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채>
오늘날 한국 중년남성들은 전후(戰後)턱밑의 세대들로서 어렵다던 지난날의 보릿고개를 대다수
경험하였다. 그 만큼 직업정신은 투철하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강한 편이다. 그러나
청춘을 불살라 자녀 뒷바라지와 먹고 사는데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건만 노력에 비해
성취감은 떨어질 것이다. 우리는 자칭 아나로그 세대지만 디지털 그것도 눈, 귀를 홀리는
3D입체방식에 젖은 자녀 세대들과도 융화가 어렵다. 자녀불만에 경제적 약자인 아내마저
가족소통의 미흡으로 책임 운운하며 총알받이로 내몰리는 실정이다.
어쩌다 대화중에 핸드폰 문자보내는 산만한 아들을 보고 가족고객(?)을 놓칠까봐 한마디
못하고 꾹 참고 있는 실정 아닌가. 연륜과 더불어 기개도 꺾이어 스스로도 골통품 존재로
전락 한 듯이 행동한다. 퇴직 후 마누라한테 구박 받을까봐 집사람 비위를 미리 맞추라는 둥,
오죽하면 가족 서열이 강아지 다음이라고 조소 섞인 이야기를 하겠는가.
집에서 몇 마디 나누고 눈 뜨면 일터로 돌아 가 조직의 흐름에 자신을 파묻어 버리곤 한다.
피로를 다 떨치지도 못하고 집에 매고 간 스트레스를 날려줄 너그러운 가족이 없다. 오히려
퇴근한 남편이 무료한 저녁시간에 활력소가 되어 주기를 바랄거라고 지레짐작하며 부담스러워
한다. 그리고 억지로 풀죽은 연기를 해본들 관객(?)호응이 별로 일 거라고 미리 단정 해버린다.
어쩌다 밖에서 술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은 잠시 빵긋 하지만 이내 몸은 천근만근이
된다. 하기야 담배냄새에 쪄들어 있고 퉁명스럽고 멋대가리 하나도 없는 이런 고루한 남편을
보는 집사람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나 역시 역설적인 예를 들어 가며 되지도 않는 말들을 하지만 오늘날 김정운 교수는 문화
심리학자로서 한국 중년남자의 내면을 진단한 얘기도 가히 파격적인 듯 하다. 어디 한번 들어보자.
<백일홍>
한마디로 한국남자들은 사는 재미가 없고 불안하기 때문에 김혜수처럼 큰가슴 , 마라톤,
폭탄주에 열광한다고 한다.
큰 가슴을 그리워하는 한국남자들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살지만 정작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없는, 즉 소통부재로 불안하기 때문 이란다”.
그리고 마라톤은 온몸으로 느끼는 고통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자학”이라고
표현하며, 폭탄주는 문제로부터 도피하려는 아주 심각한 퇴행현상으로 폭탄주를 마시고
눈앞이 흐릿해져야 타인과 마주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아주 심각한 자폐증을 앓고 있다”
고 한다.
온갖 사회정의로부터 부르짖는 구호 뒤에 숨은 적개심, 분노, 공격성의 실체는 “재미없는
삶에 대한 불안”이라고 말한다. 문화 심리적으로 볼 때 사는 게 재미없는 남자들에게 그는
“자신의 느낌에 솔직해지고 원하는 것을 찾아 재미있게 살라”고 권한다. 그는 구체적 방법
으로 정서적 경험이 깃든 “장소”를 찾으라는 것이다.
혼자 라디오를 들으며 음악에 빠져 들든지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든지 주변 동호인 모임에
참석하여 폭넓게 이야기를 나누든지 찾아 나서면 얼마든지 많을 것이다. 무거운 짐을 진
중년 남자들이여 힘을 냅시다! 새로운 시각으로 진솔하며 소박하게 접근해 보면 어떨까요.!!
-- 문화심리학자 김정운교수는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으로 화재를 일으키고 있으며,
현재 기업섭외 1순위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
<큰개불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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