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정신을 잃기 시작했다. 길을 잃고, 본인의 집 안에서 갇히고, 여러 차례 응급 상황에 빠져 내게 구해 달라거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전화하는 일들이 생겼다. 어머니는 10년 전부터 내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었다. 형제 셋도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모두 지역번호가 다른 곳에 살거나 그 사이에 전화번호가 바뀌었고, 어머니는 아들에게는 당신의 문제를 늘 숨겨 왔다. 그들은 어머니의 가장 좋은 모습만 상영하는 극장의 관객이었고, 어머니도 그걸 바라셨다. 나는 늘 무대 뒤에, 상황이 훨씬 더 지저분한 곳에 머물렀다. 그들이 각자 부담을 나누어 가졌지만, 응급상황이 닥쳤을 때 어머니가 전화를 거는 대상은 언제나 나였다. 한번은 왜 다른 형제들에게는 전화를 하지 않고 늘 나만 찾느냐고 어머니에게 물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