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우리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운명은 수시로 우리를 조종하려 든다. 우리가 가는 길에는 사방에 장애물이 깔려 있다. 또한 도처에서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름다움의 여신이 우리 앞에 나타나 영광의 보좌에 앉으면 우리는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 그리움의 이름으로 그녀의 옷깃을 더럽히고 그 순결한 왕관을 빼앗는다. 사랑이 정중하게 옷을 차려 입고 우리 곁을 스쳐가면 우리는 두려움에 떨며 어두운 동굴 속으로 몸을 숨기거나 혹은 사랑의 이름으로 사악한 짓들을 저지르며 그녀를 뒤쫓는다.
자연은 아름다움 속에서 기쁨을 찾으라고 우리에게 우정의 손길을 내밀지만 우리는 그 고요함이 두려워 도시로 도망치고 늑대 앞에서 떨고 있는 양떼들처럼 정신없이 뒤엉켜 있다.
진실은 어린아이의 미소에 이끌리듯 우리를 찾아와 사랑의 입맞춤을 보낸다. 그러나 우리는 진실을 향해 부드러움의 문을 닫아버리고 오히려 불결한 것을 대하듯 팽개쳐버린다.
영혼은 우리의 가슴에 구원을 요청하지만 우리는 마치 돌덩어리에 대고 호소하는 것처럼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그 가슴의 절규와 영혼의 부름을 들었다고 하면 우리는 그를 미친 사람 취급하며 오히려 그를 멀리한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많은 밤을 흘려보낸다. 그리하여 우리는 매일 밤과 낮을 두려움 속에서 맞이한다. 대지의 신들은 우리의 친척이다. 그러나 우리는 생명의 빵을 놓쳐버렸다. 그리하여 굶주림은 우리의 힘을 먹어치운다. 삶이란 얼마나 달콤한 것이며, 또한 우리는 삶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있는 것인가!
<애기나리>
기쁨, 그리고 슬픔에 관하여
기쁨과 슬픔은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형제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들의 기쁨이란 것도 사실은 가면을 벗은 그대들의 슬픔임을 알아야 한다. 조금 전만 해도 웃음이 떠오르던 바로 그 샘이 금방 그대들의 눈물로 채워지지 않는가? 이처럼 기쁨과 슬픔은 그 근원이 같아 결코 어느 하나만 가려 지닐 수 없는 것이다. 그대들은 슬픔이나 눈물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대들의 영혼이 슬픔에 잠기면 잠길수록 기쁨 또한 더욱 커지리라. 도공의 가마 속에서 모진 뜨거움을 견뎌낸 도자기가 곧 그대들의 포도주를 담는 잔이 아닌가. 또한 아름다운 선율로 그대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피리도 누군가의 칼에 몸을 내어준 나무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대들의 마음이 기쁠 때 가슴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라. 그러면 곧 알게 되리라. 그다지도 큰 기쁨을 주었던 것이 또한 모진 슬픔도 가져다준다는 것을. 그대들이 슬플 때에도 다시 한 번 가슴 속을 들여다보라. 그러면 그토록 기뻐했던 바로 그것 때문에 지금 울고 있음을 알게 되리라.<사랑이 그대를 찾아오거든 가슴을 열어라, 칼릴 지브란 지음/이영선 옮김, 책이있는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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