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2/중산 담론

2025 아찔했던 체험!

[중산] 2025. 5. 9. 11:10

 

 

 

어느 유명한 시인은 ‘오월의 시’ 일부에서,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라고 노래하였다. 신록의 계절인 봄, 주변 산들은 연두색 옷을 갈아입고 인간에게 싱그러움을 선사하고 있다. 내가 머물고 있는 농원의 앞산은 지금도 검붉은 색으로 변해 있어 같은 오월의 아름다운 연두색 모습을 볼 수가 없다. 해마다 오월이면 아름다운 산상 철쭉제를 열어 산에 오른 뭇 사람들을 설레 게 했는데 그 터전마저 많이 훼손 된 듯하여 매우 안타깝다.

 

3월의 의성 산불을 시작으로 4월, 5월의 대구 함지산까지 전국적으로 큰 산불이 계속 발생했다. 산림청 발표에 따르면 경북 산불만으로도 주민 26명이 숨졌고 재산 피해액은 1조 106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주택이 4,458채, 축사 485동, 농기계 1만 4544대 등, 놀랍게도 해안가에 있는 어선마저 29척이나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4,5월의 대형 산불을 합친다면 역대급 국가 재난 수준이다. 지난 10년간(2011~20)산불발생 4,737건 중 봄철(3,4,5)에 67퍼센트 발생하였고, 독일의 10년간 평균 산불 건수 730건에 비하면 6.5배로 매우 높은 편이다.

 

역사적으로 불은 인류 문명 기원의 5원소 중 두 번째로 소중하다고 했다. 불의 얼굴은 다양하다. 문명과 야만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불은 일반적으로 음식을 익히고, 난방을 하고, 도구들을 만들어내는 등 유익한 물질이다. 그런데 이 불이 잘못 다뤄졌을 때 불이라는 괴물이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다. 야만의 얼굴을 하고 있을 때의 이름은 화마(火魔)라고 부르며 마귀의 마(魔)자를 붙인다.

 

필자가 살고 있는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일원 대운산 산불은 4월4일 오전에 발생하여 6일 동안 그 아름다운 산을 많이 태웠다. 솔직히 말하자면 필자는 산불하면 평소 먼 산 불구경하듯 남의 일인 듯 무관심했었다. 살다가 ‘대체 이 뭔 일이고?’ 하는 현상이 두 번이나 발생했다. 첫 번째는 맞은 편 대운산 줄기의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봄바람이 태풍 급으로 부는 날이었다. 그 당시에는 불기둥이 수 미터까지 치솟고 불쏘시개(불똥)가 하늘에 빙빙 날아다니는 것을 살면서 처음 목격했다. 큰일 났다 싶었다. 이러다 민가와 우리 농원까지 다 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2~3밀리 정도의 이슬비를 뿌려주는 날씨와 헬기의 끝임 없는 물 살포로 발생 6일 만에 완전히 진화되었다.

 

두 번째 산불은 앞서 발생한 대형 산불 1주일 후, 필자가 농사짓고 있는 산골 농원 100미터 옆에서 발생했다. 이 또한 농정을 준비하는 중에 실화로 발생했다고 한다. 이날도 샌 날이 졌다할 정도로 동풍이 살랑살랑 불고 있었다. 나는 일요일이라 집에서 가족들과 쉬고 있던 차에 맞은편에서 농사 짖는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우리 농원 쪽에 불이 났다”는 것이다. 순간 눈앞이 캄캄했다. 허겁지겁 채비를 하고 농원으로 차를 몰았다.

 

차 속 30여분, 입이 바싹바싹 타들어갔다. 달려가는 그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 별의 별 상상이 다 떠올랐다. 농원입구 도로에 도착해 보니, 소방차 십여 대와 함께 진화요원들이 백여 명, 공중에는 헬기가 4대가 연신 물을 퍼붓고 있었다. “지금 들어가면 안 됩니다.”하면서 소방대원들이 농원입구에서 제지를 하는 것이다. 나는 “저 위에 농막이 어떻게 된 건지 보고 오겠다”고 말하자 “아, 농장주 되십니까?”하면서 “위급하면 바로 내려 오셔야합니다“하면서 출입을 허락해주었다.

 

실제 농원은 도로가로부터 50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서 바로 뛰어 내려올 수 있는 거리다. 차를 몰고 올 때부터 무사 기원을 바랬는데, 농원 가까이 다가와서는 ‘농막이 다 타도 할 수 없지 뭐’ 하는 최악의 경우를 염두 해 두며 체념까지 미리 해버렸다. 스스로 감당이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명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며 여차하면 대피를 염두 해 두고 있었다.

 

마지막 오르막길을 뛰어 올라가보니 아직은 불길이 다가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미 마을 주민들은 대피를 마친 상태였으나 필자 또한 해당자이면서도 나도 모르게 어느덧 농원을 지켜야 한다는 소방대원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마침 그때 마을로의 확산에 대비해 몇 명의 소방대원과 마을 이장이 내가 있는 농원의 상수도 저장탱크를 보기위해 찾아왔다. 소화수로 이용가능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긴급히 농원을 찾은 것이다. 평소 저장탱크의 구조를 잘 알고 있던 나는 흙과 낙엽더미에 묻혀있는 배수로 밸브를 급히 찾아내어 소방 호스와의 호환성을 검토해주었다. 아쉽게도 연결밸브의 치수가 맞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머리 위로는 진화용 헬기가 굉음을 뿜으며 물을 연신 퍼 나르고 있었다. 나는 바람 방향으로 봐서 불이 곧 덮칠 것 같아서 헬기만 쳐다보고 있을 수 없었다. 바로 마을 상수도 물을 틀어 큰 통에 받기 시작했다. 물을 큰 그릇에 담아 지붕 위쪽을 이리저리 오가며 골고루 뿌려대기 시작했다. 나머지 닭장, 겨울에 전지한 나무더미, 창고 지붕 등 골고루 듬뿍 물을 뿌리고 나니 힘이 쭉 빠져서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하늘에서 물을 쏟아 붓는 소방 헬기만 목 빠지게 바라보면서 간절히 진화를 염원했다.

 

마침 연기가 사그라지는 느낌이 들어 상황을 소방대원에게 물으니 “진화가 거의 되어갑니다.“라는 희망 섞인 소식을 전해 주었다. 무전으로 상황을 주고받는 듯했다. 결국 엄청난 양의 물을 쏟아 부은 헬기의 진화 위력과 지상의 소방대원의 진화 준비 덕분에 어둠이 깔리기 전에 농원과 마을도 동시에 지키게 되었다. 두렵고 혼란스러웠던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나니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최악의 상황을 막아준 소방대원에게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나 또한 비록 농막 지붕과 주변 가연성 물질에 물을 퍼 나른 일들은 헛수고가 되었지만 산불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지금까지의 산불사례를 요약해보면, 대형 산불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최악의 자연적 환경 조건에서 인간의 실수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런 대형 산불이 미치는 심각성과 영향에 대해 검토해보기로 하자. 무분별하고 자유로운 인간의 행위에 의해 발생한 산불은 삶의 터전을 삽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다. 그 결과로 이재민이 발생하고 탄 나무들은 다시 산사태, 외상 후 스트레스 등 엄청난 2차 재해를 유발하게 된다.

 

옛 부터 이런 처절한 예들은 문학에서도 다뤄져 왔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자유의 화석'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간에 의해 가공된 물(物)관계가, 거꾸로 인간 활동을 흡수해 버리는 힘을 ‘필연성’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산불로 인해 개개인의 삶의 자유는 사라지고 장마철에는 또 ‘산사태’라는 운명 속에서 몸을 떨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산불은 ‘산사태’라는 또 다른 형태로 ‘물화(物化)'되었다”는 표현을 썼다. 여기서는 ‘산불, 산사태’가 인간을 쫓아내는 주인이 되어, ‘물(物)에 대한 인간의 요구(벌목)가, 인간에 대한 물의 요구(산사태 또는 홍수 등)로 끊임없이 변화해 간다는 것이다.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살아있는 잡목과 마른 낙엽들이 타면서 뿜어내는 엄청난 양의 탄소배출량, 산불로 동·식물과 토양에게도 막대한 생태계를 파괴 한다 점. 넓은 면적의 푸른 숲들이 수년에서 수 십 년간 산소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점. 잿더미로 나 앉은 이재민은 평생을 외상 후 스트레스로 시달린다는 점. 시인이며 사상가인 소로의 스승인 에머슨이 말한 "자연은 인간에게 오성과 이성을 동시에 훈련시키는 좋은 학습장"인데 그 학습장마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점들이다.

 

또한 에머슨은 ‘우주는 자연과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고 “자연은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바꿔 말하자면, 대형 산불로 나를 제외한 대부분인 자연이 파괴되면 나의 영혼도 온전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대형 산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제공하는 인적 실화와 구조적 환경개선 대책으로 크게 나눠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인적 실화의 예시와 방지대책을 검토해보자.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2022년부터 올해까지 산불 발생 원인은, 입산자 실화, 담뱃불 실화, 논·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및 기타(건축물 화재, 성묘객 실화 등)순으로 발생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4년간 봄철(3,4,5월)에 산불 발생 평균 건수가 350건 이상으로 1년 중 단연히 높아 집중적인 관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봄철은 특히 관계습도가 낮고 바람이 많이 부는 시기이고 농정 채비를 하는 시기이다. 또한 날씨가 풀려 사람들의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4, 5월이 되면 상춘객들이 들과 산을 찾는 시기이므로 산불이 발생할 확률이 더욱 높은 시기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다음과 같이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입산자 실화를 막기 위한 캠페인을 강화해야 한다.

봄 나들이객, 입산객 과 산지 인접 농가에 대한 집중관리를 해야한다. 산지인접 농가와 입산 객들이 많이 찾는 곳에는 산불예방 대형 애드블룬, 안내방송과 로고송으로 불조심 관심을 고취시키고, 입산객들의 산불캠페인 서명과 출입 실명제를 실시, 화기 보관소 운영, 캠핑장소와 등산로에 로프와 표지판 부착, 산행지도와 산불예방 수칙이 명기된 안내책자 배부 등으로 예방효과를 배가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기간에는 타 지역으로의 이동 동선에 따라 지자체에서 모바일 폰으로 예방수칙을 실시간으로 알려 경각심을 고취시켰듯이, 산불발생이 높은 봄철에는 특히 산림지역으로의 새로운 동선이 파악되는 사람들에게는 단순 이동자라할지라도 집중 관리하여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주기적인 교육과 사전 감시를 실시하여야 한다.

산림지역과 인접한 농민에게는 농한기 때 유관기관(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경영체, 공익직불제 및 지자체 읍면동)과 연계활동을 통해 논·밭두렁을 태우는 행위와 불법 소각 등 산불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영농자재의 회수가 용이하도록 행정지원을 하고, 현장 감시요원을 대폭 투입하여 산불 발생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밀착 감시와 계도를 병행하여야 한다.

 

세 번째, 산불예방 문화 사업을 펼쳐야 한다.

기존 시설(지역 수목원, 자연휴양림 등)을 대폭 늘려서 여름, 겨울방학기간 동안 아동 및 성인을 상대로 숲속체험을 위한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 운영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산림의 소중함과 산불 발생 시 피해상황을 깨우치게 하고, 명사를 초청해 명상 및 요가 등 힐링을 겸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한다.

 

네 번째, 방화든 실화든 벌칙을 강화해야 한다.

인간의 행위를 통제하는 적극적인 방법은 벌칙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교통신호를 위반 하면 범칙금을 내야 하듯이 산불은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법을 위반하였을 경우 벌칙 또한 엄중해야 한다.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을 빌리자면, “인류는 악행을 저지르는 성향이 있다”고 했다. 이는 ‘모든 선한 일을 버리는 자(성경, 디도서 1:16)’들인 것이다. 산불이 나면 산이 불타고 사람마저 사망할 수도 있음을 누구나 안다. 그러나 억제할 수 없는 정념과 경험에 사로잡혀 많은 인간은 부주의한 행동한다. 그렇지만 산불에 대한 벌금 등의 불이익이 있다면 효과가 클 것이다. 반대로 벌금이 가볍다거나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실화자는 줄지 않을 수도 있다.

 

다섯 번째, 구조적 환경 대책 수립이다.

가. 소방과 산림을 보호하기 위한 임도개설이다.

이번 산불 현장에서 좀 아쉬운 점이 많았다. 안타까운 것은 농로가 협소하여 소방차가 큰 도로에서 10여대가 정차한 채로 아예 산불발생 지역 가까이 진입하지 못하고 호스로만 진화준비를 했는데 한계가 있었다. 필자는 어릴 때 땔감을 구하기 위해 민둥산을 누빈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야산이라도 앞을 헤쳐 나가기도 힘들 정도로 수목이 우거져 있다. 소나무재선충으로 벌목한 나무들,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들, 자연 도태된 나무들이 뒤섞여 있다. 주민들이 사는 마을 뒷산은 반드시 간벌을 하고 소방을 위한 임도를 개설하여 산불 예방은 물론 신속한 출동으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의 3분의 2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육로는 사통팔달로 되어 있지만 임야는 대부분 맹지다. 2024 산림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국가별 임도밀도(m/ha)현황에서 우리나라는 4.11로, 일본(24.1), 오스트리아(50.5), 독일 (54)보다도 산림도로는 턱없이 낮은 편이다. 더 나아가 높고 깊은 산들도 임도를 매년 개설해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임도를 개설하기 위해 범 정부차원에서 로드맵을 작성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주와 진입로 토지소유자들에게는 도로개설과 산불예방이라는 이점을 살려 상생의 원칙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나. 산불관련 소방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필자에게 산길 진입로와 마을 상수도 저장탱크의 구조를 문의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따라서 지자체별 소방서에서는 각 마을 상수원과 임도들을 파악하여 매뉴얼에 등록해 놓고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여섯 번째, 국가재난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기후 위기로 인해 갈수록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만큼, 장비의 현대화는 물론 예산 및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지자체와의 협조체계를 효율성 있게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구체적 세부 사항으로는 다음과 같다.

가. 대용량 진화용 헬기 도입, 최신 소방차 및 장비구축, 감시 및 진화 요원 증원, 모바일 폰을 이용한 실시간 밀착 관리, AI를 탑재한 대형 애드 블룬,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 확립, 지자체와 연계한 소방훈련 등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나. 산림의 수목 변경을 위한 중·장기적인 검토 및 시행이 있어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산림 중 36.9%는 소나무 중심의 침엽수림으로 구성되어 있고 불이 지속되는 시간도 다른 수목에 비해 2.4배 더 길다고 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병충해에 강하고 산불 확산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수목을 선정하여야 할 것이다.

 

다. 봄철 산불 발생건수 중 담뱃불 실화로 인한 건수가 2위에 속한다. 산불 및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담뱃불 무단 투기행위는 교통범칙금에 확대 적용하는 것도 검토해볼 사항이라고 여겨진다. 이상과 같이 개인이 실화로 발생하는 산불예방 사항들과 지자체 및 국가에서 검토해야 할 사항(장비 및 인력 확충, 홍보, 벌칙조항, 임도 건설, 수목변경 등)들을 열거해 보았다.

 

실화든 방화든 결과적으로 인간이 자연에게 테러를 가하면 자연은 반대로 수만 배 이상으로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는 필연성에 놓이게 된다. 산불로 맨몸만 겨우 빠져 나와 맨바닥서 텐터와 이재민 수용소에서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깊은 절망감에 쌓여 있다. 더구나 평생 일궈 온 삶의 터전이 잿더미로 변하는 장면을 애태우며 지켜봤으니, 외상 후 스트레스로 영구히 남을 것이다. 또 악천후 속에서도 쉼 없이 헬기로 물을 퍼 나르다가 사고를 당한 조종사 가족에게는 어떻게 위로를 할 건가? 이런 불상사를 막자면 인간에 의한 예방책밖에 없다.

 

두어 시간 지붕에 물을 퍼 날라 쏟아 부으며 몸부림 친 것만으로 산불의 위력을 충분히 실감하였다. 불타기 전까지 애태우던 시간, 물 뿌리던 시간 등이 길고 고통스러웠지만 불타지 않고 잘 넘겼다는 안도감에 소방당국과 나 자신에게 감사했던 하루였다. 아무리 좋은 장비와 인력을 갖추었더라도 국민 개개인이 조심하지 않으면 인간의 실화에 의한 산불을 막기 어렵다.

 

우리는 개인 생활에서 득세하는 이기심, 후안무치와 충돌할 때 겸양은 위축되고 가치가 짓밟히는 것을 지금껏 보와 왔다.

인류학자인 알베르 자카로 표현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났을 때 ‘인간이 되고 싶은 후보’와 같고, 처음에는 미숙하지만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능력이 개발 된다고 하였다“. 이는 죽을 때까지 계속 인간이 되어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산불 또한 힘들더라도 법, 계도와 교육을 통해 인간에게 기대하는 능력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농원 입구에 대기 중인 소방차들, 전면에 보이는 야산과 멀리보이는 대운산이 한 주 전에 엿새 동안 불에 탔었다.
헬기로 물을 쏟아붓고 있다.
농원입구, 농로가 협소해서 소방차가 못 들어가니까 소방 호스로만 진화를 서두르고 있다.

 

농원 맞은편 화재현장

 

* 참고로, 위의 내용은 '2025 산림청 산불예방 수기 응모 당선작'입니다. 본문 내용이 당선작과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규정상 다른 곳에 게시할 수 없어 본문을 대부분 여백으로 블라인드 처리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취미2 > 중산 담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인, 전원생활 지침서~!  (16) 2025.09.17
고향 친구 칠순 모임(3)  (7) 2025.05.18
꼬꼬꼬 안꼬꼬!  (14) 2025.03.08
산골 새 가족/ 감자 파종!  (15) 2025.02.26
부모님 생각!  (43) 2024.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