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담론

꼬꼬꼬 안꼬꼬!

[중산] 2025. 3. 8. 04:59

 

 

여유

 

산골농원을 찾을 때

나에게 다짐하는 건

‘뭐를 심자’ ‘밭을 매자’

이런 말 대신

자연을 시야에 넣고

책도 펼쳐 보고

하품도 하면서

‘좀 쉬엄쉬엄 하자’는 것이다.

 

 

농원의 터줏대감 자리를 놓고 가끔씩 한판 붙는다. 기습이 아닌 정면 승부에서는 주로 닭이 승리를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개는 눈을 감아버린다. 그 사이 수탉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먼저 개 몸통을 할퀴며 부리로 안면을 강하게 쪼아 버린다!

 

 

노후의 산골 생활

 

자연 속 넓은 산골에는 정감이 가는 곳이 있다

겨울철에는 양지 바른 온실 속 안락의자다

 

여름철에는 냇물이 졸졸 흐르는 그늘진 곳이다

봄가을은 기온이 온화하여 어디든 내딛는 곳이다

 

스멀스멀 찾아오는 초조와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나름 마음을 다잡아 갈 수 있으니 편안해진다

 

풀벌레 산새들의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지고

지루할 틈 없이 자연은 철따라 아름답게 꾸며준다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어디에 시간을 쏟아야 할지

성찰의 거울을 꺼내 볼 수 있으니 철이 든 것 같다

 

이렇듯 균형 잡은 환경에 편안한 마음까지 더해지니

비록 초라할지라도 나만의 무릉도원인 것이다.

 

 

농원의 동물 가족

 

 

꼬꼬꼬 안꼬꼬

 

농원의 수탉은 암탉을 불러

모을 때 꼬꼬꼬를 외친다

 

먹이가 사소하든 거창하든

존재감을 드러내며 유혹한다

 

나는 귀가해 장난기가 발동하여

집사람에게 꼬꼬꼬를 외쳐본다

 

시큰둥하다 한참만에 왜요하며

다가오면 이미 시들해진 뒤라

 

별일 아니라며 안꼬꼬 안꼬꼬를

외치며 싱겁을 떨어본다.

 

 

 

청매화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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