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중독자는 없다
“나는 하루에 담배를 두세 개비만 피웁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언뜻 절제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필사적으로 자기 자신을 억누르며 담배에 대한 욕구를 숨기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드물게는 진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사람의 생활은 결코 부럽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아버지는 폐암, 어머니도 폐암, 아들은 백혈병인 까닭에 평소 담배의 해를 누구보다 두려워하는 주부가 도저히 담배에 대한 욕구를 참을 수 없어 하루에 두 개비씩, 아들이 돌아오기 전에 주방에서 한 개비, 가족이 잠들고 나서 한 개비를 피운다고 가정하자. 그 사람에게 담배 두 개비가 얼마나 소중한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담배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크기에 두 개비로 만족하는지 측은할 정도다. ‘욕구’와 ‘두려움’ 사이에 끼어 필사적인 철의 의지로 버티는 것이다. 도대체 그런 생활의 어디가 이상적이란 말인가. 마치 전기 충격을 견디면서 하루에 두 번만 레버를 누르는 상황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매일 각성제를 한 대씩만 맞는다. 잘 조절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없을 것이다. 혹은 섹스를 말할 때 ‘성인끼리의 깔끔한 관계’라는 표현도 마찬가지다. 그 멋진 이미지에 속아 성인끼리는 물론 아이에게까지 피해를 입히고 불안과 고뇌에 빠져 괴로워하다가 결국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자기혐오만 남기고 파멸한다. 이런 예는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선전이 넘쳐나는 것 자체가 아무리 깔끔한 관계를 전제로 만났어도 PEA 반응에 휘말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말해주고 있다.
결국 의존증과 연을 끊고 해방될 것인가, 아니면 중독에 빠져 피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릴 것인가 둘 중에 하나다. ‘행복한 중독자’란 없다. 잊지 말기 바란다. ‘딱 한 번’은 있을 수 없다. 단 한 번이라도 다시 손을 대면 또 한 번, 또 한 번 계속해서 강한 욕구가 생겨난다.
<“이중세뇌 二重洗腦”에서 일부 요약 발췌, 이소무라 다케시 지음,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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