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잃었다면 웃어라!
현대인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마도 돈일 것이다.
돈을 잃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하지만 돈을 잃은 그대여, 웃어라.
인생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축복이다.
아무리 큰 고통일지라도 그대를 돕기 위한 일이며,
더 큰 축복을 주기 위한
일시적인 괴로움일 뿐이다.
에고의 눈으로 보면 좋고 나쁨이 있지만
마음의 눈으로 보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축복이다.
반드시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난 것이고,
옳은 일인 것이다.
어떤 일도 틀린 일은 없다.
돈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흐르고 순환해야 탈이 없는데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지는 않으니,
고인 에너지가 어느 쪽으로든
탈출구를 찾아 나가려고 했을 것이다.
만약 에너지가 그대로 있었다면 폭발하여
그분의 삶에 큰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
그릇의 용량을 초과하는 에너지를 담으면
그릇이 깨지고 마는 것처럼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돈 에너지가 모이면
몸에 병이 나거나 사고가 나는 등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울분의 마음 에너지를 쏟아내고 나니
마음의 눈이 열리면서
왜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마음으로 알게 된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삶에서 오는 상황들을 거부하고 저항하지만
지혜로운 자는 삶에서 오는 모든 상황을 받아들인다.
우주의 에너지 흐름에
자기 삶을 맡기는 것이다.
그럴 때
행운과 풍요의 여신이 따라와 미소 지을 것이다.
<‘삶을 춤추게 하라’에서 일부 요약 발췌, 혜라 지음, 대원사출판>
* 혜라 : 자운선가 과학명상센터에서 수행자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유튜브와 홈페이지 ‘혜라님의 토크’방에 올려 함께 공유한 것들이다. 그간 많은 수행자들과 나누었던 글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책으로 엮었다. 자운선가 과학명상센터 고운원에서 혜라(暳羅).
봄날 페테르부르크의 자연에는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담겨 있습니다.
갑자기 자신의 막강한 힘, 하늘이 내려준 갖가지 재능을 과시하거든요.
여린 풀로 천지를 온통 뒤덮지 않나,
온갖 꽃으로 세상을 모자이크하지 않나….
그런 자연은 내게 처녀를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가 동정과 연민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는 처녀,
우리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병색을 떨치고 눈부시게 아름다워진 처녀 말입니다.
우리는 그런 처녀에 흠뻑 반해 넋을 잃고 자문합니다.
‘한때 슬픔과 상념이 그렁그렁하던 눈이 어쩌면 저렇게 환히 빛날 수 있을까?
어떤 힘이 작용했을까? 핏기 없는 마른 뺨이 발그레해진 건 무슨 조화일까?
어떻게 순하디순한 얼굴에 저런 열정이 어리게 되었을까?
또 가슴은 어떻게 봉긋해진 것일까?
가엾은 처녀의 얼굴에 느닷없이 힘과 생명력을 불어넣고
미소와 웃음이 찬란히 빛나도록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하고 말입니다.
- 표도르 토스토옙스키의 ’백야’에서.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
알맹이는 별로 없지만 매우 재미가 있어 인기 있는 책들이 있다. 이 책들은 우리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고 비위 맞추기를 원칙으로 삼아 그 목적을 이룬다.
우리는 기분을 존중받아 만족하므로 일단 저자의 재치와 지혜에 휴전을 허락한다. 이 경우 ‘공손한 독자’와 ‘친절한 저자’는 찰떡궁합이다. 그들은 서로의 결점을 배려하고 관용하는 데서 자신들의 가치를 찾는다.
배우는 어떤가, 어떤 배우들은 허식이 별로 없어서 자신에게 만족하고 맡은 배역에 의욕이 넘치며 관객에게 두루 인기를 끄는 것 말고는 별다른 장점이 없다.
또 어떤 배우들은 자신의 예술 분야에 정통하고 그들에게선 실수나 결점을 찾아낼 수 없지만, 태도가 어딘지 메마르고 쌀쌀맞고 비타협적이어서 그들을 보는 게 즐겁지 않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아무런 수고를 들이지 않고 기지에 찬 말을 한다. 그들에게는 농담과 쾌활한 기분이 강물처럼 흘러나온다.
그러면 우리는 그들과 함께 걱정없이 의기양양하게 강물에 둥둥 떠서 흘러간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기질적으로 남을 성가시게 한다. 가만있지 못하고 남을 잠시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모든 일이 잘 안 된다. 두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날씨를 가지고 불평하기도 한다. 책을 집어 들었다가도 금 새 도로 놓는다. 과감하게 의견을 내놓다가 절반도 말하기 전에 철회한다.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이 도와주는 것을 방해한다. 느긋한 시간을 보내려고 음식점에 가서 식사를 하면 그들은 생선이 제대로 안 익었네, 소스가 생선에 안 맞네 라는 불평을 늘어놓는다.
이 모든 게 건강이 양호하지 않고 즐겁게 참여하는 정신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병약한 체질에서 나오는 까다로운 성질이다.
주변을 둘러보고 누가 호감이 가고 누가 비위에 거슬리는지를 자문해보면, 그것은 그 사람의 미덕이나 악덕, 지력이나 우둔함에 달려 있지 않고 그 사람이 일상적인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고통의 정도에 달려 있음을 알게 된다.
누구에게나 두루 마음에 들려면 먼저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우리 마음에 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약간 바보스러운 면과 자기도취의 윤활유와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 침울한 분위기와 시무룩한 모습이나 수줍음은 금물이다.
선천적으로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이 되기는 불가능하다. 이것은 막대한 고통과 근심을 면하게 해 줄지 모르므로 누군가에게는 다소 위안이 될 것이다.
허영심이 강한 사람은 스스로가 남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돋보이기 위해 그럴 뿐이며 목표에서 한층 더 멀어져 있다.
성미가 급한 사람은 그 성미를 억제해 보지만 그러면 재미없는 사람이 될 뿐이며 뜻한 바를 성취하려는 활기를 잃는다. 그런가 하면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스스로 친구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해심이 없거나 마음이 착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재미없거나 유용한 자질이 없어서도 아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뭐라고 생각하든 그들은 개의치 않는다. 우리가 다가가도 그들은 아무런 기쁨을 표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만의 생각에 골몰한다. 그들에게 우리는 사색의 대상일 뿐이다. 그들은 사회생활을 하되 고독 속에서 산다.
이 부류에게는 차갑고 밀어내는 어떤 분위기가 있다. 마치 대리석과 같다. 한마디로 현대 철학자들이다. 과거에 공론가였던 이들은 지금은 현대 철학자들이다.
그리고 만날 때마다 사람을 꼭 불안하게 만드는 충고나 정보를 알려주는 부류가 있다. 마음의 짐을 덜어 준다면서 우리가 죽어가고 있다든가 우리가 하는 일이 잘못될 거라고 말하는 식이다.
우리는 지나친 염려나 우리를 등한시하는 그들과 최대한 빨리 절교하는 것으로 보답한다. 떠들썩한 웃음소리와 야수 같은 생동력으로 우리를 압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흥분 정도가 만취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당하기 버겁다. 또한 살았는지 죽었는지 분간이 안 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것에서든 기쁨이나 흥미를 찾지 못하는 그들은 맥 빠진 무관심 또는 찌무룩한 냉소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이 짜증스럽다.
좋은 성격과 행복에 찬 기질(필수불가결한 조건들)은 좋은 건강이나 잘 생긴 외모와 마찬가지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그리고 평범하고 병약한 사람들은 얼굴을 찡그리지 않더라도 또 성공을 포기하더라도,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조심하고 노력하는 것보다 비위에 거슬리는 일이 더 줄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 소극적인 성격에 만족하고 다른 것들로 평판과 행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집’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윌리엄 헤즐릿 지음, 공진호님 옮김, 아티초크 출판> * 윌리엄 헤즐릿 : 당대의 최고의 문장가요 에세이스트였다. 그는 자유사상가이자 이단아였고, 반체제 운동의 열렬한 옹호자였자. 1778년 영국 메이드스톤에서 유니테리언 목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993년 런던의 헤크니 뉴 칼리지에 들어간 그는 급진적 사상가들과 친분을 맺었다. 철학서 <인간 행동론>, <정치 에세이>,<좌담>,<시대 정신>을 출간했다.
어디에서 왔어요?
내가 아직 대금을 납부하지 않은 겨울용 타이어를 달고 모는 차가 눈에 들어온다. 강을 따라 이어진 길 위에 주차되어 있다. 차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남편인 제이크는 차에 없다.
후드를 만져보니 시동이 꺼진 지 좀 된 듯 온기가 없다. 여기 한동안 주차되어 있었던 거다. 그러다가 옆에 있는 건물을 보고 나는 생각한다. 호텔이다. 여기에 차를 세우고 호텔로 갔구나.
“개새끼.” 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고양이 가방을 다시 어깨에 들쳐 멘다. 호텔 진입로로 걸어 올라가 로비 문으로 들어가다가 제이크를 딱 마주칠까 싶어 심장이 마구 뛴다.
엘리베이터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앉는다. 누군가가 나를 보기 전에 내가 먼저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사람은 모두 내가 있는 쪽은 보지 않고 입구나 프런트 데스크 쪽으로 간다.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사람은 나를 등지고 지나간다. 나는 사람을 보지만 사람들은 나를 보지 않는다. 완벽한 관찰 지점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다섯 명, 열 명, 스무 명, 서른 명이 나올 때까지 지켜본다. 오후 내내 사람들은 나오는데 제이크는 없다.
나는 아주 오래 의자에 앉은 채 지켜본다. 고양이 로이가 내 곁을 지켜주고, 울고 싶을 때도 애써 웃는 사람들에 관한 슬픈 노래가 머릿속에서 맴돈다.
제이크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올 때, 그다음에 일어난 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제이크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정문을 향해 걸어간다. 나는 일어서서 따라간다. 너무 오래 앉아 있다 보니 왼발이 저려서 절룩거리며 걷는다.
트럭 앞에서 제이크가 옆에서 살짝 빠르게 한 팔로 스미스의 허리를 감싸고, 스미스는 웃는다. 거의 못 보고 놓칠 만큼 빠른 포옹이다.
처음 제이크가 바람을 피운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거였다.
그때 나는 새로운 앎의 단계에 도달했다. 모르는 단계와 그다음 의심하는 단계에 이어 새로운 앎의 단계에 이르러 최악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렇구나, 제이크가 바람을 피우는구나, 언젠가는 제정신을 차리겠지, 하고 생각했다. 한번 그러고 나면 그것에 대해 보상하고 바로잡으려고 하겠지. 사과하겠지. 해명하겠지. 새로운 앎의 단계에서 나는 제이크가 나에게 빚진 게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여전히 우리가 서로한테 어떤 의무가 있다는 묵은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제이크가 늘 그랬듯 나보다 한걸음 앞서 있다는 걸 안다.
제이크는 나에게 빚진 상태에서 벗어났다. 의무는 창밖으로 사라졌다. 강가에서 몸을 돌려 해를 마주하고 눈부신 빛이 내 얼굴에 쏟아지게 한다. 나는 소리 내어 말한다. “고맙다. 고맙다.”
나 자신을 설득하려는 듯, 그게 사실이길 애원하듯. 나는 눈부신 둥근 해에게 내가 건강한 것이 고맙다고 말한다. 내 삶에 고맙다. 고양이 로이와 함께한 시간에 고맙다. 아름다운 로이가 내 삶에 있었던 것에 고맙다. 이날에 숱한 추락에도 엄청난 슬픔에도 불구하고 고맙다.
내 삶과 무엇이 되었든 다가올 것이 고맙다.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고맙다. 한 걸음 앞으로. 진실을 알게 되어서 그리고 이번에는 박차고 일어설 준비가 된 것이 고맙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서.
나는 두 팔로 V자 모양으로 들고 해를 마주 보고 내 몸을 크게 만든다. “나는 고맙다.” 다시 말한다. 어떤 여자가 이상하다는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나를 향해 두 팔을 들고 그 순간 해와 달, 둘 다를 사랑한다. 바닷가의 거친 모래에 닳고 짠 바닷물에 풍화된 빛바랜 연잎성게 달이 제이크다.
파란 낮 하늘에서 흐릿하게 사라져 가는 달. 신기하게도 벌써 제이크가 사라지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눈부시고 거대한 노란 해, 하늘의 노란 새는 로이다. 나의 기쁨. 나는 해를 향해 얼굴을 들고 눈을 감는다.
“사랑해.” 내가 말한다. “키사키틴(크리어로 ‘사랑해’이다)” 사랑해.“
<‘어디에서 왔어요?“에서 일부 요약 발췌, 리사 버드윌슨지음, 홍한별님 옮김, 민음사출판> * 리사 버드윌슨 : 캐나다 총독 문학상과 아마존 소설살 최종 후보에 올랐고, 올해의 책을 포함한 두 개의 서스캐처원 도서상을 수상했다. <그저 그런 척(2013)>4개의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그녀의 첫 시집<레드 파일(2016)>은 사료에 영감을 받아 가족 및 역사의 분열에 대해 고찰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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