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기차가 덜컹거리며 옆 선로로 들어갔다. 종착역이 가까워진 것이 분명했다. 바로 그 때 불안에 떨고 있던 사람들 틈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우슈비츠야. 저기 팻말이 있어.”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심장이 멈췄다. 아우슈비츠! 가스실, 화장터, 대학살. 그 모든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이름, 아우슈비츠! 새벽이 되자 거대한 수용소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몇 겹의 철조망 담장, 감시탑, 탐조등, 황량한 길을 따라 질질 끌려가고 있는 초라하고 누추한 사람들의 행렬. 가끔 고함소리와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1,5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기껏해야 200명 정도밖에 들어 갈 수 없는 가축우리 같은 건물에 구겨 넣어졌다. 우리는 짐을 모두 열차 안에 두고 내린 다음 두 줄 - 한 줄은 남자.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