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하나! 餘裕하나!
<야생화 봄맞이꽃>
토끼는 깡충깡충 (뛰놀고 있는데)
꿩이 애꿎게 토끼그물에 걸렸네.
내 인생 초반에는 탈이 없더니
내 인생 후반에
이런 숱한 근심을 만났으니
잠들어 꼼짝 않길 바라네
有兎爰爰 雉離于羅 我生之初
尙無爲 我生之後 逢此百罹 尙寐無吪
젊었을 때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던 사람 (변변찮은 토끼)은 보란듯이 약삭빠르게 뻗어 나가
는데, 한때 잘나가던 훌륭한 내(꿩)가 지지리 복도 없이 인생 후반이 이렇게 꼬였(거물에 걸렸)으니...
애꿎은 세상사 요지경을 한탄하며 차라리 모든 것을 잊고 잠들었으면 좋겠다는 시이다.
멋있고 뛰어난 꿩이 반드시 토끼보다 잘 살라는 법도 없으며 토끼 또한 마찬가지 일 것이다.
토끼에게 곤란을 당하거나 추월당한 입장에선 허탈하기 짝이 없겠지만 인간사 자기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 같은 모양이다.
누구를 원망해서 풀리겠냐만 인생 후반으로 갈수록 복잡함을 줄여 숱한 근심을 쌓지 말고 마음을
비워야한다.한 발 물러나 생각해보면, 병석에서 하루 하루를 연명하며 임종을 기다리는 사람에 비해
내가 얼마나 과분한 특혜를 누리고 있는가!
눈 뜨서 호흡하고 매 순간을 느끼는 것 만으로도 행복에 겨워해야 하지 않을까 !
-- 시경(詩經)의 토원(兎爰) 시를 인용 해보면서 --
<바위솔, 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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