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체와 비슷하고, 우리 행동을 가능한 한 흉내 낼 수 있는 기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진정한 인간(vrais hommes)일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아주 확실한 두 가지 수단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려고 했다.
첫째, 그 기계는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우리 생각을 알게 할 때처럼, 말을 사용하거나 다른 기호를 조립하여 사용하는 일이 결코 없다는 것이다. 물론 기계가 말을 할 수 있도록, 나아가 그 기관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물질적 작용(actions corporelles)에 따라 어떤 말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경우에도 그 기계는 자기 앞에서 말해지는 모든 의미에 대해 대답할 정도로 말들을 다양하게 정돈(arrangement)할 수 없지만, 사람은 아무리 우둔하더라도 그런 것을 할 수 있다.
둘째, 그 기계가 우리 못지않게 혹은 종종 더 잘 많은 일을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역시 무언가 다른 일에 있어서는 하지 못하는 일이 있으며, 이로부터 그 기계는 인식이 아니라 기관의 배치에 의해서만 움직인다는 것이 드러난다. 왜냐하면 이성은 모든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보편적인 도구(un instrument universel)인 반면에, 이 기계가 개별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개별적인 배치가 기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우리 이성이 우리에게 행동하게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삶의 모든 상황에서 행동하기에 충분한 다양한 배치가 한 기계 속에 있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수단으로 인간과 짐승 간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아무리 둔하고 어리석고, 심지어 미쳤다고 하더라도 인간이라면 다양한 말(diverses paroles)을 정돈할 수 있고, 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해시키기 위해 이야기(un discours)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반면에, 다른 동물들은 아무리 완전하고 태생이 좋더라도 그런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아주 주목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많은 동물들은 어떤 행동에 있어 우리보다 더 많은 재능을 보이지만, 다른 많은 경우에 있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아주 주목할 만한 것이다. 그러므로 동물들이 우리보다 무언가를 더 잘한다 해도 그것이 정신(l‘esprit)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방법서설(Discours de la méthode)“에서 일부요약 발췌, 르네 데카르트 지음>
<흰괭이눈>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중부이남에 분포하며 산골짜기의 습지에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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