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떠날 수 있는 용기!

[중산] 2023. 9. 27. 09:42

로마 사람들은 복잡한 로마와 폭염을 피해 지방으로 떠났다. 나폴리, 아말리 해안, 카프리…, 이처럼 로마 사람들은 우리에게 삶의 예술이 무엇인지 풍부한 예시를 알려주었다.

 

여기서 말하는 삶의 예술이란 ‘오티움otium'으로 ’유유자적‘이다. 비생산적인 것에만 몰두하며 영혼과 정신을 높이고 갈고닦는 시간을 가리킨다. 독서와 철학, 명상, 친구들과의 대화로 보낸다.

 

오티움과 반대되는 말로 ’네고티움negotium'이 있다. 분주함을 의미한다. 바쁘게 하는 일, 시간표와 스케줄 및 의무와 제약으로 이루어진 삶이 네고티움에 속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로마의 유산인 오티움을 버렸다. 우리는 바캉스 때도, 심지어 은퇴 후에도, 주말에도 여전히 네고티움을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에게 주말은 재충전하는 시간일 때가 많다. 이것도 다시 열심히 일하기 위해 필요한 재충전이다. 로마사람들이 말하는 유유자적은 그야말로 모든 것에서 해방된 시간을 뜻했다. 로마의 후손은 여유로움을 중시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이다.

 

로마식 유유자적은 타인과의 신경이 쓰이는 관계, 해야 하는 역할, 일상과 사회에서 하는 노력에서 해방된 시간을 말한다. 하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제대로 자신만의 삶을 살지 않는다. 진정한 삶은 다음 바캉스 때 몰아서 살겠다며 뒤로 미뤄놓는다.

 

‘바캉스’는 ‘바카레vacare'에서 나왔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 ’비어 있는 상태‘,’자유로운 상태‘를 뜻한다. 바캉스를 제대로 즐기려면 철저히 혼자여야 한다. 요청, 부탁, 질문에서도 벗어나 자신이 존재하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또 나를 보는 타인의 시선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평소 우리가 나 자신보다 더 신경쓰고 두려워하는 타인의 시선 말이다. 진정으로 축제를 즐기려면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뭔가 쓸모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공상에 잠길 수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유가 있을 때 눈 앞에 모든 것이 내뿜는 특별한 빛을 보게 된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주변에 쉽게 집중하게 되어 아주 작은 변화도 이벤트가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바캉스마저도 정신없이 바쁜 스케줄로 오염시켰다. 단체관광, 사진, 핫플레이스 방문, SNS, 과시, 파티…. 우리는 마치 시간과의 경쟁에 참여한 선수들처럼 바캉스를 보냈다. 바캉스는 되찾은 낙원이 되어야 한다.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인 네고티움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유인 오티움이 바캉스의 개념이 되어야 한다. 모든 분주함과 성과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바캉스다.

 

 

 

눌차도에서 본 부산 다대포해수욕장
울주 서생면 신암리 해변

 

 

 

항해, 멀리 떠날 수 있는 용기

 

우리는 순응하고 참느라 많은 시간을 보낸다. 받아들이고 조용히 입을 다물고 체념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쳇바퀴 같은 일상이 이어지면서 무엇인가에 갇힌 기분이다. 자유를 어딘가에 저당 잡힌 것 같은 기분, 어떻게 하면 반복되는 일상에 조금이라도 반항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넓은 바다처럼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파도와 위험이 도사려도, 거센 바람과 폭풍우가 있어도 생애 단 한 번은 평생 가 본적 없는 곳으로 떠나야 한다.

 

우리는 답답한 삶을 살 때가 너무 많다. 무엇인가를 희망하기보다 하지 말자고 억제하는 삶을 살고, 넓게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용기 자체가 부족하다. 우리가 바다 생활을 하는 이들을 동경하는 이유다. 선원, 항해사, 소년 선원, 해병대는 항해를 하되 허풍을 떨지도 않고 자랑을 하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진짜 삶이 저 멀리 바다에 있을 뿐이다. 배가 곧 집이고 삶을 의지할 곳이다. 바다는 거칠 것 없는 자유를 이야기한다. 경계도 장애물도 없는 무한의 자유다. 바다를 향해 간다는 건 방랑이 아닌 용기 있는 삶이다.

 

실제로 먼 바다로 나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구속과 의무,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말에서 자유로워질 때도 용기가 필요하다.

 

선원들은 기본적으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넓은 바다로 나가면 육지에서의 답답한 삶과는 이별이다. 바다에서는 신들과 허심탄회하게 마라고, 더 높은 것을 보며, 더 폭 넓은 목표를 세운다.

 

바다로 나가 위로 솟구치는 파도를 경험하면 변화가 일어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마음을 짓누르고 행동을 방해한 납덩어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래, 떠나자! 근데 … 언제 떠나지? 내일? 이번 여름? 매번 준비는 하는데 결국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시간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 그러나 낭비해서는 안 된다. 남들에게 끌려 다니고, 인생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때문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도 원하지 않는 것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싶은가? 바다는 우리에게 인생을 막 살지 말라고 한다.

 

우리는 자신을 아껴야 한다. 지금까지 의미 없는 것들을 고민하느라 체력과 재능을 너무 낭비해왔다. 우리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자. 우리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강렬한 설렘을 주는 것에, 진실에 주목하자. 넓은 바다의 바람이 우리를 부른다. 이제 답답하게 얽매여 있는 우리 삶에 자유를 안겨줄 때다.

 

<‘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로랑스 드빌레르지음, 이주영님 옮김, 피카출판> * 로랑스 드빌레르 :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고 말하는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이다. 그동안 데카르트, 파스칼 등 인물 철학에 관한 도서를 집필해온 저자가 이번에는 자연이 주는 철학적인 가르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진하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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