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때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이 동요는 문학이 언어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모습, 그러면서 동시에 어떤 먼 곳으로 길을 열어가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개나리 잎과 병아리 잎이 혼동되는 이 대목은 기형도의 (1989)을 생각나게 한다. 이 시집에서 나뭇잎은 언어나 텍스트에 해당한다. 위의 동요에서도 개나리 꽃잎은 단어, 이름, 말 등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개나리 꽃잎을 따서 입에 문다는 것, 그것은 글쓰기에 해당한다. 문학적, 시적 글쓰기는 일상어의 수풀에서 말을 따와서 일상과는 다른 세계로 가져간다. “병아리 때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의 의미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개나리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