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이 살던 생폴드방스를 염두에 두고 쓴, 김춘수 선생의 시입니다. 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던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3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 같은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마르크 샤갈의 본명은 ‘모이세 세갈’입니다. 그는 유대인입니다. 샤갈의 생애는 유대인의 혼을 떼어놓고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는 유대인 촌락 공동체 게토 슈테틀의 전통에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그를 몽상의 은유작가로 만들었습니다. 샤갈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