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2/한시 및 고전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중산] 2009. 10. 1. 17:16

 

 

세익스피어가 문학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같은 시기인  조선시대의 사랑 이야기이다.

약 270년 전 쯤 일까, TV도 없는 어둠이 깔린 호롱불 밑에서 기나긴 밤을 보내는 그 당시의 배부른

양반들!

그들의 행태를 풍자한 그림 하나를 감상할까요.

 

 

“어허! 이리 오라니까.”

“도련님.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아니 되는데...마님이 아시면...”

“괜찮다니까. 자아! 자! 어서......


화폭과 제시문을 음미해보면 대충 이런 대화가 오가지 않았을까!


密葉濃堆綠(밀엽농퇴록)  빽빽한 잎에 짙은 초록 쌓여가니

繁枝碎剪紅(번지쇄전홍)  가지마다 붉은 꽃 떨어뜨리네

잎이 무성히 자란 나뭇가지(젊고 힘센 사내놈 의미)가 붉게 물든 꽃(여자)을 문질러 꺾어버린다는 의미이니...

제시문을 음미하면 할 수록  깊은 감칠 맛이 담겨있다.

혜원의 월하정인은 늦은 밤 담 모퉁이에서 남녀간의 음밀한 만남을 그렸고,


이  소년전홍(少年剪紅)그림은 양반이 하인을 농락하는 장면이다.


불량끼 있어 보이며 수염도 안난 돼지 같이 살 찐 젊은 양반집 소년이  긴 담뱃대에 온갖

똥 폼을 다 잡고 있다.


어른 흉내를 내며 인적이 드문 뒷산으로 여자 하인을 불러내어 신분을 이용한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

 


짚신을 신은 여자 하인은 나이가 좀 들어 보이지만 못생긴 편은 아닌듯 하다. 그녀는 강하게 당기는 소년의 손을 뿌리치지 못하고 엉덩이를 뒤로 쭉 빼며 어쩔 줄 몰라 뒷머리를 긁적거리고 있다.


산속에서 불륜의 현장을 덮치기 위해 혜원 신윤복은 그 당시 파파라치 생활을 하면서 화폭에 담았단 말인가! 엄격한 조선시대에서 은밀히 일어나는 남녀간의 사랑을 참으로 리얼하게 그린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남편호령하면서 당당히 사는 오늘날 여인네들이 보면 너무 열 받지 않을까?.

                                              - 지나친 의역을 가미하지 않았는지...중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