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서 벗어나라
땅값이 100억 원이고 건축비가 100억 원이 들어가는 오피스텔 건축 프로젝트가 있었다. 건물을 지어 분양하면 40억 원의 수익이 남는다. 200억 원을 투자해 40억 원을 남길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런데 한 개발업자가 단돈 10억 원을 들고 그 프로젝트를 완수하겠다고 나섰다. 성공하면 한 방에 40억 원을 벌 수 있었다. 인생 역전이다. 40억 원을 버는 달콤한 미래에 빠져 ‘도전’을 외친다. 물론 투자금 10억 원도 자기 돈이 아니었다. 살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등 여기저기서 끌어 모은 돈이 3분의 2나 됐다. 사실상 무일푼으로 40억 원을 벌겠다는 야망을 품은 셈이다. 불안했지만 ‘할 수 있다’는 정신과 긍정의 힘을 믿고 도전했다.
그는 우선 10억 원을 주고 땅 주인과 계약을 했다. 잔금 90억 원은 두 달 뒤 지불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90억 원은 어디서 구하려고 했을까. 한 시공회사가 보증을 서겠다는 말을 철썩 같이 믿었던 것이다. 시공회사의 보증을 담보로 은행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기획했다. 그런데 땅을 계약한 직후 보증을 서겠다던 회사가 발을 뺐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되면서 시공 보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외부적 상황 변화에 시공사도 개발업자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다급해진 개발업자는 땅값 마련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분양을 목적으로 한 건물은 땅을 담보로 대출도 받을 수가 없다. 분양받은 고객들이 잘못될 걸 우려해서다. 따라서 담보 없이 신용으로 90억 원을 빌려야 했으나, 그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2개월간 백방으로 뛰었지만 잔금 마련에 실패했고 전 재산 10억 원만 날렸다. 거기다 아내까지 암에 걸리고 만다.
그 사람은 20년간 그 바닥에서 일을 했었다. 그리고 10년 전쯤 큰돈을 벌었었다. 그러면서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계속 일이 풀리지 않았다. 과거의 방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지만, 그 길을 고수했다. 마음이 급해졌고 그러다 결국 한 방 크게 당한 것이다. 20년간의 경험도 순간의 욕망에 마비될 뿐이다. 자신의 과거 경험을 무시할 때 권력이 생긴다. 그래야 상황에 즉흥적으로 반응하기보다 한 발 물러나 그 뒤에 있는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고 냉정한 현실이 보인다.
특히 과거에 화려한 경험을 했을수록. 그 옛날이 지금의 발목을 잡는다. 그때의 화려함을 재현하고 싶은 욕망은 있지만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바뀌지 않는 것이다.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이 최선이라고 믿고, 과거 삶의 패턴을 유지한다. 이룰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더 큰 이기심은 미래를 위해 과거의 나를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나의 과거를 사랑하는 대신 현재와 미래를 사랑해야 한다. “내가 왕년에 말이야…….” 술만 마시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러 번 술을 마시면 계속 같은 말을 들어야 하는 곤욕을 겪는다. 과거를 버릴 줄 알아야 한다. 헤어진 애인과는 냉정하게 갈라서듯, 떠나간 시간에 큰 미련을 두어선 안 된다.<“이겨야 아름답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최철권 지음, 책이있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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