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대문을 활짝 열어젖힌 추어탕을 펄펄 끓는 가마솥 곁에서 플라스틱 수조 얕은 물을 튀기며 미꾸라지들이 아주 순하게 놀고 있다. - 이시영 에서 삶이 죽음과 함께하지만 서로를 알지 못한다! 삶이 죽음 옆에 있습니다. 죽음 옆에 있으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모르거나 무관심한 것으로 있습니다. 시인은 우리의 생과 죽음이 별개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이라는 하나의 형식으로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한 문장’으로 형상화합니다. 이 시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죽음이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그 죽음이 삶을 침해하지 않고 삶도 죽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인간이 죽음을 알고 죽음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면 어찌 생이 생답다고 하겠습니까? 니체도 이런 현상을 반가워하며 말합니다. “… 얼마나 많은 향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