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개설 1주년을 맞으며!
‘10년 3월 9일 오늘은 블로그 개설 1주년 되는 날이다.
농원은 7년째 접어들지만 블로그에 손을 댄지 1년이 되었다니 세월이 참으로 빠르다. 아직 가짜
농부이고 허접한 글과 사진들로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여러 번 비공개로
들락날락 하였다.
다만 나에게는 농정일기 대신 사진과 메모들이 지난날의 발자취가 되어주었고 삭막한 겨울에도
항상 블로그 속의 푸른 농원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한편으론 너저분한 안방 문을 너무
활짝 열어 놓은 느낌이라 마음에 걸렸다. 농정 외에 마음, 철학이 어떠니 하면서 올린 글 역시
조금이라도 유익한 공간되었는지 모르겠다.
나이 들수록 육체적 노동이 힘들지만 농업이 절대적 생계가 아니라면 느림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텃밭이나 자연이 있는 곳에 눈을 돌려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도시근교나 농촌으로 갈수록 휴경지도
많다. 도처가 청산이고 마음이 평온하면 그곳이 무릉도원 인데 괜히 주제 넘는 말을 한 것 같다.
자연에 있다고 마음이 항상 편하지는 않겠지만 난마같이 얽힌 세상사에서 벗어나 마음을 심플하게
유순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이른바 자정능력을 가진 곳이 자연인 것 같다. 워낭의 주인공
할아버지 모습들을 보면 들판, 인간, 나무와 소가 하나의 자연으로 동화된 느낌을 갖게 해준다.
농원에 머물면 문득 가슴속이 맑고 시원해져서 사물의 깨달음과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園留 胸次淸洒 觸物皆有佳思)
외로운 구름과 높은 산을 보면 속세를 초월한 생각이 일어나게 한다. (見孤雲高山 而起超絶之想)
바위틈에 흐르는 샘물을 만나면 (마음의 때를) 깨끗이 씻어 버리는 듯한 생각이 움직여지고,
(隅石澗流泉 而動澡雪之思)
새들과 온갖 꽃을 벗 삼으면 마음의 동요를 문득 잊게 한다.(侶野鳥萬花 而機心頓忘)
- 중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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