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켓이 있는 여자의 뒷모습은 더 아름답다
언젠가 덴마크에 방문했을 때, 동석했던 여성이 덴마크인 신사에게 “소금과 후추를 건네주실 수 있을까요?”하고 부탁했습니다. 그 노신사는 “손수 건네는 건 예의가 아닙니다” 하고 속삭이며 그녀의 테이블 위에 천천히 놓았습니다. 직접 건네는 것보다 일단 식탁 위에 놓는 것이 정중하고 우아합니다. 에티켓이나 매너는 시대에 따라 나라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올바른 것은 이것뿐이다’ 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또 그 대부분은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 관계됩니다.
또 파리의 호텔에서는 보이의 말쑥한 동작이 항상 인상적입니다. 룸서비스를 가져왔을 때 1유로를 건네면, 팔을 겨드랑이에 착 붙이고 손바닥만을 내밀고 동시에 이쪽을 바라보며 “메르시, 마담” 하고 말합니다. 일절 돈을 보지 않고 마치 군대처럼 바른 자세로, 그 동작이 매우 명쾌합니다.
매너는 마음이다
그러고 보니 식탁에서도 다른 사람이 서빙을 하고 있을 때 그 사람 앞의 접시를 보면 안 된다고 하는 매너가 상징하는 것처럼, 프랑스에서는 ‘물건’에만 눈을 두면 안 된다고 하는 룰이 있습니다. 식탁의 룰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접시에 남아 있는 소스에 빵을 찍어먹거나 하는 것은 가족 사이처럼 친한 사이에 허용됩니다. 그 때도 포크 끝으로 잘게 찢은 빵을 찔러서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보다 품위가 있습니다.
그런데 매사를 완곡하게 돌려 말하는 ‘숨기다’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련되다’고 불리는 방법이라 생각하지 않는가요? 그 예로 프랑스인 친구는 엽서에 글을 쓸 때에도 반드시 봉투에 넣어 보냅니다.
<“멋지게 나이 든 여자의 시크릿”에서 극히 일부요약 발췌, 이토 히사코 지음, 이진주님 번역, 지상사>
▣ 저자 이토 히사코
일본 요코하마에서 태어났다. 조치대학 외국어학부, 동대학원 불문과를 수료했다. 재학 중에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서 파리로 유학을 갔다. 프랑스식 인생관과 멋내기를 소개하는 한편, 현재는 번역과 강연, 그리고 여성잡지에 패션과 여성의 생활 방식에 관한 에세이를 연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세련된 센스와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으로 많은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저서로 『우아한 행복론』, 『심플 엘레강스』, 『Maman이 가르쳐 준 것』, 『파리 수다쟁이 산책』, 『아름답게 살기 위한 레슨』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늙지 않는 여자』, 『아름다운 여자가 되자』, 『프랑스 상류 계급 BCBG』, 『붉은 입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