충해 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시간에 너무 쫓기다 보니 주말에 주어지는 이틀을 주중에 하루쯤 나눠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되지도 않는 상상을 해 본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세력에 대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해 줘야 하는데, 마음은 급하고 시간은 부족하여 늘 쫓기는 마음으로 생활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주말을 이용해 모든 통의 통 갈이를 하고, 절반 가량은 계상을 편성할 계획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니 세력이 오히려 좋은 편인데, 개화 시기가 일주일 가량 늦어지니 올해는 정말 고대하던 풍밀을 기대할 수 있을까?
4월 22일 <여왕벌 전시 / 교미상 편성>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짧지 않은 훈련을 앞두고 미룰 수 없는 일들을 처리했다. 아카시아 유밀기에 분봉열을 방지하기 위해 신왕 양성을 위한 교미상을 편성했다. 교미 실패에 대비해 교체할 원군보다 많은 양의 교미상을 편성하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통마다 형편에 맞게 1매 부터 3매까지 교미상을 편성하고, 빼낸 공간에는 산란하기 좋은 공소비를 보충했다. 교미상은 봉판 1매에 저밀 소비 1매, 그리고 유봉이 많은 소비를 털어 세력을 보강했다. 산란에 열중하고 있는 여왕벌을 찾아 날개를 자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혹 다리나 몸통을 다치게 하는 것은 아닐까 긴장의 연속이다. 부들부들 손이 떨리던 초보 시절보다는 긴장이 덜 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작업이다. 한창 소방에 엉덩이를 들이 밀고 산란을 하는 여왕벌을 잡아 날개를 자르자니 공연히 미안한 생각이 든다. 교미상 편성과 여왕벌 날개 전시, 증소와 화분 떡 보충을 동시에 하려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기온이 올라가자 우려했던 도봉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 편성한 교미상은 소문 방향을 제각기 달리하여 배치했다. 인접 동료는 나보다 부지런을 떨어 3매 교미상을 제작, 편성했다. 경력 차이 보다는 발상의 차이에 따라 발전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일을 마치니 해는 이미 서산을 넘어간 뒤다. 내일은 다른 사람의 벌 관리가 계획되어 있다. 급성 허리 디스크가 악화되어 입원한 분의 봉군을 대신 봐 주기로 했다. 사람마다 벌 다루는 방법이 제각각일텐데, 마음과는 다르게 조치를 잘 못하는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된다. 소비를 들어 움직일 때마다 풍기는 향긋한 벚꽃 꿀 향기가 매혹적이다. 차분하게 벌들이 물어오는 벚꽃 꿀이나 수확하면서 유유자적 여유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싶다.
4월 27일 <왕대 이식>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퇴근길에 왕대 이식을 했다. 이틀 전에 분봉시킨 교미상의 절반만 이식을 했다. 소요량보다 많은 양의 왕대를 주문했는데, 일기가 고르지 못하자 일벌들이 파괴를 했다고 한다. 결국 교미상 절반은 다시 합봉을 해야만 했다. 훈련만 아니라면 3일 후에 출방하는 왕대를 이식할 수도 있지만, 출방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형편이라 포기를 했다. 급하게 왕대를 이식하고, 남은 교미상은 어둠이 내릴 때까지 원군에 합봉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이식한 왕대에서 처녀왕이 출방해 모두 교미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어제는 인근의 소규모 양봉 농가의 벌을 살펴 주었다. 주인이 병원에 입원하여 보름 가량 봐주지 못한 봉군은 말 그대로 처참한 상태다. 9통 중 3통은 산란성 일벌이 생긴 상태고, 나머지는 세력도 약한데다 먹이도 없어 측은하기만 하다. 한 통은 큼직한 왕대가 출방했지만, 소문 앞에 주검으로 버려져 있다. 날씨가 좋을 때 분봉열로 처녀왕이 출방했지만, 일기가 불순한데다 세력까지 부족하니 일벌들이 처녀왕을 공격하여 내친 모양이다. 겨우 5매 벌인데도 소비 곳곳에 수벌방을 큼직하게 달았다. 소문 조절과 공간 부족으로 약군임에도 분봉열이 생긴 것 같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사납기는 왜 그리 사나운지..... 장소 불문하고 쏴대는 통에 온 몸에 통증이 심하다. 산란성 일벌이 생긴 봉군은 옆 통 소문 앞에 털어 합봉시키고, 먹이가 부족한 통에는 사양을 해 주었다. 달아낸 수벌방을 제거하고, 중간에 공소비를 넣어 공간을 넓혀 주었다. 군세에 따라 소문 조절 방법도 안주인에게 알려 주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확인을 해 주면 금방 세력이 늘어날 것 같은데, 한동안 훈련이 있으니 이래저래 안타깝기만 하다. 이곳 양평에도 지역에 따라 아카시아 싹이 돋아나고 있다. 대구 등 남쪽 지방에서는 꽃대가 큼직하게 자라서 개화할 날을 꼽고 있으리라. 세력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시기에 장기간 자리를 비우게 되어 안타깝지만, 이것도 다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어찌 하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조치를 해야 할 텐데.....
4월 27일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벚꽃이 한창인 요즈음 기온까지 높아 꿀이 제법 많이 들어옵니다.
그 덕분에 걱정하던 소비 만들기가 절정입니다.
퇴근 후 2매씩 소초를 넣어 주고 다음 날 확인하면 말끔하게 조소를 해 놓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벌들이 기특하기만 합니다.
어제와 오늘은 달빛을 받으며 만들어진 신 소비를 뽑아내고
그 빈자리에 소초를 넣어 증소를 했습니다.
벌들이 기어다니며 쏘아대는 바람에 힘이 들었지만, 소비를 뽑아내고 증소를 하는 손길에 신명이 넘칩니다.
소비를 만드느라 아까운 벚꽃 꿀은 포기했지만,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잃는 것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겠지요.
충주호의 수밀력이 기대대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일반 종봉과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납니다. 아카시아 유밀기가 기대됩니다.
그러고 보니 유밀기가 코앞입니다. 서서이 유밀기 맞을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저는 요즘 퇴근해서 어둠이 내릴 때까지
약 2시간가량 벌들을 돌보느라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세력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하루면 지어지는 소비를 뽑아내고 증소하는 일도 여간 행복한 일이 아닙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유밀기 때 소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5월 4일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만발한 사과(화초) 꽃에 벌들이 바글바글 붙어
방화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양봉, 토봉에 야생벌까지 먹이를 다투는 날개소리가
마치 유밀기를 연상시킬 정도입니다.
매일 퇴근해서 1-2시간씩 벌들을 살피고 있는데,
벚꽃이 만발할 때와는 달리 조소가 조금 부진합니다.
그래도 현재까지 10박스 이상을 조소했습니다.
앞으로 일주일만 더 조소를 할 생각입니다.
조소를 시킴으로서 벌들을 너무 혹사시키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됩니다.
유밀기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궁금합니다.
벌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 4단을 올려야 할 정도인데,
비록 가까운 거리지만 이동을 계획하고 있어
한 단을 더 올리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습니다.
대신 환기가 원활하도록 개포를 걷어주었습니다.
화분 떡 공급을 중단한지 일주일.
화분 부족은 커녕 소방에 화분이 넘칩니다.
본격적으로 도토리 화분이 반입되는 시기입니다.
5월 7일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벌통을 열면 심하지는 않지만 도봉이 붙는다.
꿀을 분비하는 꽃들이 거의 없는 시기다.
클로버 꽃이 피기 시작했다.
층층나무에 구름처럼 뽀얀 꽃들이 피어나면 도봉이 진정될 것이다.
오늘 양평의 한낮 기온이 영상 28도를 기록했다.
봄 가뭄은 점점 심해지고, 밭 작물은 갈증을 호소한다.
고대하는 아카시아 꽃대는 개화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듯하다.
하얀 아카시아 꽃이 만개했을 때,
오늘처럼 기온이 높다면 꿀 벼락을 맞을 텐데.....
남녁에는 한창 꿀이 유밀되는 시기다.
해마다 전국의 수많은 양봉 농가의 애를 태웠었는데,
올해는 꿀이 쏟아지는 꿀 풍작의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양평에서는 일주일 정도 지나면 꽃이 피기 시작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날씨가 청명하고 기온이 높아 남녘 뿐만 아니라
이곳 양평도 풍밀의 기쁨을 만끽했으면 좋겠다
저는 늘어나는 세력을 이용하여 부족한 소비를 만드느라
거의 매일 벌통을 열고 있습니다.
퇴근 후 이틀 전에 넣어주었던 소초가 말끔하게 조소된
신 소비를 뽑아내고, 그 자리에 또 다시 소초를 넣어주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 20박스 정도를 만들었고, 금주말까지 계속할 계획입니다.
덕분에 유밀기 때 사용할 소비는 확보가 되었습니다.
마음 설레는 유밀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도 고생하신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풍밀하시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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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구왕 분봉>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오늘은 퇴근길에 구왕을 뽑아냈다. 4월 하순 경에 양성한 신왕과 교체하기 위해서다. 퇴근 후에 주어지는 시간으로는 계획된 일을 할 만큼 여유가 없다. 내일 새벽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또 극성을 떨며 구왕 분봉을 시킬 것이다. 산란실은 벌들이 바글바글 뭉쳐 있어, 월동 후 강하게 축소시킨 봉군을 연상시킨다. 세력이 강한데다 기온이 높고 먹이가 풍부해지니, 분봉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산란 상태도 극에 달했고, 혹시나 하고 넣어 준 소초에 조소를 반 쯤 한 상태다. 조금만 방심하면 분봉열이 생기는 시기이므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올해는 아직까지 분봉열을 보이는 봉군이 없다. 참으로 천만 다행이다. 기온이 낮을 때는 최저 기온에, 요즘 처럼 기온이 높을 때는 최고 기온에 맞게 소비를 조정하고, 환기를 시켰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유밀기 최대의 적 분봉열. 그동안 뼈 아프게 경험했던 일이다. 이제는 졸업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므로, 올해와 같은 패턴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동을 하면서 벌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강군이 약군으로, 반대로 약군이 강군으로 변해있다. 현재 2단 계상(3층) 상태지만, 강군을 희생군으로 편성해 일손도 줄이고 외역봉도 모아 최대 수확을 노리고 있다. 신왕 양성 계획에 차질을 빚어 신왕 유입을 하지 못하는 통은, 무왕으로 채밀을 하려한다. 한 통을 무왕 상태로 관찰 중인데, 다른 통에 비해 유밀량이 2배 가량 된다. 왕대 달린 소비를 산란실에 넣고 격왕판으로 분리하여 처녀왕이 태어난 후, 유밀량의 차이를 지켜보려 한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피어나는 꽃 색깔이 봄과는 전혀 다른 것 같다.
5월 23일 <5,6단계상편성>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내일부터는 다시 기온이 오른다니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강군은 4단(5층)을 올린 상태고, 내일 새벽 출근 전에 한 단을 더 올릴 예정입니다. 꿀 무게로 더 올리는 것은 무리같지만, 벌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상태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최상의 자연 숙성 꿀을 채밀하려면 이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는 듯 합니다. 돌아오는 토요일에 1차 채밀을 계획하고 있는데, 결과가 자못 궁금해 집니다. 이 모두가 사부님께서 지원해 주신 공소비 덕분입니다. 귀한 물건 지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온 몸은 완전 파김치. 훈련 때 부터 생긴 왼쪽 눈의 쌍꺼풀은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오늘 아침에는 오른쪽 눈에도 쌍꺼풀이 잡히더군요. 작업 소요를 줄이려고 통 수를 많이 줄였는데(17군), 여전히 쉴 틈을 주지 않습니다. 더 이상은 정말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을 이 들어 처음 했습니다. 그래도 통마다 소비마다 꿀이 가득하다는 생각에 힘든 것도 잊고 일에 몰두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데, 며칠만 고생하면 한 고비 넘기겠지요.
6월 1일 <아카시아2차, 잡화채밀>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쪽싸리 꽃이 개화를 시작했고, 쥐똥나무에서도 앙증맞은 하얀 꽃이 피어나고 있다. 밤나무 가지마다 꽃대가 10cm정도 달려있고, 다음 주 초에는 개화를 할 것 같다. 때 이르게 초여름을 방불케하는 높은 기온에 잡화 꿀 유밀을 기대해 본다. 지난 토요일에 아카시아 1차 채밀을 했다. 5층은 4-5층만, 6층은 5-6층만 채밀을 했다. 채밀하지 않은 2-4층 계상에도 꿀이 가득하지만, 자연 숙성을 위해 일주일 후에 채밀할 계획이다. 기대했던 것보다 수분 함량이 높은 것이 불만이다. 벌들도 바글거릴 정도로 세력이 좋은데, 전화가 덜 된 것 같아 출하를 하지 않고 있다. 1차 채밀 꿀의 수분 함량은 19-20% 정도다. 19%이하로 자연 숙성된 꿀만 출하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2차로 채밀할 꿀은 1차보다 훨씬 농도가 짙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적절히 혼합해 소비자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통 당 6되를 조금 넘는 양을 수확했다. 아직 채밀하지 않고 숙성 중인 꿀이 제법 있으니, 통 당 1말 이상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오늘 퇴근 후에 잠시 봉장에 들러보니, 소문에서 진한 꿀 냄새가 풍긴다. 찔레랑 클로버와 쪽싸리 꿀이 제법 들어오는 것 같다. 주말에 2차 채밀을 하면서 유밀양을 확인할 생각이다. 1차 채밀 전에 이충한 왕대가 만족할 정도로 큼직하게 형성되어, 1차 채밀 이후 편성한 교미상에 이식을 했다. 내일 새벽 출근 전에 처녀왕 출방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근친 교배를 막기 위해 외부에서 '북 퍼스트' 원종 봉군 한 통을 구입해 이충을 했었다. 1년에 한 통씩 외부에서 우수 종자를 구입해 신왕을 육성할 계획이다. 별도의 비용 없이도 여왕 교체가 가능하고,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왕대를 공급할 수 있으니, 외부에서 왕대를 구입하는 것 보다 훨씬 유리할 것 같다. 봄도 아닌 그렇다고 여름도 아닌 후텁지근한 밤이다. 일년동안 기다리던 아카시아 유밀기가 너무 허망하게 끝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또 다시 내년 5월을 기대하며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다. 봄 벌 늘어나는 재미와는 또 다른 벌 기르는 재미에 빠져 작열하는 폭염과 집요한 모기랑 한 판 승부를 준비해야 한다.
6월21일 <밤꽃은 만발하고 비는 내리는데>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벌들의 꿀 축제 막바지다. 계곡마다 비릿한 밤꽃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벌통을 들어보면 무게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중부지방에 장마가 시작되어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2~3일 더 내린다는데, 밤 꿀 수확은 불투명하다. 일찍 피었던 꽃들은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고, 대부분의 꽃들은 한창 만개한 상태이므로 좀 더 기다려볼 생각이다. 지난 주말에 쪽싸리와 밤 꿀이 섞인 잡화 꿀을 채밀했었는데, 올해는 그것으로 수확이 끝이 아닐까 염려가 된다. 벌꿀을 기다리는 소비자가 제법 많은데..... 아카시아 끝물에 양성한 신왕은 교미를 마치고 산란 중이다. 교미상을 너무 강하게 편성하는 바람에 3~4매가 강하다. 교미를 걱정했었는데, 탐스런 신왕이 신바람을 내며 산란하고 있다. 사양기 뒷장에는 먹이가 가득 저장되어 있다. 욕심이 나긴 하는데, 쓴 맛의 밤 꿀 수확을 위해 참을 생각이다. 지난 주말에 1차 신왕군에 진드기 구제를 했다. 성질 급한 통은 소방 일부에 봉개를 한 상태여서, 불가피하게 한 번 더 약제 처리를 할 예정이다. 열흘 전에 2차 교미상을 편성했는데, 대체적으로 실한 처녀왕이 출방을 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교미를 하도록 일정을 맞췄는데, 얼마나 교미에 성공했는지 결과가 궁금하다. 근친 교배를 막기 위해 타지에서 종봉 1통을 구해 자체 이충을 했다. 일정에 맞게 왕대를 양성할 수 있어 여간 편리한 것이 아니다. 내년에도 타지에서 종봉을 구입해 종자를 개량할 계획이다. 올해 처음 벌들과 인연을 맺은 세 분 중 2분은 만족할 만한 수확을 했다는데, 한 분은 다른 일로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해 지지부진이란다. 살아 있는 생물을 다룬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정성을 필요로 하는지 새삼 실감을 하게 된다. 올해는 봉장 부지를 한 곳 더 구했다. 교미상 편성시 도봉 때문에 겪었던 어려움이 없어 일하기가 한결 쉽다. 두 곳으로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이동 등 번거로움은 있으나, 도봉 피해에 비하면 훨씬 나은 것 같다. 바쁜 틈틈이 쑥을 뜯어 건조시켜 두었고, 일부는 지금도 건조 중이다. 일 년을 사용할 양에는 미치지 못하므로 장마 이후에나 채취가 가능할 것 같다. 어제 4륜구동 화물차를 새로 구입했다. 먼저 사용하던 차량은 봉장을 오르지 못해 너무 힘이 들었었는데, 앞으로 한결 쉽게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다.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적지 않은 목돈을 기꺼이 투자한 아내에게 이글을 빌어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이제 기대와 흥분 속에 보냈던 유밀기도 거의 막바지다. 주변 정리를 마치고 차분하게 여름 벌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설 때다. 다음 주(6월말)부터는 화분 떡과 사양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약제 처리도 할 예정이다. 장마철에 이어 한 여름에 겨울 먹이도 미리 준비하려 한다. 가을에 바쁜 부대 일정이 잡혀있기도 하지만, 무밀기에 충분한 먹이 공급으로 왕성한 산란을 유도하고, 먹고 남은 먹이는 숙성을 시켜 보관했다가 가을에 보충해 줌으로서 산란 억제도 하게 되어 월동 벌들의 피로도도 줄일 수 있으며, 여름에 공소비에 산란하는 소충 피해도 막을 수 있으니 이로운 점이 많은 것 같다. 통 당 3매 정도의 저밀소비를 준비하려 한다. 한 가지가 끝나면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 유밀기 결산과 더불어 새로운 유밀기를 대비한 치밀한 계획으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좀 더 많은 수확을 얻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6월27일 <밤꿀숙성> 양평에서 선배님들 준비, 주의사항
예년 같으면 이미 밤 꿀을 채밀하고, 본격적인 여름 벌 관리에 들어갔을 시기지만, 올해는 장마가 지연되는 바람에 늦게까지 밤 꿀 수확의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2차례에 걸쳐 수확을 했었는데, 올해는 단 한 번의 채밀만 계획하고 있다. 7월 1일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제대로 숙성된 꿀을 수확할 수 있을 것 같다. 산란도 절정이다. 5월에 양성한 신왕도 그렇지만, 구왕도 왕성하게 산란하고 있다. 8매 중 화분 소비에도 공간만 있으면 산란을 해 놓았다. 아카시아 유밀기 때 만들어진 새 소비에 빼곡하게 산란하여 봉개한 소비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바쁜 중에도 다행인 것은 아직 분봉열 기미기 없다는 것이다. 잡화 꿀이 한창 유밀 될 때 2통에서 분봉열 조짐을 보이며 산란이 주춤했었는데, 소초를 넣어 주고 계상에도 공간을 넓혀주는 조치를 취한 탓인지 다시 산란에 탄력이 붙었다. 산란이 뜸한 사이 소방 곳곳이 화분으로 채워졌었는데, 공간을 넓히면서 다시 산란을 하고 있다. 산란 상태가 좋은 통에서는 세력에 맞게 1~2매의 봉판을 뽑아 한창 산란에 탄력이 붙은 신왕군에 보충해 주었다. 극심하던 도봉도 수그러들었다. 벌들이 만족할 만큼 유밀이 된다는 반증이다. 틈틈이 채취해 말린 쑥을 가래떡 용 작두로 썰어 갈무리 해 두었다. 소요량에 미치지 못하므로 장마가 끝난 후에 좀 더 채취할 계획이다. 밤 꿀 채밀 후 편성할 교미상에 사용하기 위해 *이충을 했다.
맨처음 공정의 이충 (離蟲)작업입니다
1 알에서 깬지 2일정도의 애벌레를 찾아 프라스틱 모조 여왕벌집에 1 마리씩 옮겨넣 습니다
( 아래의 일벌방에서 일벌의 알을 모조여왕벌집에 옮겨넣습니다 .
로얄제리를 많이 먹으면 일벌의 알이 여왕으로 변화됨 )
2 눈이 좋아야 할 수 있는 작업이지요 (쌀알옆의 애벌레 크기)
3 한틀에 45 마리씩 옮겨 넣은 후 벌통에 넣어줍니다
시력이 부실한 나를 대신해 동료가 익숙(?)한 솜씨를 발휘했다. 장마철에는 교미 성공률이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가끔 맑은 날이 있으므로 기대를 하고 있다. 불어난 세력을 그대로 관리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으므로 외역봉까지 붙여 교미상을 편성해 1단 계상으로 관리하려 한다. 비가 간간이 뿌리는 중에 2봉장의 봉군 배치 자리를 정비했다. 앞 쪽이 조금 낮도록 바닥을 고른 뒤, 50mm 스티로폼을 깔고 그 위에 보온덮개를 펴서 덮었다. 잡초가 무성하던 자리가 금세 훤해진 느낌이다. 이제 막 교미를 마치고 산란을 시작한 3차 신왕군을 새롭게 단장한 곳에 옮겨 배치했다. 궂은 날씨로 외부 활동이 없어 벌들의 혼란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산란에 탄력이 붙은 신왕군에는 속살만으로 진드기 구제를 했다. 보충해 준 봉판 탓에 다음주에 1회 더 약제 처리를 계획하고 있다. 채밀 봉군은 채밀 이후에, 이제 막 산란을 시작한 3차 신왕군은 다음 주에 약제 처리를 할 예정이다. 며칠만 더 바쁘게 보내면 한결 여유가 있을 것 같다.
여름철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 여름철 관리우리나라 여름철에는 밤꽃, 대추 꽃, 일부 잡화를 제외하고는 밀원식물이 부족한 시기가 됩니다. 더욱이 무더위와 장마가 계속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봉군관리에 어려움이 가장 많습니다. 여름철 꿀벌 관리를 잘못하면 강한 벌 세력을 유지할 수 없어 결국 겨울나기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벌의 증식과 여왕벌의 교체 6∼7월은 벌을 증식시킬 수 있는 최적기이므로 계획을 세워 일정 수 벌통을 새로 증식시킬 수 있습니다. 벌통 수를 늘이기 위해서는 여왕벌을 키워야하는데 다소의 경험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만약 덧통(계상)을 이용하여 벌의 세력만을 증진시킨다하더라도 새 여왕벌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는 초보자를 위한 자연분봉 증식법과 비상왕집을 이용한 증식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자연 분봉에 의한 증식초보자들이 벌의 습성을 이용하여 비교적 쉽게 벌을 증식하는 방법입니다. 벌의 세력이 왕성해지면 여왕벌은 일벌이 만든 여러 개의 왕집들에 각각 새 여왕벌(딸)이 될 알을 낳게 됩니다. 그 중 제일 먼저 발육한 새 여왕벌이 태어나기 2~3일전 원래 있던 여왕벌(어미)이 한 무리의 일벌들을 데리고 벌통 인근의 나뭇가지에 운집하게 되는데 이를 자연분봉이라고 합니다. 이어 새로 태어난 여왕벌도 다음 여왕벌이 태어나기 전 또 한 무리의 벌들과 살림을 납니다. 보통 첫 분봉 이후에 일어나는 분봉은 벌의 수가 적어 정상 벌 무리로 키우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왕집을 제거하여 분봉을 막는 것이 좋습니다. 나뭇가지에 모여 있는 살림난 벌을 새 벌통에 털어 담으면 훌륭한 새 벌 무리가 만들어집니다. 새 벌통으로 정착한 살림난 벌들은 벌집을 신속하게 짓고 왕성한 산란을 하고 꿀을 부지런히 모아들여 곧 정상적인 벌 무리로 회복되기 때문입니다.-비상왕집에 의한 증식벌의 세력이 좋고 꿀을 많이 수집하는 벌통의 무리를 선택하여 새로 일벌이 태어나는 번데기 벌집 2장과 알이 있는 벌집 1~2장을 벌이 붙어있는 상태로 빈 벌통으로 옮깁니다. 원래 통에서 다시 벌이 붙어 있는 벌집을 벌통 안에 털어 넣어 일벌들을 보충시킵니다. 새로 만든 벌통에는 여왕벌이 없기 때문에 일벌들이 갓 부화된 애벌레가 있는 일벌 방을 개조하여 비상왕집(변성왕대)을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상왕집은 그 수가 10∼20개에 이르는데 가장자리에 있는 크고 모양이 좋은 왕집 몇 개를 필요한 수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제거합니다. 여왕벌은 비상왕집을 만든 일자로부터 12~13일 후에 태어납니다. 여왕벌이 태어날 일자가 임박하게 되면 왕집의 끝이 진한 갈색으로 변하고 거칠해지므로 이것을 보고 여왕벌이 태어나기 전에 미리 이 왕집을 잘라서 짝짓기 통에 옮겨 붙여줍니다.-짝짓기통의 관리조성된 왕집의 숫자만큼 여왕벌 짝짓기통(교미상)이 필요하게 되는데 짝짓기 통은 여분의 빈 벌통을 사용하거나 소형 스티로폼 벌통 혹은 짝짓기 전용 벌통 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여왕벌의 교미를 위한 벌 무리를 편성하기 위해서는 세력이 좋은 벌통에서 벌이 붙은 채로 번데기 벌집 2∼3장을 뽑아 새 벌통에 넣고 여왕벌이 태어날 왕집을 칼로 오려내어 옮긴 번데기벌집의 가장자리에 붙여주면 됩니다. 처녀 여왕벌은 태어나서 7∼10일 정도가 되면 공중에서 여러 마리의 수벌과 짝짓기를 하고 며칠 후 산란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벌통에 강한 세력의 벌통에서 일벌을 점진적으로 보충해주면 인공적으로 증식한 새 벌통을 확보하게 됩니다. -한여름의 벌통 관리 벌이 무더운 더위로부터 받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벌통에 그늘을 지워주고 바람이 잘 부는 곳에 배치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무더위에는 벌통 안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벌들이 외부에서 물을 수집하는 활동이 증가함으로 오염된 물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깨끗한 물을 별도로 공급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7~8월 꽃이 없는 시기 특히 장마철에는 벌통 안의 식량이 떨어지는 수가 생기기 때문에 미리 충분한 먹이(설탕용액)를 공급해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보통 설탕과 물 비율을 1.5 : 1로 하여 섞어서 설탕을 완전히 녹인 후 벌집 바깥에 위치한 먹이통에 부어줍니다.여름철에서 가을철로 접어들 무렵에는 특히 꿀벌 몸에 붙어 혈액을 빨아먹는 꿀벌응애가 극성을 부리기 때문에 이를 철저히 방제해야 합니다. 꿀벌응애를 효과적으로 방제하기 위해서는 일년에 적어도 3차에 걸쳐 방제를 해주어야 합니다. 방제약제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구입처에 문의하거나 사용 설명서에 준하여 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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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주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밤 꿀 채밀을 위해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다. 양봉을 하지 않는 동료 2명의 도움을 받으며 채밀을 시작했다.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는 날씨 탓에 봉사 내부에 위치한 봉군부터 시작을 했다. 채밀 전부터 예상은 했었지만, 벌들의 기세가 장난이 아니다. 손부터 턱까지 온 몸을 파고들며 집요하게 공격해대는 벌들로 인해 온 몸이 말이 아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이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다보니 괴로움은 극에 달하고, 사람이 괴로운 만큼 벌들의 희생도 만만치 않다. 오늘 하루 동안 나와 동료의 몸에 침을 꽂고 장렬하게 산화한 벌들의 숫자만 해도 기백마리는 되는 것 같다. 도우미 중 양봉에 관심을 보이던 동료가 정나미가 떨어진 표정이다. 도봉은 극에 달했다. 아무리 훈연을 해도 잠시 뿐, 집요하게 먹이를 찾아 몰려든다. 소비의 벌을 털어 통에 담아 놓으면, 털기 전과 비슷한 숫자의 도봉이 달라붙는다. 도봉을 막기 위해 뚜껑을 닫아가면서 일을 하자니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어렵사리 내 봉군 채밀을 마치자마자 숨 돌릴 사이도 없이 동료의 채밀에 들어갔다. 여전히 잔뜩 흐린 날씨 탓에 도봉은 더욱 더 기승을 부린다. 벌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본능적인 행동이겠지만, 집요한 도봉의 움직임에 섬뜩함이 느껴진다. 결국 벌을 쫓기 위해 평상시보다 배 가까운 훈연을 했다. 채밀 후 꿀에서 쑥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여곡절 끝에 채밀이 끝났다. 밤 꿀 채밀만 끝난 것이 아니라 올 꿀 농사를 모두 마친 것이다. 2개월 가까이 이어져온 꿀 축제가 막을 내렸다. 평균적으로 올해 꿀 수확량이 흉작이라는데, 나와 동료는 작년보다 50%이상 수확이 늘었다. 고정 양봉으로 군 당 2말 8되를 수확했다. 작년에 비해 군 당 9되가량 늘어난 양이다. 없는 시간 쪼개가며 최선을 다 했지만, 벌 관리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면서 얻어진 결과라 생각한다.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외역봉 숫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을 했고, 또한 세력이 늘어나면서 동반되는 분봉열 예방에 최선을 다 한 결과라 생각한다. 아직까지 5-6층의 계상을 유지하면서도 산란실에 왕대를 다는 통이 거의 없다는 것이 나와 동료의 자랑거리다. 주위 분들에게도 우리가 터득한 방법을 알려드리고 있는데, 나타나는 결과가 다르다보니 실망을 하시는 눈치다. 도와드리려는 마음에 알려 드렸는데, 결과가 달라 공연히 민망스럽다. 채밀을 마치고 항생제와 노제마 병 예방약을 희석한 사양액을 통 당 사양기 2개에 가득 부어 주었다. 내일 교미상을 편성하면서 먹이가 어느 정도 저장된 소비를 뽑아주고자 함이다. 교미상 편성을 마친 후에 또 다시 사양을 해서 산란 중단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정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기만 하던 유밀기. 꿀 축제가 끝나고 나니, 한 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개운하기도 하다. 다른 해에 비해 유난히 힘들었던 축제를 마치고 본격적인 여름 벌 관리에 들어갈 때다. 오늘 고르지 못한 날씨 탓에 채밀이 늦어지면서 계획했던 일들이 내일로 미뤄졌다. 일요일도 종일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몸은 고단하고 힘이 들지만, 쌓이는 꿀단지를 보면 새로운 힘이 솟아나는 것 같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주어진 시간들에 최선을 다 하리라 다짐해 본다.
7월3일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양봉인들에게는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오늘 계획된 일을 하지 못해 속절없이 일주일을 연기하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결 여유가 있다. 주 5일제 근무가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어제 늦게까지 급한 일들은 거의 마무리를 해 놓은 상태다. 오늘 할 일이라야 봉사 내부에 분봉시킨 봉군에 왕대를 분양받아 이식을 하면 된다. 산란을 잘하고 수밀력이 좋은 봉군에서 직접 이충을 할 수도 있지만, 근친 교배를 막기 위해 사부님께 부탁하여 왕대를 분양받기로 했다. 어제 분봉을 시키면서 살펴보니 먹이는 충분하게 저밀되어 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 채밀 때 3층의 꿀만 채밀하고 2층은 벌들의 먹이로 남겨 두었는데, 그 양이 제법 만만치 않다. 분봉시키면서 저밀 소비 1매씩을 뽑아서 분봉군에 넣어 주었지만, 한동안은 먹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래도 오늘 저녘무렵 군 당 사양기 가득 먹이를 줄 계획이다. 한가할 때 충분하게 먹이를 저장해 놓으면, 산란도 잘 하고,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아카시아 유밀기 때 1차로 분봉시켰던 봉군은 5-7매로 늘어나 있고, 소비 상단과 사양기 뒷장에 꿀이 가득 봉개되어 있다. 지난 주말의 채밀로 올 수확은 끝났다. 군 당 1.8말. 작년과 비슷한 봉군으로 수확은 배가 넘었다. 처음 시도한 4단 계상. 올해는 봄 벌 증식이 대단히 훌륭해 아카시아 유밀기 이전에 자체 4단 계상을 올렸었는데, 그 효과를 충분히 보았다. 3단과 4단만 채밀하니 잘 숙성된 꿀을 수확할 수 있었고, 채밀 후에는 2단은 4단으로 올리고, 2단과 3단은 공소비를 넣어주며 일주일에 1번만 채밀하였었다. 꿀이 가득 저밀된 계상을 들어 옮길 때 허리가 끊어지는 고통이 따랐지만, 가슴 가득 느껴지는 뿌듯함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양봉을 시작해 3번 째 맞은 유밀기. 아직도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한 저이기에 너무 과분한 수확은 아닌지 행복한 걱정을 하고 있다. 나에게 양봉을 배우는 동료도 나와 비슷한 양의 채밀을 했고, 다른 두 사람은 채밀을 모두 마치고 어제 새벽에 독립을 해 나갔다. 새로운 곳에서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 본격적인 벌 증식과 관리를 할 때다. 철저한 계획과 시행으로 작년에 경험했던 시행착오를 줄이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7월 4일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밤 꿀 채밀 때는 저밀소비만 뽑아낸 후 다음 날 이른 시각에 채밀하는 방법을 택했다.
극심한 도봉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었는데, 효과가 있어 벌들의 피해가 거의 없는 상태로 채밀을 마칠 수 있었다.
여유 소비가 있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방법이다.
물론 별도의 공간(창고 등)이나 방충망을 치고 하면 좋지만,
그런 시설이나 여건이 되지 않는 분들은 시도해도 좋을 것 같다.
도봉이 극성이다.
그나마 소량씩 유밀되던 밤꽃이 장맛비에 모두 지고난 후,
여름 먹이가 부족하니, 먹이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
채밀 이후에 사양기 가득 먹이를 주어 안정을 시켰지만,
한 번 발생한 도봉 끼는 쉽게 가라앉을 기세가 아니다.
강군이야 도봉을 막아내기에 충분한 능력을 가졌지만,
이제 겨우 산란에 탄력이 붙은 신왕 봉군은 조심에 조심을 해야 한다.
결국 이른 시간에 화분과 먹이를 주는 것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4-5매로 불어난 충주호 신왕 봉군은 세력이 나날이 늘어
증소를 해 주고 있다.
소방 가득 빼곡하게 육아 중인 소비가 묵직하다.
이번 주말에는 진드기 구제와 질병 예방을 위한 약제 처리를 할 예정이다.
노제마와 부저병 예방을 위한 약제도 함께 병행할 생각이다.
그동안 채밀하던 계상은 이제 막 교미에 성공해 산란을 시작한
신왕 봉군에 세력을 보충해 주는 역할로 임무가 바뀌었다.
수확의 계절은 끝이 나고 여름 벌 관리에 힘쓸 시기다.
더위로 인해 힘은 들겠지만, 1주일에서 10일 주기로 내검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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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권을 압박하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먹이와 화분 떡 공급,
그리고 소비 전환과 반전을 통해 산란을 유도해야
강군으로 가을 산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꿀 농사가 모두 끝나 한시름 놓을 틈도 없이 벌 관리에 매달리다 보면,
집요한 산모기도, 숨 막히는 더위도 아랑곳없이 여름이 훌쩍 지나가리라.
돌아오는 주말에는 장마 전선이 잠시 남쪽에서 휴식을 취했으면 좋으련만.....
7월11일 벌꿀 총 결산한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올 한해 꿀 농사를 지으면서 알게 모르게 범한 시행착오를
되돌아봄으로서 올해보다 좀 더 나은 내년을 기약하고자
올 유밀기를 보내면서 겪은 내용들을 정리하여 올리려 합니다.
제가 적은 내용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여 주관적이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라며, 주제넘다 타박하지 마시고
제가 경험을 통해 얻은 여러 가지 내용을 많은 분들이 공유하여
저와 같은 실수를 겪지 않아 불필요한 노동력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먼저 올해 겪은 시행착오 내용입니다.
첫 번째, 소비 만들기에 욕심을 과도하게 부린 것입니다.
벚꽃이 만발할 때부터 통 당 30매 가까운 소비를 조소시킴으로서
아카시아 유밀기에 외역할 벌들을 혹사시킨 결과가 되었습니다.
결국 아카시아 꽃이 만발했을 때, 혹사당한 벌들은 수명을 다했고,
그 결과 통을 가득 채웠던 강한 세력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쓰라린 경험을 하고 난 후에야 도움을 주시는 선배님으로부터
유밀기에 부족한 소비는 소초로 대신해도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귀한 꿀로 소비를 만들어야 함에 아까운 생각도 들지만,
제가 경험한 것 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두 번째, 충주호의 수밀 능력을 과다 평가해 희생군을 편성하지 않았는데,
그 또한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벌의 종자와는 관계없이 일단 일할 벌들의 수가 많아야 하는데,
수밀 능력이 다른 벌들에 비해 2배 가까이 많다는 것에만 생각이 닿아
희생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이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어떤 조건이라도 일할 벌들의 숫자에 비례해 수확이 달라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실패를 겪고 난 후에야 깨닫는 우를 범했습니다.
첫 번째의 소비 만들기도 역시 충주호의 수밀 능력을 고려하여
다단 계상 편성에 소요되는 소비를 산출하여 만들다 보니,
정작 올해는 소비가 남아돌아 여름철에 관리하는 번거로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유밀기에 교미상을 편성하여 스스로 세력을 약화시킨 대목입니다.
일주일에 2-3매씩 생겨나는 산란실의 봉판 처리를 위해
벌을 약하게 붙이기는 했지만, 매 주 교미상을 편성했었습니다.
내부에서 꿀을 숙성시키고, 유충을 관리할 벌들을 계속 뽑아내다 보니,
세력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수확량이 감소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덕분에 유밀기에 이충해 새롭게 태어난 충주호 신왕들은 건실하기
이를 데 없지만, 수확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을 보충해 주지는 못했습니다.
내년에는 좀 다른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려 합니다.
꿀도 따고 벌도 늘리는 방법을 찾아 시도할 생각입니다.
네 번째, 유밀기에 수평 격왕판을 제거한 일입니다.
그로 인해 일주일 사이에 여왕벌 3마리가 망실되었고,
결국 그 통들은 채밀 이후 해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벌 3통 줄이는 것이 뭐 그리 큰일이냐고 하실 분들이 계시겠지만,
달랑 채밀하는 통만 관리하는 비 전업 양봉인들에게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일주일 만에 다시 격왕을 시켜 봉군을 관리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입니다.
위에 기술한 바와 같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유밀기를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군 당 17되의 수확을 하여 주변 분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다른 해에 비해 아카시아 개화 기간이 3-4일 정도 줄었고,
세력도 작년에 비해 약했던 것에 비하면,
제가 생각해도 꽤 많은 수확을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충주호의 탁월한 수밀 능력과
분봉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한 결과일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에스케이프 보드를 사용하는 영광을 누린 것입니다.
뉴질랜드 교민이신 필명 ‘알바니’님의 주선으로 구입한
에스케이프 보드(일명 탈봉기)의 효과를 많이 보았습니다.
5층 계상 중 3층과 4층 사이에 채밀 전날 저녁 무렵
에스케이프 보드를 삽입합니다.
다음 날 아침 확인하면 벌들은 1-3층으로 모두 내려와 있고,
4-5층 소비에는 많아야 10여 마리 미만의 벌들만 붙어있습니다.
묵직한 소비의 벌들을 터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과 노동력이 절감되고, 벌들도 충격을 받지 않아 좋았습니다.
이 글을 통해 귀한 양봉 선진 물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소개해 주시고, 주선해 주신 ‘알바니’님께 고마운 뜻을 전합니다.
올 유밀기에 대한 저의 결산 내용이었습니다.
경험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하찮은 내용일 수도 있지만,
처음 양봉에 입문하신 분들께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월27일 <계상관리와 분봉열예방법>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분봉열 예방을 위해서는 벌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넓혀 주고 늘어나는 세력을 분산시켜야 하며, 다수확을 위해서는 벌들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하는 모순점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서로 상충되는 조건들을 조화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제가 알고 있는 내용만 기술하고자 합니다. 벌 관리하는 방법은 개개인의 취향과 성격, 처음 양봉을 시작할 때 기술을 전수해 주신 분의 성향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게재하는 내용이 여러분들께서 하시는 방법과 다를 수도 있으며, 여러분 여건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혹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여 주시면 새로운 각도에서 검토하여 개선하도록 하겠으며, 제가 제시한 방법보다 더욱 효율적이고 획기적인 내용이 있으신 분들은 답 글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떠한 비판이나 지적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의견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양봉을 시작하여 올해 4번째 채밀을 했지만, 모두 계상으로만 관리했기 때문에 단상에 대한 부분은 거의 모르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계상에 대한 부분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또 한 가지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밀원입니다. 올해 남쪽 지방은 기상 조건도 최상이었고 개화 상태도 좋았다는데, 꿀 수확은 흉작이었다고 합니다. 해마다 채밀이 끝나고 난 직후 나타나는 황화 현상과 이파리가 말리는 병(곤충이 아카시아 이파리에 산란을 하여 생기는 현상)으로 인한 부작용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설명이 곤란하지만, 충분한 밀원이 형성됐다고 가정하고 이 글을 적습니다. 또한, 그리 되기를 바라는 희망도 함께 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시하는 방법은 꽃을 따라 이동하시는 전업 양봉인들께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5~6층의 봉군을 차량에 옮겨 싣는 것도 힘이 들지만, 꿀이 숙성되기를 기다릴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한 지점에서 고정하여 채밀하시는 분들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알고 있는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니, 분량이 많아졌습니다. 해서 한 번에 올리면 지루하실 것 같아 몇 회에 걸쳐 게재하려 합니다. 많은 분들께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희생군을 편성합니다. 4월 중순경부터 계상을 편성해서 관리하다가 아카시아 개화 3~5일 경에 희생군을 편성합니다. 희생군을 편성하는 이유는 꽃에서 꿀을 물어오는 벌들을 같은 공간으로 밀집시켜 최대한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3통 중 1통을 희생해서 얻어진 외역봉들은 순수하게 꿀을 수집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으므로, 수확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1통을 줄이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해 봐도, 역시 수확이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현 봉장에서 4~5㎞ 가량 이동하므로 희생군 대상을 미리 선정하여 이동할 때 배치를 합니다. 이동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미리 군세 고르기를 하여 비슷한 조건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군세 고르기 방법은 다음 게재하는 글에 설명이 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방법은 3통 중 1통을 희생군으로 선정하는데, 그 대상은 강군을 선택하고, 양 옆의 통은 그 중 약군을 배치하여 강군의 외역봉을 수용합니다. 아무래도 약군보다 강군에서 분봉열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강군을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통 중 1통을 빼내고 그 빈자리에 양 옆의 통을 조금씩 당겨 놓으면, 빼낸 통의 외역봉들이 양 옆의 통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때 벌 쏠림을 막기 위해 소문 위치(산란실의 소비 위치)에 맞춰 통의 이동 거리를 조정합니다. 소비가 좌측이면 좌측 통으로 더 많이 쏠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좌측에 있는 통은 조금만 당기고, 우측에 있는 통을 많이 당겨 놓으면 양쪽 모두 비슷한 양의 벌들이 수용됩니다. 한동안 소문 근처가 북새통을 이루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안정이 됩니다. 다음으로 외역봉이 빠져나가 썰렁해진 통의 공소비와 봉판은 벌을 붙인 채 뽑아 양 옆의 통에 계상을 한 단 더 얹고 그 안에 넣어 새롭게 수용된 외역봉들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줍니다. (1층을 추가로 올림, 최초 3층이었다면 4층이 됨) 이때 봉판은 절반으로 나눠 양쪽 통에 비슷하게 넣어 줍니다. 이어서 희생군은 최소로 축소를 해서 다른 곳에 배치를 합니다. 물론 산란 / 유충판 1매 정도는 넣어 주어도 좋습니다. 아카시아 채밀을 마친 후 확인하면, 세력이 늘어 밀방을 달아낼 정도로 많은 양의 꿀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 있는 꿀은 욕심내지 않습니다. 화려하던 세력으로 분봉을 꿈꾸다가 어느 날 갑자기 초라한 신세로 전락하여 근근이 끌어 모은 꿀까지 빼앗긴다면 너무 가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옮겨 놓은 구왕 희생군은 유밀기가 끝난 후 통을 쪼개 사육 봉군 수를 늘릴 때, 산란을 시작한 신왕 통에 봉판을 보충해 주는 훌륭한 지원군이 됩니다. 구왕이라고 쉽게 생각하여 제거하신다는 분들이 계시던데,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 판단됩니다. 별도의 관리 없이도 스스로 꿀을 물어오고, 산란도 잘해 차후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구왕을 제거하는 일은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 활용 가치가 있을 때는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외역봉이 기존 숫자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났으므로, 꿀이 들어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유밀이 잘 됩니다. 참고로 저는 이동하기 전 대부분 3층(2단 계상)으로 유지하다가, 이동하여 희생군을 편성한 뒤 4층, 정리채밀을 한 뒤 본격적으로 유밀이 되면서 2~3층에 꿀이 가득할 즈음에 5~6층으로 편성을 했습니다. 초보 때(아직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한 처지지만)는 책자에 나와 있는 대로 봉판을 무조건 뽑아 약군에 보충해 줬었는데, 세력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역효과가 나는 경험을 한 뒤로는, 봉판을 그대로 최상단에 올려(내검에 편리하므로) 수시로 왕대를 제거하며 출방하도록 관리를 했더니, 새롭게 태어난 유봉들은 내역으로, 내역을 하던 일벌들은 외역으로 역할을 전환하는 것 같았습니다. 외역 벌들이 늘어나니 유밀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래서 얻은 결론은 유밀기라도 봉판을 뽑아 다른 통에 보충해 주는 것을 삼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알고 있던 것처럼 분봉열 예방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뽑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단, 벌 쏠림 현상으로 세력이 너무 강해진 통은 예외입니다. 이럴 때는 군세 고르기가 필수입니다.
7월27일 <천적>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항상 시간이 부족함을 느끼며 벌들을 관리하는 저에게 여름은 더욱 바쁘기만 한 계절이다. 더위와 싸우며 벌 관리하랴, 벌을 노리는 천적들을 제거하랴 정신 없이 지내고 있다. 꽃들이 피어나면서 충분하지는 않지만 먹이가 많아진 반면, 천적들도 부쩍 늘어나 벌을 지키는 나를 긴장시키고 있다. 띄엄띄엄 황 말벌이 보이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장수말벌의 습격이 시작될 것이다. 지난 일요일에는 사격장 창고에 말벌 집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말벌 집을 제거했다. 말벌의 무서움을 모르고 어설프게 준비한 탓에 3방을 쏘여 고생을 많이 했지만, 200마리 정도의 말벌을 두 병에 나눠 말벌 술을 담갔다. 애벌레는 비위가 약해 먹을 염을 내지 못하고 냉동실에 보관 중인데, 달라는 사람이 없다. 체력 보강과 술안주로 기가 막히다는데..... 올 들어 숫자가 부쩍 늘어난 개구리들이 소문 앞을 점령해서 벌들을 노리고 있다. 여기저기 거미가 다양한 모양의 줄을 치고 매복을 하고 있으며, 잠자리들도 벌들을 위협한다. 아름다운 소리로 짝을 찾는 산새들도 벌들에게는 빼 놓을 수 없는 천적이다. 최근에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사마귀 어린것도 벌통 주변을 서성거린다. 장마가 끝나며 진정이 되었지만, 한동안 개미들도 물을 피해 개포 위에 노란 알을 낳고 둥지를 틀어 나를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대처 방법이 미숙해 개미 약을 잘못 뿌려 벌 한 통을 몰살시키는 뼈아픈 대가를 치르기도 했었다. 벌을 키우면서 본의 아니게 많은 살생을 하고 있다. 천적들뿐만 아니라 주인도 몰라보고 공격하며 죽는 벌들과 내가 잘라버린 수많은 수벌 애벌레, 그리고 부주의로 죽는 벌까지를 따진다면 그 숫자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세속오계(世俗五戒) 중 살생유택(殺生有擇)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 많은 생명을 제거해 죄 값을 치르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 약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까운 절이라도 찾아가 불공이라도 드려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차를 운전하다 보면 곳곳에서 농약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농작물의 병충해 방지를 위해 농약을 치는 농민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벌들의 피해가 우려되니 안타깝기만 하다. 다행이 봉장이 계곡에 자리잡고 있어, 여름철에는도랑물이 졸졸 흘러 물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지만, 가끔 고추밭에 방화한 벌들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천적과 농약으로부터 벌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은 없는 것일까? 7. 17일 분봉을 끝으로 올 증식을 모두 마쳤다. 올해 계획한 양보다 조금 더 많은 봉군을 늘렸는데, 구왕 교체와 교미에 실패하는 통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계획과 맞을 것 같다. 아직 20여 통 정도가 교미 전이지만, 이번 주말쯤에 확인하면 대부분 결과가 나올 것이다. 지난 주말까지 분봉군 중 교미에 성공하여 산란을 하는 통의 세력 조정을 마쳤다. 세력에 따라 강군에서 뽑아낸 봉판을 1∼2매씩 보충해 주었다. 약제 처리도 마쳤고, 일부 진드기 구제를 하지 못한 통은 이번 주말에 계획하고 있다. 올해 채밀한 꿀을 어떻게 다 판매하나 걱정을 했었는데, 많은 분들의 호응으로 판매를 모두 마치고 가족들이 먹을 양만 남았다. 벌들에 의해 자연 숙성된 꿀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전국 곳곳의 해수욕장에 물 반, 사람 반이라는 기사를 접하면서도 피서 계획을 세우지 못해 가족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휴일에 쉬지 못하고 일하는 남편과 아빠를 이해해 주리라 믿지만, 역시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8월중에 시간을 내서 다녀올 생각인데, 뜻대로 되려는지.....
7월28일 <계상관리와 분봉열예방법>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소비 전환을 합니다. 아카시아 꿀이 유밀되는 것을 확인하여 정리 채밀을 한 후, 유밀 상태에 따라 소비 위치를 바꿔줍니다. 2층에 꿀이 가득하고 3층에는 반 정도 꿀이 저밀되었다면, 편성된 계상이 4층일 경우 2층은 4층으로, 3층은 그대로 두고 4층은 2층으로 위치를 조정합니다. 소비 전환 시기는 꿀 유밀 상태에 따라 조정합니다. 무조건 소비 전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에 꿀이 가득 저밀된 것을 확인한 후에 합니다. 2층이라도 산란실 소비 반대편은 저밀 상태가 저조합니다. 이때는 3층에서 저밀 상태가 양호한 소비와 자리바꿈을 한 후에 전환을 합니다. 따라서 4층에는 양 옆에 봉판, 가운데는 꿀이 가득 찬 소비를 채우고, 3층에는 저밀 상태가 조금 저조한 소비를, 2층에는 공소비를 채우게 됩니다. (봉판이 많을 경우 산란실 소비 반대쪽에 넣어줌) 이후, 더 이상 꿀이 저장될 공간이 부족해지면 3층과 4층의 소비만 뽑아 채밀을 한 후, 2층 저밀소비는 4층으로, 2층과 3층은 채밀한 공소비를 넣어 줍니다. 저는 이런 방법으로 주 1회 채밀을 했습니다. 단, 3층과 4층의 꿀을 채밀하기 전, 소방의 꿀 수분 농도를 측정하여 19% 이상이면 채밀을 보류하고, 새롭게 공소비를 넣은 계상을 2층에 추가로 편성해 2층은 3층으로 .... 4층은 5층으로 편성을 했습니다. (올해는 소비가 부족하여 사부님께 부탁하는 등 법석을 떨기도 했습니다.) 며칠 후 채밀할 때 보면, 5층이나 6층의 소비에는 벌들이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상단에는 할 일이 없어졌으므로 대부분의 벌들은 하단으로 내려가 선풍이나 숙성 작업을 합니다. 그러므로 꿀은 잘 익었으되 봉개되지 않아 채밀할 때 별도의 수고로움이 없어 일손을 줄일 수 있고, 칼질(봉개된 부분을 잘라내는 일)을 하지 않으니 소비가 망가지는 일도 없으며, 벌의 숫자가 적어 털기도 쉽습니다. 그 결과 벌통 안에서 벌들에 의해 자연 숙성된 수분 함량이 19% 이하인 잘 익은 꿀을 수확했습니다. 5~6층에 꿀이 가득한 계상을 내릴 때는 허리가 휠 정도의 고통이 따르지만, 걸쭉한 꿀이 쏟아지는 수확의 기쁨으로 상쇄되고도 남습니다. 유밀기 소비 전환은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일벌들의 수고를 덜어주어 수명을 연장시킴으로서 수확을 높이는 비결이며, 더불어 저밀 공간을 충분하게 하여 분봉열을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7월30일 <분봉열예방법>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오늘은 분봉열 예방법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분봉열 예방하기 기온은 적당하고 먹이도 풍부할 뿐 아니라, 세력도 최강을 자랑하므로 분봉열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췄습니다. 일벌들은 틈만 나면 분봉을 나가려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일벌들이 노리는 것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도록 사람의 노력으로 막아야 합니다. 分蜂熱이 생기는 원인을 보면 ∙벌들이 활동하기에 적당한 기온 ∙밀원이 풍부하거나 충분한 먹이가 공급될 때 ∙산란 공간 부족(소비가 부족하거나, 꿀이 넘쳐 산란권이 압박을 받을 때) ∙먹이를 저장할 공간과 휴식 공간 부족 ∙벌통 내부의 온도 상승 등 입니다. 분봉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최소 주 1회는 산란실 내검을 해서 적절한 조치를 해 줘야 합니다. 저는 아카시아 유밀기에 산란실에 산란/유충 소비와 공소비 등 모두 5매, 공소초 2매 도합 7매를 격리판으로 막은 후, 격리판 뒤에 공소초 1매를 추가로 넣어 두었습니다. 1주일 후에 보면 격리판 안쪽의 공소초는 모두 깔끔하게 조소를 하여 저밀과 산란을 해 놓았습니다. 세력이 강한 통은 격리판 뒤의 공소초에도 조소 후 저밀을 합니다. 저밀된 신 소비는 2층으로, 봉개된 봉판은 최상단으로 전환을 하고, 그 자리에는 역시 같은 양의 공소비와 소초를 보충해 줍니다. 이때 산란실에 넣어주는 소비는 봄에 만들었거나, 유밀기 때 계상에서 만들어진 신 소비를 넣어 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신 소비에 꿀이 가득하여 채밀을 하다보면, 원심력에 의해 소비가 밀려 올라가거나 휘는 등 파손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그러므로 잘 숙성된 농도 짙은 꿀을 수확하려 한다면, 신 소비는 산란을 1~2회 하도록 유도한 다음, 저밀용으로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유밀기 때 다수확을 위해 산란을 제한하는 것이 상식 아니냐고 하실 분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산란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연중 가장 왕성할 시기에 산란을 제한하는 것은 분봉열을 일으키라고 부추기는 것과 같습니다. 산란을 최대로 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 줌으로서, 일벌들의 분봉열 의지를 차단합니다. 산란실에서 일하는 일벌들로 인해 수확이 줄기는 하겠지만, 분봉열이 발생해서 생기는 일벌들의 태업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단상으로 관리하는 분들은 수직 격왕판으로 여왕을 격리시킵니다. 격왕이 되어 분봉을 나가려해도 여왕이 빠져 나올 수 없어 분봉이 나지는 못하겠지만, 어쨌든 분봉열이 발생하면 일벌들이 일을 하지 않으니, 벌만 잃지 않을 뿐 결국 수확이 줄어드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유밀기 분봉열은 누가 뭐라 해도 최대의 적입니다. 무조건 막는 것이 상책입니다. 산란 공간을 넓혀주고 주 1회 정도 내검을 하며 관리를 하면 왕대나 수벌 방을 달 틈이 없습니다. 당연히 분봉열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간혹 벌은 넘치는데 산란 상태가 부진하고 조소 활동이 저조한 통이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 했는데도 분봉열이 생겼습니다. 이럴 때도 역시 산란 공간을 만들어 주고 조소할 소초를 전과 같이 넣어 주면서 왕대와 수벌 방을 제거해 줍니다. 분봉을 나가려 해도 뒤를 받칠 처녀왕이 없으니, 결국은 일주일 이내에 진정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주 1회는 산란실 내검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사실 채밀을 하는 것보다 산란실 내검이 더 하기 어렵고 싫습니다. 채밀 이후에 녹초가 된 몸으로 산란실 내검하는 것은 정말 고통입니다. 하지만, 다음 주에도 많은 양의 꿀을 얻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반드시 해야만 분봉열 없는 강군으로 많은 양의 꿀 수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직장을 갖지 않아 시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내검 시기를 조정할 수도 있고, 봉군 수가 적으면 채밀하면서 병행할 수도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모든 상황을 판단할 때 기준은 벌의 본능적인 습성에 맞추는 일입니다. 사람 기준으로 판단하여 조치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벌의 습성과 욕구를 잘 알아 적절하게 판단하여 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편은 군세 고르기 입니다. 본격적인 폭염이 내리쬐는 복(伏) 중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벌 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7월31일 <순조로운 여름산란>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마른 쑥을 자르지 않고 구겨서 사용하시는 분들께서는
미니 작두를 사용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긴 장마로 벌에 병이 걸린 분들이 있으십니다.
석고와 부저병이 발생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말복이 끝나 조석으로 찬바람이 불 때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주말 이틀간 내검한 결과 산란 상태가 순조롭습니다.
6매 이상 세력이 강한 통들이 절반가량 됩니다.
강한 통에서 벌을 털어 신왕에 보충해 주고,
그 자리에 빈 소비를 넣어주면 빼곡하게 산란이 나갑니다.
화분 떡 먹는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큼직한 덩어리가 일주일 만에 없어집니다.
먹은 만큼 산란으로 보답하는 것이 벌입니다.
잘 먹이고, 시원하게 관리하면 여름 산란도 순조로울 것입니다.
저는 내검하면서 소비 전환과 반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소비 전환과 반전은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되어야 할
벌 관리의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글에 올렸던 에스케이프 보드를 촬영하였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촬영이어서 서툴기는 하지만,
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사진을 올리려니, 기술이 부족한지
등록이 되질 않는군요.
양봉협회 자유게시판에도 한꺼번에 등록이 되지 않아
제가 올린 글마다 1컷씩 올렸는데, 참으로 난감합니다.
불편하시겠지만, 양봉협회 사진을 참고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원형을 제외한 다른 두 가지는 손재주가 좋으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제작하여 사용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질은 다루기 쉬운 함석이 좋을 것 같습니다.
원형은 뉴질랜드에서 보내온 것을 나무개포에 부착한 것입니다.
일일이 만들기에 시간이 부족해 구입해서 사용했는데,
규격이 벌통과 같으니 편리한 것 같습니다.
화살표 형태로 생긴 도구는 나무 개포 같은 곳의
모서리에 부착하여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요일에 충주호 가을 신왕 양성을 위한 이충을 했습니다.
말복이 지나 광복절 전후해서 교미를 하겠지요.
구왕도 교체를 하고, 분양도 할 계획입니다.
사부님!!!
세상의 모든 것을 녹일 것 같은 태양의 열기가 무섭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도 한 번 찾아 뵙는다는 것이 쉽지가 않군요.
건강하시지요?
여름 벌 관리는 잘 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습기가 많아 후텁지근한 날씨에 소문 앞을 가득 메우며
더위를 피하면서도 순조롭게 산란을 하고 있는 벌들이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하기만 합니다.
오늘로 7월도 막을 내리고 내일부터 8월입니다.
길어야 한 달만 참으면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겠지요.
사람이나 벌이나 조금만 더 참으면 될 것 같습니다.
8월7일 <군세고르기>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오늘은 네 번째로 '군세 고르기' 입니다. 그동안 안팎으로 너무 지쳐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기다리신 분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도 이글을 올리면서 같은 생각이지만, 글 내용이 저의 주관적인 판단에서 작성한 것인 만큼 보완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제 글에 대한 비판 또는 보완할 점에 대해 답글 부탁드립니다. •군세 고르기 희생군을 편성하여 대체적인 군세 고르기를 했는데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군과 약군이 확연하게 구분될 정도로 변화가 생깁니다. 벌 쏠림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우리가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원인을 모르겠습니다. 벌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라 답답하기는 하지만, 조치를 해 줘야 합니다. 세력이 너무 강하면 아무리 사람이 관리를 해도 분봉열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만 갑니다. 또한, 약군은 유밀량도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강군은 당연히 벌도 꿀도 넘칩니다. 5~6층에도 벌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5~6층에 있는 벌들은 일이 있어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갈 곳이 없어서 그곳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사람도 벌도 연중 가장 바쁜 시기에 할 일이 없어 놀고(?) 있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인근 원로 양봉인께서는 제게 “벌을 부릴 줄 안다.”고 칭찬(?)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부님께서도 벌만 키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벌들을 너무 혹사시켜 미안하긴 하지만, ‘메뚜기도 한 철’입니다. 최대한 벌들이 안팎으로 움직이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풍밀을 기약하는 지름길입니다. 꼭 필요한 곳에 벌들이 있어야 능률이 올라갑니다. 이럴 때 군세 고르기를 합니다. 군세 고르기는 채밀 이후 내검할 때 병행하면 됩니다. 외부에서 꿀이 많이 유입될 때는 도봉에 대한 경계심이 없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합봉을 해도 충돌이 생기지 않습니다. 강군 최상단에 넣어둔 봉판에 벌을 붙인 채 약군의 최상단 계상 벽 쪽에 넣어 줍니다. 봉판에 붙어간 벌들도 외역을 하지 않는 어린 벌들이 대부분이므로 거의 3매 가까운 벌이 보충된 셈입니다. 꿀만 파먹는 것으로 알고 있는 유봉들도 태어난 지 2~3일만 지나면 밥값을 합니다. 결국 강군에서는 3매 벌을 감소시켜 분봉열 발생 가능성이 줄어들었고, 약군은 3매 벌이 보충되어 내역봉이 늘어난 것이므로, 그동안 내역에 종사하던 외역봉들이 꿀을 물어 오는 역할을 하게 된 셈입니다. 세력이 급격하게 줄어든 통에는 주변 강군에서 계속 봉판을 보충해서 아카시아 끝 무렵이나, 잡화 꿀이 반입될 때를 준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묵직한 소비를 채밀하다가 벌도 썰렁, 꿀도 썰렁한 통을 대하면 아쉽기도 하고 기분도 상합니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내검을 할 때마다 약군에 조금씩 보충을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단, 세력이 너무 강하다고 그 통에서만 여러 장의 봉판을 뽑아내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이렇게 군세 고르기는 도봉이 생기기 전까지 계속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강군은 7~8층까지 계속 탑을 쌓듯 올려야 하는데, 6층이 한계인 것 같습니다. 동료는 내년에 7~8층을 시도해 본다고 하는데, 결과가 기대됩니다. 참고로 벚꽃이 개화하는 4월 중순(남부지방은 초순)부터 아카시아 개화 때까지 군세 고르기를 할 때는 계상에서 벌이 붙은 봉판을 그대로 옆 통의 계상에 넣어 줘도 충돌이 없습니다. 여왕을 격왕시킨 계상 상단은 무왕 상태이므로, 옆 통으로 옮겨도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군세 고르기는 유밀기에도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입니다. 다음엔 평면 격왕판 사용에 관한 내용입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에 대한 욕심도 중요하지만, 건강이 제일입니다.
8월8일 <기발한 여왕 유입법>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지난 주말에 신왕을 분양받으러 오신 분께서
기발한 여왕 유입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이미 이런 방법을 사용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기발한 것 같아
그분께 양해의 말씀도 없이 소개하니, 양해바랍니다.
여왕벌을 일벌과 함께 왕롱에 넣은 다음,
입구를 조금 열고 열린 틈을 화분 떡으로 막습니다.
화분 떡이 소광대 위에 놓이도록 소비 위에 올려주면,
화분 떡을 물어가는 사이 자연스럽게 합봉이 된다는군요.
예전에 사용하던 신문지 합봉법과 비슷한 이치지만,
훨씬 간편하고 지저분하지 않은 방법이면서도
성공 확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여왕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은
이 방법을 사용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소개합니다.
저는 지난 주말에 가을 신왕을 양성하기 위한
교미상 편성을 마치고, 주초에 왕대를 이식했습니다.
날씨가 궂어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일정대로라면 광복절 전후해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날씨가 궂으니 벌들이 먹는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일주일에 500g 이상의 화분 떡이 바닥나고,
먹이 소모도 대단합니다.
먹는 만큼 산란으로 보답하는 벌들이기에
시늉을 드는 일이 고달프기는 하지만, 넘쳐나는 벌들을
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하고 있습니다.
8월에 접어들면서 말벌들의 출입이 부쩍 늘었습니다.
아직 장수말벌은 보이지 않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황 말벌과 대추 말벌은 보이는 대로 제거하고 있는데,
나날이 증가 추세여서 봉장에 소주라도 비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입추가 지나고 다음 주면 말복입니다.
비록 궂은 날씨로 선선하게 지내고 있지만,
아직도 더위가 맹위를 떨칠 때입니다.
8월9일 <여름벌관리>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높은 습도에 폭염까지 겹쳐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을 만큼 괴로운 날이다. 퇴근길에 봉장에 들르니 습기를 잔뜩 머금은 숲 특유의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봉사 옆으로 흐르는 도랑에 물이 많이 불었다. 여름에 오염되지 않은 물을 벌들에게 공급해 주는 소중한 자원이다. 일주일에 한번은 전 봉군에 대해 내검을 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한 덕분에 먹이의 과잉 공급이나 부족 사태는 없는 것 같다. 때 아니게 여름 분봉에 대해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 주변에서도 매일 2통 정도의 분봉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분이 계시다. 다행스럽게도 아카시아 유밀기 때를 제외하고는 분봉이 생기지 않고 있다. 극성맞을 정도로 일주일에 한 번은 내검을 해서 왕대도 제거하고, 세력 조정도 한 덕분인 것 같다. 지난 주말에는 계상군의 평면 격왕판을 제거했다. 매주 더위와 싸우며 산란실을 내검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고, 또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산란을 유도함으로서 벌들에게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여주기 위해서다. 높은 온도와 풍부(?)한 먹이, 넘치는 세력에 본능적으로 분봉을 준비하며 쏟는 에너지(수벌을 키우고 왕대를 다는)를 일벌 산란으로 돌리는 것이 벌들에게도 사람에게도 유익할 것 같다 봉장 주변 어디를 봐도 밀원이 될 만한 것이 없다. 이제 꽃대를 올리는 북나무가 피면 좀 나아지려는지..... 몇 그루 되지 않는 두릅나무 꽃에 벌들이 매달리지만 수시로 내리는 비에 꿀이 남아있을리 만무. 그런 벌들이 애처럽기만 하다. 점점 천적들의 숫자는 늘어나고 기온은 높아지니, 벌이나 사람이나 지치기 쉬운 계절이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봉사 내부에는 나무 소상의 봉군을, 외부에는 스티로폼 소상의 봉군을 배치했다. 그래서 그런지 한여름에도 산란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먹이와 화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하면서 적당한 세력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모든 분봉군이 교미를 마치고 산란을 하고 있다. 90% 정도는 4매 이상의 세력으로 벌 고르기를 마친 상태고, 나머지 교미상도 이번 주말에 세력 조정을 할 계획이다. 이제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나 자신을 관리하는 일만 남았다. 보름만 잘 견디면 될 텐데.....
8월9일 <>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어제 퇴근길에 봉장에 들러 내검을 하는 도중에 또 소나기가 내려 일을 중단해야 했다.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어 살펴주지 못한 봉군에는 먹이만 충분하게 주는 것으로 일을 마쳤다. 살림이 풍족하면 아무래도 산란이 잘 나가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대부분의 봉군 세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 작년에 기록했던 내검 일지를 살펴봐도 현재의 봉군 상태가 월등하게 실한 것 같다. 조금만 더 힘을 내 관리한다면 나름대로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아자!!!!! 내가 거주하는 조그만 면의 양봉 지회장께서 챙겨주신 보릿겨를 유채 화분과 섞어 벌들에게 주고 있다. 배합에 문제가 있는지 벌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아 마음이 조급하다. 사부님께 여쭤보니 보릿겨를 벌들이 무척 좋아한다는데..... 욕심이 앞서 화분 함량을 줄이고 보릿겨를 많이 섞어 그런 것일까? 지금 이 시기는 비용을 아낄 때가 아닌데,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설탕과 유채 화분을 조금 더 배합해 공급해 줘야 할 것 같다. 찜통이라는 표현이 피부에 와 닿는 요즘이다. 더위를 먹었는지 소화도 되지 않고, 피곤에 절어 있다. 아내가 달여준 익모초까지 달게(?) 마시는 지경이 되었다. 그래도 아직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음과 같이 몸이 따라 줄지는 미지수다. 올해 봉군 증식은 내 자신의 한계를 측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모두 투입하여 최선을 다 하고 그 결과를 기준으로 내년에는 봉군 수를 조정할 생각이다. 능력을 초과하는 것은 나에게도 벌에게도 결코 이로울 것이 없을테니.....
8월14일 <왕땡이출몰>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 후유증으로 퍼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멍한 정신으로 준비물을 챙겨 봉장에 올랐다. 진입로는 며칠 전 폭우에 진흙탕으로 변해 차량진입이 불가능하다. 결국 동료의 4륜 구동차 도움을 받아 먹이와 화분 등 자재를 운반하였다. 보릿겨를 섞어 주었던 화분 떡은 맛이 있던 없던 그동안 날씨가 궂은 탓에 모두 먹어 치웠다. 보릿겨의 영양분에 대해 무지(無知)한 탓에 양을 많이 섞었었는데, 정말 無知로 인해 무식한 짓을 한 것 같다. 오늘 넣어 줄 화분 떡에는 보릿겨의 양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자연 화분과 맥주 효모를 섞어 반죽했다. 효모가 들어가서 그런지 구수한 냄새가 난다. 며칠 전 효선 bee 관리자님께서 보내 주신 화분 떡과 내가 반죽한 화분 떡을 화분 받침에 구분하여 급이했다. 벌들의 선호도를 관찰할 생각이다. 산란 상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저조하다. 5일 동안 계속 비가 내린 것이 산란에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지난주에 증소해 준 소초광에 조소를 마치고 귀 산란을 할 정도로 개중에는 왕성하게 산란을 하는 통도 있다. 무슨 이유로 산란에 차이가 있는 것일까? 먹이랑 화분도 부족해 보이지 않는데..... 지난주까지 황 말벌만 간간이 출현하더니 오늘 드디어 왕탱이(장수말벌)가 나타났다. 동료가 한 마리, 내가 한 마리를 때려잡아 소주병에 넣었다. 투명한 소주에서 힘차게 수영(?)을 하며 시위를 한다. 장수말벌을 가까이서 볼 때마다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습격한 놈들을 잡았으니 더 이상 날아오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작년에는 장수말벌을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하고 여름을 났었는데, 억세게 운이 좋았던 모양이다. 어찌 대처해야 할지 고민거리가 또 하나 늘었다. 한 두통도 아닌데 말벌 그물 망을 쳐 놓기도 그렇고..... 외부에 배치한 봉군에 말벌 트랩이라도 설치를 해야겠다. 말벌 유인액도 만들어 설치를 할 생각인데, 어떻게 만들어야 효과가 좋은지 잘 알지 못해 자문을 구해야겠다. 늘 지켜볼 수 있는 형편도 아닌데, 참으로 걱정스럽다. 대처 방법이 생각나지 않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는 수밖에..... 숙취로 인해 두통도 심하고 습한 대기로 땀도 많이 흘려 다른 날에 비해 일찍 일을 접었다. 내일과 모래 이틀의 여유가 있어 그런지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다.
8월15일 <도봉이 극성을 부린다>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도봉이 극성을 부린다. 묵직한 몸을 이끌고 새벽에 봉장을 찾았다. 내검 준비를 해서 봉군이 배열된 곳에 이르렀는데, 조용하리라 생각했던 소문 앞이 어수선하다. 도봉이 발생한 것이다. 어제 저녁, 고향에 들러 조상님 산소의 벌초를 하고 복귀해 늦은 시각에 분봉군에 사양을 했었는데, 그 통들에서만 도봉이 생긴 것이다. 벌들이 활동하지 않는 시간에 도봉 걱정없이 차분하게 내검하리라 생각했었는데, 식전부터 생긴 도봉 때문에 계획을 바꿔 화분 떡과 사양을 하면서 세력이 늘어난 통에만 도봉을 피해 급하게 증소를 해 주었다. 나는 물론이고 함께 봉장을 사용하는 동료도 먹이를 충분하게 주면서 관리를 했는데, 올해는 유별나게 도봉이 극성을 부린다. 계속 이어진 궂은 날씨 때문인 것 같다. 소문 앞을 합판 조각으로 완전히 막고, 소문을 좁혀 놓았더니 한시간 가량 지나자 진정이 되었다. 외역 나갔던 벌들이 다리에 주렁주렁 색색의 화분을 달고는 입구가 막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소문 주변을 어수선하게 한다. 도봉이 진정된 것을 재차 확인한 다음, 앞을 가렸던 합판을 치우자 정신 없이 소문으로 들어간다. 어제 오늘 화분 반입이 부쩍 늘었다. 세력이 강한 계상군에는 소비 2매 가량 화분만 저장한 소비가 보일 정도다. 아무리 화분 반입이 된다고 하더라도, 화분 떡 공급은 계속할 계획이다. 가을에 다 먹지 못하면 봄에 먹이면 될 테니 아낄 필요가 없다. 평면 격왕판을 제거한 후 2주일 만에 내검을 했는데, 산란된 흔적은 보이지 않고 큼직한 유충이 가장 신참이다. 혹시 격왕판을 제거하여 2층에 있나 확인해도 역시 여왕벌은 보이지 않는다. 소비 곳곳에 왕대를 달아 놓고..... 산란을 가장 잘하던 구왕이 며칠 전 드디어 분봉을 나갔지만, 날개가 잘려 실패를 한 모양이다 이미 태어난 처녀왕이 삐삐 소리를 내며 소방 곳곳을 기웃거리는데, 남아 있는 왕대를 떼어내는데, 로운 처녀왕이 출방하여 활기차게 움직인다. 하루만 늦었으면 분봉이 나갔을 것을 생각하니 참으로 절묘한 시기에 내검을 한 것 같다. 한참 갈등을 하다가 결국은 통을 해체하기로 하고, 기존의 처녀왕도, 새롭게 태어난 처녀왕도 제거해 버렸다. 무왕 상태로 두었다가 약군에 보충해 줄 계획이다. 욕심을 부려 처녀왕이 교미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시기적으로 왠지 불필요한 낭비를 하는 것 같아서다. 도봉은 진정이 되었지만, 조심 또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동료와 내검하는 시간도, 사양하는 시간도 동일하게 하기로 했다. 그러면 도봉 발생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처서와 말복이 지났다. 일주일 가량만 지나면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 지면서 산란에 탄력이 붙겠지. 강군으로 월동을 날 수 있도록, 몸이 고달퍼도 조금만 더 노력하자.
8월16일 <
무왕 계상군 합봉하다 |
처서와 말복도 지났는데, 어쩌자고 날씨는 이리 더운지..... 업무를 보면서 거의 땡칠이가 된 몸으로 퇴근하자마자 봉장을 찾았다. 어제 내검하면서 세력이 급격하게 불어나고, 분봉 조짐이 있는 통에서 벌을 붙인 채 봉판 4매를 뽑아 희생군을 만들어 놓았었다. 하루 반 가량 지났으므로 무왕이 된 분위기를 봉군 전체가 체감했을 것으로 판단되어 약군에 합봉해 주었다. 강하게 훈연을 하고, 진드기 약 속살만으로 여왕 냄새를 희석하면서 사양기 뒤에다 벌을 붙인 채 넣어 주었다. 외역봉들은 모두 본 통으로 돌아가고 내역봉들만 남아 있어 이리 저리 통을 움직이며 합봉을 해도 별 저항없이 주인이 하는 대로 따른다. 나름대로 단기간에 약군의 세력을 보충해 주는 방법으로 고민 끝에 실행을 했는데, 부작용 없이 결과가 좋아 매년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오랜 기간 벌을 관리하시는 고수님들께서야 다 알고 있는 방법이겠지만..... 계상군 중 구왕이 망실되어 해체하기로 한 봉군의 상단을 떼어 합봉 시킬 봉군 앞에 옮겨 놓고, 미련 없이 군당 2매씩 소문 앞에 털어 주었다. 이미 황혼이 지면서 주변이 어둑해져서 그런지 역시 별 저항 없이 소문 안으로 들어간다. 사람이나 곤충이나 주인이 없어지면 아무 곳이나 의지하려는 마음이 강한 모양이다. 털어낸 봉판과 공소비는 털어 준 벌 수에 맞게 통 안에 넣어 주었다. 돌아오는 주말에 내검해서 세력에 맞게 소비 수를 조정해 주면 될 것이다. 해가 짧아져서 퇴근 이후에 일하는 데 많은 제한이 된다. 시간에 쫓기면서 합봉을 시켰는데, 부작용이 없을지 걱정이 된다. 목덜미에 쏘인 곳이 유난히 뻐근하고 꽤 많이 부어 오른다. 보이지 않아 침을 늦게 빼서 그런 모양이다. 올 겨울에는 목감기가 걸리지 않으리. 고향 친구로 부터 의외의 전화를 받았다. 수박 농사를 짓는데, 수정을 위해 벌을 임대하란다. 동네 사람들과 함께 10통을 일주일간 임대하는데, 통 당 5만원을 주겠단다. 고향 친구에게 돈을 주고 벌을 임대하게 되다니..... 그냥 빌려줘도 될 일인데, 친구는 정색을 한다. 가까운 곳에도 양봉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거의 비슷한 조건이라며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한다고 우긴다. 참으로 반갑기도 하면서 난감한 일이다. 대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향 친구가 나를 벌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인정했다는 것일 게다. 늘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 같지만, 하루하루 따지고 보면 매일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 같다.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한 오늘이 깊었다.
8월25일 <기발한 여왕 유입법>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수확을 마치고 검은 바닥을 드러낸 논에는 백로들이 모여
먹이를 찾느라 분주한 모습에서 가을이 느껴집니다.
벌들은 소문 앞 착륙판은 물론이고, 벽까지 까맣게 덮은 채
더위를 피하고 있지만, 고통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슬기로운 벌들이기에 스스로 알아서 피서를 하겠지만,
이를 지켜보면서 한낮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 외에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는 주인의 마음만 안타깝습니다.
염려하던 장수말벌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초기에 발견하여 다행이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중탱이라 부르는 황 말벌이나 대추 말벌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지만, 말벌보다 더 무서운
천적들이 사랑하는 벌들을 노리는 계절입니다.
흔적이 남지 않아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벌들을 배가 불룩하도록 포식하는 개구리와
곳곳에 그물을 치고 벌들을 기다리는 거미,
심지어 사마귀까지 벌들을 노리고 있습니다.
천적들로부터 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며칠 전 제 봉장에서 양봉을 처음 시작했던 분들이
새롭게 봉장을 만들어 독립을 했습니다.
퇴직 후 새롭게 벌들과 인연을 맺은 분과
서울 생활을 접고 낙향해 전업을 준비하는 분,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업으로 하는 분 등 모두 세분입니다.
준비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전날 저녁에 2봉장에 편성했던
교미상을 미리 차량에 실어 놓았었는데,
새벽에 기습적인 소나기가 내려 새벽 4시에 봉사에
옮겨 놓느라 아내와 한바탕 소동을 벌여야 했습니다.
새벽 어스름에 모이신 분들과 함께 소문을 막아
제 차로 그 분들의 봉장까지 수송을 한 뒤,
배치하는 것까지 알려드리고 돌아왔습니다.
세분이 목적하는 바가 모두 각각이지만,
어쨌든 저를 통해 벌과 인연을 맺은 만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비록 봉장이 준비되어 각자의 길로 나섰지만,
아직은 스스로 벌들을 관리할 실력을 갖추지 못했기에
한동안 전화로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눠야 할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그분들의 벌통이 있던 자리에는 교미를 마치고
산란을 시작한 가을 신왕들이 대신 자리를 잡았습니다.
모처럼 여름휴가를 맞았지만, 입시를 앞둔 자식으로 인해
나들이 계획을 포기하고, 대신 벌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미뤘던 일들을 모두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건조한 쑥도 떡 써는 손작두로 잘게 잘라 갈무리를 했고,
한강변에서 쑥도 채취해 봉사 지붕 가득 널어놓았습니다.
내년 봄까지 사용할 양은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화분 유입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삭이 패기 시작한 벼와 환삼덩굴, 한창 만개한 북나무와
두릅나무 꽃에서 수집한 하얀 꽃가루를 달고
뒤뚱거리며 소문으로 들어가는 벌들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화분 유입이 늘었지만, 그래도 화분 공급은 계속해야 합니다.
화분을 먹는 만큼 산란을 하는 것이 벌들입니다.
유난히 궂은 날씨가 길었던 여름이지만,
염려하던 질병 없이 순조롭게 산란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봉군은 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7-8매 봉군에서 봉판을 뽑아 가을 신왕에 보충을 해 주고 있습니다.
산란에 탄력이 붙을 다음 주말 쯤이면 분양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제가 처서(處暑)였습니다.
새벽에는 쌀쌀함이 묻어날 정도로 기온이 떨어졌습니다.
처서라는 절기에 어찌 그리 딱 맞아 떨어지는지 참으로 신기합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기상청 관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다가도
새로운 절기가 되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이치가 오묘하기만 합니다.
24절기를 만드신 선조들의 혜안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습한 장마도 무서운 기세의 폭염도 모두 지나고
조석으로 선선함이 묻어나면서 산란에 탄력이 붙을 시기입니다.
여름 벌 관리하시느라 고생들 많이 하셨으니,
모든 분들이 만상으로 월동에 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올 벌 농사 마무리 잘 하셔서 원하시는 결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8월25일 <가을신왕헤프닝>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처서(處暑)를 기점으로 아침 기온에 서늘함이 묻어난다. 오랜만에 투명하게 위용을 드러낸 용문산 계곡이 손만 뻗으면 잡힐 듯 가까이 느껴진다. 지난 일요일 가을 신왕을 기대하며 교미상을 편성했다. 경험이 일천하지만, 말로만 듣던 가을 신왕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작년까지만 해도 모든 일들을 혼자 하다 보니 마음으로는 느끼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데, 올해는 제자(?)의 도움으로 여러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아 여왕이 부실해도 봉군 자체를 해체해 약군에 합봉하곤 했는데, 올해는 여왕을 교체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모든 일에 왕도(王道)는 없는 것을 또 한 번 느낀다. 나보다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는 동료가 산란력과 수밀력이 뛰어난 구왕 봉군의 유충판에서 이충을 했다. 경험 부족으로 30%를 조금 웃도는 성공율이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실하게 잘 익은(?) 왕대 속의 처녀왕을 기대하며 교미상을 편성하고, 어제 퇴근 길에 이식을 했다. 동료는 출근 전에 이식을 했고 나는 퇴근길에 이식을 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채유광을 빼 보니 이미 2개의 왕대는 옆구리가 파괴되어 태어나지도 못한 처녀왕이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있다. 다른 한 개의 왕완 속에서는 벌 한마리가 부지런한게 움직이고 있는데, 과연 이놈이 여왕벌인지 아니면 출방하고 난 왕대에 일벌이 들어가 있는 것인지 빠르게 찾아오는 어둠 때문에 구분이 되지 않는다. 결국 확인되지 않은 왕대까지 이식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오늘 퇴근길에 봉장에 들러 확인하니 어제의 의문점이 모두 해소가 된다. 동료가 이충을 하면서 일령을 고르게 하지 않은 관계로 처녀왕이 출방하는 시기 차가 생겨 먼저 태어난 처녀왕이 곧 태어날 처녀왕을 공격한 것이다. 한나절만 더 늦었더라면 교미상은 모두 약군에 합봉해주는 희생군이 될 뻔했다. 다행이 문제가 된 1통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녀왕이 출방했다. 동료가 일령을 착각하여 생겨난 해프닝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동료는 동료대로, 나는 나대로 많은 것을 느꼈다. 결코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것이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을..... 처녀왕 출방이 실패한 교미상은 약군에 보충을 해 주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하였다. 졸지에 세력이 보충된 약군은 일주일 후면 훌륭한 세력을 유지할 것이다. 갑자기 찾아온 찬기온에 혹시 문제가 생길까 염려되어 개포를 덮지 않았던 만상 봉군에 개포를 덮어 주고, 강풍에 대비해 봉군 위에 벽돌들을 더 올려 보강을 해 주었다.
8월29일 <
분봉 • 합봉 그리고 또 한번의 시행착오 |
봉장 근처의 물봉선화가 자주색 꽃을 피웠다. 계곡의 북나무 꽃이 만발하고, 환삼덩굴에서 미색 화분이 제법 분비되는지 다리에 주렁주렁 화분덩어리를 단 벌들이 분주하게 소문을 드나든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도 역시 일에 푹 빠져 지냈다. 세력 조정도 하고 화분 보충과 사양도 하면서..... 현재 봉군은 최소 5매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세력이 조금 부족하고, 3매 정도의 산란을 하는 봉군에만 보충을 해 주면 될 것 같다. 양봉 4년 차. 벌 관리에 대해 제법 안다고 나름대로 자부심도 가졌었는데,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일이 있었다. 계상 내검 중 소비 사이가 썰렁하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 자세히 살펴보니 산란을 잘 하던 구왕은 보이지 않고, 소비 가장자리에 옆구리가 파괴된 왕대가 여럿 보인다. 소비마다 정밀하게 한참을 확인한 후에야 부지런히 움직이는 처녀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름 휴가를 다녀와 너무 몸이 무거워 세력이 강한 계상만 확인하고 일주일을 걸렀을 뿐인데, 그 사이에 분봉이 나간 것이다.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 벌들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한창 분봉 나갈 시기를 잘 넘겼다고 안심했었는데, 찬바람 도는 이 시기에 분봉이라니..... 이미 등 돌리고 떠난 자식 아쉬워한들 무슨 소용이랴? 잠깐의 망설임 끝에 봉군 자체를 해체하기로 했다. 어차피 약군 지원세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으니, 계상으로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라 판단해서다. 우선 처녀왕과 유충판, 봉판과 저밀 소비 1매를 뽑아 교미상을 편성하고, 남은 벌들은 벌 수량에 맞게 소비를 빼낸 다음, 무왕군 상태로 만들었다. 교미상의 처녀왕은 가을 신왕으로 양성을 해 볼 생각이고, 무왕 상태의 봉군은 이틀 후 약군에 합봉해 줄 계획이다. 나른한 월요일 출근하여 바쁘게 임무를 수행하고 퇴근길에 봉장으로 직행해 무왕군을 약군 2통에 나눠 소문 앞에 털어 주고 마지막 소비를 막 털려는데, 구왕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틀 전 그리 찾으려 해도 보이지 않던 구왕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정리가 되질 않는다. 어제까지 산란한 흔적도 없고, 오늘 산란한 알이 몇 개 있을 뿐이다. 아마도 분봉을 나갔다가 날개가 잘려 소문 부근에서 머물다가 본 집에 왕이 없게되니 일벌들이 다시 영입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다른 통 앞에 털어 준 벌들을 다시 끌어 모을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하다. 망설임도 잠시 구왕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를 하고는 제거를 한 후에 남은 벌을 모두 소문 앞에 털어 합봉을 시켰다. 봉판과 공소비를 합봉하는 소상 안에 넣어준 다음, 혹시 충돌이 생길까 염려되어 속살만을 골고루 진하게 뿌려 주었다. 진드기 구제도하고 합봉제 역할도 기대하면서..... 1∼2년 차에나 겪음직한 실수와시행착오를 요즘 들어 심심찮게 저지르고 있다. 체력이 달리면서 집중력이 떨어져 생기는 일인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한계에 도전하고 있지만, 역시 무리를 하는 것 같다. 모든 관리가 끝나고 한가한 겨울이 되면 마음이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하기에 적정 봉군 수는 지금의 ⅓정도를 줄인 양이 될 것 같다. 올해부터는 일을 쉽고 빠르게 하는 방법을 체험하고 있다. 내검을 하지 않고도 여름 벌을 키울 수 있다는 분이 계시던데, 정말 그리 해도 문제가 없을까 의문이 생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에,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숙달되고 발전되는 것이라 믿고 싶다. 세상에 쉽게 얻는 것은 없다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으므로
8월30일 <슈퍼 여왕벌 >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간혹 습격해서 벌 한 마리를 물고 도망가던 황 말벌도 보이지 않는다. 장수말벌이 내습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첨병으로 날아온 몇 마리를 운 좋게 잡은 결과인 것 같다. 어제 무왕군을 합봉시킨 봉군에 혹시 충돌이 없었나 궁금하여 살펴보니 소문 앞이 깨끗하다. 갈 집이 없어졌으니 새로운 여왕과 더불어 잘 지내리라 믿는다. 지난 일요일에 계상 내검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착각을 한 줄 알 정도였다. 상, 하단 모두 8매씩 16매 중 화분장과 저밀 소비 1매를 제외한 모든 소비에 빼곡하게 산란이 되어 있다. 하단 8매는 모두 귀산란이고, 상단 6매는 반 이상씩 산란을 한 상태다. 귀산란으로 환산하면 도합 12매에 산란을 한 것이다. 1마리 여왕벌이 관리할 수 있는 소비수를 6-8매로 알고 있었는데, 내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고나니 믿지 않을 수도 없다. 작년 사부님으로부터 분양받은 왕대에서 출방한 여왕벌의 후손이다. 올 봄 2매 반으로 축소를 했음에도 자체 4단 계상까지 일사천리로 산란을 하던 구왕이 분봉에 실패(날개가 잘려)한 후, 밤 꿀 유밀기 때 그 많은 소비와 벌들속에서도 교미에 성공한 신왕이다. 일요일에 봉판 2매를 뽑아 약군에 보충해 주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과도하게 세력이 늘어날 것이 염려되어 퇴근길에 또 다시 내검하며 봉판 3매를 뽑아냈다. 그 사이에 2매 쯤 출방을 해서 벌들이 사양기 뒤에까지 빼곡하게 붙어 있다. 소비를 빼낸 자리에는 반쯤 지어진 소비와 소초 등을 골고루 넣어주고, 사양기 2개에다 가득 먹이를 부어 주었다. 벌들이 넘치자 곳곳에 왕대를 달 기초를 짓고 여기저기 수벌 방도 보이니, 조소를 하여 산란할 공간이 생기면 분봉열이 수그러 들 것을 기대하면서..... 뽑아낸 봉판은 세력이 조금 부족한 5매 상에 1매씩 넣어 주었다. 유봉이 모두 출방하면 자체 월동 자격군이 되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대단한 여왕벌에 대해 사부님께 말씀을 드리니 여왕벌과 수벌의 좋은 인자만 물려받은 모양이라며 관리를 잘 하라고 하신다. 분봉으로 잃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를 해야할 것 같다. 가을 신왕을 양성하기 위한 이충은 수밀력이 좋은 통의 유충을 이충했다. 산란력도 중요하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수밀력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산란도 잘하고 수밀력도 좋으면 금상첨화일텐데..... 한쪽에서는 누렇게 벼(조생종)가 익어가고 한쪽에서는 벼 꽃이 피어 벌들을 유혹하는데, 안타깝게도 농약치는 소리와 냄새가 진동을 한다. 벌들을 모두 가두어 둘 수도 없고, 농약을 치지 못하게 할 수도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농약이 없는 공간에서 벌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야 내 마음 뿐일까마는 어쩌지도 못한 채 벌들이 그곳에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안타까움을 넘어 초조하게 느껴진다. 알밤이 떨어져 바닥에 뒹굴고, 코스모스 한들한들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가을이 점점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말이 살찌는 계절이면, 벌들도 살이 찌겠지.
■ 가을철 관리와 겨울나기 준비-벌집 축소와 벌 합하기가을철 기온이 내려가면 벌들을 밀집시키기 위해 벌이 빼곡히 붙어있는 벌집을 제외하고 나머지 벌이 적게 붙은 벌집들은 점진적으로 뽑아내야 합니다. 이 때 꽃가루가 많이 저장되어 있는 벌집은 벌이 적게 붙었더라도 뽑지 말고 산란 구역에 그대로 두어야합니다. 밀집 후 최종 벌집수가 3장 이하일 때는 겨울을 나서 이듬해 정상 벌 무리로 크기가 어렵기 때문에 겨울나기 이전에 다른 벌통에 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을철에 접어들면서부터 겨울나기 직전까지 벌 세력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은 대부분 여름철의 관리에 소홀한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겨울나기를 위한 먹이 공급꿀벌이 성공적으로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벌집에 저장된 충분한 먹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설탕용액을 공급하여야 하는데, 벌들이 장기간 보관하고 겨울 내내 먹고 소화시키기 위해서 설탕용액을 단당류로 분해하여 농축하는 과정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단지 공급한 당액을 벌들이 소방으로 옮겨 놓았다고 해서 겨울나기 식량 공급이 끝났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가을철에는 기온의 변화가 심하므로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최저온도가 2~3℃로 떨어지면 되면 꿀벌들은 공급받은 당액의 숙성작업을 충분히 할 수 없게 되어 불량한 먹이 그대로 겨울로 접어들기 때문에 겨울나기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먹이 공급은 서둘러 일찍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보통 9월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9월은 겨울나기 먹이공급에 적당한 시기이면서도 마지막으로 월동할 벌들을 키워내야 할 중요한 시기이므로 9월 중순까지 과다한 먹이 공급으로 산란구역이 강제로 줄어들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이를 위해서 처음 겨울나기 먹이를 공급할 때에는 1ℓ 이하 소량으로 4∼5일 정도 간격으로 주는 것이 좋습니다.겨울나기 먹이를 만들 때 조제하는 설탕으로는 순정백당이 좋으며 배합양은 15㎏ 설탕 1포를 물 10ℓ(약 반말정도)에 완전히 녹여서 사용합니다. 먹이를 공급하는 당일에 녹여서 사용하기보다 하루 이틀 전에 용해시켜 사용합니다.
9월4일 <왕대이식>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9월에 접어들면서 가을냄새가 풍겨온다.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나, 재채기 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침저녁으로 기온도 낮아지고, 무섭게 내리쬐던 태양의 열기도 눈에 띄게 약해졌다. 어제 아침부터 나들이길에 나서 충주호 왕대를 분양받아 이식을 마쳤다. 선뜻 분양해 주신 분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고맙습니다. 잘 키우겠습니다." 봉장의 널찍한 공간에 질서 정연하게 배치된 봉군들. 차량이 쉽게 오갈 수 있는 여유 공간, 안정된 분위기 등 모든 것이 내게는 부러울 따름이다. 모처럼 나섰던 나들이길이기에 벌 키우는 방법에 대해 견학도 하고, 의견도 나누려던 계획은 부대에서 비상소집을 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제복을 입고 있는 동안은 결코 자유스러울 수 없는 몸이지만, 어렵게 시간을 냈었던 만큼 왕대만 받아서 되돌아오는 발길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목숨을 걸듯(?) 과속과 난폭운전을 했지만, 결과는 지각. 나에게 보내지는 듯 느껴지는 싸늘한 눈빛들에서 군에 몸담고 있다는 현실을 느껴야 했다. 왕대 이식을 마치고 내검을 통해 소비 전환을 하려던 계획은 시간에 쫓겨 다음주로 미뤄졌고, 먹이와 화분을 보충해 주는 것도 마무리 짓지 못했다. 결국 오늘 출근 전과 퇴근 후에 자투리 시간을 쪼개 간신히 마칠 수 있었다. 환삼덩굴과 벼이삭에서 많은 화분이 반입되면서 화분 떡 먹는 속도가 전에 비해 둔화되었다. 어제 오후에 봉장을 찾아오신 홍천의 하태주 선생님께는 더 없이 죄송하기만 하다. 두 번째 방문인데, 공교롭게도 시간이 부족할 때 오셔서 자세한 설명도 해 드리지 못했다. 다음에는 궁금해 하시는 부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드릴 수 있을지.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서 공통으로 느끼는 부분이 소비 부족이다. 어렵게 부탁을 하셨는데, 나 역시 여유가 없어 충분하게 드리지 못했다. 내가 처음 양봉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었는데,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는 것이 그 보답이라 생각하지만, 생각처럼 되지를 않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지만, 왕대를 이식한 것을 제외하면 몸만 바빳지 해 놓은 것 없이 하루를 보낸 것 같다. 다음 주는 정말 바쁘게 움직여야 어느 정도 밀린 일들을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창 가을 벌 산란을 받기 위해 소비 전환과 반전이 꼭 필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얼마나 산란을 잘 받느냐가 월동 벌의 강약을 결정할 것이다.
9월5일 <
가을 신왕 산란하다 |
처음 양봉을 접하는 해에 태풍 '루사'에 벌통이 날아가 통은 통대로, 소비는 소비대로 여기저기 나뒹굴고, 소비와 소비 사이 틈에 여왕벌과 일벌 몇 마리만 남아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던 안스러운 모습이 생생하다. 그 벌들을 살려보겠다고 무진 애를 쓰던 기억 역시 새롭다. 지난 주말 이틀도 역시 벌들과 호흡하며 정신 없이 보냈다. 나날이 늘어나는 벌들을 돌보는 일이 고되고 힘들어도, 주인의 노력에 보조를 맞춰 주는 벌들을 보는 재미로 견딜만하다. 가을 신왕을 기대하며 왕대를 이식한지 12일 만에 확인하니 7통 중 6통이 교미에 성공하여 산란을 하고 있다. 1통은 교미에 실패하여 약군에 합봉해 주었다. 모든 여건이 좋아서 그런지 신왕의 몸집이 큼직하고 통통하여 내년 봄을 기대하게 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주말에 또 교미상을 편성했고, 오늘 퇴근길에 잘 익은 왕대를 이식해 주었다. 1차 교미상과 달리 교미 성공율이 많이 떨어질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자 민감한 일벌들이 수벌들을 끌어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보인다. 성공하면 다행이고, 실패하면 세력이 부족한 통에 보충해 줄 생각으로 계상과 단상 강군에서 교미상을 편성했는데, 내 결정이 바른 것인지 아직은 판단이 서질 않는다. 1차로 교미에 성공한 신왕은 산란이 부진하고 체구가 작은 여왕벌을 교체하고, 2차 교미상 중 다행이 교미에 성공한 신왕은 구왕 교체에 사용할 계획이다. 오랜만에 며칠 동안 비가 내리지 않자 적지 않은 꿀이 유입되는 것이 느껴진다. 들깨가 만발하고 습지 곳곳에 피어난 물 봉선화에서 화분과 꿀이 분비되는 것 같다. 다른 해에 비해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리는 해다. 덕분에 예상치 못했던 비용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에 더욱 힘들었던 여름이었다. 이제 올해 벌 기르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기울인 정성 만큼만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고 싶다. 현재 봉군 상태는 평균 6매, 작년보다 2주 가량 빠른 상태다. 현 상태에서 방심만 하지 않고, 천재지변만 없다면 무난하게 강군으로 월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부터 가을 산란을 잘 받기 위해 준비할 것이 많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는 것에 대비해 소상 벽에 붙여 줄 보온재를 준비할 생각이다. 비용도 줄이고 수명도 긴 자재를 찾고 있다.
9월6일 <가을꿀이들어오다>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날씨가 궂어도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부대 안의 조생종 밤나무에서 탱글탱글한 밤톨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틈을 내 병사들과 함께 밤을 주웠습니다.
일부는 병사들 삶아다 주고, 일부는 내일 늦둥이 막내의
가을 운동회에 삶아 보내기로 했습니다.
시골 학교의 가을 운동회에는 김밥에 삶은 계란과 삶은 밤
그리고 손주들의 재롱을 보러 오셨다가 술이 얼큰하신
어르신들이 어우러져야 운동회 맛이 제대로 날 것 같습니다.
가을 밀원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곳곳에 피어난 자주색 싸리 꽃과 하얀색 연백초,
들국화와 코스모스, 환삼덩굴 등 제법 벌들이 방화하기 좋은 꽃들이
피어나는 시기에 쉼 없이 비가 내리니 벌들도 사람도 고달프기만 합니다.
내일 오전까지 내린다니 기대를 하기는 하면서도,
올해 유난히 기상청 일기예보가 빗나가 긴가민가하고 있습니다.
유난히 궂은 날이 많은 여름이었지만,
그래도 벌들의 산란이 왕성하게 진행되어 다행입니다.
프로폴리스 망에 주렁주렁 매달린 벌들을 어렵게 털어내고 확인하니,
7매 벌은 6매, 8매 벌은 7매에 빼곡하게 산란을 해 놓았습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일부이긴 하지만, 계상을 얹었습니다.
상단에 봉판 2~3매, 하단에 공소비를 넣어 7매로 편성했습니다.
최대한 산란을 유도한 후 나중에 벌 고르기 때 활용할 생각입니다.
장수말벌에 의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근에서 피해를 입은 분들이 꽤 여럿이라는 소식입니다.
제 봉장에는 한두 마리 보일 때마다 퇴치를 한 덕분에
아직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기입니다.
다른 분들도 피해가 없으시기 바랍니다.
아침저녁 기온이 20℃ 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 내검 때 벌통 내부 벽에 보온재를 삽입할 예정입니다.
기온에 민감하여 외부 기온이 낮아지면 산란이 위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온을 해 주는 것이 가을 산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채밀 이후 진드기 구제를 위해 무던히 애를 썼지만,
완벽하게 박멸되었는지 자신이 없어 지난 주말에
전 봉군에 진드기 구제를 추가로 실시했습니다.
속살만을 뿌리면 산란이 주춤한다는 주위 분들의 조언에 따라
진멸판과 왕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진드기를 박멸할 수 있을까요?
아시는 분, 방법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일 오후부터 비가 그치고 본격적인 가을 날씨를 보인다는 예보입니다.
가을 산란 잘 받으시기 바랍니다.
9월14일 <신왕을 합봉>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사부님의 지도로 가을 신왕을 합봉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토요일 내검 중 산란도 부진한데 왕대만 다는 통의 여왕을 제거한 다음, 이틀간 무왕 상태로 두었다. 이틀이 지난 후, 무왕군 소상 위에 계상을 얹고 2주전부터 가을 신왕이 산란을 시작한 통의 소비를 벌을 붙인 채 계상에 넣어 주었다. 추가로 신문지나 봉교망, 격왕판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그 대신 있을지도 모르는 충돌을 막기 위해 훈연을 강하게 한 후, 원군과 합봉군 모두에 속살만을 합봉제 대용으로 분무해 준 것이 전부다. 합봉 이틀 후인 오늘 퇴근길에 확인하니, 한 통은 계상에서 내려와 기존의 벌들의 안내를 받으며 산란 중이고, 나머지 한 통은 그 자리에서 열심히 산란 중이다. 산란 공간이 없으면 아래로 내려가 산란을 할 것이다. 사실 이런 방법은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사부님의 가르침으로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9월19일 <계상단상축소>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봉장에 오르는 길에 붉은 알밤이 떨어져 있다. 여름에는 꿀을, 가을에는 알밤을 선물로 주는 소중한 나무다. 그동안 미루던 계상군을 축소했다. 세력에 맞게 3-5매씩을 벌을 붙인 채 교미상을 편성했다. 교미에 성공하여 산란을 시작한 신왕 통에 합봉도 하고, 약군에 보충도 해 줄 계획이다. 그동안 산란이 부진하던 봉군에서는 기어코 일벌들에 의해 여왕벌이 축출을 당한 채 무왕군 상태다. 어찌된 영문인지 왕대도 변변하게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주검을 당한 여왕벌이 소문 앞에 버려져 있다. 3-4일 전에 산란한 유충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 터인데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유충을 봉하고 산란에 탄력이 붙은 1차 가을 신왕군을 계상을 이용해 합봉해 주었다. 몇 통을 계속 같은 방법으로 합봉한 결과 모두 성공을 했기에 주저함 없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계상 축소에 이어 단상도 1차 축소를 했다. 세력이 약한 통은 벌써 소비 중앙에 먹이를 저장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느끼는 가을과 벌들이 느끼는 가을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사양기 옆의 소비까지 산란을 하는 통을 제외하고, 나머지 봉군에 대해 산란을 하지 않는 소비는 모두 뽑아 사양기 뒤로 넘겨 주었다. 축소가 조금 이른 감도 있지만, 강하게 착봉시켜 귀산란을 유도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 판단해서다. 예년에 비해 전국의 단풍 지는 시기가 열흘 정도 늦어진다고는 하지만,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것이 요즘 우리나라의 일기예보다. 뽑아낸 소비 중 저밀이 된 소비와 공 소비를 구분하여 소상에 보관했다. 저밀 소비는 월동 사양 후 정리 사양 전에 사양기 뒤에 붙여 주면, 먹이가 부족한 통에서 모두 물어갈 것이다. 공소비는 별도의 조치를 해 주지 않아도 시기적으로 소충 피해는 없을 것이다.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건조하게 관리하면 될 일이다. 산란이 부진하고 왕대를 다는 통의 여왕을 제거했다. 이틀 후 역시 가을 신왕군을 계상통을 이용 합봉해 줄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먹이는 충분하고, 일부 통은 산란권이 압박을 받는 통도 있다. 사양액에 지난주에 이어 항생제를 희석해 소량씩 사양했다.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발생할 지 모르는 부저병 예방을 위해서다. 화분 떡은 깨끗이 먹어치운 상태다. 올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화분을 보충해 주었는데, 한번 더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0월 초에 태어난 유봉들이 자라는데 화분떡이 필수라는 얘기를 들었다. 구입해 놓은 재료가 없는데 어찌해야 좋을지 좀 더 생각을 해 봐야겠다. 도봉이 극성이다. 종일 흐린 날씨에 주변의 들깨 꽃 마저 모두 지고 나자 집요하게 남의 것을 훔치러 다닌다. 잠시만 방심하면 밀려오는 파도처럼 도봉이 떼로 몰려든다. 참으로 무서운 집착이다. 특히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계상 내검 때는 아예 도봉을 무시하고 일을 했다. 도봉이 붙으니 일벌들도 예민해져 사나워 지는 것 같다. 덕분에 이마와 눈썹, 입술까지 쏘였다. 다른 곳과 달리 입술은 금새 부풀어 오른다. 동료가 보고는 끝내 웃음을 보인다. 내일 출근할 때까지 부기가 빠지지 않으면 어쩌나..... 봉사 내부에 축소한 계상들이 수북하게 싸여간다. 이제 정말 벌 농사가 막바지에 달한 것이 느껴진다.
9월19일 <>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말벌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산소의 벌초로 주말에 확인을 하지 못한 벌통에
장수말벌들이 떼로 덤벼 꽤 많은 피해를 당했다.
다행한 것은 충주호 일벌들이 적극 대항해
장수말벌 9마리를 퇴치한 후 추가 피해가 없었다는 것이다.
전에 관리하던 벌들과는 달리 충주호는
평상시에는 순하다가도 적이 나타나면 눈에 띄게 사나워진다.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것이야 타고난 습성이지만, 유달리 공격적이다.
한 달 전에 독립한 제자(?)의 가족은 말벌을 잡다가
꿀벌에 쏘여 병원에 실려 가는 봉변을 당했다고 한다.
평소에 순하기만 하던 벌들이 말벌로 인해 민감해지면서
주인도 구분하지 못하고 공격을 한 모양이다.
말벌뿐만 아니라 수많은 천적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꿀벌들이 수난을 겪는 시기다.
지난 주말에 벌들을 살펴보니, 산란이 절정이다.
세력이 강한 8~9매 통은 소비 하단에 달아낸
덧 집(수벌 방)에도 산란을 해 놓았다.
통 안의 소비 중 화분 창고 역할을 하는 벽 쪽의 소비를 제외한
모든 소비에 빼곡하게 산란을 한 상태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억척스럽게 물어오는
가을꿀과 화분이 풍성해지면서 분봉을 꿈꾸는 모양이다.
유봉들이 출방하는 소비를 가운데로 몰아주고
사양기 뒤에 넣어 주었던 예비 소비를 뽑아
중앙에 넣어 산란 공간을 넓혀 주었다.
아직 기온이 크게 낮지 않기에 개포도 조금씩 접어
환기가 잘 되도록 하여 분봉열 예방을 하고 있다.
착봉이 좋아 냉해를 입을 염려는 없어 보인다.
그나저나 4~5매의 봉판이 터져 나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계상을 올릴 수도 없는데, 어찌해야 좋을지 행복한 걱정을 하고 있다.
화분 떡 먹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화분의 양도 만만치 않은데,
일주일에 500g 정도의 화분을 깨끗이 먹어치운다.
대단한 먹성이다.
결국 화분 떡을 반죽하여 추가로 공급해 주었다.
월동 사양을 할 때까지 화분 떡 공급을 계속할 생각이다.
월동 사양은 한가위 명절 다음날부터 계획하고 있는데,
장기 일기 예보를 참고하여 조금 늦출까 생각 중이다.
유난히 변화가 심한 해여서 가을 기온이 어찌 변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높은 기온을 한동안 유지한다면 월동 사양을 조금 늦추고
산란을 받는 것이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월동 사양을 목전에 두보 보니,
이제야 비로소 올 벌 농사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
올해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것을 배운 한해다.
그동안의 정성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무리가 부실하면 과정이 아무리 훌륭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1년차 9월25일 <1차 축소/군세조정>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1차 축소를 했다. 7매 세력 중 산란을 하지 않은 소비를 사양기 뒤로 넘겨 착봉을 강하게 했다. 축소를 하면서 소상 벽에 보온판도 대 주었다. 일주일만 일찍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일을 하고 있는데, 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시기를 놓치기 일쑤다. 축소를 하면서 진멸판을 부착했다. 너무 일찍 부착하면 산란에 지장이 있을까 염려하여 뒤로 미뤘었는데, 이제는 산란을 제한해야 할 시기이므로 무리가 없을 것 같다. 8매 만상인 통에서는 봉판 1매씩을 벌을 붙인 채 뽑아냈다. 각 통에서 뽑은 벌 붙은 봉판을 2봉장으로 옮겨 산란에 탄력이 붙은 충주호 신왕 봉군에 합봉시켰다. 부실한 여왕과 구왕 봉군도 여왕을 제거한지 만 하루가 지난 후 충주호 신왕 봉군에 합봉시켜 주었다. 환경이 바뀌고 통이 바뀌니 별 무리 없이 합봉이 된다. 이탈리안 종 가을 신왕도 역시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합봉을 했었는데, 전혀 부작용 없이 합봉이 되었었다. 1봉장과 2봉장 밀원 차이가 극명하다. 1봉장은 도봉이 심한 반면, 2봉장은 거의 없는 상태다. 유밀기 뿐 아니라 가을 벌 관리에도 밀원의 중요성이 느껴진다. 덕분에 2봉장에는 월동 먹이 주는 양을 줄여도 될 것 같다. 몸은 바빠도 벌들이 주인의 의도에 맞게 번성하니, 보람을 느낀다. 이 맛에 고된 일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리라. 작년 이맘 때의 작업 일지를 확인하니, 나도 몰래 웃음이 나온다. 일년 사이에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양봉 5년 차가 되어서야 벌 관리에 눈이 트이는 것 같다
2년차 10월4일 <>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양평지방에 본격적인 벼 타작이 시작되었다.
누렇게 익어 고개 숙인 벼들이 콤바인의 움직임에 따라
포대 가득 채워지는 낟알로 농부들의 고단했던 여름이 보상되었으면 좋겠다.
올해 날씨가 유난히 궂은 탓에 수정이 잘 될까 염려를 했지만,
낟알이 이삭마다 7~8개 더 달렸다고 말하는 농민의 밝은 표정이 보기 좋다.
봉장 주변에 돼지감자가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소량의 꿀과 다량의 화분이 분비되는 돼지감자 꽃이라니,
가을 벌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화분 반입이 그칠 줄을 모른다.
도로 주변에 만발한 코스모스에서 물어오는 것일까?
어제까지 3차 월동 사양을 마쳤다.
광식 사양기에 주전자로 먹이를 부어주는 일이 고달프기는 하지만,
예년에 비해 월등히 강한 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달픔이 상쇄되고 남는다.
주변에서 자동 사양기를 설치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힘이 들어도 주전자로 부어 주면서 벌들을 살피는 것도
벌을 관리하는 즐거움이라 여겨 주전자 사양을 고집하고 있는데,
자동 사양기 설치를 고려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시간 절약과 도봉으로 인한 피해 예방,
세력에 맞게 먹이를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양을 하면서 먹이에 약제(노제마 병, 부저병)처리를 병행했고,
소금과 목초액도 소량 섞어 주었다.
목초액이 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확인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질병에 대한 면역체계 개선에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돌아오는 주말에 4차 사양을 한 다음,
일주일 후에 정리 사양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까지 벌들이 기어 다니거나 날개가 부실한 벌들은 보이지 않는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약제 처리를 한 결과라 믿고 싶다.
8매 강한 벌을 6매로 축소하고 먹이를 대량 공급하자
덧 집을 곳곳에 달아내고 있다.
1매 정도의 여유 공간에 벌들이 붙어 망이 처지기에
소비 고정용 강철을 얹어 주었었는데, 그곳에도 작은 덧 집을 달았다.
좀 더 기온이 낮아지면 벌들이 밀집하면서 이런 현상이 해소될 것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에 소문을 축소했다.
월동 사양이 시작되면서 도봉이 심해지자 도봉을 경계하느라 소문이 어수선하다.
수벌들의 수난시대다.
조석으로 기온이 낮아지면서 수벌들의 존재 의미가 없어지자,
일벌들에 의해 퇴출당해 여기저기 수벌들의 주검이 보이고,
아직 명을 다하지 않은 수벌들이 기어 다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진행되는 과정이겠지만, 공연히 씁쓸함이 느껴진다.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살이 쪄서 행동이 굼뜬 비단거미들이 곳곳에 진을 친 채 벌들을 노리고 있다.
가을 벌이 늘어나지 않는 요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거미들이다.
일일이 주변을 찾아다니며 퇴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안타깝기만 하다.
가을 산란이 한창일 무렵 유난히 왕대를 달며 산란이 부진한 통이 있었다.
9월 하순이 되면서 산란에 탄력이 붙기는 했지만, 과감히 여왕을 제거하고
통을 해체해 세력이 약한 가을 신왕 통에 합봉시켰다.
당장이야 아까운 마음도 들지만, 분양을 목적으로 관리하는 봉군인 만큼
분양 후 내년 봄에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열성인자(심한 분봉열)를 많이 내포한 여왕은 미리 제거하는 것이 유리하다.
구왕 교체를 목적으로 가을 신왕을 양성했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세력이 너무 강한 바람에 구왕을 교체하지 못했다.
이대로 월동을 한 후에 직접 관리하면서 유밀기 때 희생군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주변에는 아직도 3~4매 벌을 관리하시는 분들이 있다.
통을 줄여 강하게 월동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권유를 하지만,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지 반응이 별로다.
투자한 만큼 얻어지는 것이 농사다.
벌 농사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리라 판단된다.
농작물이 농민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서 자라듯,
벌들도 주인의 관심 여하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타난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눈을 뜨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지만,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조금 더 기다려야겠지만,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
작업을 하다가 ‘우담바라’ 닮은 꽃 두 송이를 발견했다.
언젠가 매스컴에서 곤충의 알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귀하다는 ‘우담바라’인지, 아니면 곤충의 알인지 궁금하다.
오늘도 새벽에 가랑비가 조금 내리고 오후에 개이긴 했지만,
여전히 대기 중에는 뿌연 기운이 남아있어 햇살에 힘이 없다. 제발 청명하고 투명한 가을 날씨를 찾았으면 좋겠다.
작년에 비해 불과 30통 정도 늘어난 봉군 관리가 이리 힐들 줄 미처 몰랐었다.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점인 것 같다. 오늘 내검하면서 벌 관리에 대한 나의 수준을 새삼 느끼는 일이 있었다. 배움의 길은 아직도 까마득하게 멀었다는 것도 절감을 했다. 지난 주말에 가을 신왕을 합봉해 준 통을 내검하다 보니 소문 앞에 큼직한 여왕이 죽은 채 버려져 있다. 분명히 합봉한 통에서 산란한 알과 유충도 보이는데..... 도봉이 붙는 것을 감수하면서 소비를 살펴보니 갓 태어난 처녀왕이 삐삐 소리를 내면서 일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몇번이나 소비를 살펴봐도 처녀왕이 출방한 왕대의 흔적이 없는데, 어디에서 나타난 처녀왕일까? 의문을 떨치지 못한 채 처녀왕을 따로 뽑아 교미상을 편성하다보니 사양기 안에 지어진 조그만 덧집에 벌 몇마리가 붙어 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봉솔 손잡이로 덧집을 떼어보니 아뿔싸!!! 그곳에 큼직한 왕대가 하단이 뚫린 채 달려 있다. 신왕이 모든 소비를 살펴 보았겠지만 설마 사양기 안에 왕대가 있으리라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영악한 놈들. 어떻게 사양기 안에다 왕대를 달 생각을 했을꼬? 덕분에 어렵게 양성한 신왕만 희생을 당했다. 시기는 늦었지만 일단 처녀왕은 교미상을 편성해 교미를 시도하도록 하고, 남은 벌들은 이틀 후에 약군에 합봉해 줄 계획이다. 한번 말썽을 부리기 시작한 통은 아무리 조치를 해 줘도 계속 비슷한 말썽을 부린다. 여왕의 몸집이 다른 놈들에 비해 크고 실해서 기대를 많이 했던 통이 있는데, 무슨 사연인지 산란이 영 신통치 않다. 조건이 맞지 않아 그럴 것이라 생각하여 몇 차례에 걸쳐 강군에서 봉판을 뽑아 보충을 해 줘도 일주일 후에 확인하면 역시 그 타령이다.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판단되어 오늘 여왕을 제거했다. 워낙 덩치가 커서 아깝기는 하지만, 산란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더 이상 여왕벌로서의 가치가 없으므로 도태는 당연한 일. 역시 이틀 후에 약군에 합봉해 줄 계획이다. 작년에는 경험하지 못한 석고가 발생했다. 세력도 좋고 먹이도 충분하고 보온도 괜찮은데, 어찌 발병했는지 모르겠다. 발병한 봉군과 양 옆의 통까지 프로피온산 나트륨을 소광대 위와 소상 빈 공간에 골고루 뿌려준 다음, 착봉을 강하게 하기 위해 축소를 하고 먹이를 충분히 주었다. 산란을 잘 하는 구왕이 아까워 계속 관리를 하고 있는데, 오늘 살펴보니 구왕과 처녀왕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토록 신경을 써서 관리를 했는데, 언제 왕대를 달아서 처녀왕이 출방했는지 참으로 묘한 일이다. 경신왕인 것 같기는 하지만, 세력이 너무 강한 상태라 교미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역시 봉판 2매로 교미상을 편성했다. 운 좋게 교미에 성공하면 구왕과 교체하면 될 것이다. 구왕은 처녀왕이 있는데도 태연하게 산란을 하고 있고, 처녀왕은 빠른 몸놀림으로 소비 여기저기를 살피고 있다. 시간을 절약할 생각으로 내검하면서 사양을 했는데, 도봉이 붙어 꽤 많은 벌들이 희생됐다. 어둑해질 무렵 사양을 해야 하는데, 주인의 부주의로 아까운 벌들만 희생시킨 결과가 되었다. 다시는 같은 희생을 반복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겠다. 작년 같으면 월동 사양을 할 시기에 화분 보충을 했다. 먹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징그럽게도 많이 먹는다"며 아내가 감탄(?)을 한다. 소방에 화분을 저장한 양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면 왕성하게 산란을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10월 초까지 계속 줄 생각이다. 시간에 쫓겨 미루던 소문을 동료의 도움을 받아 축소했다.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주말 이틀 동안 갖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책으로 배울 수 없는 여러가지를 배웠다. 역시 경험만한 스승은 없는 것 같다. 몇 년간 무탈하게 벌들을 관리했다고 자만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너무 과욕을 부리는 것 역시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포함해서..... 10월 초순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다는 일기 예보다. 월동 사양은 다음 주말에 시작할 계획이다. 올 한해 농사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지만, 일을 마치고 일단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고 싶다.
1년차 10월8일 <벌들은 전쟁 중>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알밤 떨어지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요란하게 들린다. 줄을 잇듯 밤을 줍는 행렬이 이어지지만, 내려올 때는 봉지에 밤이 가득하다. 봉장이 있는 계곡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계절이다. 황금 들녘은 하루가 다르게 색이 변하고 있다. 늦은 명절로 햅쌀로 만든 밥과 떡이 차례 상에 오르리라. 최근 들어 도봉이 극성이다. 주변에 밀원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벌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지난 주말부터는 아예 통 여는 것을 포기했다. 워낙 무지막지하게 밀고 들어오는 도봉을 감당할 수가 없다. 그저 주변의 천적들이나 제거하면서 주변 정리를 하는 게 고작이다. 지난 주말과 어제는 말벌을 잡으며 틈틈이 밤 줍는 일로 소일했다. 장수말벌은 없으나 황 말벌이 워낙 많이 날아와 하루에 7-80마리씩 잡아 술을 담그고 있다. 기온이 찬데도 배가 불룩해진 주먹만 한 개구리들이 아예 소문 앞에 진을 치고 벌들을 잡아먹고 있다. 몸이 무거워 도망도 가지 못한다. 배드민턴 채로 무자비하게 제거를 하고 있다. 모양만 아름다운 비단 거미도 퇴치 대상이다. 밟아 죽이는 것이 징그럽기는 하나, 가차 없이 죽이고 있다. 벌 키우는 사람은 죽어서 좋은데 못 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소문을 부지런히 드나드는 벌들을 보면 평화로워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벌들은 초비상 상태에서 도봉과 한판 전쟁 중이다. 수시로 날아드는 도봉을 경계하기 위해 좁힌 소문뿐만 아니라, 주변까지도 벌들이 운집해 도봉을 경계하고 있다.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천적들이야 사람이 제거를 할 수 있지만, 구별할 수 없는 도봉들은 결국 벌들이 지켜야 한다. 초긴장 상태로 도둑벌을 지키는 벌들을 보면서 내 임무를 되새겨 본다. 어제까지 2차 사양을 마쳤다. 140통에 주전자로 먹이를 주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다. 허리가 끊어지는 것 같다. 어제도 시간이 늦어 달빛에 의존하여 사양을 마쳤다. 사양기가 새는 줄 모르고 사양한 통은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장소를 옮겨 새로운 사양기에 먹이를 주었는데, 하필이면 그것도 새는 바람에 벌들은 2중의 고통을 당했다. 새벽에 위치를 옮기고, 새지 않는 사양기로 바꿔 먹이를 주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기는 했는데, 나중에 합봉을 해야 할 것 같다. 하도 어수선하여 여왕도 군세도 확인하지 못한 채 뚜껑을 닫아 장소를 옮겨 배치를 했었다. 어쩌다가 벌이 이렇게 늘어난 것인지 모르겠다. 여름 내내 벌들과 씨름하며 잘 견뎌왔는데, 요즘 들어 버겁다는 생각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 많이 지쳤다는 뜻일 게다. 작년에 비해 평균 1매가 강한 상태이나, 월동 사양을 마치고 기온이 많이 내려가 착봉이 강할 때 전체적으로 세력 보충을 하면서 통 수를 줄일 생각이다. 진드기 피해가 우려된다. 2월 축소 때는 바이바롤, 채밀 이후에는 진멸판, 최근에는 진멸판과 왕스를 사용하여 구제를 하고 있는데, 날개가 곱슬곱슬한 어린 벌들이 가끔 보인다. 이 역시 양이 늘어나면서 제대로 관리를 해 주지 못해 생기는 욕심이 빚은 부작용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실시되는 훈련을 마치고 속살만 처리를 한 후에 진멸판으로 최종 구제할 계획이다. 진드기를 잡지 못하면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
2년차 10월8일 <4차월동을 사양을 마치다>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봉장 부근 밤나무에서 밤톨 떨어지는 소리가 뜸해지면서 계곡을 누비던 밤 줍는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그 대신 봉장 계곡 윗부분에서 종일 기계톱 소리가 요란하다. 도로를 신설하기 위해 공사구간의 나무들을 잘라내기 때문이다. 다행이 봉장을 비껴가 지장은 없지만, 고마운 밤나무 아름드리가 계속 잘려나가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밀원수를 심어도 시원찮을 판에 있던 밀원수마저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파괴되고 있어 안타깝다. 오늘로 4차 월동 사양을 마쳤다. 연휴 기간 동안 소비 전환을 하면서 사양을 했어야 했는데, 그동안 여유없이 강행군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으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연휴를 모두 까먹고 말았다. 먹이 상태를 확인하지도 못한 채, 모든 통에 균등하게 먹이를 주는 결과가 되었다. 오늘 아침 일찍 10여 통을 확인하니, 통마다 먹이 상태에 차이가 심하다. 손바닥 반만큼 산란한 소방을 제외하고 나머지 공간을 모두 먹이로 채워 봉개를 하고 있는 통도 있고, 소비 30%가량을 산란한 소비가 3-4매 정도 있는 통도 있다. 소중한 시간을 잘 활용하여 먹이 상태를 파악해 놓았더라면 먹이 상태에 맞는 양을 주어 벌들에게 불필요한 노동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도봉도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사양을 하면서 보니, 6매에 사양기 뒤로 벌이 뭉쳐 있는 통도 있고, 6매가 썰렁한 통도 있다. 심지어 사양기 뒤에 벌들이 넘쳐 덧 집을 짓는 통도 여럿이다. 아침 저녁 기온이 영하 가까이 내려갈 즈음에 군세 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세력이 부족한 통에 보충을 미루는 이유는 따로 있다. 월동 사양을 한 후에는 꼭 2-3통의 여왕이 망실되는 경험을 했었다. 이렇게 사고가 난 통을 약군에 보충해 주는 것이 합봉도 잘 되고, 또한 미리 멀쩡한 여왕을 제거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1차와 4차 월동 사양액에 노제마병과 부저병 예방약을 희석해 사양했다. 꿀에서 항생제가 검출되었다는 보도와 관련, 약제 사용에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 훈련 나가기 전에 4차 월동 사양을 모두 마쳤다. 훈련 복귀 후 2차 축소와 더불어 먹이 조정을 할 계획이다. 도봉을 핑계로 한껏 게으름을 떨면서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는 온종일 봉장에 있으면서 말벌을 잡으면서 지냈다. 장수말벌을 보이지 않으나, 황 말벌이 워낙 많아 연휴 기간동안 3병의 말벌주를 만들었다. 병 당 90-100마리 정도쯤 담았으니, 내게 잡힌 말벌들만 300마리 이상일 텐데, 꿀벌들을 공격하는 말벌들의 수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얼마나 많은 놈들이 서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가위 명절을 끝으로 어느 정도 벌 농사도 끝이 났습니다. 훈련 다녀온 뒤 최종 축소와 정리 사양, 진드기 구제만 하면 월동 포장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올해는 그동안 해 왔던 보온판에 추가하여 박스(종이)를 자른 재료를 혼합하여 월동할 생각입니다. 외부 포장도 생략하려 합니다. 위험이 내포된 모험같지만, 작년에 보온판 2장으로 내포장을 하고 외포장을 하지 않은 상태로 월동을 했었는데, 모두 무사히 겨울을 났었습니다.
10월16일 <정리사양을 마치다>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용문산 자락은 중턱까지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침엽수림 지역만 선명하게 초록을 유지하고 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 연백초 꽃과 노란 들국화에는 벌들이 바글거리며 화분과 꿀을 수집하고 있다. 지난주를 끝으로 올해 계획된 훈련을 모두 마쳤다. 여유를 가지고 가을 벌 관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을 이용해 정리사양을 모두 마쳤다. 예년같이 축소와 소비 전환을 한 후에 했어야 했는데, 도봉을 핑계로 꾀를 부리며 시간을 허비한 채 반 사양기 정도를 일괄적으로 부어주었다. 요즘 들어 왜 그리 일이 하기 싫은지 모르겠다. 마무리를 잘 해야 무더위와 싸운 보람이 있을 텐데, 봉장에만 올라가면 배드민턴 채로 말벌만 쫓으며 시간을 보낸다. 전과는 달리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군대 말로 군기가 빠진 모양이다. 아직 그럴 처지가 아닌데, 나사가 풀린 것 같다. 돌아오는 주말부터 마음을 다잡아 다시 일에 매진할 생각이다. 적절한 축소와 정확한 군세 판단, 군세에 따른 벌 고르기, 그리고 뽑아낸 저밀 소비 관리 등 할 일이 아직도 태산이다. 진드기 구제는 진멸판으로 하고 있으며, 유봉이 모두 출방한 후에 속살만으로 마무리를 하고 마지막으로 왕스를 붙인 채 월동 내 포장을 할 생각이다. 행여 속살만의 공격까지 피한 놈이 있다면, 왕스의 추가 공격으로 전멸을 노리고 있다. 9월 하순께 진멸판을 넣어줄 때는 소문 주변에 가끔 진드기 죽은 것이 보이고 날개가 부실한 벌들이 보였지만, 최근에는 전혀 보이지 않아 다행이지만,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니다. 정리 사양을 하면서 군세를 가늠하니, 아직 최종 축소를 하지는 않았지만, 세력이 강한 것 같아 흐뭇하다. 마무리만 잘 하면 제법 실한 상태로 월동을 날 것 같다. 염려하던 장수말벌 피해 없이 가을을 날 것 같다. 내게는 큰 행운이요 복이다. 올해 처음 시작한 분의 봉장에는 하루에도 10여 마리 이상의 장수말벌이 습격해 가족분께서 종일 경계를 서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서리가 내릴 때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말고 대비를 잘 해야 한다. 염려하던 사양도 모두 마치고 끝 마무리만 남은 상태, 방심하기 쉬운 때이므로 군기(?)를 불어넣어 마무리할 생각이다.
■ 겨울철 관리-겨울나기 포장(包裝)시기꿀벌이 추운 겨울을 잘 견딜 수 있도록 벌통을 싸주는 이른 바 겨울나기포장 과정은 내부 포장과 외부 포장의 두 단계로 구분할 수가 있는데 보통 내부포장을 먼저하고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면서 외부 포장을 나중에 합니다. 꿀벌의 내부포장은 겨울나기 먹이 공급이 끝나고 설탕 용액이 숙성된 이후부터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10월 중순경 마지막 먹이 공급이 끝나게 되므로 10월 중순 이후 벌집을 축소시키면서 내부포장을 하면 됩니다. 내부포장은 20∼30㎜ 두께의 스티로폼 등 보온재 양면에 합판을 부착하여 먹이통과 같은 크기로 만든 '보온 가름판'을 축소시킨 벌집들의 바깥쪽에 밀착시켜 놓으면 충분하다. 내부포장을 위한 벌집틀 규격의 전용 보온재가 판매되므로 이것을 직접 이용해도 무방합니다. 벌통의 외부 포장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시기에 작업을 합니다. 너무 일찍 포장을 서두르게 되면 늦게까지 일벌이 바깥 활동을 감행하여 쉬 늙기 때문에 가능한 영하로 떨어질 때까지 외부 포장을 늦추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포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겨울 추위에 벌이 죽는 경우는 적고 대부분 겨울이 끝나고 이른 봄철 애벌레가 발육할 때 오히려 철저한 보온이 필요하므로 겨울철 월동포장은 외부의 심한 추위를 면할 수 있을 정도로만 해두고 이른 봄에 다시 완벽한 포장을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겨울나기 포장 방법외부 포장 방법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을 수 있으나 월동포장을 하는 원래 목적이 월동기간 동안 꿀벌들이 벌통 외부온도가 4℃∼5℃의 안정된 온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음을 유념해야합니다. 벌집틀 위 헝겊덮개는 두꺼운 면 소재의 천으로 공기가 잘 유통되어야 합니다. 덮개를 여러 장 사용하거나 헌옷 등을 겹쳐서 올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신문지를 덮개 위에 얹을 경우에는 한쪽 모서리는 접어서 벌통 내부의 공기가 유통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겨울나기 중에도 벌들은 열을 내기 위해 계속 꿀을 섭취하며 활발한 호흡을 하기 때문에 탄산가스와 수분이 많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들이 원활하게 배출되도록 환기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합니다. 벌집을 벌통 중앙에 위치시키고 나머지 공간을 여러 가지 보온재료(스티로폼, 짚, 헝겊, 왕겨, 두꺼운 종이 등)를 사용하여 채워주기도 하지만 요즘은 보온 가름판만 설치하고 그냥 공간으로 남겨두는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라도 이른 봄철에 애벌레 발육이 시작될 때 내부 공간을 보온재로 채워 충분한 보온을 해 준다면 이른 봄 벌 번식에 큰 도움이 됩니다.외부 포장시 먼저 벌통이 놓인 땅 바닥에 비닐을 깔아 습기를 벌통과 차단하는 것이 좋으며 외부로부터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벌통 외부를 포장하되 비닐을 통해 심한 태양 복사열이 벌통에 도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포장 재료로는 과거에 주로 볏짚을 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하우스용 보온덮개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벌통의 앞면은 혹한기를 제외하고는 완전히 덮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으나 전면을 덮을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벌나들문을 충분히 열어주어 환기가 잘 되도록 해야 합니다.-포장 후의 관리겨울나는 벌 무리는 외부에서의 자극이 없이 안정된 상태로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벌통을 움직이거나 자극하는 일을 삼가야합니다. 가끔 쥐가 겨울을 나는 벌통을 침입하여 큰 피해를 주는 일이 있는데 쥐덫, 쥐약을 놓아 사전에 피해를 막는 일도 강구해야 합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벌통마다 죽은 일벌들의 시체로 벌통 입구가 막히지 않았는가를 점검합니다.
10월11일 <월동 사양을 모두 마쳤다>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주변의 꽃들이 모두 낙화한 이후 도봉은 절정에 이르렀다. 한낮에는 감히 뚜껑을 열 엄두를 낼 수가 없다. 물결치듯 들이닥치는 도봉은 무서울 정도다. 기온이 낮은 아침나절만 잠깐 내검을 할 수 있다.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다행이다. 봉장 옆에서 밤도 줍고, 아이들과 많은 대화도 나누고..... 지난 주말에 월동 사양을 모두 마쳤다. 금주 말에 정리 사양을 하는 것으로 먹이 주는 것을 마감할 생각이다. 주말 이른 시간에 내검을 하면서 봉충판 위치를 사양기 곁으로 옮긴 후 먹이를 주면 유봉이 태어난 자리에 온도 부족으로 더 이상 산란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평균 통 당 반포의 먹이가 소요됐다. 예년에 비해 가을 먹이를 꾸준히 주어 소비 상단에 봉개된 먹이가 있음에도, 꾸준히 태어나는 유봉들의 먹성이 좋은 때문인 것 같다. 2주 전에 보충해 준 화분은 거의 대부분 다 먹어 치운 상태다. 월동 먹이를 준 이후에도 화분 보충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한차례 더 줄까 갈등을 하기도 했지만, 주는 것을 포기했다. 행여나 화분으로 인해 추가 산란이라도 나가게 되면, 사람이나 벌들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해서다. 새로 태어난 유봉들이 필요한 화분은 화분장이 있으니 어느 정도 충족될 것이다. 대략 군세를 가늠해 보니,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매 정도의 세력이 더 강한 상태다. 남은 기간 관리만 잘 해준다면 월동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뜨거운 햇살아래 땀 범벅이 되고, 모기와 싸우며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이제 올 벌 농사 끝이 보인다. 조금만 더 기운을 내자.
10월16일 <달빛아래서 정리사양>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햇살이 퍼지면서 더위를 느낄 정도로 기온이 올라간다. 일교차가 커서 건강을 잃기 쉬운 때이다. 도봉이 무서워 아침 일찍 내검을 시작했다. 마지막 정리 사양을 하기 전 먹이판을 전환하는 것이 목적이다. 전체가 먹이로 가득 차고 봉개를 한 소비를 소상 벽면에, 먹이가 제일 적게 저장된 소비를 사양기 옆으로 옮겨 주었다. 아직도 출방하지 않은 봉판이 1-2매씩은 있지만, 규모가 고작 어린 아이 손바닥 정도가 대부분이다. 간혹 산란을 한 통도 있지만, 그런 통의 소비는 과감하게 사양기 옆으로 옮겨 기온 저하로 육충을 하지 못하도록 해 놓았다. 소비 전환을 하면서 세력이 약한 통은 먹이가 가장 적은 소비를 뽑아 축소를 했다. 어차피 축소를 할 상황이니 기회가 있을 때 망설일 이유가 없다. 늘 시간이 부족해 자세히 살피지 못한 탓에 낭패를 당했다. 사양기가 부실해 먹이가 새면서 도봉이 붙어 먹이는 절량 직전이고, 세력은 급격히 줄어 있다. 4년 동안 그런 일 당한 적이 없어서 방심했다가 호되게 당한 꼴이 되었다. 이런 경우도 경험이라면 경험일 것이다. 사양기가 부실한 통이 2통이었는데, 한 통은 세력이 좋아 도봉을 잘 이겨내고, 다른 한 통은 도봉을 이기지 못해 겨우 3매 정도의 세력으로 줄어 있다. 마음이 아프지만 어찌 할 수 없어 눈물을 머금고 그동안 산란하느라 애 쓴 여왕벌을 제거했다. 아직도 몸이 통통하게 살이 올라 산란을 하겠다는 의지가 보였지만, 욕심많은 주인의 부주의로 주인 대신 희생을 당했다. 이틀 후 퇴근길에 세력이 조금 부족해 보이는 통에 합봉할 예정이다. 안개가 걷히고 햇살이 퍼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도봉들이 덤비기 시작한다. 도봉의 공격 형태가 마치 파도가 밀려 오는 듯 하다. 어제부터 이틀간 서두른 덕분에 도봉이 붙지 않는 시간에 가까스로 소비 전환을 마쳤다. 더위를 느낄 정도의 한낮에는 관사 앞뒤의 텃밭을 정리했다. 말려 놓은 옥수수 대와 제거한 잡초를 태우며, 그 불에 감자와 고구마를 구워 먹었다. 입 주변이 시커멓게 지저분해 졌는데도, 아이들은 즐겁기만 한 모양이다. 해가 서산에 걸릴 즈음이 되어 다시 봉장에 올라 올 마지막 정리 사양을 했다. 3일 전에 목초액과 식초를 함께 희석해 숙성시켜 시큼한 냄새가 나는 먹이를 사양기에 부어 주었다. 내검을 하면서 기록한 먹이 상태에 따라 가감을 하면서 사양을 했다. 세력이 너무 강해 먹이가 조금 부족해 보이는 통도 있지만, 월동 포장 전에 군세 조정을 하면서 먹이판도 조정할 계획이다. 계획했던 시간이 훨씬 지나 동녘 하늘에 둥그런 달이 휘영청 떠오르고, 달빛을 받으며 어렵사리 정리 사양을 마쳤다. 허리는 끊어질 듯 통증이 느껴지고, 달빛은 하얗게 부서져 일하는데 지장은 없지만, 아무도 없는 산중이다보니 작은 인기척에도 신경이 곤두선다. 하지만 큰 일을 무사히 마무리하였다는 안도감에 마음 한켠이 뿌듯하다. 앞만 보고 달려온 한해의 농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다. 또 한 고비 넘겼지만, 아직 긴장을 풀 때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진드기 구제가 남았고, 내, 외 포장이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끝이 보이니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는 것 같다.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노력하리라 다짐을 해 본다.
10월23일 <먹이판고르기>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들녘은 추수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휑하니 비어 버린 들녘으로 가을 찬 바람이 스산스럽다. 쌀쌀한 한기를 느끼며 먹이판 고르기를 했다. 그동안 기온이 높아서인지 먹이의 절반 이상을 봉한 상태다. 대체적으로 먹이는 충분해 보이지만, 간혹 유봉이 많이 태어나는 통은 조금 부족한 듯 하다. 전에 뽑아 놓았던 저밀 소비를 보충해 주고, 저밀이 덜 된 소비를 뽑아 냈다. 아직도 계절을 잊고 산란을 하는 통도 있다. 7매가 강한 통인데, 이제 막 산란을 한 알들이 보인다. 사양기 옆으로 옮겨 유충이 자라지 못하도록 해 주었다. 오늘 마지막 남은 한 통의 계상을 단상으로 축소했다. 소비 9매를 넣었는데도 벌이 넘칠 듯 하다. 벌들의 나들이가 뜸할 즈음 세력 조정을 할 생각이다. 아직 교체를 하지 못한 통에서 변성왕대를 단 통을 발견했다.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왕대를 모두 제거하고 세력이 부족해 보이는 통에 쪼개서 합봉을 했다. 해마다 사양을 마친 이후에 이런 일을 경험하게 된다. 여왕의 망실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직까지 수벌이 남아 있는 통도 있다. 예년과 달리 가을 기온이 높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면에 일찌감치 봉구를 형성한 통도 있다. 비슷한 조건임에도 봉군마다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인다. 사양기 뒤에 붙여 놓았던 소비를 일부 제거했다. 아직 벌들이 많이 붙어 있는 소비는 기온이 좀 더 내려간 이후에 빼낼 계획이다. 소비에 붙은 벌들을 털다보면 내 의지와는 달리 희생되는 벌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진드기 구제와 내, 외부 포장만 남았다. 정말 끝이 보이는 것 같다.
10월30일 <때늦은 축소를 마치고>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풍년을 알리던 황금 들녘은 추수를 마친 뒤 편안한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예년 같으면 벌써 휴식에 들어갔어야 할 벌들을 지난 주말에 많이 힘들게 했습니다. 그동안 도봉을 핑계로 게으름을 떨었고, 심한 몸살감기로 그나마 또 한 주를 미뤘던 축소와 먹이 소비 조정을 가까스로 마쳤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2통이나 여왕이 망실되었으며(충주호 포함), 기대 이상의 세력을 가진 통도 있고, 반대로 기대 이하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통도 있습니다. 세력이 부족한 통은 구왕을 제거한 후 세력을 보충할 계획입니다. 채밀 이후 차분하게 약군에 세력 보충을 해 주고도 겨울나기에 넉넉할 만큼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구왕을 제거한다는 것이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정말 미안하다, 얘들아! 끝까지 함께 가지 못해서!" 어찌된 일인지 아직까지 수벌이 살아있는 통도 있고, 여왕이 분명히 살아 있는데도 산란성 일벌이 생긴 통도 있어 참으로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사양기가 새는 바람에 도봉 피해를 당한 통은 거리가 많이 떨어진 봉장을 옮겨다니며 수습을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전멸하고, 여왕만 간신히 기어다니고 있더군요. 가엾고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제거를 했습니다. 주인이 관리를 잘 못해서 희생된 일벌과 여왕벌에게 너무나 큰 죄를 진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먼, 일찌감치 다른 통에 합봉이라도 시켰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큽니다. 이런 것도 필요한 경험일 것이라 자위를 해 봅니다. 충주호에서 태어난 일벌들은 기존의 일벌들과 확연하게 구별이 되긴 하는데, 현재 살아 있는 노란 일벌들과 세대교체를 하고 모두 충주호 시커먼 놈들만 남게되면 여왕 찾는 일이 장난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 충주호 일벌들의 체구가 작아 보이던데,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먹이 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상태고, 일부 부족한 통은 미리 뽑아놓았던 저밀 소비를 보충해 주었습니다. 진멸판을 꽂아 놓은 덕분에 진드기는 어느 정도 구제가 된 것 같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어 다음 주에 속살만으로 한 번 더 구제를 할 계획입니다. 내부 포장을 새로운(?) 방법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골판지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미 종이 박스를 사용하는 분들이 하시는 방법의 불편함을 개선하려 함입니다. 대신에 외부 포장은 생략하려 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느끼는 것이지만, 보온만이 월동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벌들이 불편함 없이 겨울나기를 하는 데는 조건이 많겠지만, 충분한 먹이, 습기를 제거하는 적절한 환기, 그리고 진드기 등 해충과 질병 예방이라 생각합니다. 시도해 본 후 결과가 좋으면 내용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예년에 비해 늦었지만, 설악산 등 강원 산간 지방에는 얼음이 얼고 서리도 내렸다고 합니다. 내일은 북부 내륙지방에 서리가 내린다는 예보입니다. 가을이 늦게 온 만큼 겨울은 빠르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게으름을 떤 탓에 마음이 바쁩니다. 아직 몸살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힘이 들지만, 며칠만 더 노력하면 끝이 나니 힘을 내야겠지요?
1년차 11월4일 <1차 내부포장을 마치다>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지난 주말에 내부 1차 포장을 했습니다. 골판지를 내부 벽면에 맞게 잘라 5면 중 4면을 채웠습니다. 사양기 너머의 공간 축소는 좀 더 기다렸다가 기온이 내려간 후에 막아줄 계획입니다. 처음 시도하는 방법이라 어설프게 내부 포장을 한 다음날 확인하니, 기대했던 대로 보온 효과가 탁월한 것 같아 다행입니다. 내부 포장을 할 때는 소비에 벌들이 주렁주렁 뭉쳐 있었는데, 다음날 확인하니 소비 전면에 골고루 퍼져 있더군요. 물론 외부 기온은 비슷한 상태였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보온력에 확신을 갖게 되어 자신 있게 외부 포장을 생략하려 합니다. 보온 덮개에 의한 보온력이 기대보다 미미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외부 소음을 막아 안정된 환경을 만들거나 태양열을 차단해 봉군 내부의 온도 변화가 없도록 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벌들이 겨울을 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은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시험 삼아 2통을 내부 포장도 엉성하게 한 채 (소비 양 옆에 보온판 만 대 줌)외부 포장을 생략하고 겨울을 났었습니다. 결과는 모두 무사했었지만 겨우내 마음고생을 한 생각이 나서 올해는 조금 더 보완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내부 포장을 하면서 진드기 구제를 위해 속살만을 분무했습니다. 일부 봉판이 있는 통이 있어 전체 봉군에 진멸판 및 왕스를 부착했습니다. 기온이 낮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보탬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속살만 분무 다음 날 확인하니, 소문 주변에 죽은 진드기들이 보입니다. 진드기가 없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양이 많아 충격적입니다. 속살만을 매년 사용하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진드기의 번식력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었습니다. 잠시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세력이 좋지만, 일부 부족한 통도 있습니다. 봉군 수를 줄여서라도 강하게 착봉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선배님들의 조언을 믿지 못하고 몸으로 느낀 후에야 실감하고 있습니다. 기온이 더 내려간 후에 장소를 옮겨 세력 보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합봉하면 원 통이 있던 장소로 복귀하려는 벌들로 인해 부작용이 생겨 일부 희생을 당하기도 합니다. 벌 한 마리가 새로운 때 불필요한 희생은 막아야 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사양기 뒤 공간을 막아주고 보온 개포를 덮어주는 일과 소문 방향을 소비 반대쪽으로 조정하고, 프로폴리스를 채취하는 일입니다. 정말 한 해 농사의 끝이 보입니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작년과는 또 다른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것을 배웠던 한해였습니다. 내년에는 올해 겪었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면서 좀 더 효율적인 봉군 관리로 노동력은 줄이면서도 생산량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할 생각입니다. 제게는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수확을 거 둔 한 해였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좀 더 많은 수확을 기대하면서 신비롭게 다가올 새 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년차 11월7일 <월동 내부포장을 마치다>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어제까지 휴가를 내서 1차 월동 내부포장을 마무리 했다.
포장이라고 해봐야 작년과 마찬가지로 통을 바꿔주면서
내부에 골판지를 넣어주는 것이 고작이다.
이달 말이나 12월 초에 두툼한 겨울 개포를 덮어주고
환기창을 내면서 소문 방향을 바꿔주면 월동준비가 모두 끝난다.
작년에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월동을 했었는데,
월동 성적이 생각보다 좋아 앞으로 계속 이 방법을 고수할 생각이다.
내부 포장을 하면서 진드기 구제까지 병행했다.
진드기 약을 분무하기 전에 프로폴리스가 붙은 망을 빼내고,
새로 구입하여 절단한 망으로 교체했다.
행여 프로폴리스에 진드기 약이 묻을까 염려해서다.
소비 윗부분 벌들의 통로는 작년까지 나뭇가지를 잘라 사용했었는데,
올해는 골판지를 길쭉하게 잘라 반으로 접어 세워주었다.
해마다 나무를 자르는 일이 만만치 않았었는데,
골판지를 잘라 사용하니 한결 수월한 것 같다.
월동 사양 이후 도봉이 무서워 약 4주 만에 통을 열었더니,
생각지도 않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여왕이 망실된 3통은 세력이 약한 통에 합봉 처리를 했는데,
다른 1통은 산란성 일벌이 발생해 산란을 해 놓은 상태다.
벌은 다른 통 소문 앞에 털어 해체를 하고,
유충이 있는 소비는 뽑아내 이틀을 빈 통에 넣었다가
소비 청소를 위해 다른 통 사양기 뒤에 넣어 주었다.
산란성 일벌을 6통에 나눠 털어주었는데,
4통은 충돌 흔적이 없이 원만하게 합봉된 반면,
2통은 충돌로 꽤 많은 벌들이 희생되었다.
아마도 산란을 하던 일벌이 유입되었던지,
아니면 그를 추종하던 늙은 일벌들이 많이 붙어있던
소비의 벌들이 유입되면서 충돌이 생겼던 모양이다.
한 달 가까이 방치하다시피 하며 관리를 소홀이 한 대가를
관리자가 치르는 대신 애꿎은 벌들이 치른 결과가 되었다.
벌들의 희생에 안타까움을 넘어 너무 큰 죄를 지은 것 같다.
벌 관리는 잠시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뼈아픈 희생을 통해 새삼 느낀다.
같은 양을 공급(주전자를 이용, 광식 사양기에 부어줌)했음에도
먹이 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뽑아놓았던 먹이 소비를 보충해 주면서 위치를 조정해 주었다.
먹이를 봉하고 양이 많은 소비는 양 옆으로,
소비 가운데가 비어있는 소비는 중앙으로 모아 주었다.
작년과는 달리 세력 차이가 거의 없어 다행이다.
모든 봉군을 통의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8매 만상으로 관리한 결과라 생각한다.
한창 산란에 탄력이 붙은 9월에는 행여 분봉이라도 날세라
마음을 졸였었는데, 매주 소비를 확인하며 관리한 보람이 있다.
이렇게 해서 겨울 준비를 거의 마무리했다.
강한 8매를 6매로 축소한 실한 세력의 봉군이 100여 통.
일부는 내년 봄 내가 관리할 봉군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일부 이탈리안 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충주호 신왕이다.
오랜만에 일을 해서 그런지 온 몸이 뻐근하지만,
한 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기쁨으로 상쇄되고도 남는다.
내부 포장을 하는 동안 벌이라면 질색을 하면서도
작업 내내 남편 곁을 지키며 말동무를 해주고
잔심부름을 거들어 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전년도 12월2일 <한해마무리>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올 봄. 총 70군이 월동에 성공하여 50군은 분양을 하고, 남은 20군을 가지고 봄 벌을 키워 채밀을 했습니다. 그 중 3군은 세력이 부실해 합봉하여 정작 채밀을 한 봉군은 17군. 아카시아와 잡 꿀, 밤 꿀까지 수확한 결과 군 당 1. 8말. 여건이 따르지 못해 이동은 꿈도 꾸지 못하고 한 지역에서만 채밀한 수확치고는 많은 양이라고들 하십니다. 물론 재래식 방법으로는 쉽지 않은 양이지만, 강하게 키운 벌들을 4단으로 올려 걸쭉한 꿀을 뜰 수 있었습니다. 4단으로 올려 관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채밀할 때는 오히려 편한 장점도 있습니다. 전화를 시킨 후 밀랍으로 겉을 싸 바르는 과정이 생략되어 벌들에게도 채밀하는 사람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벌들도 별로 붙어 있지 않은 맨 위의 소비만 뽑아 채밀을 하니 시간도 절약되는 데다 잘 익은 최상품의 꿀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채밀을 하는데 동네 노인 어른께서 오셨기에 맛을 보시라고 권했더니, 꿀을 찍어 드시며 이렇게 된(농도가) 꿀은 처음이라며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전에 이곳에 왔던 사람의 꿀은 많이 묽었다며..... 채밀을 마치고 분봉을 해서 월동에 들어간 봉군이 110통. 뜨겁게 작열하는 태양과 싸우며 얻어낸 수확인 만큼 저에게는 대단한 결과이자 자부심입니다. 역시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7∼80% 정도는 분양을 하고 남은 봉군을 잘 관리해 채밀할 생각을 하고있는데, 순조롭게 분양이 이뤄질지 새로운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가슴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를 믿고 양봉을 처음 시작한 동료가 기대 이상의 채밀과 봉군 증식을 했고, 계속해서 양봉인의 길을 가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것입니다. 같은 일을 하는 마음 맞는 동료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든든하고 많은 도움이 됩니다.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함께 토론하여 최선의 방법을 도출할 수 있고, 또한 서로 의지가 되기에 지쳐서 주저앉고 싶을 때도 새롭게 기운을 내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함께 발전하도록 서로 최선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두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자 주변에 양봉을 하겠다는 동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만만한 일이 아니니 신중하게 생각하라 권하기는 하는데, 의욕을 보이는 분들께 어려움만 말해 줄 수 없어 고민입니다. 올해 새로 시작한 다른 두 사람은 여러 가지 이유로 벌들이 모두 폐사되는 일을 겪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채밀 이후 벌 관리에 소홀함을 넘어 방치하다시피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지만..... 올해도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보릿겨를 화분 대용으로 사용하여 영양 부족으로 산란이 주춤한 일도 있었고, 시간에 쫓겨 제때 약제 처리를 하지 못해 심하지는 않지만 일부 질병을 앓은 봉군도 있었습니다. 경험 부족으로 무정란을 낳는 신왕에게 여름내 속았다가 나중에 알고는 무식을 자책하던 일도 새롭기만 합니다. 따뜻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는 것에 고무되어 조금이라도 더 산란을 받겠다고 욕심을 부려 월동 식량 주는 시기를 일주일 가량 늦췄는데, 11월 초순까지 유봉이 태어나는 부작용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로 인해 먹이가 부족한 통이 있어 먹이가 많이 저장된 소비를 보충해 주기는 했지만, 최종 점검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면 벌들을 굶겨 죽이는 죄를 지을 뻔했습니다. 한가지 마무리짓지 못하고 내년으로 미룬 일이 있습니다. 친지 어른께서 토종벌 1통을 분양해 주셨는데, 기존과 관리방법을 달리 해보려고 시도를 했지만 노력이 미흡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숙제는 내년으로 미뤘지만, 관심을 더 가지고 관리하여 원하는 것을 얻도록 할 생각입니다. 살아 있는 생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관리가 수월하고 시간까지 절약할 수 있는 데다 현재보다 더 나은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분들께서 이미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는 있지만, 기술을 배울 기회가 없어 새롭게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일년동안 겪었던 많은 문제들이 시간에 쫓기고 경험이 부족하여 생겼다기보다는 욕심이 과하여 일어난 일이라 생각합니다. 4번째 월동에 들어가는 아직은 초보 딱지를 떼기 이르지만 짧은 기간 동안 제 능력 범위 안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뤘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는 욕심을 자제하고 양보다 질적인 면에서 실력을 더 쌓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일정별 작업 계획을 수립하여 차질 없이 시행할 생각입니다. 올해의 풍작(?)은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뒤에서 성원해 주시고 끊임없이 지도해 주신 사부님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후년도 12월24일 <한해마무리>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어제 동지(冬至)를 끝으로 올해 24절기가 모두 지났다.
정초 해돋이와 함께 시작한 한해가 어느새 연말이다.
세월 흐름이 너무 빠르다는 것을 요즘 들어 새삼 느낀다.
지난 주말 기온이 오르면서 오랜만에 벌들의 날갯소리를 들었다.
무사히 월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이다.
기온이 그리 낮지 않아 낙봉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요즘은 주말마다 벌통을 조립하고 도색하며 보내고 있다.
따뜻한 방에서 빈둥거리며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뭔가 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을 하면서 지낸다.
일을 하고 난 일요일 저녁 무렵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생기는 허무함 대신
뿌듯함이 느껴져 좋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당당해서 좋다.
※ 에나멜 페인트를 사용할 때 희석제로 일반 신나 대신 락카 신나를 사용하면,
비용 차이도 별로 없고, 페인트도 잘 녹는데다, 건조시간도 단축됩니다.
도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그 어느 때보다 세력 강한 봉군을 가장 풍성하게 관리한,
그래서 나름대로 뿌듯한 보람을 느끼는 한해가 저물어 간다.
이렇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게 된 것은
시기를 놓치지 않은 진드기 구제와 약제처리로
질병 없이 봉군을 관리한 결과라 할 것이다.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매사 아쉬움이야 늘 남게 마련이지만,
이런 과정들을 통해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한해를 결산함으로서
올해보다 좀 더 나은 내년을 기약할 수 있기에
글로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한해 결산을 하려한다.
먼저 충주호라는 새로운 종자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
강하게 착봉해야 함에도 약한 상태에서 유밀기를 맞는
시행착오를 범한 점은 두고두고 반성할 부분이며, 참고할 사항이다.
일반 종자보다 2배 이상 된다는 수밀 능력만 믿고 약군으로 관리한데다,
예년보다 개화기간이 짧아지는 악재까지 겹쳐
올 꿀 수확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아직도 배우는 과정이기에 이런 시행착오도 내게는 소중한 경험이며,
한해의 기대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요소까지 반영함으로서
좀 더 사실에 근접한 계획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외국의 다단 계상 운영에 사용하는 에스케이프 보드라는
새로운 문물을 접하는 행운이 내게 주어졌다는 것이다.
유밀기 때 꿀이 가득 저밀된 소비에 벌들이 거의 없으니,
채밀 시간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탈봉 과정에서 발생하는
벌들의 희생도 줄일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연말 결산을 통해 다시 한 번 외국의 선진 양봉기술을 전수해주신
뉴질랜드의 '알바니'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세 번째는 올해 배출한 제자(?)가 모두 4명.
내년이면 그동안 열정을 보이며 배웠던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나름대로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지식을 전해주려 했고,
벌에 쏘이면서도 적극적으로 배우려 애썼는데,
얼마나 소화를 시켰는지 궁금하다.
모두 원하는 결과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많은 분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었고,
그동안 맺었던 인연들과 정리하는 부침이 심한 한해였다.
만ㄴ남과 이별이야 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맺었던 인연을 정리하는 아픔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이 나의 부덕으로 생긴 일이라 여기며,
새로운 인연과는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리라 다짐해 본다.
어제는 계절을 뛰어 넘은 듯 완연한 봄 날씨였습니다.
벌들은 분봉난 듯 소문이 비좁다며 쏟아져 나와
탈분과 사봉을 끌어내느라 분주합니다.
1년차 12월26일 <한해마무리>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조용하고 한가롭기만 하던 봉장 계곡이 소란스럽기만 합니다.
덕분에 궁금해 하던 벌들의 안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낮 기온이 어제와 비슷하다고 하니,
계곡이 또 한 번 북새통으로 변할 것입니다.
오랜만에 나들이를 해서 그런지 남의 집을 기웃거리는 놈들이 있습니다.
집을 잘못 찾은 어린 벌인지, 아니면 도봉인지 구분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해가 서산을 넘어간 후 기온이 내려가면서 귀가하지 못한 벌들이 많이 보입니다.
동료는 종이컵에 벌들을 담아 아무 통에나 넣어 주었지만,
시간이 부족한 저는 그대로 방치를 했습니다.
겨울 휴식에 들어간 벌들이 높은 기온에 나들이를 하는 것은 좋은데,
이렇게 속절없이 희생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소문을 막아 놓을 수도 없으니, 마음만 아픕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이달 중순까지는 틈나는 대로 프로폴리스를 채취하며 보냈습니다.
올해 채취한 양은 작년보다 조금 많은 1.8㎏입니다.
정갈하게 1년간 숙성시킬 계획입니다.
크리스마스 연휴 3일은 매우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질퍽거리던 봉장 진입로 정비를 위해
굴삭기를 동원하여 배수로를 만들고, 물이 고이는 곳에는
돌가루를 부어 단단하게 보수를 마쳤습니다.
나머지 이틀은 지난번 구입한 벌통 조립과 칠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손으로 하던 조립과 색칠을 기계로 하니, 한결 수월해서 좋았습니다.
장비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그만한 값어치는 충분하더군요.
덕분에 이틀간 30통을 조립하여 칠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올 겨울에는 폭설이 잦을 것이란 기상예보가 있어
비닐하우스 붕괴를 막기 위한 지지대를 설치했습니다.
빈 벌통과 계상을 이용하여 촘촘히 설치를 해서 안심이 됩니다.
양봉 농가에게는 방학이나 다름없는 겨울입니다.
봄부터 초겨울까지 정신없이 분주하게 보낸 양봉가에게는
새로운 봄을 준비하기 위해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입니다.
한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마무리 잘 하시고, 새로운 봄에는 좋은 일들로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세요.
2년차12월26일 <고드름> 선배님들 준비,주의사항
20일 가량 이어진 맹추위가 잠시 주춤하던 주말. 오랜만에 봉장을 찾았다. 봉사 지붕 응달에는 아직도 눈이 제법 쌓여 있고, 처마에는 굵직한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소문을 살펴보다가 유난히 많은 사봉이 입구를 막고 있는 통이 있어 살며시 뚜껑을 열고 내부를 살펴 보았다. 바닥에 사봉이 수북하게 쌓여 입구를 막고 있다. 이유를 몰라 잠시 당황했다가 자세히 살펴 보니 환기구가 없다. 아직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보면 초보 딱지를 떼기에는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나마 조기에 발견되었으니 망정이지..... 사봉들을 조심스럽게 긁어내고 환기구를 만들어 주었다. 봉구를 형성하고 있는 부분은 철사로만 제거를 했는데, 문제가 없을지 염려가 된다. 다른 봉군은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일부 추위에 강한 벌 몇 마리가 허공을 가를 뿐, 거의 생명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봉장은 외롭기까지 하다. 기온이 오르면 도색을 할 예정이었는데, 몸살이 발목을 잡아 아까운 시간들을 이불속에서 보냈다. 이런 기회에 그동안 지친 육신을 재 충전하는 것도 내년을 위해 필요할 것이라 자위를 하면서..... 빛바랜 묵은 달력을 떼어낸 자리에 선명한 내년도 달력이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내년에도 올해와 다름없이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리라 스스로 다짐을 하면서 일년 뒤 이맘 때쯤에는 올해보다 더욱 뿌듯한 보람을 가슴에 담도록 계획을 세워 일을 추진할 생각이다. 하기에 따라 두마리 토끼도 다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양봉인 여러분들, 한해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내년에는 모든 분들이 벌 잘키우셔서 풍밀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앵두>
펌 출처 자료; 감사하게 잘 보겠습니다!!
(http://www.honeypark.co.kr/gzboard.php?code=Honeypark&mode=gz_read&Page=1&no=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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