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것과 사랑을 받는 것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명예욕 때문에 자기가 사랑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으로부터 사랑받는 것을 더 원하는 것 같다. 아첨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아첨하는 사람이란 “상대방보다 낮은 지위에 있는 친구, 혹은 이런 친구인 척하면서 자기가 사랑받는 이상으로 상대방을 사랑하는 척하는 사람”인데,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존경을 받는다는 것과 비슷한 것처럼 보이며, 또 존경을 받는 것은 대개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명예를 좋아하는 것은 그 자체 때문이 아니고 다만 수반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권세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로부터의 존경은 여러 가지 기대 때문에, 선하고 지식이 있는 사람들로부터의 존경은 자신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확보할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명예를 얻고서 기뻐하는 것은, 그들에 관해서 말하는 사람들의 판단에 힘입어 자신의 선함을 믿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에 반하여, 사람들이 사랑을 받는 경우에는, 사랑을 받는 것 자체 때문에 이것에 기쁨을 느낀다. 이런 까닭에 그것은 존경을 받는 것보다도 더 좋은 것이요, 또 친애는 그 자체가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친애는 사랑을 받는 것보다는 오히려 사랑하는 것에 깃들어 있는 듯 싶다. 사랑하는 것을 기쁨으로 삼고 있는 어머니들이 그 증거이다. 따라서 사랑한다는 것이야말로 친구의 특색을 이루는 덕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런 것을 충분히 간직한 사람들만이 영속적인 친구요, 또 이런 사람들의 친애만이 영속할 것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Ethica Nicomachea)”에서 극히 일부요약 발췌,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유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