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맞서는 여행자 - 나의 목표는 시간을 따라 잡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무심해지는 것이다. 어떤 외부의 힘이 시계추처럼 규칙적으로 나를 땅으로 데려간다. 한 번은 동쪽으로 또 한 번은 서쪽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2년 전 나는 고독을 친구 삼아 말을 타고 황량한 고비 사막을 지나간 일이 있었다. 그때 분(分)은 수년의 시간과 날들만큼의 가치를 지녔었다. 기어코 가닿겠다는 그의 시도를 단호하게 피해 가는 지평선만큼 그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몽골과 카자흐스탄 그리고 하늘 아래 잘 다져진 평원에서 지평선 끝을 향해 가는 이 광적인 추격은 여러 날 동안 이어질 수 있다. 여정의 끝에 이르러 지도 위에서 자신이 달려온 센티미터를 측정해보는 것보다 더 큰 만족감은 없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