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티베트 라싸 지역에 여러 건축가와 답사하러 갔을 때였다. 티베트의 여러 불교 수도원을 살펴보다가 라싸에 있는 조캉 사원에서 수도의 의미를 다시 알게 되었다. 조캉 사원은 7세기 티베트에 시집온 당 태종의 조카딸 문성공주가 지극한 불심을 일으켜 지은 절이다. 사원을 향해 오체투지를 하는 순례자들이 줄을 잇는다. 그들은 마음에 간절함을 담아 온몸을 바닥에 던지며 기도를 한다. 가만히 보니 그 순례자들 가운데 자기 고향에서부터 오체투지를 하며 온 듯한 젊은 남자도 있다. 무릎과 팔뚝에 보호대를 댔지만 이미 해어질 대로 해어졌으며 옷은 남루하기가 짝이 없었고 얼굴은 길바닥의 먼지와 오물을 뒤집어쓴 초췌한 몰골.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광채가 있었다. 아, 수도라는 게 말 그대로 길을 닦는 일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