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지 않는가
2007년에 워런 버핏은 이런 말을 했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 400명이 내는 세금을 소득과 견주어 보면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보다도 그 비율이 낮습니다. 여러분이 가장 운 좋은 인구 1퍼센트에 포함된다면, 나머지 99퍼센트의 인류를 배려할 책임이 있습니다.” 버핏은 전년도에 벌어들인 4,600만 달러 중에서 불과 17.7퍼센트를 세금으로 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그의 비서는 6만 달러의 연봉 중에서 30퍼센트를 내야 했다. 그러나 버핏을 포함하여 ‘부자 감세’를 비웃는 사람들이 꼭 기억할 것이 있다. 부자들은 이미 더 많이 내고 있으며, 그들이 미국 전체의 세수에 기여하는 금액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의 감세 정책 이후로 계속 증가해 왔다.
레이건 대통령이 감세에 나서기 전인 1980년에는 미국의 상위 1퍼센트 소득층이 연방소득세의 18퍼센트를 차지했다. 이후 세율은 70퍼센트의 고점에서 28퍼센트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의 조세 부담률은 오히려 늘어났다. 부자들은 국민 소득의 23퍼센트를 창출했고 연방소득세의 36퍼센트를 지불했다. 부자들의 조세 부담률은 최근에 와서 더 많아졌다. 현재 최고 소득세율은 35퍼센트이며, 상위 10퍼센트 소득층의 연방소득세 부담률은 71퍼센트에 이른다. 반면 하위 약 43퍼센트의 저소득층 인구는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비핏의 말에서 주목할 점은 버핏이 지불한 17.7퍼센트는 소득세율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수치는 자신이 대주주로서 운영하고 있는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얻은 투자수익에 적용된 세율이다. 버핏 같은 비판가들이 흔히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주주나 지분 소유자들에게 지급되는 배당수익은 회사와 개인 차원에서 이중으로 과세된다. 즉 주주들이 개인적으로 세금을 낼 뿐 아니라 회사도 따로 세금을 낸다. 그런데 버핏의 자본이득세율이 비서의 소득세율보다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자본이득 소득과 임금 소득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임금 소득은 해고당하지 않는 이상 회사로부터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급여를 받는다.
반면에 자본이득은 위험한 곳에 투자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을 때만 발생한다. 따라서 반드시 이익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신생기업의 대부분은 실패한다. 게다가 금융위기 때에도 절실히 느꼈듯이 주식 투자도 확실한 건 없다. 주가가 폭락하면 투자자본의 거의 전부가 사라진다. 자본이득세율이 낮은 이유는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에 기여하는 위험한 벤처 사업에 투자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 차원인 셈이다.
따라서 자본이득세율을 높이는 것은 이런 위험 속에서도 경제에 기여하려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 되면 투자 의욕이 꺾여 경제가 취약해지고 일자리도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빈곤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워런 버핏은 자본이득세와 배당소득세를 적게 낸다는 사실에 죄의식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기업들을 옥죄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 스티브 포브스, 엘리자베스 아메스 지음, 역자 김광수님, 아라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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