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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중산] 2011. 10. 14. 12:29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30대 중반의 한 구직자가 찾아왔다. 내 강의를 들었던 한 여성분의 남편이다. 사정을 들어보니 벌써 9개월째 실직 상태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내가 다 화가 나려고 했다. 9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취업 준비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을 보낸 것이다. 이력서도 대학 졸업할 때 쓴 것을 거의 그대로 활용하고 있었다. 첫 직장도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가고, 두 번째 직장도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세 번째 직장도 아는 통해서 들어가리라 기대하고 무작정 기다렸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생각하면서. 이렇게 지나치리만큼 막연한 긍정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는 긍정성으로 포장한 게으름일 뿐이다.

 

 

나는 가만히 다 듣고 나서 쓴소리를 했다. 도대체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할 수 있느냐고, 삶의 기본적인 자세가 너무나 안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로는 취업해도 소용없겠다 싶었다. 또다시 문제가 발생해 40대로 접어들면 더 이상 기회도 없을 만큼 나락에 빠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책부터 읽으라고 권했다. 읽어야 할 10여권의 도서목록을 그 자리에서 바로 적어줬다. 이와 더불어 집에 돌아가서는 아내에게 그동안의 무책임함에 대해 당장 사과를 하고, 앞으로 열심히 노력할 테니 자신을 믿고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말하라고 했다.

 

사실 이렇게 큰 소리를 쳤지만, 나 역시 어리석음으로 인해 30대 중반에 모든 것을 날리고 가족과 떨어져 단칸방에서 지냈던 적이 있다. 그렇게 부끄러운 내 경험도 솔직하게 들려줬다. 내가 그런 시절을 겪었지만 변할 수 있었듯이 당신 또한 지금이라도 변하겠다고 다짐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용기도 불어넣어줬다.

 

 

다행히도 남자의 아내에게서 반가운 연락이 왔다. 상담을 받고 온 날, 남편이 책을 잔뜩 사와서 읽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비록 늦더라도 자신을 믿고 따라준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는데 듬직하더라는 것이다. 일단 그것만으로도 좋은 출발 신호라 여겨져 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작은 깨달음이라도 즉각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이야말로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단초다.

대부분의 사람이 생기면 생각만 할 뿐 전혀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삶이 더 나아지지 않는 것은 아닐까.<“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정철상 지음, 라이온북스 >

                                                                                       녹차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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