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탄저병(炭疽病)은 병원성 곰팡이균인 Colletotrichum gloeosporioedes(완전세대 : Glomerella cingulata)에 의해 발생하는 병이다. 영명으로는 bitter rot이라고 하는데 과육이 썩은 조직을 먹어보면 쓴 맛이 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 일본명으로는 タンソ(단소)病이라 하는데 예전에 농사를 지으셨던 분들은 대부분 ‘단소병’이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탄저병의 원인균인 Colletotrichum屬 균은 매우 다범성 병해로서 세계 각지에서 사과, 배, 포도, 아카시, 복숭아, 고추, 인삼, 호두 등 약 300여종의 식물에서 발생하며, 비교적 온난하고 다습한 지방에서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사과원에서 탄저병의 발생은 표 1에서와 같이 시대별로 매우 다양한 발생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주로 홍옥, 국광, 인도, 욱 품종을 많이 재배했던 시기에는 한 해 동안 50~90%의 이병과율을 나타낸 경우도 있어 사과병해 가운데 가장 피해가 많았던 병이다. 1960년대 말부터 후지품종 등 저항성 품종이 재배되고 부터는 병의 발생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어 후지품종의 재배면적 감소 및 홍로품종의 재배 면적 증가로 인해 다시 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사과나무의 병해 발생변천에 관여하는 요인은 품종·대목 및 재배관리, 방제약제 종류 및 살포방법 등의 변화와 같은 인위적인 요인과 이상기온, 강풍, 다우, 건조 등과 같은 자연(기상)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과 탄저병은 사과원에서 재배 품종의 변화라는 인위적인 요인이 병 발생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례라 할 수 있고 이러한 인위적 요인으로 인한 피해는 점진적으로 늘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기상변화 등의 자연적인 요인은 연도나 지역에 따라 변화가 큰 경향이 있다.
사과 탄저병은 1996년까지 후지품종에서 발생하지 않다가 1997년이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정도 역시 1997년이후 조금씩 증가하여 2001년에는 1.3%, 2006년 1.9% 발생하여 피해가 심하였다. 발생과원율(%)은 1997, 1999년에 0.1%로 매우 낮았으나 2005년에는 모든 후지품종의 사과원에서 발생하여 과실의 가장 큰 문제병해가 되었다.
병원균은 주로 사과나무 가지의 상처부위나 과실이 달렸던 곳, 잎이 떨어진 부위에 침입하여 균사의 형태로 월동한 후 5월부터 분생포자를 형성하게 되며 비가 올 때 빗물에 의하여 비산되어 제 1차
표설명 : 표 2. 우리나라 사과(후지) 탄저병의 연도별 발생정도 ('97~'06, 원예연 사과시)
전염이 이루어지고 과실에 침입하여 발병하게 된다. 병원균의 전반은 빗물에 의해서 이루어져 기주체 표면에서 각피 침입하여 감염되며 파리나 기타 곤충 및 조류에 의해서도 분산 전반되어 전염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1997, 사과배의 병 진단과 방제 「탄저병 편(이준탁)」).
병원균은 분류학적으로 자낭균에 속하며 병반에서는 주로 분생포자를 형성하나 드물게는 병반 조직 내에 자낭각을 형성하여 자낭포자도 생성한다. 자낭각은 흑색이고 구형내지 플라스크형으로 직경이 210~280㎛이다. 분생포자의 크기는 9~29×3~8㎛이며 병반의 표피층 바로 밑에 형성된 분생자층의 짧은 분생자경 위에 형성되어 표피를 뚫고 누출하게 되며 점성을 띈다. 병원균의 생육온도는 5~32℃이며 생육적온은 28℃이다. 이 병원균은 그림 1에서와 같이 분생포자 상태에서 2시간내에 대부분의 포자가 발아하기 시작하며 10∼12시간이 경과하면 기주체에 침입하기 전 단계로서 부착기를 형성한다(그림 1, 12hr 원내). 40시간이 경과하면 균사에서 2차 전염원인 분생포자가 형성되고 56시간 이후에는 배지상의 전면에 걸쳐 매우 많은 분생포자가 형성된다(그림 1).
그림설명 : 그림 1. 사과 탄저병균 (Colletotrichumgloeosporioedes) 시간대별 생육정도; 12hr, 부착기형성; 40hr, 분생자경 및 분생포자 형성; 50hr, 분생포자 형성
표설명 : 표 3. 장수지역 사과 홍로품종에서 탄저병균 분리 결과
전세계에서 사과 탄저병은 C. gloeosporioedes 와 C. acutatum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우리나라 역시 최근의 조사에서 두가지 병원균이 모두 존재함이 확인되었다. 두가지 종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 지역별, 품종별로 차이가 있었다. 전국에서 탄저병이 걸린 과실을 채집하여 병원균을 분리하여 PCR을 이용한 유전학적 분류를 한 결과 총 96개 균주중 67.1% (65개 균주)가 C. gloeosporioedes인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미제시). 그러나 장수지역의 홍로품종에서는 총 75개 균주중 C. acutatum이 49개로 나타나 전국적인 상황과 약간 다른 결과로 나타났다(표 3). 이러한 차이가 ‘홍로’라는 품종의 특성에 기인한 것인지, 지역적인 차이 때문인지는 현재로서 명확히 알 수 없으며 2007년에 이와 관련된 일련의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과실위에서 탄저병 병반은 어린 과실에서도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 7월 상순 이후에 나타난다. 그러나 사과원에서 약제 살포를 잘못할 경우 6월상순에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최대발병기는 7월 하순에서 8월 하순까지이며 9월 중순 이후 감소한다. 저장 중에도 많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과실에 갈색의 원형반점이 형성되어(그림 2, 좌) 1주일 후에는 직경이 20~30㎜로 확대되며 병든 부위를 잘라보면 과심방향으로 과육이 원뿔모양(V자 형태)으로 깊숙이 부패하게 된다(그림 2, 우). 과실표면의 병반은 약간 움푹 들어가며 병반의 표면에는 검은색의 작은 점들이 생기고 습도가 높을 때 이 점들 위에서 담홍색의 병원균 포자덩이가 쌓이게 된다(그림 2, 중).
그림설명 : 그림 2. 사과 탄저병 초기 병징(좌)과 후기 병징(중), 과육 원뿔모양 부패증상(우)
최근 들어 중생종 품종(홍로, 추광 등)의 재배면적 증가와 함께 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중도저항성 품종이라고 알려진 후지에서도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매년 병 발생정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과 탄저병을 방제에 있어 중요한 한가지 작업은 7~8월 사과나무 상단부에 발생하는 병든 과실을 철저히 제거하여 2차 전염원을 차단하는 것이다. 나무 상단부에 발생한 병든 과실을 방치할 경우 비가 올 때 병반상에 대량으로 형성된 병원균 포자가 빗물에 씻겨 아래로 흘러내려 나무 하부의 과실로 전염원이 되기 때문이다. 또, 병든 과실에서 공중으로 포자가 날리며 인접한 다른 나무의 과실로 발생이 확산되어 또 다른 2차 전염원의 밀도 증가로 인해 방제가 매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사과 탄저병의 화학적인 방제 방법으로 경북대학교 엄재열 교수의 7, 9회 방제체계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7, 9회 방제체계에서 7, 8월 1∼3회 보호살균제를 추가하여 살포하는 사례도 있다. 사과 병해를 약제 살포로 방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살포횟수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① 무슨 농약을, ② 어느 시기에, ③ 어떻게 살포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으로 볼때 7, 9회 정규 살포체계에서의 추가살포는 농업인들의 막연한 불안감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다른 사과원에 비해 7, 9회 살포체계를 운용하여 문제가 생긴다면 이러한 원인의 대부분은 ①, ②, ③의 원칙을 위해한 경우가 많다. 병이 다발생했던 사례로서 Speed Sprayer 송풍기의 이상 작동으로 지면의 흙, 검불 등이 약제와 섞여 살포되면서 약효가 저하될 경우, 농약희석 용수에 과원 내에 방치해 둔 시비용 석회가 녹아들어 약제의 방제효과가 저하된 경우, 목초액의 오남용 등의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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