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의 중요한 면
사람이 잡동사니를 만든다/ 잡동사니는 감정이다. 서류가 아니다: 잡동사니는 일을 진행하는 데 방해가 되고,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을 빼앗고, 자신이 무능력하다는 기분을 갖게 한다. 사회생활에서도 여러 사건을 일으킨다. 어째서 우리는 주변을 어지르는 걸까? 잡동사니 문제에는 반드시 심리적인 원인이 있다. 흔히 고질적인 잡동사니 중독자들은 아무것도 버리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한다. 하지만 잡동사니를 없애려면 통제하는 능력보다 놓아주는 능력을 터득해야 한다. 덜 통제함으로써 더 잘 통제하게 되고, 그럴수록 삶은 더 행복하고 윤택해진다.
두려움과 질림이 적이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근로자들은 책상 위의 잡동사니 사이를 헤매면서 잘못 놓인 물건을 찾는 데 평생 1년을 허비한다고 한다. 경영자의 경우에도 잘못 정리된 서류 혹은 잘못 분류된 서류를 찾아내는 데 한 해에 6주를 허비한다고 한다. 우리는 서류에 질리고 시간에도 질려 있다. 실수를 저지를까 두려워하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서류를 계속 모으고, 뭔가 버리면 그것이 나중에 필요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그리고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직장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쫓겨나게 될까 안절부절 못한다. 그런데 이런 식의 두려움이 도리어 일을 망친다. 당장 잘라내야 한다. 현명하고 실용적인 지침을 정해 스스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힘을 길러야 한다.
나는 ADHD?: 잡동사니 중독자들은 자신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관련이 있는지 궁금해 한다. 간단히 말하면, 통계상 확률은 낮다. 잡동사니 중독 증상이 종종 주의력장애와 닮아 있긴 하지만, 이는 보통 사람에게도 발견될 수 있는 수준의 것이다. 또 잡동사니 중독자는 자신이 강박증 환자인지도 궁금해 한다. 그러나 통계에 의하면 미국인의 경우 1퍼센트가 이 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신경쇠약, 과잉행동장애, 강박증이 우리가 아는 심리장애의 전부라 그만큼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뿐이다. 그런데 심리장애를 앓고 있으면서 성공을 하고 일을 잘 해내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이들은 자신의 독특한 시각을 장점으로 활용해 잘 살아간다. 잡동사니 중독자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참고로 잡동사니 중독은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는 뜻인데, 이것은 자산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잡동사니 중독: 잡동사니 중독은 병명이 아니다. 단지 이 책에서는 잡동사니 문제를 겪는 이들을 잡동사니 중독이라고 칭하고자 하는데, 명칭이 없는 것보다는 이름을 붙이는 게 문제를 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싸워야 할 대상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나와 잡동사니의 관계: 나의 마지막 직장은 한 국제적 출판 기업인데, 나는 작가로 시작해 부사장까지 지냈다. 대다수 잡동사니 중독이 그렇듯 나 역시 무척 열심히 일했고 몇몇 신문사에 칼럼을 썼다. 참고로 나는 사무실 안쪽에 위치한 가장 큰 방을 썼는데, 그곳은 흐트러진 서류 더미와 5개의 캐비닛, 수백 권의 책으로 어수선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벽에 가로막혀 아무도 내 방의 혼란을 볼 수 없었다. 그 뒤 두 명의 신입 직원이 들어오면서 나는 그 방을 빼앗기고 유리 칸막이로 둘러싸인 육각형 공간에 갇혔다. 공간이 반으로 줄었지만 나는 잡동사니를 그 안에 억지로 쑤셔 넣었고, 그 어마어마한 잡동사니가 전부 필요하다고 합리화했다.
하지만 사장은 그걸 보기만 해도 두통이 난다고 투덜댔다. 내 인생 목표는 유명해지는 것이었는데, 결국 나는 목표를 이루어 사람들에게 팬레터를 받았고,《뉴욕 타임스》와 《월 스트리트 저널》, 《월간 텍사스》 등 여러 매체에 기사가 실렸다. 그러나 모든 게 그렇듯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때 나는 웬만하면 밖에서 만나 인터뷰를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기자가 사무실에 들이닥쳤다. 나는 급히 책상 위에 쌓인 엄청난 책과 서류에 몸을 숨겼고, 그는 나를 찾지 못했다. 이처럼 우리는 잡동사니 뒤에, 물건 뒤에, 자신을 숨기곤 한다. 나는 깔끔해지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다. 하지만 효과는 단기간 나타났다가 얼마 가지 못하고 사그라졌다. 그래서 습관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고, 어수선하고 산만한 게 나에게 맞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의 관리부가 바뀌었고 그들은 갑자기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길거리로 내쫓겼다. 또 나와 결혼을 약속한 여자는 내가 그녀보다 쓰레기 더미를 더 사랑한다며 나를 비난했다. 그 후, 잡동사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고 다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집과 사무실에서 약 1.5톤에 달하는 잡동사니를 몰아냈다. 그렇게 몸이 자유로워지자 3년간 4번이나 마음 내키는 대로 이사를 다닐 수 있었다. 지금은 방 2개가 딸린 집에서 편안히 잠을 자고 일을 한다. 때로는 내가 생각하는 기준보다 지저분해질 때도 있지만 절대 그전처럼 심각하지는 않다. 사실 맘만 먹으면 잡동사니가 쌓인 그때의 그 유리 칸막이로 되돌아갈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다.
삶의 잡동사니 치우기: 나는 잡동사니를 버림으로써 목표를 찾았다. 넘쳐흐르는 물건을 없애고,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며 자아를 발견했다. 결국 내가 원한 것은 자유와 남을 돕는 일이었다. 유명해지는 건 공허하고 덧없다. 내가 만난 수천 명의 잡동사니 중독자 역시 청소와 정리정돈을 하며 삶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고, 그들은 자신이 발견한 사실에 매우 놀라워했다. 적게 소유할수록 오히려 더 부자라는 걸 깨달을 때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든 어디에 있든 간에, 그 꿈을 이루려면 전체적인 지도를 그려야 한다. 그러므로 서류 정리법, 우편물 처리법 같은 자질구레한 잡동사니 정리의 기술보다 더욱 중요한 건, 삶을 정리하고 머리와 가슴을 어지럽히는 잡동사니를 몰아내는 것이다. 머릿속에 쌓인 감정적 쓰레기와 그것들로 인해 가로막힌 마음의 통로를 활짝 여는 것이다! <“잡동사니 증후군”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마이크 넬슨 지음, 역자 최지현님, 큰나무>
▣ 저자 마이크 넬슨
1950년 뉴멕시코 라스 크루시스에서 태어나 텍사스 오스틴과 리오그란데 밸리 등에서 성장한 저자는 ‘잡동사니 없는 삶을 위한 모임’을 이끄는 ‘클러터리스 리커버리 그룹(Clutterless Recovery Group Inc.)’의 창립자다. 전국적인 비영리단체인 이 모임은 같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담을 나누면서 그를 통해 스스로 변화의 길을 모색한다. 또한 그는 그레이터 휴스턴 정신건강협회 자립정보센터의 고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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