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 가난이 내 집 입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어. 이성 : 차지한 게 아니라 지키는 거지. 옛날에 수백 년 동안 가난이 로마를 어떻게 지켰는데, 새삼스럽게 그게 새롭거나 이상할 게 뭔가. 항상 간소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 가난의 천막 사이로는 유약한 사치나 몸을 마비시키는 졸음, 마음을 느슨하게 하거나 무기력하게 만드는 술 같은 것이 뚫고 들어갈 수 없어. 고통 : 가난이 우리 집에 갑자기 들이닥쳤어. 이성 : 가난은 도둑과 그보다 더 나쁜 관능에 눈 감지 않고 경계하며, 샘 많은 대중의 험담과 말도 안 되는 판단과 파렴치한 인색과 흔히 부잣집 문 앞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낭비에 물들지 않게 지켜주지. 이 모든 악덕에서 자네 집을 가장 잘 지켜주는 것이 바로 가난이야. 부자가 아무리 잘 베푼다 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