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이 산다는 것 간소한 삶을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건 우리 가족의 전통이기도 하다.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은 세계 대공황을 겪었던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셨다. 가족들 모두 지독한 가난을 견뎌내고 희생을 감내했던 이야기들이다. 아버지는 운 좋게 직장에 나갈 수 있었지만 5센트의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집에서 사무실까지 스물여섯 블록을 걸어서 출근하셨다. 고등학교 다니던 언니는 수선한 옷을 입고 다녔다. 할머니는 매일 아궁이에 넣는 석탄의 수를 세셨다고 한다. 그때는 집에서 멀리 벗어나 돌아다니는 일이 없었고 다들 집 근처에서 지냈다. 이미 갖고 있는 것만으로 살아가며, 그것이 무엇이든 감사히 여기던 시절이었다. 내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또 다른 경제 위기를 겪을 때는 더욱 많은 희생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