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세 가지 교훈
R: 인도란?
E: 인도는 바로 내 교육의 장이었어요. 거기에서 배운 결정적인 교훈이 무엇이었냐고 하면, 다음에 세 가지를 들겠습니다.
첫째는 인도 철학의 존재, 무엇보다도 인도의 영적 차원의 존재를 발견한 것입니다. 내 관심을 끌었던 건 인간과 세계, 삶이 환상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어요. 삶도, 세계도 실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세계를 지배할 수도 있고, 생명을 조절할 수도 있지요. 게다가 탄트리즘에서는 오랜 기간 요가를 수련하면서 준비해야 하는 어떤 의례를 행할 때, 인간의 생활도 변화될 수 있다고 해요. 그건 우리의 생리적인 활동, 예를 들어 성행위 같은 것을 변화시키는 문제입니다. 그렇게 해서 난 동양학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다른 차원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우리 인간들이 삶을 누리고 동시에 컨트롤할 수 있게 하는 어떤 정신생리적인 테크닉에 대한 지식이 인도에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에요. 삶이 성례적인 체험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는 것, 그게 첫 번째 발견이었습니다.
두 번째 발견, 내가 배운 두 번째 교훈은 ‘상징의 의미’입니다. 이미지와 상징에 의해 종교적으로 감응될 수 있는 가능성, 그것이 내게 영적 가치의 모든 세계를 열어 주었던 것입니다. 내 자신에게 말했지요. “하나의 성상을 바라보면서 신자는 단지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상만 인지하는 게 아님이 분명하다. 그는 동정녀 마리아, 신의 어머니와 여신 소피아, 신성한 지혜를 보고 있는 것이다······.” 전통 문화에서 종교적 상징의 중요성을 발견한 것, 그것이 내가 종교학자가 되는 데 얼마나 중요했는지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 발견은 ‘신석기인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도의 뿌리가 아주 깊숙이, 아리안이나 드라비다 문화만이 아니라 아시아 문화의 심층에, 원주민 문화에 깊이 박혀 있다는 것을 깨닫고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것은 농경을 기반으로, 다시 말해 농경의 발견에 수반되는 종교와 문화, 특히 생명과 죽음과 재생이 단절되지 않은 순환으로서의 자연에 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신석기 문명이었습니다. 그 순환은 식물 특유의 것이긴 하지만,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동시에 영적인 삶의 모델을 구성하는 것이지요.
30여 년 전에만 해도 중국에서 포르투갈까지를 가로질러 거기에는 농경에 의해, 그러니까 신석기의 유산에 의해 영적인 통일성, 기층적인 통일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화적 통일성이 나에겐 일종의 계시였어요. 여기 유럽에서도 그 뿌리는 이제껏 우리가 가정했던 것보다도 훨씬 깊숙이, 그리스나 로마, 지중해 세계보다 더 깊이, 고대 근동의 세계보다도 더 깊이 박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뿌리들은 유럽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에서 중국까지, 스칸디나비아에서 스리랑카에 이르기까지 뻗쳐 있는 전 영역이 근본적으로 하나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미로의 시련”에서 극히 일부요약 발췌, 미르체아 엘리아데 지음, 북코리아>
영원한 인도
R: 1961년 1월 26일자 『일기』가 생각납니다. 처음 읽었을 때 꽤 놀랐지요. “힌두교 철학과 고행에 대한 나의 관심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도는 자유, 절대적인 자율에 사로잡혀 있다. 단순하거나 피상적인 방식이 아니라, 수많은 인간의 조건들을 아주 철저히 고려하여 그것들을 객관적이고 실험적으로 연구하면서, 그 조건들을 제거하거나 초월하게 해주는 도구를 발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심지어 기독교보다도 더, 힌두교의 영성은 이 우주에 자유를 불어넣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생해탈의 존재 양식은 이 우주 안에 주어진 것이 아니다. 반면에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 안에서는, 절대적 자유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인도는 이 세계에 새로운 차원, 자유로운 존재의 차원을 추가했다는 공적이 있다.”
E: 예, 그 말을 오늘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싶었습니다.<“미로의 시련”에서 극히 일부요약 발췌, 미르체아 엘리아데 지음, 북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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