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변하는 수밖에 없다. 경제위기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뒤흔들었다. 사방에서 변화해야 한다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대중에 영합하는 자들은 타락한 지도층에게 죄를 묻고 지식인들을 ‘시스템’에, 정치가와 경제학자들은 ‘시장’에 책임을 돌린다. 모두가 확신을 품고 있다. 어쨌든 내 탓은 아냐. 나는 피해자일 뿐이야. 남들이, 다시 말해 외국인, 실업수당을 받는 실업자, 탐욕스런 은행가, 인정머리 없는 경영인이 순응하면 만사 다 잘 될 거야. 유감스럽게도 이 남들이 누구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저항은 익명의 괴물(은행가)을 향하고, 무의미한 길거리 폭력과 우울한 무기력이 번갈아 가며 나타난다. 증시 역시 같은 모습이다. 과잉행동증후군 아이처럼 뛰어다니다가 다시 바닥을 모르고 추락한다. 양극성장애(예전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