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랄카의 시간 동물들의 시간은 언제나 현재형이다. 랄카는 덥수룩한 붉은 털을 가진 암캐다. 랄카는 미시아를 가장 사랑한다. 미시아가 시야에 들어와 있으면 만사가 평안하다. 랄카는 현재를 살고 있다. 그렇기에 미시아가 옷을 차려입고 외출하면, 랄카는 그녀가 영원히 떠나버렸다고 느낀다. 릴카의 슬픔은 헤아릴 수 없이 깊어진다. 암캐는 주둥이를 땅바닥에 처박은 채 고통스러워한다. 인간은 자신의 고통 속에 시간을 묶어놓는다. 과거 때문에 고통 받고, 그 고통을 미래로 끌고 가기도 한다. 인간은 이런 식으로 절망을 창조한다. 하지만 랄카는 단지 이곳에서 지금 이 순간을 견딜 뿐이다. 인간의 생각은 시간을 삼키는 것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그것은 일종의 게걸스러운 흡입이다. 랄카는 신이 그린 정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