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짝 위에 오래전부터 팻말이 나붙어서, 가을바람에 흔들렸다. “파는 집”이라 쓰인 팻말이지만, 차라리 폐가란 말이 옳을 듯싶은 집이었다. 그처럼 주위는 적적했다. 그 집은 보통 농가로, 경사진 땅위에 조그만 계단으로 균형을 잡아 지었는데, 북쪽은 2층 남쪽은 1층으로 되어 있었다. 질서와 정적 속에서 밀짚모자를 쓴 한 노인이 하루 종일 좁은 길을 돌아다니며 화초에 물을 주기도 하고, 나뭇가지를 끊기도 하고, 둘레를 치기도 했다. 노인은 이 지방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좋은 과수원이 될 기름진 산비탈의 땅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때때로 문에 붙은 팻말을 보고는 발을 멈추고 초인종을 누를 때가 있었다. 처음엔 아무런 대답도 없다. 재차 누르면 나막신 소리가 뜰 안쪽에서 천천히 다가와서는 이윽고 그 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