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내 그를 미워하기로 제대로 고집 센 그가 손톱만치나 고치랴 타고난 제버릇을! 내 그를 미워함이 힘없고 보람 없기 새로운 ‘체’막음 같고 꿈속 팔짓 같구나 사랑이 빛 없음 같이 미움 따라 갚을 진대 내 숨결 끊이기까지 내 그를 미워하리라 변영로의 이라는 시에서 미움의 독특한 기능에 관해 노래하고 있다. 상대방을 미워하는 것은 ‘고집 센’ 그의 못된 버릇을 고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의 미움은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꿈속 팔짓’처럼 ‘힘없고 보람 없기’만 하다. ‘사랑이 빛 없음 같이’라는 탄식에서 나의 미움은 또 다른 사랑의 표현, 상한 마음의 표현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내 숨결 끊이기까지 내 그를 미워하리라’는 말은 그가 변화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역설적인 표현인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