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사막을 횡단하다가 타이어가 펑크가 난 적이 있다. 여분의 타이어가 있었지만 운전수가 수리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몹시 흥분한 나는 열을 내고 난리를 부리며 아랍인들에게 이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그들은 “흥분해봐야 얻을 게 없고 오히려 더 더워질 뿐입니다.”라고 충고했다. 그러고는 타이어가 그렇게 된 것도 알라의 뜻이니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하릴없이 차를 천천히 몰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얼마 가지도 않아 차가 푸드덕 소리를 내며 멈춰버렸다. 기름이 떨어진 것이다. 족장은 이번에도 그저 ‘메크톱(이미 정해진 일이다의 뜻)’이라고 할 뿐이었다. 운전사에게 기름을 충분히 넣지 않았다고 소리치는 대신 모든 사람이 침착한 태도로 목적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심지어 걸으면서 노래도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