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비밀
- 투르게네프
꽃망울이 터지는 순간을 기다려 보았는가.
굳게 다문 꽃잎들 눈에 보이지 않게
시나브로 부풀어 오르고 펼쳐져
활짝 만개하는 그 황홀한 순간,
그 순간을 기다려 보았는가.
하지만 우린 번번이 때를 놓친다.
꽃이 제 스스로 피어나는 그 은밀한 순간을.
다른 이에게 결코 들키지 않으므로,
기다리고 기다리다 잠깐 한눈파는 사이
꽃은 이미 환하게 피어 있다.
아무도 보지 못할 때만
꽃은 불꽃처럼 찬란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 누구도 모르는 순간,
그러나 돌아보면 본시 그랬던 것처럼 거기 피어 있으니
그것은 꽃들의 비밀,
또한 그대 자그마한 사랑의 비밀.
그대 이름
- 장 콕토
그대 이름을 나무에 새겨 놓겠네.
하늘까지 우뚝 치솟을 나무줄기에 새겨 놓겠네.
나무는 대리석보다 한결 낫지.
새겨 놓은 그대 이름도 자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