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2/한시 및 고전

당대 명필 감상(오준편)

[중산] 2009. 9. 29. 12:58

            

1587(선조 20)∼1666(현종7). 조선 후기의 문신·서예가. 호는 죽남(竹南).
문장에 능하고 글씨를 잘 써서 왕가의 길흉책문(吉凶册文)과 삼전도비(三田渡碑)의 비문을 비롯하여, 수많은 공사(公私)의 비명을 썼다.

특히 그의 글씨는 왕희지체(王羲之體)를 따라 단아한 모양의 해서를 잘 썼다.

저서로는 시문집인 《죽남당집》이 있으며, 글씨로 아산의 충무공이순신비(忠武公李舜臣碑), 구례의 화엄사벽암대사비(華嚴寺碧巖大師碑), 등의 비문이 있다.

<오준의 간찰>


그이가 초완을 보내 달라고 한 모양입니다. 초완은 돗자리나 발을 짜는 데 쓰는 풀로 ‘달풀’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병이 날로 깊어갑니다. 늙고 게을러 기동조차 못합니다. 초완을 구하려는 사람은 구름 같은데, 백 척의 배에 싣고 와도 다 들어줄 수 없을 정도입니다.” 대충 그런 내용입니다.


                                 


어떤 이의 구명을 요청하는 글이네요.

‘일단 죄를 다스리고 난 뒤 석방하면 어떻겠느냐’고 은근히 물었습니다. 초서의 속도감이 살아있고, 노숙한 운필을 자랑하는 글씨지요.


어떤 대감에게 인사 청탁하는 내용을 적어 보낸 편지입니다.

자기와 친한 사람이니 자리 하나가 나면 임용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네요.

예나 지금이나 '청탁‘은 사라지지 않는가 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오준이 행서로 쓴 당시(唐詩) 하나가 족자로 남아 있습니다. 당나라 유장경의 오언절구를 베껴 쓴 글씨죠. 그 시가 이렇습니다.

‘日暮蒼山遠(날은 저물고 푸르른 산은 먼데) 天寒白屋貧(차가운 하늘 시골집이 쓸쓸하구나) 柴門聞犬吠(사립문에 개 짖는 소리 들리고) 風雪夜歸人(눈보라 치는 밤에 돌아온 사람)’

 

風雪夜歸人(눈보라 치는 밤에 돌아온 사람)

그림 속의 등 굽은 나그네를 보노라니 오준의 희미한 그림자가 겹쳐집니다. 요란스레 짖어 대는 검둥개와 한 번 돌아보지도 않은 채 지팡이에 의지해 발걸음을 옮기는 저 늙은 나그네!

............어떤 느낌을 주는가요!<김훈 작가님의 글을 인용편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