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신화에서 위대한 아버지를 상징하는 왕 오시리스에게는 그와 전혀 다른 악한 쌍둥이 동생 세트가 있는데, 세트는 결국 오시리스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4천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인류는 위대한 이야기의 교훈을 깨닫지 못했다. 인류가 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 끝내 악의 승리를 거두었다. 가장 잔인하고 선혈이 낭자했던 20세기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악을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악의 존재까지 부인했다. 신화는 혼돈과 질서는 물론 모든 인간에 내재된 악의 본성을 인격체로 담아낸다. 인간의 어두운 측면은 영웅의 적수이며, 자발적으로 다가가서 미지를 탐험하는 대신 미지와의 대면을 회피하거나 미지의 존재를 부인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선’이란 도덕 지식을 구축하는 과정이 왕성하게 일어나도록 돕는 환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