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 힘
R: 1947년 8월 25일자 『일기』에 “사람들은 나에게 역사적 순간과 결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사회적인 문제,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제기한 사회적인 문제에 지배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기가 살아가는 역사적 순간에 대하여 자신의 작품을 통해 어떻게든 대응해야 한다. 그렇다, 나는 붓다와 소크라테스처럼 대응할 것이다. 역사적 순간을 초월하고, 다른 것들을 창조하거나, 그것들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쓰셨는데요.
E: 예, 붓다와 소크라테스를 ‘도피하는’ 자들로 보면 안 됩니다. 그들은 자신의 역사적 순간에서 출발하였고, 그 역사적 순간에 대응한 것입니다. 그들은 다만 다른 차원에서, 다른 언어로 했을 뿐이지요. 한쪽은 인도에서, 다른 쪽은 그리스에서 영적인 혁명을 일으킨 사람들입니다.
R: 선생님의 학문적인 연구 전체에는 열정, 읽기와 쓰기의 열정이 흐르고 있습니다. 특히 ‘발자크 읽기’요.
E: 예, 발자크를 즐겨 읽긴 했었는데, 파리에 있으면서 그에게 완전히 빠졌어요. 루마니아어로 발자크의 생애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의 서거 100주년 기념으로 루마니아에서 출판할 생각이었죠. 그 모험에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고 후회하지는 않아요. 보시다시피 발자크는 여전히 내 서가에 있거든요.
R: 1945년 파리에선 바타유, 브르통, 베라 도말, 테야르 드 샤르댕, 그리고 프랑스의 저명한 동양학자들과 인도 학자들을 만나셨는데요. 『일기』에서는 사르트르나 카뮈, 시몬느 드 보부아르, 메를로퐁티를 전혀 언급하지 않으셨어요.
E: 그들의 저작을 읽기도 했고, 또 많이 참고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원래 원고에서 세 번째, 가끔은 다섯 번째로 인용할 때는, 예를 들어, 사르트르의 유명한 강연인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에 대해서 내가 말한 문장들은 넣지 않았어요. 내가 그 강연에 참석하기도 했지만, 그런 것은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있고, 우리 문화적 분위기의 일부였기 때문이지요. 난 다른 구절들을 더 좋아했어요. 그리고 난 실존주의 철학자들보다는, 바타유와 에메 파트리, 아마도 브르통과, 그리고 몇몇 동양학자들, 필리오자, 폴 뮈, 르노 등과 더 친했어요.
R: 선생님은 외딴 섬에 가실 때, 책 같은 것은 안 가져가실 것이라고 짐작되지만, 만약의 경우, 가져가신다면 어떤 책을 가지고 가시겠어요?
E: 발자크의 소설 몇 권,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몇 권······. 『파우스트』의 제2권과 괴테의 자서전······. 밀라레파의 전기와 시들. 사실 그의 시는 단순한 시 이상이지요. 마술 같고 황홀해요······ 셰익스피어도 당연히······ 노발리스와 독일 낭만주의 작가들, 그리고 특히 단테······ 금방 머리에 떠오른 이름만 말했는데요. 물론 다른 작가들의 것도 더 있겠죠.
<“미로의 시련”에서 극히 일부요약 발췌, 미르체아 엘리아데 지음, 북코리아>
<이슬을 머금은 개망초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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