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직진이다! 올해는 여느 해 보다 유난히 장마가 긴 거 같다. 장마라 하면 중간 중간 맑은 날이 며칠씩 이어져 흔히들 마른장마라고 부르곤 했는데 올해는 줄곧 지겹도록 비만 내린다. 하늘이 맑아지는 거 같아 고추밭에 약을 치고 나면 이내 또 비가 내려 허탈해진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약을 치는 날이면 비가 꼭 내린다고 자조 섞인 넋두리를 하곤 한다. 어릴 때 모친은 여름이면 그해가 가장 덥고 겨울이 되면 그해가 가장 춥다는 말씀을 종종 하셨다. 과거의 정확한 기억보다 현재 힘든 상황이 가장 고통스럽다는 몸의 표현인 거 같다. 이는 젊었을 때는 힘들지 않게 생각했던 평범한 일상들도 나이 들어서는 육체적 한계에 부딪치니까 나온 한탄인 듯하다. 나도 가끔씩 ‘갈수록 내 육체마저 움직이는 데 힘든 상황이 오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