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次
☼ 明 心 寶 鑑 001
☼ 老子道德經 040
☼ 黙 子 063
☼ 中 國 遇 話 080
☼ 帳 子 遇 話 091
☼ 論 語 094
☼ 孟 子 144
明 心 寶 鑑
目次
1. 繼善篇 4
2. 天命篇 5
3. 順命篇 6
4. 孝行篇 6
5. 正己篇 7
6. 安分篇 10
7. 存心篇 11
8. 戒性篇 13
9. 勸學篇 15
10. 訓子篇 16
11. 省心篇(上) 17
12. 省心篇(下) 23
13. 立敎篇 27
14. 治政篇 30
15. 治家篇 31
16. 安義篇 32
17. 尊禮篇 33
18. 言語篇 33
19. 交友篇 34
20. 婦行篇 35
21. 增補篇 36
22. 八反歌 36
23. 孝行篇續篇 38
24. 廉義篇 39
25. 勸學篇 41
1. 繼善篇
子曰 爲善者는 天報之以福하고 爲不善者는 天報之爲禍니라.
?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주시고 악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재앙을 주시느니라.”고 하셨다.
漢昭烈이 將終에 勅後主曰勿以善小而不爲하고 勿以惡小而爲之하라.
? 한나라의 소열황제가 죽을 때 후주에게 조칙을 내려서 말하기를, “선이 작다고 해서 아니치 말며, 악이 작다고 해서 하지 말라.”고 하셨다.
莊子曰 一日不念善이면 諸惡이 皆自起니라.
? 장자가 말하기를, “하루라도 착한 일을 생각지 않으면 모든 악한 것이 저절로 일어나느니라.”고 하셨다.
太公曰 見善如渴하고 聞惡如聾하라 又曰 善事란 須貪하고 惡事란 莫樂하라.
? 태공이 말하기를, “착한 일을 보거든 목마를 때 물 본 듯이 주저하지 말며, 악한 것을 듣거든 귀머거리 같이 하라” 또 “착한 일이란 모름지기 탐내야 하며, 악한 일이란 즐겨하지 말라.”고 하셨다.
馬援曰 終身行善이라도 善猶不足이요 一日行惡이라도 惡者猶餘니라.
? 마원이 말하기를, “한평생 착한 일을 행하여도 착한 것은 오히려 부족하고 단 하루를 악한 일을 행하여도 악은 스스로 남음이 있느니라.”고 하셨다.
司馬溫公이 曰 積金以遺子孫이라도 未必 子孫이 能盡守요 積書以遺子孫이라도 未必 子孫이 能盡讀이니 不如 積陰德於冥冥之中하야 以爲子孫之計也니라.
? 사마온공이 말하기를, “돈을 모아 자손에게 넘겨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다 지킨다고 볼 수 없으며, 책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다 읽는다고 볼 수 없다. 남모르는 가운데 덕을 쌓아서 자손을 위한 계교를 하느니만 같지 못하느니라.”고 하셨다.
景行錄에 曰 恩義를 廣施하라 人生何處不相逢이니 讐怨을 莫結하라 路逢 狹處면 難回避니라.
? ?경행록?에 말하기를,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라. 인생이 어느 곳에서든지 서로 만나지 않으랴? 원수와 원한을 맺지 말라. 길 좁은 곳에서 만나면 피하기 어려우니라.”고 하셨다.
莊子曰 於我善者도 我亦善之하고 於我惡者도 我亦善之니라 我旣於人에 無惡이면 人能於我에 無惡哉인저
? 장자가 말하기를, “나에게 착한 일을 하는 자에게도 내, 또한 착하게 하고 나에게 악한 일을 하는 자에게도 내, 또한 착하게 할 것이다. 내가 이미 남에게 악하게 아니하였으면 남도 나에게 악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니라.”고 하셨다.
東岳聖帝垂訓에 曰 一日行善이라도 福雖未至나 禍者遠矣요 一日行惡이라도 禍雖未至나 福者遠矣니 行善之人은 如春園之草하여 不見其長이라도 日有所增하고 行惡之人은 如磨刀之石하여 不見其損이라도 日有所虧니라.
? 동악성제가 훈계를 내려 말하기를, “하루 착한 일을 행할지라도 복은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화는 스스로 멀어진다. 하루 악한 일을 행할지라도 화는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복은 스스로 멀어진다. 착한 일을 행하는 사람은 봄 동산에 풀과 같아서 그 자라나는 것이 보이지 않으나 날로 더하는 바가 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서 갈리어서 닳아 없어지는 것이 보이지 않아도 날로 이지러지는 것과 같으니라.”고 하셨다.
子曰 見善如不及하고 見不善如探湯하라.
? 공자가 말하기를, “착한 것을 보거든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이 하고 악한 것을 보거든 끓는 물을 만지는 것과 같이 하라.”고 하셨다.
2. 天命篇
子曰 順天者는 存하고 逆天者는 亡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하늘을 순종하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고 하셨다.
康節邵先生이 曰 天聽이 寂無音하니 蒼蒼何處尋고 非高亦非遠이라 都只在人心이니라.
? 소강절선생이 말하기를, “하늘의 들으심이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푸르고 푸른데 어느 곳에서 찾을 것인가. 높지도 않고 또한 멀지도 않다. 모두가 다만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玄帝垂訓에 曰 人間私語라도 天廳은 若雷하고 暗室欺心이라도 神目은 如電이니라.
? 현제께서 말하기를, “인간이 사사로운 말도 하늘이 듣는 것은 우뢰와 같으며 어두운 방 속에서 마음을 속여도 귀신의 눈은 번개와 같다.”고 하셨다.
益智書에 云 惡鑵이 若滿이면 天必誅之니라.
? 익지서에 이르기를 “나쁜 마음이 가득 차면 하늘이 반드시 벨 것이다.”고 했다.
莊子曰 若人이 作不善하야 得顯名者는 人雖不害나 天必戮之니라.
? 장자가 말하기를, “만일 사람이 착하지 못한 일을 해서 이름을 세상에 나타낸 자는 사람이 비록 헤치지 않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죽일 것이다.”고 하셨다.
種瓜得瓜요 種豆得豆니 天網이 恢恢하야 疎而不漏니라.
? 오이씨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 하늘의 그물이 넓어서 보이지는 않으나 새지 않는다.
子曰 獲罪於天이면 無所禱也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악한 일을 하여 하늘에 죄를 얻으면 빌 곳이 없다.”고 하셨다.
3. 順命篇
子曰 死生이 有命이오 富貴在天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죽고 사는 것은 명에 있고 부자가 되고 귀하게 되는 것은 하늘에 있다.”고 하셨다.
萬事分已定이어늘 浮生空自忙이니라.
? 모든 일은 분수가 이미 정하여져 있는데 세상 사람들이 부질없이 스스로 바쁘게 움직인다.
景行錄에 云 禍不可倖免이오 福不可再求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화는 요행으로는 면하지 못하고 복은 가히 두 번 다시 구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時來風送藤王閣이오 運退雷轟薦福碑라.
? 때가 이르니 바람이 등왕각으로 보내고 운이 없으니 벼락이 천복비를 때렸다.
列子曰 痴聾痼啞도 家豪富요 智慧聰明도 却受貧이라 年月日時 該載定하니 算來由命不由人이니라.
? 열자가 말하기를, “어리석고 귀먹고 고질이 있고 벙어리라도 집은 큰 부자요 지혜 있고 총명하지만 도리어 가난하다. 운수는 해와 달과 날과 시가 분명히 정하여 있으니 계산해 보면 부귀는 사람으로 말미암음에 있지 않고 명에 있는 것이다.”고 하셨다.
4. 孝行篇
時曰 父兮生我하시고 母兮鞫我하시니 哀哀父母여 生我劬勞샷다 欲報深恩인대 昊天罔極이로다.
? 시에 이르기를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시니, 아아 애닯다 부모님이시어 나를 낳아 기르시느라고 애쓰고 수고하시었다. 그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넓은 하늘도 끝이 없네”라고 하였다.
子曰 孝子之事親也에 居則致其敬하고 養則致其樂하고 病則致其憂하고 喪則致其哀하고 祭則致其嚴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효자가 어머니를 섬기는 것은 기거하심에는 그 공경을 다하고 봉양함에는 즐거움을 다 하며 병드신 때엔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신 때엔 슬픔을 다하며 제사지낼 때엔 엄숙함을 다한다.”고 하셨다.
子曰 父母在어시든 不遠遊하며 遊必有方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부모가 살아 계시면 멀리 놀지 않으며 노는 것이 반드시 방법이 있느니라.”라고 하셨다.
子曰 父命召어시든 唯而不諾하고 食在口則吐之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아버지가 부르시면 즉시 대답하며 머뭇거리지 말고 음식이 입에 있거든 이를 뱉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太公이 曰 孝於親이면 子亦孝之하나니 身旣不孝면 子何孝焉이리오.
? 태공이 말하기를,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한다.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를 하지 않는다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라고 하셨다.
孝順은 還生孝順子요 忤逆은 還生忤逆子하나니 不信커든 但看詹頭水하라 點點滴滴不差移니라.
? 효순한 사람은 또한 효순한 아들을 낳으며 오역한 사람은 또한 오역한 아들을 낳는다. 믿지 못하겠거든 저 처마끝의 낙수를 보라. 방울 방울 떨어져 내림이 어긋남이 없는 것을.
5. 正己篇
性理書에 云 見人之善而尋其之善하고 見人之惡而尋其之惡이니 如此면 方是有益이니라.
? ?성리서?에 이르기를, “남의 착한 것을 보고서 나의 착한 것을 찾고, 남의 악한 것을 보고서 나의 악한 것을 찾을 것이니 이와 같이 함으로써 바야흐로 유익함이 있을 것이니라.”고 했다.
景行錄에 云大丈夫- 當容人이언정 無爲人所容이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의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것이니라.”고 하였다.
太公曰 勿以貴己而賤人하고 勿以自大而蔑小하고 勿以恃勇而輕敵이니라.
? 태공이 말하기를, “나를 귀하게 여김으로써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기가 크다고 해서 남의 작은 것을 업신여기지 말며 용맹을 믿고서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 것이니라.”고 하셨다.
馬援曰 聞人之過失이어든 如聞父母之名하여 耳可得聞이언정 口不可言야니라.
? 마원이 말하기를, “남의 허물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과 같이하여 귀로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 것이니라.”고 하셨다.
康節邵先生이 曰 聞人之謗이라도 未嘗怒하며 聞人之譽라도 未嘗喜하며 聞人之惡이라도 未嘗和하며 聞人之善則就而和之하고 又從而喜之니라 其時에 曰 見善人하며 樂聞善事하며 樂道善言하며 樂行善意하고 聞人之惡이어든 如負芒刺하고 聞人之善이어든 如佩蘭蕙하라.
? 강절소선생이 말하기를, “남의 비방을 들어도 성내지 말며 남의 좋은 소문을 들어도 기뻐하지 말라. 남의 악한 것을 듣더라도 이에 동조하지 말며 남의 착한 것을 듣거든 곧 나아가 정답게 하고 또 따라서 기뻐할 것이니라.”
시에 이렇게 말했다.
“착한 사람 보기를 즐겨하며
착한 일을 듣기를 즐겨하며
착한 말 이르기를 즐겨하며
착한 뜻 행하기를 즐겨하며
남의 악한 것을 듣거든
자기를 몸에 진 것 같이 하고
남의 착한 것을 듣거든
남초를 몸에 지닌 것 같이하라.“고 하셨다.
道吾善者는 是吾賊이오 道吾惡者는 是吾師니라.
? 나를 착하다고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내게 해로운 사람이요, 나의 나쁜 점을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나의 스승이니라.
太公이 曰 勤爲無價之寶요 愼是護身之符니라.
? 태공이 말하기를, “부지런히 일하는 것은 더 없는 귀중한 것이 될 것이요. 정성스럽게 하는 것은 이 몸을 보호하는 부적이니라.”고 하셨다.
景行錄에 曰 保生者는 寡慾하고 保身者는 避名이니 無慾은 易나 無名은 難이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삶을 보전하려는 자는 욕심을 적게 하고 몸을 보전하려는 자는 이름을 피한다. 욕심을 없게 하기는 쉬우나 이름을 없게 하기는 어려우니라.”고 하셨다.
子曰 君子有三戒하니 少之時엔 血氣未定이라 戒之在色하고 及其長也하얀 血氣方剛이라 戒之在鬪하고 及其老也하얀 血氣旣衰라 戒之在得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세 가지 경계할 것이 있으니 연소할 때는 혈기가 정하여지지 않았는지라 경계할 것이 여색에 있고, 몸이 장성함에 이르면 혈기가 바야흐로 강성한지라 경계할 것이 싸움하는데 있으며, 몸이 늙음에 이르면 혈기가 이미 쇠한지라 경계할 것이 탐하여 얻으려는데 있느니라.”고 하셨다.
孫眞人養生銘에 云 怒甚偏傷氣오 思多太損神이라 神疲心易役이오 氣弱病相因이라 勿使悲歡極하고 當令飮食均하며 再三防夜醉하고 第一戒晨嗔하라.
? 손진인의 ?양생명?에 이르기를 “성내기를 심히 하면 기운을 상하고, 생각이 많으면 크게 정신을 상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수고로워지기 쉽고, 기운이 약하면 병이 따라 일어난다. 슬퍼하고 기뻐하는 것을 심하게 말 것이며 음식은 마땅히 고르게 하고 밤에 술취하지 말며, 첫째로 새벽녘에 성내는 것을 경계하라.”고 하셨다.
景行錄에 曰 食淡精神爽이오 心淸夢寐安이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음식이 깨끗하면 마음이 상쾌하고 마음이 맑으면 잠을 편히 잘 수 있느니라.”고 하셨다.
定心應物하면 雖不讀書라도 可以爲有德君子이니라.
? 마음가짐을 착하게 하여 모든 일에 대한다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았더라도 덕이 있는 군자가 될 수 있다.
近思錄에 云 懲忿을 如故人하고 窒慾을 如防水하라.
? ?근사록?에 이르기를, “분을 징계하기를 옛 성인같이 하고, 욕심을 막기를 물을 막듯이 하라.”고 하셨다.
夷堅志에 云 避色을 如避讐하고 避風을 如避箭하며 莫喫空心茶하고 小食中夜飯하라.
? ?이견지?에 말하기를, “여색 피하기를 원수 피하는 것과 같이하고
바람을 피하기를 날아오는 화살 피하는 것 같이하며 빈 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밤중에 밥을 많이 먹지 말라.“고 하셨다.
筍子曰 無用之辯과 不急之察을 棄而勿治하라.
? 순자가 말하기를, “쓸데 없는 말과 급하지 아니한 일은 그만 두고 다스리지 말라.”고 하셨다.
子曰 衆이 好之라도 必察焉하며 衆이 惡之라도 必察焉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모든 사람이 좋아 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며 모든 사람이 미워 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느니라.”고 하셨다.
酒中不語 眞君子요 財上分明은 大丈夫이니라.
? 술이 취한 가운데에도 말이 없음은 참다운 군자요, 재물에 대하여 분명함은 대장부이니라.
萬事從寬이면 其福自厚이니라.
? 모든 일에 너그러움을 쫓으면 그 복이 스스로 두터워 지느니라.
太公이 曰 慾量他人인대 先須自量하라 傷人之語는 還是自傷이니 含血噴人이면 先汚其口이니라.
? 태공이 말하기를, “다른 사람을 먼저 알려고 하거든 먼저 스스로를 헤아려 보라.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의 입이 더러워 지느니라.”고 하셨다.
凡戱는 無益이오 惟勤이 有功이니라.
? 모든 희롱하는 것은 이익됨이 없고 오직 부지런한 것만이 공이 있느니라.
太公이 曰 瓜田에 不納履하고 李下에 不正冠이니라.
? 태공이 말하기를, “남의 외 밭을 갈 때에는 신을 고쳐 신지 말고 남의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하셨다.
景行錄에 曰 心可逸이언정 形不可不勞요 道可樂이언정 心不可不憂니 形不勞則怠惰易弊하고 心不憂則荒淫不定故로 逸生於勞而常休하고 樂生於憂而無厭하나니 逸樂者는 憂勞를 豈可忘乎.
? ?경행록?에 이르기를,“마음은 편할지언정 육신은 수고롭지 않을 수 없고, 도는 즐거울지언정 마음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육신은 수고롭게 하지 않으면 게을러서 허물어지기 쉽고 마음이 걱정하지 않으면 주색에 빠져서 행동이 일정하지 않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수고로움에서 생기어 항상 기쁠 수 있고 즐거움은 근심하는데서 생기어 싫음이 없으니 편안하고 즐거운 자가 근심과 수고로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고 하셨다.
耳不聞人之非하고 目不視人之短하고 口不言人之過라야 庶幾君子니라.
? 귀로 남의 그릇됨을 듣지 말고, 눈으로 남의 모자람을 보지 말고, 입으로 허물을 말하지 말아야 이것이 군자이니라.
蔡伯皆曰 喜怒는 在心하고 言出於口하니 不可不愼이니라.
? 채백개가 말하기를, “기뻐하고 노여워 하는 것은 마음 속에 있고, 말은 입밖으로 나가는 것이니 삼가하지 아니할 수 없느니라.”고 하셨다.
宰予晝寢이어늘 子曰 朽木은 不可雕也요 糞土之墻은 不可圬也니라.
? 재여가 낮잠을 자거늘 공자가 말하기를, “썩은 마무는 다듬지 못할 것이고, 썩은 흙으로 만든 담은 손질을 못할 것이니라.”고 하셨다.
紫虛元君誠諭心文에 曰 福生於淸儉하고 德生於卑退하고 道生於安靜하고 命生於和暢하고 憂生於多慾하고 禍生於多貪하고 過生於輕慢하고 罪生於不仁이니 戒眼莫看他非하고 戒口莫談他短하고 戒心莫自貪嗔하고 戒身莫隨惡伴하고 無益之言을 莫妄說하고 不干己事를 莫妄爲하고 尊君王孝父母하며 敬尊長奉有德하고 別賢憂恕無識하고 物順來而勿拒하며 物旣去而勿追하고 身未遇而勿望하며 事已過而勿思하라 聰明도 多暗昧요 算計도 失便宜니라 損人終自失이오 依勢禍相隨라 戒之在心하고 守之在氣라 爲不節而亡家하고 因不廉而失位니라 勸君自警於平生하나니 可歎可警而可思니라 上臨之以天鑑하고 下察之以地祇라 明有三法相繼하고 暗有鬼神相隨라 惟正可守요 心不可欺니 戒之戒之하라.
? 자허원군의 ?섬유심문?에서 말하기를, “복은 검소하고 맑은 데서 생기고 덕은 겸손하고 사양하는 데서 생기며, 도는 편안하고 고요한 데서 생기고, 생명은 순수하고 사모치는 곳에서 생긴다. 근심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기고, 재앙은 탐욕이 많은 데서 생기며, 과실은 경솔하고 교만한 데서 생기고, 죄악은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눈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그릇된 것을 보지 말고, 임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결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 경계하여 탐내고 성내지 말며, 몸을 경계하여 나쁜 벗을 따르지 말라. 유익하지 않은 말은 함부로 하지 말고 내게 관계 없는 일은 함부로 하지 말라. 임금을 높이어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여 웃어른을 삼가 존경하고 덕이 있는 이를 받들며 어질고 어리석은 것을 분별하고 무식한 자를 꾸짖이 말고 용서하라. 물건이 순리로 오거든 물리치지 말고, 이미 지나갔거든 쫒지 말며 몸이 불우에 처했더라도 바라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생각하지 말라. 총명한 사람도 어두운 때가 많고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 놓았어도 편의를 잃은 수가 있다. 남을 손상케 하면 마침내 자기도 손실을 입을 것이요 세력에 의존하면 재앙이 따른다. 경계하는 것은 마음에 있고 지키는 것은 기운에 있다. 절약하지 않음으로써 집을 망치고 청렴하지 않음으로써 지위를 잃는다. 그대에게 평생을 두고 스스로 경계할 것을 권고하나니 가히 놀랍게 여겨 생각할지니라. 위에는 하늘의 거울이 임하여 있고 아래에는 땅의 신령이 살피고 있다. 밝은 곳에 는 삼법이 이어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따르고 있다. 오직 바른 것을 지키고 마음은 가히 속이지 못할 것이니 경계하고 경계하라.”고 하셨다.<명심보감 정기편에서>
6. 安分篇
景行錄에 云 知足可樂이오 務貪則憂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넉넉함을 알면 가히 즐거울 것이요, 욕심이 많으면 곧 근심이 있느니라.”고 하셨다.
知足者는 貧賤亦樂이오 不知足者는 富貴亦憂니라.
?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하여도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하고 귀하여도 역시 근심하느니라.”
濫想은 徒傷身이오 妄動은 反致禍니라.
? “쓸데 없는 생각은 오직 정신을 상할 뿐이요, 허망한 행동은 도리어 재앙만 불러 이르키느니라.”
知足常足이면 終身不辱하고 知止常止면 終身無恥니라.
? “넉넉함을 알아 늘 넉넉하면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줄 알아 늘 그치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느니라.”
書에 曰 滿招損하고 謙受益이니라.
? ?서경?에 말하기를, “가득차면 덜림을 당하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느니라.”고 하셨다.
安分吟에 曰 安分身無辱이오 知機心自閑이니 誰居人世上이나 却是出人間이니라.
? ?아분음?에 말하기를,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세상의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이 스스로 한가하나니 비록 인간 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니라.”고 하셨다.
7. 存心篇
景行錄에 云 坐密室을 如通衢하고 馭寸心을 如六馬可免過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비밀한 방에 앉았어도 마치 네 거리에 앉은 것처럼 하고 작은 마음을 제어하기로 마치 여섯필의 말을 부리듯 하면 가히 허물을 면할 수 있느니라.”고 하셨다.
擊壤詩에 云 富貴를 如將智力求인대 仲尼는 年少合封侯라 世人은 不解靑天意하고 空使身心半夜愁이니라.
? ?격양시?에 이르기를, “부귀를 지혜와 힘으로 구할 수 있다면 중니는 젊은 나이에 마땅히 제후에 봉해졌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푸른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하고 헛되이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한 밤중에 근심하게 하느니라.”고 하셨다.
范忠宣公이 戒子第曰人雖至愚나 責人則明하고 雖有聰明이나 恕己則昏이니 爾曹는 但當以責人之心으로 責己하고 恕己之心으로 恕人則不患不到聖賢地位也이니라.
? 범충선공이 자제를 경계하여 말하기를, “자신은 비록 어리석을지라도 남을 책하는 데는 발고, 비록 재주가 있다 해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어둡다. 너희들은 마땅히 남을 책하는 마음으로써 자기를 책하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 것을 근심할 것이 없느니라.”고 하셨다.
子曰 聰明思睿라도 守之以愚하고 功被天下라도 守之以讓하고 勇力振世라도 守之以怯하고 富有四海라도 守之以謙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총명하고 생각이 뛰어나도 어리석은 체 하여야 하고 공이 천하를 덮을만 하더라도 겸양하여야 하고 용맹이 세상에 떨칠지라도 늘 조심하여야 하고 부유한 것이 사해를 차지 했다 하더라도 겸손하여야 하느니라.“고 하셨다.
素書에 云 薄施厚望者는 不報하고 貴而忘賤子는 不久니라.
? ?소서>에 이르기를, “박하게 베풀고 후한 것을 바라는 자에게는 보답이 없고, 몸이 귀하게 되고 나서 천했던 때를 잊는 자는 오래 계속하지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施恩勿求報하고 與人勿追悔하라.
? “은혜를 베풀거든 그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후에 뉘우치지 말지니라.”
孫思邈이 曰 膽欲大而心欲小하고 知欲圓而行欲方이니라.
? 손사막이 말하기를, “담력은 크게 가지도록 하되 마음가짐은 섬세해야 하고 지혜는 원만하도록 하되 행동은 방정하도록 해야 하느니라.”고 하셨다.
念念要如臨戰日하고 心心常似過橋時니라.
? “생각하는 것은 항상 싸움터에 나아갔을 때와 같이 하고 마음은 언제나 다리를 거느는 때와같이 조심해야 하느니라.”
懼法朝朝樂이오 欺公日日憂니라.
? “범을 두려워 하면 언제나 즐거울 것이요 나라 일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이 되느니라.”
朱文公이 曰 守口如甁하고 防意如城하라.
? 주문공이 말하기를, “입을 지키는 것은 병과 같이 하고 뜻을 막기를 성을 지키는 것 같이 하라.”고 하셨다.
心不負人이면 面無慙色이니라.
? “마음이 남을 저바리지 않았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느니라.”
人無百歲人이나 枉作千年計니라.
? “사람은 백살을 사는 사람이 없건만 부질없이 천년의 계획을 세우느니라.”
寇萊公六悔銘에 云 官行私曲失時悔요 富不儉用貧時悔요 藝不少學過時悔요 見事不學用時悔요 醉後狂言醒時悔요 安不將息病時悔니라.
? 구래공의 ?육회명?에 이르기를, “벼슬아치가 사사로운 일을 행하면 벼슬을 잃을 때 뉘우치게 되고 돈이 많을 때에 아끼어 쓰지 않으면 가난해졌을 때 뉘우치게되고, 재주를 믿고 어렸을 때 배우지 않으면 시기가 지났을 때 뉘우치게 되고 사물을 보고 배우지 않으면 필요하게 되었을 때 뉘우치게 되고 취한 뒤에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깨었을 때 뉘우치게 되고 몸이 건강했을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었을 때 뉘우칠 것이니라.”고 하였다.
益智書에 云 寧無事而家貧이언정 莫有事而家富요 寧無事而住茅屋이언정 不有事而住金屋이요 寧無病而食麤飯이언정 不有病而服良藥이니라.
? ?익지서?에 이르기를, “차라리 아무 사고 없이 집이 가난할지언정 사고 있으면 집이 부자되지 말 것이요 차라리 아무 사고 없이 나쁜 집에서 살지언정 사고 있으면서 좋은 집에서 살지 말 것이요 차라리 병이 없이 거친 밥을 먹을지언정 병이 있어 좋은 약을 먹지 말 것이니라.”고 하였다.
心安茅屋穩이오 性定菜羹香이니라.
? “마음이 편안하면 모옥도 안온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로우니라.”
景行錄에 云 責人者는 不全交요 自恕者는 不改過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히 할 수 없고, 자기를 용서하는 자는 허물을 고치지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夙興夜寐하여 所思忠孝者는 人不知나 天必知之요 飽食煖衣하여 怡然自衛者는 身雖安이나 其如子孫에 何오.
? “아침 일찍 일어나서부터 밤이 깊어 잠들 때 까지 늘 충성과 효도를 생각하는 자는 사람은 알지 못하나 하늘이 반드시 알 것이요. 배 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입고서 안락하게 제몸만 보호하는 자는 몸은 비록 편안하나 그 자손에게는 어찌 할 것이요?”
以愛妻子之心으로 事親則曲盡其孝요 以保富貴之心으로 奉君則無往不忠이오 以責人之心으로 責己則寡過요 以恕己之心으로 恕人則全交니라.
?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써 어버이를 섬긴다면 그 효도를 극진히 할 수 있을 것이요 부귀를 보전하려는 마음으로써 임금을 받든다면 그 어느 때나 충성이 아니됨이 없을 것이요.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써 자기를 책망한다면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용서한다면 사귐을 온전히 할 수 있을 것이니라.”
爾謀不藏이면 悔之何及이며 爾見不長이면 敎之何益이리오 利心專心則背道요 私意確則滅公이니라.
? “네 꾀가 옳지 못하면 후회한들 어찌 ,미치며, 너의 소견이 훌륭하지 못하면 가르친들 무엇이 이로울바 있으리요, 자기 이익만 생각하면 도에 어그러지고 사사로운 뜻이 굳으면 공을 멸하게 되느니라.”
生事事生이오 省事事省이니라.
?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없어지느니라.”
8. 戒性篇
景行錄에 云 人性이 如水하야 水一傾則不可復이오 性一從則不可反이니 制水者는 必以堤防하고 制性者는 必以禮法이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아서 물이 한번 기울어지면 가히 돌이킬 수 없고 성품이 한번 놓여지면 바로 잡을 수 없을 것이니 물을 잡으려면 반드시 뚝을 쌓음으로써 되고 성품을 옳게 하려면 반드시 예법을 지킴으로써 되느니라.”고 하셨다.
忍一時之忿이면 免百日之憂이니라.
? “한 때의 분한 것을 참으면 백 날의 근심을 면할 수 있느니라.”
得忍且忍이오 得戒且戒하라 不忍不戒면 小事成大니라.
? 참고 또 참으며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참지 못하고 경계하지 암ㅎ으면 작은 일이 크게 되느니라.“
愚濁生嗔怒는 皆因理不通이라 休添心上火하고 只作耳邊風하라 長短은 家家有요 炎凉은 處處同이라 是非無相實하여 究竟摠成空이니라.
? “어리석고 똑똑하지 못한 자가 성을 내는 것은 다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 위에 화를 더하지 말고 다만 귓전을 스치는 바람결로 여겨라. 장점과 단점은 집집마다 있고 따뜻하고 싸늘한 것은 곳곳이 같으니라. 옳고 그름만이란 본래 실상이 없어서 마침내는 모두가 다 빈 것이 되느니라.”
子張이 欲行에 辭於夫子할새 願賜一言이 爲修身之美하노이다 子曰 百行之本이 忍之爲上이니라 子張이 曰 何爲忍之닛고 子曰 天子忍之면 國無害하고 諸侯忍之면 成其大하고 官吏忍之면 進其位하고 兄弟忍之면 家富貴하고 夫妻忍之면 終其世하고 朋友忍之면 名不廢하고 自身忍之면 無禍害니라.
? 자장이 떠나고자 공자께 하직을 고하면서 말하기를, “몸을 닦는 가장 아름다운 길을 말씀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공자가 말하기를,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그 으뜸이 되느니라.” 자장이 말하기를, “어찌하면 차믄 것이 되나이까?” 공자가 말하기를,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가 없고, 제후가 참으면 큰 나라를 이룩하고, 벼슬아치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하고,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해로할 수 있고, 친구끼리 참으면 이름이 깍이지 않고,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느니라.”고 하셨다.
子張이 曰 不忍則如何닛고 子曰 天子不忍이면 國空虛하고 諸侯不忍이면 喪其軀하고 官吏不忍이면 刑法誅하고 兄弟不忍이면 各分居하고 夫妻不忍이면 令子孤하고 朋友不忍이면 情意疎하고 自身이 不忍이면 患不除니라 子張曰 善哉善哉라 難忍難忍이여 非忍不忍이요 不忍非忍이로다.
? 자장이 물었다.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천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공허하게 되고, 제후가 차밎 않으면 그 몸을 잃어 버리고 벼슬아치가 참지 않으면 형법에 의하여 죽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각 헤어져서 따로 살게 되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을 외롭게 하게 되고, 친구 끼리 참지 않으면 정과 뜻이 서로 갈리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덜어지지 않느니라.” 자장이 말하기를, “참으로 좋고도 좋으신 말씀이로다. 아아 참는 것은 참으로 어렵도다.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할 것이요, 참지 못할 것 같으면 사람이 아니로다.”고 하셨다.
景行錄에 云 屈己者는 能處重하고 好勝者는 必遇敵이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자기를 굽히는 자는 중용한 지위에 처할 수 있으며,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는 적을 만나느니라.”고 하셨다.
惡人이 罵善人커든 善人은 摠不對하라 不對는 心淸閑이오 罵者는 口熱沸니라 正如人唾天하여 還從己身墜니라.
? “악한 사람이 착한 사람을 꾸짖거든 착한 사람은 전연 대꾸하지 마라. 대꾸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맑고 한가하나, 꾸짖는 자는 입에 불이 붙는 것 처럼 뜨겁고 끓느니라. 마치 사람이 하늘에다 대고 침을 뱉은 것 같아서 그것이 도루 자기 몸에 떨어 지느니라.”
我若被人罵라도 洋聾不分說하라 譬如火燒空하여 不救自然滅이라 我心은 等虛空이어늘 摠爾飜脣舌이니라.
? “내가 만약 남에게 욕설을 듣더라도 거짓 귀먹은 체하고 시비를 가려서 말하지 말라. 비유하건대 불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타다가 끄지 않아도 저절로 꺼지는 것과 같아서 내 마음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과 같거늘 너의 입술과 혀만이 모두 쉬지 않고 엎쳤다가 뒤쳤다 하느니라.”
凡事에 有人情이면 後來에 好相見이니라.
? “모든 일에 인자스럽고 따뜻한 정을 남겨두면 뒷날 만났을 때 좋은 낯으로 서로 보게 되느니라.”
9. 勤學篇
子曰 博學而篤志하고 切問而近思면 仁在其中矣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널리 배워서 뜻을 두텁게 하고 간절하게 붇고 잘 생각하면 어짐이 그 속에 있느니라.”고 하셨다.
莊子曰 人之不, “學은 如登天而無術하고 學而智遠이면 如披祥雲而覩靑天하고 登高山而望四海니라.
? 장자가 말하기를,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재주없이 하늘에 오르려는 것과 같고 배워서 아는 것이 멀면 상서로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며 산에 올라 사해를 바라보는 것과 같느니라.”고 하셨다.
禮記에 曰 玉不琢이면 不成器하고 人不學이면 不知義니라.
? ?예기?에 말하기를,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의를 알지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太公이 曰 人生不學이면 如冥冥夜行이니라.
? 태공이 말하기를,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어둡고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과 같으니라.” 고 하였다.
韓文公이 曰 人不通古今이면 馬牛而襟裾니라.
? 한문공이 말하기를, “사람이 고금의 성인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면 금수에 옷을 입힌 것과 같으니라.”고 하셨다.
朱文公이 曰 家若貧이라도 不可因貧而廢學이오 家若富이라도 不可恃富而怠學이니 貧若勤學이면 可以立身이요 富若勤學이면 名乃光榮하리니 有見學者顯達이요 不見學者不成이니라 學者는 乃身之寶요 學者는 乃世之珍이니라 是故 學則乃爲君子요 不學則小人이니 後之學者는 宜各勉之니라.
? 주문공이 말하기를, “집이 만약 가난하더라도 가난한 것으로 인해서 배우는 것을 버리지 말 것이요. 집이 만약 부유하더라도 부유한 것을 믿고 학문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가난한 자가 만약 부지런히 배운다면 몸을 세울 수 있을 것이요, 부유한 자가 만약 부지런히 배운다면 이름이 더욱 빛날 것이니라. 오직 배운자가 훌륭해 지는 것을 보았으며 배운 사람으로써 성취하지 못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배움이란 곧 몸의 보배요, 배운 사람이란 곧 세상의 보배다. 그러므로 배우면 군자가 되고 배우지 않으면 천한 소인이 될 것이니 후에 배우는 자는 마땅히 각각 힘써야 하느니라.”고 하셨다.
徽宗皇帝曰 學者는 如禾如稻하고 不學者는 如蒿如草로다 如禾如稻兮여 國之精糧이요 世之大寶로다 如蒿如草兮여 耕者憎嫌하고 鏣者煩惱니라 他日面墻에 悔之已老로다.
? 휘종황제가 말하기를, “배운 사람은 낱알 같고 벼 같고, 배우지 않으면 사람은 쑥 같고 풀 같도다. 아아 낱알 같고 벼 같음이여 나라의 좋은 양식이요 온 세상의 보배로다. 그러나, 쑥 같고 풀 같음이여 밭을 가는자가 보기 싫어 미워하고 밭을 매는 자가 수고롭고 더욱 힘이 드느니라. 다음 날에서도 만날 때에 뉘우친들 이미 그때는 늙었도다.”고 하셨다.
論語에 曰 學如不及이요 惟恐失之니라.
? ?논어?에 말하기를, “배우기를 미치지 못한 것 같이 하고 배운 것을 읺을까 두려워 할지니라.”고 하였다.
10. 訓子篇
景行錄에 云 賓客不來門戶俗하고 詩書無敎子孫愚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손님이 오지 않으면 집안이 저속해 지고 시서(詩書)를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어 지느니라.”고 하셨다.
莊子曰 事雖小나 不作이면 不成이오 子雖賢이나 不敎면 不明이니라.
? 장자가 말하기를, “일이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요. 자식이 비록 어질지라도 가르치지 않으면 현명하지 못하느니라.”고 하셨다.
漢書에 云 黃金滿籝이 不如敎子一經이요 賜子千金이 不如敎子一藝니라.
? ?한서?에 이르기를, “황금이 상자에 가득 차 있다해도 자식에게 경서 하나를 가르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자식에게 천금을 물려 준다 해도 기술 한 가지를 가르치는 것만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至樂은 莫如讀書요 至要는 莫如敎子니라.
? “지극히 즐거움은 책을 읽는 것만 같음이 없고 지극히 필요한 것은 자식을 가르치는 것만 같음이 없느니라.”
呂榮公이 曰 內無賢父兄하고 外無嚴師友而能有成者가 鮮矣니라.
? 여영공이 말하기르, “집안에 지혜로운 어버이와 형이 없고 밖으로 엄한 스승과 벗이 없으면 능히 뜻을 이룰 수 있는자가 드무니라.”고 하셨다.
太公이 曰 男子失敎면 長必頑愚하고 女子失敎면 長必추鹿疎니라.
? 태공이 말하기를, “남자가 가르침을 받지 못하면 자라서 반드시 미련하고 어리석어지며, 여자가 가르침을 받지 못하면 자라서 반드시 거칠고 솜씨가 없느니라.”고 하셨다.
男年長大어든 莫習樂酒하고 女年長大어든 莫令遊走니라.
? “남자가 자라나거든 풍류나 술을 익히지 못하도록 하고, 여자가 자라나거든 놀러다니지 못 하게 할지니라.”
嚴父는 出孝子요 嚴母는 出孝女니라.
? “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길러내고, 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길러내느니라.”
憐兒어든 多與棒하고 憎兒어든 多與食하라.
? “아이를 사랑하거든 매를 많이 주고 아이를 미워하거든 먹을 것을 많이 주라.”
人皆愛珠玉이나 我愛子孫賢이니라.
? “남은 모두 귀중한 주옥을 사랑하지만, 나는 자손 어진 것을 사랑하느니라.”
11. 省心篇(上)
景行錄에 云 寶貨는 用之有盡이요 忠孝는 享之無窮이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보화는 쓰면 다함이 있고 충성과 효성은 누려도 다함이 없느니라.”고 하였다.
家和貧也好어니와 不義富如何오 但存一子孝면 何用子孫多리오.
? “집안이 화목하면 가나해도 좋거니와 의롭지 않다면 부자인들 무엇하랴, 다만 한 자식이라도 효도하는 자가 있다면 자손이 많아서 무엇하리요.”
父不憂心因子孝요 夫無煩惱是妻賢이라 言多語失皆因酒요 義斷親疎只爲錢이라.
? “아버지가 근심하지 않음은 자식이 효도하기 때문이요, 남편이 번뇌가 없는 것은 아내가 어질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 말에 실수함은 술 때문이요, 의가 끊어지고 친함이 갈라지는 것은 오직 돈 때문이니라.”
旣取非常樂이어든 須防不測憂니라.
? “이미 심상치 못한 즐거움을 가졌거든 모름지기 헤아릴 수 없는 근심을 방비할 것이니라.”
得寵思辱하고 居安廬危니라.
? “사랑을 받거든 욕됨을 생각하고, 편안함에 거하거든 위태함을 생각할 것이니라.”
榮輕辱淺하고 利重害心이니라.
? “영화가 가벼우면 욕됨이 얕고 이(利)가 무거우면 해도 깊으니라.”
甚愛必甚費요 甚譽必甚毁요 甚喜必甚憂요 甚贓必甚亡이라.
? 사랑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소모를 가져오고 칭찬받음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헐뜯음을 가져온다. 기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근심을 가져오고 뇌물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멸망을 가져오느니라.“
子曰 不觀高崖면 何以知顚墜之患이며 不臨深泉이면 何以知沒溺之患이며 不觀巨海면 何以知風波之患이리오.
? 공자가 말하기를,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으면 어찌 굴러 떨어지는 환란을 알며, 깊은 샘에 가지 않으면 어찌 빠져 죽을 환란을 알며 큰 바다를 보지 않으면 어찌 풍파가 일어나는 무서운 환란을 알리요.”라고 하셨다.
慾知未來인대 先察已然이니라.
? “미래를 알려거든 먼저 지나간 일을 살펴보라.”
子曰 明鏡은 所以察形이오 往者는 所以知今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밝은 거울은 얼굴을 살필 수 있고, 지나간 일은 현재를 알 수 있느니라.”고 하셨다.
過去事는 如明鏡이요 未來事는 暗似漆이니라.
? “지나간 일은 밝은 거울 같고 미래의 일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으니라.”
景行錄에 云 明朝之事를 薄暮에 不可必이요 薄暮之事를 哺時에 不可必이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내일 아침의 일을 저녁 때에 가히 꼭 그렇게 된다고 알지 못할 것이요, 저녁 때의 일을 오후 네시 쯤 가히 꼭 그렇게 된다고 알지 못할 것이니라.”고 하였다.
天有不測風雨하고 人有朝夕禍福이니라.
?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비 바람이 있고, 사람은 아침 저녁으로 화와 복이 있느니라.“
未歸三尺土하얀 難保百年身이요 已歸三尺土하얀 難保百年墳이니라.
? 석자되는 흙 속으로 돌아가지 아니 하고서는 백년의 몸을 보전하기 어렵고 이미 석자 되는 흙 속으로 돌아가선 백년 동안 무덤을 보전키 어려울 것이니라.“
景行錄에 云 木有所養則根本固而枝葉茂하야 棟梁之材成하고 水有所養則泉源壯而流派長하야 灌漑之利博하고 人有所養則志氣大而識見明하야 忠義之士出이니 可不養哉.
? ?경행록?에 이르기를, “나무를 잘 기르면 뿌리가 튼튼하고 가지와 잎이 무성해서 동량의 재목을 이루고 수원(水源)을 잘 만들어 놓으면 물 줄기가 풍부하고 흐름이 길어서 관개의 이익이 베풀어지고, 사람을 기르면 마음과 기상이 뛰어나고 식견이 밝아져서 충의의 선비가 나온다. 어찌 기르지 암ㅎ을 것이냐.”고 하였다.
自信者는 人亦信之하나니 吳越이 皆兄弟요 自疑者는 人亦疑之하나니 身外皆敵國이니라.
? 스스로 믿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나니 오나라와 월나라와 같은 적국 사이라도 형제와 같이 될 수 있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어주지 않으니 자기 이외에는 모두 원수와 같은 나라가 되느니라.“
疑人莫用하고 用人勿疑니라.
?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고 사람을 쓰거든 의심하지 말지니라.”
諷諫에 云 水底魚天邊雁은 高可射兮低可釣어니와 惟有人心咫尺間에 咫尺人心不可料니라.
? ?풍간?에 이르기를, “물 속 깊이 있는 고기와 하는 높이 떠 다니는 기러기는 쏘고 낚을 수 있거니와 사람의 마음은 바로 지척간에 있음에도 이 지척간에 있는 마음은 가히 헤아릴 수 없느니라.”고 하였다.
畵虎畵皮難畵骨이요 知人知面不知心이니라.
? “범을 그리되 모양은 그릴 수 있으나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지만 마음은 알지 못하느니라.”
對面共話하되 心隔千山이니라.
? “얼굴을 맞대고 서로 이야기는 하나 마음은 천산을 격해 있는 것처럼 떨어져 있느니라.”
海枯終見底나 人死不知心이니라.
?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을 알지 못하느니라.”
太公이 曰 凡人은 不可逆相이요 海水는 不可斗量이니라.
? 태공이 말하기를, “무릇 사람은 앞질러 점칠 수 없고 바닷물은 가히 말(斗)로 될 수 없느니라.”고 하셨다.
景行錄에 云 結怨於人은 謂之種禍요 捨善不爲는 謂之自賊이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과 원수를 맺는 것을 재앙의 씨를 심는 것이라 말하고, 착한 것을 버리고 착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라.”고 하였다.
若廳一面說이면 便見相離別이니라.
? “만약 한 편 말만 들으면 문득 친한 사이가 멀어짐을 볼 것이니라.”
飽煖엔 思淫慾하고 飢寒엔 發道心이니라.
? “배부르고 따뜻한 곳에서 호강하게 살면 음욕이 생기고 굶주리고 추운 곳에서 고생하게 살면 도심(道心)이 일어 나느니라.”
疎廣이 曰 賢人多才則損其志하고 愚人多才則益其過니라.
? 소광이 말하기를, “어진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 뜻을 손상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허물을 더 하느니라.”고 하셨다.
人貧智短하고 福至心靈이니라.
?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가 짧아지고, 복이 이르면 마음이 영롱하여 지느니라.”
不經一事면 不張一智니라.
?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느니라.”
是非終日有라도 不聽自然無니라.
? “시비가 종일토록 있을지라도 듣지 않으면 저절로 없어지느니라.”
來設是非者는 便是是非人이니라.
? “와서 시비를 말하는 자는 이것이 곧 시비하는 사라이니라.”
擊壤詩에 云 平生에 不作皺眉事하면 世上에 應無切齒人이니 大名을 豈有鐫頑石가 路上行人이 口勝碑니라.
? ?격양시?에 이르기를, “평생에 눈썹 찡그릴 일을 하지 않으면 세상에 이를 갈 원수 같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크게 난 이름을 어찌 뜻 없는 돌에 새길 것인가. 길가는 사람의 입이 비석보다 나으리라.”고 하셨다.
有麝自然香이니 何必當風立고.
? “사향을 지녔으면 저절로 향기로운데 어찌 반드시 바람이 불어야만 향기가 나겠는가.”
有福莫享盡하라 福盡身貧窮이요 有勢莫使盡하라 勢盡寃相逢이니라 福兮常自惜하고 勢兮常自恭하라 人生驕與侈는 有始多無終이니라.
-“복이 있다 해도 다 누리지 말라. 복이 다하면 몸이 빈궁해 질 것이요. 권세가 있다 해도 함부로 부리지 말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와 서로 만나느니라. 복이 있거든 항상 스스로 아끼고 권세가 있거든 항상 스스로 겸손하라. 사람에 있어서 교만과 사치는 처음은 있으나 흔히 나중에는 없는 것이니라.”
王參政四留銘에 曰 留有餘不盡之巧하야 以還造物하고 留有餘不盡之祿하야 以還朝廷하고 留有餘不振之財하야 以還百姓하고 留有餘不振之福하야 以還子孫이니라.
? 왕참정의 ?사유명?에 말하기를, “여유 있는 재주를 쓰지 않았다가 조물주에게 돌려주고 여유있게 복록을 다 쓰지 않았다가 조정에 돌려주고 여유 있는 재물을 다 쓰지 않았다가 백성에게 돌려주며 여유있는 복을 다 누리지 않았다가 자손에게 돌려줄지니라.”고 하였다.
黃金千兩이 未爲貴요 得人一語勝千金이니라.
? “황금 천냥이 귀한 것이 아니고 사람의 말 한마디는 듣는 것이 천금보다 나으니라.”
巧者는 拙之奴요 苦者는 樂之母니라.
? “재주 있는 사람은 재주 없는 사람의 종이 되고 괴로움은 즐거움의 근본이 되느니라.”
小船은 難堪重載요 深逕은 不宜獨行이니라.
? “작은 배는 무겁게 싣는 것을 견디기 어렵고 으슥한 길은 혼자 다니기에 좋지 못하느니라.”
黃金이 未是貴요 安樂이 値錢多니라.
?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요, 편안하고 즐거움이 보다 값 많은 것이니라.“
在家에 不會邀賓客이면 出外에 方知小主人이니라.
? “집에 있어서 손님을 맞아 대접 할 줄 모르면 밖에 나가서 다른 집에 손님으로 가 보아야 이제주인 적은 줄을 알리라.”
貧居鬧市無相識이요 富住深山有遠親이니라.
? “가난하게 살면 번화한 시장거리에 살아도 서로 아는 사람이 없고, 넉넉하게 살면 깊은 산 중에 살아도 먼 데서 찾아 오는 친구가 있느니라.”
人義는 盡從貧處斷이요 世情은 便向有錢家니라.
? “사람의 의리는 다 가난한 데서 끊어지고 세상의 인정은 곧 돈 있는 집으로 쏠리느니라.”
寧塞無底缸이언정 難塞鼻下橫이니라.
? “차라리 밑 빠진 항아리는 막을지언정 코 아래 가로 놓인 것(입)은 막기 어려우니라.”
人情은 皆爲窘中疎니라.
? 사람의 정분은 다 군색한 가운데서 성기어 지게 되느니라.“
史記에 曰 郊天禮廟는 非酒不享이요 君臣朋友는 非酒不義요 鬪爭相和는 非酒不勸이라 故로 酒有成敗而不可泛飮之니라.
? ?사기?에 말하기를,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사당에 제례 올림에도 술이 아니면 제물을 받지 않을 것이요, 임금과 신하, 벗과 벗 사이에도 술이 아니면 의리가 두터워지지 않을 것이요, 싸움을 하고 서로 화해 함에도 술이 아니면 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술은 성공과 실패를 얻는 것으로 가히 함부로 마시지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子曰 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者는 未足與議也이니라.
? ? 공자가 말하기를, “선비가 도에 뜻을 두면서 악의악식을 부끄럽게 하는 자는 서로 더불어 의논할 사람이 못되느니라.”고 하셨다.
筍子曰 士有妬友則賢交不親하고 君有妬臣則賢人不至니라.
? ? 순자가 말하기를, “선비가 벗을 투기하는 일이 있으면 어진 벗과 친할 수 없고, 임금이 신하를 투기하는 일이 있으면 어진 신하가 오지 않느니라.”고 하셨다.
天不生無祿之人하고 地不長無名之草이니라.
? “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느니라.”
大富는 由天하고 小富는 由勤이니라.
?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려 있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한데 달려 있느니라.”
成家之兒는 惜糞如金하고 敗家之兒는 用金如糞이니라.
? 집을 이룰 아이는 똥을 아끼기를 금같이 하고, 집을 망칠 아이는 돈 쓰기를 똥과 같이 하느니라.“
康節邵先生이 曰 閑居에 愼勿設無妨하라 纔說無妨便有妨이니라 爽口勿多能作疾이요 快心事過必有殃이라 與其病後能服藥으론 不若病前能自防이니라.
? 강절 소 선생이 말하기를, “편안하고 한가롭게 살 때 삼가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겨우 걱정할 것이 없다는 말이 입에 나가자 문득 걱정거리가 생기리라. 입에 상쾌한 음식이라고 해서 많이 먹으면 병을 만들 것이요, 마음에 상쾌한 일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하면 반드시 재앙이 있으리라. 병이 난 후에 약을 먹는 것 보다는 병이 나기전에 스스로 조심하는 것만 못하느니라.”고 하셨다.
梓潼帝君垂訓에 曰 妙藥이 難醫冤債病이요 橫財는 不富命窮人이야 生事事生을 君莫怨하고 害人人害를 汝休嗔하라 天地自然皆有報하니 遠在兒孫近在身이니라.
? 재동제군이 훈계를 내려 말하기를, “신묘한 약이라도 원한의 병은 고치기 어렵고 뜻밖에 생기는 재물도 운수가 궁한 사람은 부자가 되게 할 수 없다. 일을 생기게 하고 나서 일이 생기는 것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해치고 나서 남이 해치는 것을 너는 꾸짖지 말라. 천지간에 모든 일은 다 갚음이 있나니 멀면 자손에게 있고 가까우면 자기 몸에 있느니라.”고 하셨다.
花落花開開又落하고 錦衣布衣更換着이라 豪家未必常富貴요 貧家未必長寂寞이라 扶人未必上靑霄요 推人未必塡邱壑이라 勸君凡事를 莫怨天하라 天意於人에 無厚薄이니라.
? “꽃은 지었다 피고 피었다 또 진다. 비단 옷도 다시 베옷으로 바꿔 입느니라. 넉넉하고 호화로운 집이라고 해서 반드시 언제나 부귀한 것이 아니요, 가난한 집도 반드시 오래 적적하고 쓸쓸하지 않으리라. 사람이 밀어 올려도 반드시 하늘에 올라 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을 밀어도 반드시 깊은 구렁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그대에게 권고 하노니, 모든 일에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하늘의 뜻은 본시 사람에게 후하고 박함이 없느니라.”
感歎人心毒似蛇라 雖知天眼轉如車요 去年妄取東隣物터니 今日還歸北舍家이라 無義錢財湯潑雪이요 儻來田地水推沙니라 若將狡譎爲生計면 恰似朝雲募落花이라.
? “사람의 마음이 독하기가 뱀 같음을 한탄하여 마지 않는다. 누가 하늘에서 보는 눈이 수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음을 알 것이요. 지나간 해에 망녕되게 동녘이웃의 물건을 탐내어 가져 완ㅆ더니 오늘에 어느덧 북녘집으로 돌아 갔구나. 의리가 아니게 취한 돈과 재물은 끓는 물에서 녹는 눈과 같이 없어질 것이요. 뜻밖에 얻어진 전답은 물에 밀려온 모래이니라. 만약 교활한 꾀로서 생활하는 방법을 감는다면 그것은 흡사 아침에 떠오르는 구름이나 저녁에 시들어지는 꽃과 같이 오래 가지 못하느니라.”
無藥可醫卿相壽요 有錢難買子孫賢이니라.
? 약은 가히 재앙과 같은 귀한 목숨도 고칠 수 없고, 돈은 자손의 현철함은 사지못하느니라.“
一日淸閑一日仙이니라.
? “하루라도 마음이 깨끗하고 편안하다면 그 하루는 신선이 되느니라.”
12. 省心篇(下)
眞宗皇帝御製에 曰 知危識險이면 終無羅網之門이요 擧善薦賢이면 自有安身之路라 施仁布德은 乃世代之榮昌이요 懷妬報寃은 與子孫之爲患이라 損人利己면 終無顯達雲仍이요 害衆成家면 豈有長久富貴리요 改名異體는 皆人巧語而生이요 禍起傷身은 皆是不仁之召니라.
? 진종황제 어제에 말하기를, “위태함을 알고 험한 것을 알면 마침내 그물에 걸리는 일이 없을 것이오. 선한 일을 받들고 착한 일을 추겨 올리고 어진 사람을 천거하면 스스로 편안할 길이 있고, 인을 베풀고 덕을 폄은 곧 대대로 본영을 가져올 것이다. 시기하는 마음을 품고 원한을 보복함은 자손에게 근심을 끼쳐주는 것이오. 남을 해롭게 해서 자기를 이롭게 한다면 마침내 현달하는 자손이 없고, 뭇 사람을 해롭게 해서 성가를 한다면 어찌 그 부귀가 길게 가겠는가. 이름을 갈고 몸을 달리함은 모두 교묘한 말로 말미암아 생겨나고, 재앙이 일어나고 몸이 상하게 됨은 다 어질지 못함이 부르는 것이니라.”고 하셨다.
神宗皇帝御製에 曰 遠非道之財하고 戒過度之酒하며 居必擇隣하고 交必擇友하며 嫉妬를 勿起於心하고 讒言을 勿宣於口하며 骨肉貧者를 莫疎하고 他人富者를 莫厚하며 克己는 以勤儉爲先하고 愛衆以謙和爲首하며 常思已往之非하고 每念未來之咎하라 若依朕之斯言이면 治國家而可久니라.
? 신종황제 어제에 말하기를, “사람으로써 마땅히 지켜야 할 도가 아닌 재물은 멀리하고 정도에 지나치는 술을 경계하며, 반드시 이웃을 가려 살고, 벗을 가려 사귀며 남을 시기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고 남을 헐뜯어 말하지 말며, 동기간이 가난한 자를 소홀히 하지 말고 부유한 자에게 아첨하지 말고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는 것은 부지런하고 아껴쓰는 것이 첫째이고, 사람을 사랑하되 겸손하고 화평함을 첫째로 삼을 것이며, 언제나 지난날 나의 잘못됨을 생각하고 또 앞날의 허물을 생각하라. 만약 나의 이말에 의한다면 나라와 집안을 다스림이 가히 오래갈 것이니라.”
高宗皇帝御製에 曰 一星之火도 能燒萬頃之薪하고 半句非言도 誤損平生之德이라 身被一縷나 常思織女之勞하고 日食三飱이나 每念農夫之苦하라 苟貪妬損은 終無十載安康하고 積善存仁이면 必有榮華後裔니라 福緣善慶은 多因積行而生이요 入聖超凡은 盡是眞實而得이니라.
? 고종황제 어제에 말하기를, “한 점의 불티도 능히 만경의 숲을 태우고, 짧은 반 마디 그릇된 말이 평생의 덕을 허물어 뜨린다. 몸에 한 오라기의 실을 입었어도 항상 베 짜는 여자의 수고로움을 생각하고, 하루 세 끼니의 밥을 먹거든 농부의 힘드는 것을 생각하라. 미워하고 탐내고, 시기해서 남에게 손해를 끼친다면 마침내 10년의 편안함도 없을 것이요, 선을 쌓고 인을 보존하면 반드시 후손들에게 영화가 있으리라. 행복과 경사는 대부분이 선행을 쌓는데서 생겨나고 범용을 초월해서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은 다 진실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니라.”
王良이 曰 慾知其君인대 先視其臣하고 慾識其人대 先視其友하고 慾知其父인대 先視其子하라 君聖臣忠하고 父慈子孝이니라.
? ? 왕량이 하기를, “그 임금을 알려고 한다면 그 신하를 보고, 그 사람을 알려고 한다면 먼저 그 벗을 보고, 그 아비를 알려고 한다면 먼저 그 자식을 보라. 임금이 거룩하면 그 신하가 충성스럽고, 아비가 인자하면 자식이 효행하느니라.”고 하셨다.
家語에 云 水至淸則無魚하고 人至擦則無道니라.
? ?가어?에 이르기를, “물이 지극히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지극히 살피면 친구가 없느니라.”고 하셨다.
許敬宗이 曰 春雨如膏나 行人은 惡其泥濘하고 秋月이 揚輝나 盜者는 憎其照鑑이니라.
? 허경종이 말하기를, “봄비는 기름과 같으나 길가는 사람은 그 질퍽하는 진창을 싫어하고, 가을의 달빛이 밝게 비치나 도둑놈은 그 밝게 비치는 것을 싫어하느니라.”고 하셨다.
景行錄에 云 大丈夫는 見善明故로 重名節於泰山하고 用心精故로 輕死生於鴻毛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착한 것을 보는 것이 밝음으로 명분과
절의를 태산보다 중하게 여기고, 마음쓰기가 깨끗함으로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아주 홍모(가볍게)와 같이 여기느니라.“고 하셔다.
悶人之凶하고 樂人之善하며 濟人之急하고 求人之危니라.
? 남의 흉한 것을 민망히 여기고, 남의 착한 것을 즐겁게 여기며, 남의 급한 것을 건지고, 남의 위태함을 구하여야 되느니라.
經目之事도 恐未皆眞이어늘 背後之言을 豈足深信이리오.
? 직접 보고 경험한 일도 모두 참되지 아니할까 두렵거늘, 뒤에서 하는 말을 어찌 족히 깊이 믿으리요.
不恨自家汲繩短하고 只恨他家苦井深이로다.
? 자기 집 두레박 줄이 짧은 것은 탓하지 않고 남의 집 우물 깊은 것만 탓하는도다.
臟濫이 滿天下라도 罪拘薄福人이니라.
? 부정한 재물을 취하는 사람이 천하에 가득 할지라도 죄는 복이 적은 사람에게 걸리느니라.
天若改常이면 不風卽雨요 人若改常이면 不病卽死니라.
? 하늘이 만약 상도를 어기면 바람 아니면 비가 오고, 사람이 만약 상도를 벗어나면 병 아니면 죽으리라.
壯元詩에 云 國正天心順이오 官淸民自安이라 妻賢夫禍小요 子孝父心寬이니라.
? ?장원시?에 이르기를, ”나라가 바르면 하늘도 순하고, 벼슬아치가 바르고 청백하면 온 백성이 저절로 편안하느니라.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을 것이요.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이 너그러워 지느니라.“고 하셨다.
子曰 木從繩則直하고 人受諫則聖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나무가 먹을줄을 좇으면 곧고, 사람이 간함을 받아 들이면 거룩하게 되느니라.”고 하셨다.
一派靑山景色幽러니 前人田土後人收라 後人收得莫歡喜하라 更有收人在後頭니라.
? 한 줄기 푸른 산은 경치가 그윽하더라. 저 땅은 옛 사람이 가꾸던 밭인데 뒷 사람들이 거두는 것이다. 뒷 사람은 차지했다 해서 기뻐하지 말라. 다시 거둘 사람은 뒤에 있느니라.
蘇東坡曰 無故而得千金이면 不有大福이라 必有大禍이니라.
? 소동파가 말하기를, “까닭없이 천금을 얻는 것은 큰 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재앙이 있느니라.”고 하셨다.
康節邵先生이 曰 有人이 來問卜하되 如何是禍福고 我虧人是禍이요 人虧我是福이니라.
? 강절 소 선생이 말하기를, “나에게 운수를 묻는 사람이 있으나 어떠한 것이 화와 복일고. 내가 남을 해롭게 하면 이것이 화요, 남이 나를 해롭게 하면 이것이 복이니라.”고 하셨다.
大廈千間이라도 夜臥八尺이요 良田萬頃이라도 日食二升이니라.
? 큰 집이 천간이라도 밤에 눕는 곳은 여덟자 뿐이요, 좋은 밭이 만평이 있더라도 하루에 두되면먹느니라.
久住令人賤이요 瀕來親也疎라 但看三五日에 相見不如初라.
? 오래 머물러 있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천하게 여기고, 자주 오면 친하던 것도 멀어지느니라. 오직 사흘이나 닷새만에 서로 보는데도 처음 보는 것 같지 않느니라.
渴時一滴은 如甘露요 醉後添盃는 不如無니라.
? 목이 마를 때 한 방물릐 물은 단이슬과 같고, 취한 후에 잔을 더하는 것은 안 먹는 것만 같지 못하느니라.
酒不醉人人自醉요 色不迷人人自迷니라.
?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요, 색이 사람을 미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미혹하는 것이니라.
公心을 若比私心이면 何事不辨이며 道念을 若同精念이면 成佛多時니라.
? 공을 위하는 마음이 사를 위하는 마음에 비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옳고 그름을 가려내지 못할 것이며, 도를 향하는 마음이 만약 남녀의 정을 생각하는 마음과 같다면 성불한지도 오래일 것이다.
溓溪先生曰 巧者言하고 拙者黙하며 交子勞하고 拙者逸하며 巧者賊하고 拙者德하고 巧者凶하고 拙者吉한나니 嗚呼라 天下拙이면 刑政이 徹하여 上安下順하며 風淸弊絶이니라.
? 염제선생이 말하기를, “교자는 말을 잘하고, 졸자는 말이 없으며, 교자는 수고로우나, 졸자는 한가하다. 교자는 패악하나 졸자는 덕성스로우며, 교자는 흉하고 졸자는 길하다. 아아! 천하가 졸하면 정치가 철저하여서 임금은 편안하고 백성은 잘 복종하며, 풍속의 맑고 나쁜 습관은 없어지느니라.”고 하셨다.
易에 曰 德微而位尊하고 智小而謀大면 無禍者鮮矣니라.
? ?주역?에 말하기를, “덕이 적은 데서 지위가 높으며, 지혜가 없으면서 꾀하는 것이 크다면 화가 없는 자가 드물 것이니라.”고 하였다.
說苑에 曰 官怠於宦成하고 病加於小癒하며 禍生於懈怠하고 孝衰於妻子니 察此四者하여 愼終如始니라.
? ?설원?에 말하기를, “다스리는 이의 도는 지위가 성취되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낫는 데서 더해지며, 재앙은 게으른데서 생기고, 효도는 처자에서 흐려진다. 이 네 가지를 살펴서 나중을 삼가기를 처음과 같이 할지니라.”고 하였다.
器滿則溢하고 人滿則喪이니라.
? 그릇이 차면 넘치고, 사람이 차면 잃어지느니라.
尺璧非寶요 寸陰是競이니라.
? 한 자되는 둥근 구슬을 보배로 알지 말고 오직 기산을 귀중히 여길지니라.
羊羹이 雖美나 衆口를 難調니라.
? 양고기 국이 비록 맛이 좋으나 뭇 사람의 입을 맞추기는 어려우니라.
益智書에 云 白玉은 投於泥塗라도 不能汚穢其色이요 君子는 行於濁地라도 不能染亂其心하나니 故로 松栢可以耐雪霜이오 明智는 可以涉危難이니라.
? ?익지서?에 이르기를, “흰 옥을 진흙 속에 던져도 그 빛을 더럽힐 수 없고, 군자는 혼탁한 곳에 갈지라도 그 마음을 어지럽힐 수 없다. 그러므로 송백은 상설을 견디어 내고, 밝은 지혜는 위난을 능히 건너 내느니라.”고 하였다.
入山擒虎는 易나 開口告人은 難이니라.
? 상에 들어가 범을 잡기 쉬우나, 입을 열어 남에게 고하기는 어려우니라.
遠水는 不救近火요 遠親은 不如近隣이니라.
? 먼 곳에 있는 불은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하고, 먼 곳에 일가 친척은 이웃만 같지 못하느니라.
太公이 曰 日月이 雖明이나 不照覆盆之下하고 刀刃이 雖快나 不斬無之人하고 非災橫禍는 不入愼家之門이니라.
? 태공이 말하기를, “해와 달이 비록 밝으나 엎어놓은 동이의 밑은 비치지 못하고, 칼날이 비록 잘 드나 죄없는 사람은 베지 못하고, 불의의 재앙은 조심하는 집 문에는 들지 못하느니라.”고 하셨다.
太公이 曰 良田萬頃이 不如薄藝隨身이니라.
? 태공이 말하기를, “좋은 밭 만 이랑이 밧한 재주가 몸에 따라 있는 것만 같지 못하느니라.”고 하셨다.
性理書에 云 接物之要는 己所不慾을 勿施於人하고 行有不得이어든 反求諸己니라.
? ?성리서?에 이르기를, “사물을 접하는 요체는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고, 행동이 얻지 못하는 것이 있거든 돌이켜 자기에게 원인을 구하라.” 하였다.
酒色財氣四堵墻에 多少賢愚在內廂이라 若有世人이 跳得出이면 便是神仙不死方이니라.
? 술과 색과 재물과 기운의 네가지로 쌓은 담 안에 수 많은 어진이와 어리석은 사람이 행랑에 들어 있다. 만약 그 누가 이곳을 뛰쳐 나올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신선과 같이 죽지 아니하는 방법이니라. 즉, 많은 사람이 酒, 色, 財, 氣의 네가지 그물 속에 걸려들어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네가지의 그물 속을 용감하게 뛰쳐 나올 수 있다면 인간으로서 재생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뜻이다.
13. 立敎篇
子曰 立身有義而孝其本이요 喪祀有禮而哀爲本이오 戰陣有列而勇爲本이요
治政有理而農爲本이요 居國有道而嗣爲本이요 生財有時而力爲本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입신함에 의가 있으니 효도가 그 근본이요, 상사에 예가 있으니 슬퍼함이 그 근본이요, 싸움터에 질서가 있으니 용맹이 그 근본이 된다. 나라를 다스리는데 이치가 있으니 농사가 그 근본이 되고, 나라를 지키는데 도가 있으니 계승이 그 근본이 되며, 재물은 생산함에 시기가 있으니 노력이 그 근본이 되느니라.”고 하셨다.
景行錄에 云 爲政之要는 曰工與淸이요 成家之道는 曰儉與勤이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정사를 다스리는데 긴요한 것은 공평하고 사사로운 욕심이 없이 깨끗이 하는 것이요, 집을 이루는 길은 낭비하지 아니하고 부지런한 것이니라.” 고 하였다.
讀書는 起家之本이요 循理는 保家之本이요 勤儉은 治家之本이요 和順은 齊家之本이니라.
? 글을 읽는 것은 집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에 따름은 집을 잘 보존하는 근본이요, 부지런하고 절약하여 낭비하지 아니하는 것은 집을 잘 처리하는 근본이요, 화목하고 순종하는 것은 집안을 잘 다스리는 근본이니라.
孔子三計圖에 云 一生之計는 在於幼하고 一年之計는 在於春하고 一日之計는 在於寅이니 幼而不學이면 老無所知요 春若不耕이면 秋無所望이요 寅若不起면 日無所辨이니라.
? 공자가 삼계도에 이르기를,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 날의 할 일이 없다.”고 하셔다.
性理書에 云 五敎之目은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니라.
? ?성리서?에 이르기를, “다섯가지 가르침의 조목은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서로 친함이 있어야 하며,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가 있어야 하며,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며,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하느니라.”고 하였다.
三綱은 君爲臣綱이요 父爲子綱이요 夫爲婦綱이니라.
? 삼강이라는 것은 임금은 신하의 본이 되고, 아버지는 자식의 본이 되며, 남편은 아내의 본이 되는 것이니라.
王蠋이 曰 忠臣은 不事二君이요 烈女는 不更二夫니라.
? 왕촉이 말하기를,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려는 두 지아비를 섬기지 않느니라.”고 하셨다.
忠子曰 治官엔 莫若平이요 臨財엔 莫若廉이니라.
? 충자가 말하기를, “벼슬을 다스림에는 공평한 것만 같지 못하고, 재물에 임함에는 청렴한 것만 같지 못하느니라.”고 하셨다.
張思叔座右銘에 曰 凡語를 必忠信하며 凡行을 必篤敬하며 飮食을 必愼節하며 字劃을 必楷正하며 容貌를 必端裝하며 衣冠을 必整肅하며 步履를 必安詳하며 居處를 必正精하며 作事를 必謀始하며 出言을 必顧行하며 常德을 必固持하며 然諾을 必重應하며 見善如己出하며 見惡如己病하라 凡此十四者는 皆我未深省이라 書此當座右하여 朝夕視爲警하노라.
? 장사숙의 좌우명에 말하기를, “무릇 말은 충성되고 믿음이 있어야 되며, 무릇 행실은 반드시 돈독하고 공경히 하며, 음식은 반드시 삼가고 알맞게 하며, 글씨는 반드시 똑똑하고 바르게 쓰며, 용모는 반드시 단정하고 엄숙히 하며, 의관은 반드시 정제하며, 걸음걸이는 반드시 안전하고 자상히하며 거쳐하는 곳은 반드시 바르고 정숙하게 하며, 일하는 것은 반드시 계획을 세워 시작하며, 말을 할 때는 반드시 그 실행 여부를 생각해서 하며, 평상의 덕을 반드시 굳게 가지며, 일을 하락하는 것은 반드시 신중히 생각해서 응하며, 선을 보거든 자기에게서 나온 것 같이 하며 악을 보거든 자기의 병인 것 같이 하라. 무릇 이 열네가지는 모두 내가 아직 깊이 깨닫지 못한 것이다. 이를 자기의 오른편에 써 붙여 놓고 아침 저녁으로 보고 경계할 것이니라.”고 하였다.
范益謙座右銘에 曰 一不言朝廷利害邊報差除요 二不言州縣官員長短得失이요 三不言衆人所作過惡之事요 四不言仕進官職趨時附勢요 五不言財利多少厭貧求富요 六不言淫媟戱慢評論女色이요 七不言求覓人物干索酒食이요 又人付書信을 不可開坼沈滯요 與人拜座에 不可窺人私書요 凡入人家에 不可看人文字요 凡借人物에 不可損壞不還이요 凡喫飮食에 不可揀擇去取요 與人同處에 不可自擇便利요 凡人富貴를 不可歎羨底毁니 凡此數事에 有犯之者면 足以見用心之不正이라 於正心修身에 大有所害라 因書以自警하노라.
? 범익겸의 좌우명에 이르기를, “첫째 조정에서의 이해와 변방으로부터의 보고와 관직의 임명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 둘째, 주현의 관원의 장단과 득실에 대하여 말하지 말것. 세째, 여러 사람이 저지른 악한 일을 말하지 말며, 네째, 벼슬에 나가는 것과 기회를 따라 권세에 아부하는 일에 대하여 말하지 말 것. 다섯째, 재리의 많고 적음이나 가난을 싫어하고 부를 구하는 것을 말하지 말며, 여섯째, 음탕하고 난잡한 농지거리나 여색에 대한 평론을 말하지 말 것. 일곱째, 남의 물건을 탐내거나 주식을 토색하는 것을 말하지 말 것. 그리고 남이 부치는 편지를 뜯어 보거나 지체시켜서는 안되며, 남과 같이 앉아 있으면서 남의 사사로운 글을 엿보아서는 안되며, 무릇 남의 집에 들어감에 남이 만든 글을 보지 말며, 남의 물건을 빌렸을 때 이것을 손상시키고 돌려보내선 안된다. 무릇 음식을 먹음에 가려서 취하지 말며, 남과 같이 있으면서 스스로의 편리만을 가리어 취하지 말라. 무릇 남의 부하고 귀한 것을 부러워 하거나 헐뜯지 말라. 무릇 이 몇 가지 일을 범하는 자가 있으면 넉넉히 그 마음쓰는 것의 바르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며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닦는데 크게 해 되는 바가 있는지라. 이로 인하여 이 글을 써서 스스로 경계하노라.“고 하였다.
武王이 問太公曰 人居世上에 何得貴賤貧富不等고 原聞說之하여 欲之是矣이로다 太公이 曰 富貴는 如聖人之德하여 皆由天命이어니와 富者는 用之有節하고 不富者는 家有十盜니라.
? 무왕이 태공에게 묻기를, “사람이 사는데 어찌하여 귀천과 빈부가 고르지 않습니까? 원컨대 말씀을 들어서 이를 알고자 합니다. ”태공이 대답하기를,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아서 다 천명에 말미암아거니와 부자는 쓰는 것이 절도가 있고 부하지 못한 자는 집에 열 가지 도둑이 있나이다.”
武王이 曰 何謂十盜닛고 太公이 曰 時熟不收이 爲一盜요 收積不了爲二盜요 無事燃燈寢睡이 爲三盜요 慵懶不耕이 爲四盜요 不施功力이 爲五盜요 專行巧害이 爲六盜요 養女太多이 爲七盜요 晝眠懶起이 爲八盜요 貪酒嗜慾이 爲九盜요 强行嫉妬이 爲十盜니라.
? 무왕이 말하기를, “무엇을 십도라고 합니까?” 태공이 대답하기를, “곡식이 익은 것을 제 때에 거둬들이지 않는 것이 첫째의 도둑이요, 거두고 쌓는 것을 마치지 않는 것이 둘째의 더둑이요, 일없이 등불을 켜놓고 잠자는 거이 세째의 도둑이요, 게을러서 밭 갈지 않는 것이 네째의 도둑이요, 공력을 들이지 않는 것이 다섯째의 도둑이요, 오로지 교활하고 해로운 일만 행하는 것이 여섯째의 도둑이요, 딸을 너무 많이 기르는 것이 일곱째의 도둑이요, 낮잠자고, 아침에 일어나기를 게을리하는 것이 여덟째의 도둑이요, 술을 탐하고 환락을 즐기는 것이 아홉째의 도둑이요, 심히 남을 시기하는 것이 열째의 도둑입니다.”고 하셨다.
武王이 曰 家無十盜而不父子는 何如닛고 太公이 曰 人家에 必有三耗니다 武王이 曰 何名三耗닛고 太公이 曰 倉庫漏濫不蓋하여 鼠雀亂食이 爲一耗요 收種失時이 爲二耗요 抛撒米穀穢賤이 爲三耗니다.
? 무왕이 말하기를, “집에 십도가 없고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찌 그럽니까?” 태공이 말하기를,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삼모가 있을 것입니다.” “무엇을 삼모라고 말합니까?” “창고가 뚫려 있는데도 가리지 않아 쥐와 새들이 어지러이 먹어대는 것이 첫째의 모(耗)요, 거두고 씨뿌림에 때를 놓치는 것이 둘째의 모요, 곡식을 퍼 흘리어 더럽고 천하게 다루는 것이 세째의 모입니다.”고 하셨다.
武王이 曰 家無三耗而不父子는 何如닛고 太公이 曰人家에 必有一錯二誤三痴四失五逆六不祥七奴八賤九愚十强하여 自招其禍요 非天降殃이니다.
? 무왕이 묻기를, ”집에 삼모도 없는데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찌하여 그럽니까? “태공이 대답하기를,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일착(一錯), 이오(二誤), 삼치(三痴), 사실(四失), 오역(五逆), 육불상(六不祥), 칠노( 七奴), 팔천(八賤), 구우(九愚), 십강(十强)이 있어서 스스로 그 화를 부르는 것이요, 하늘이 재앙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고 하셨다.
武王이 曰 願悉聞之하나이다 太公이 曰 養男不敎訓이 爲一錯이요 嬰孩不訓이 爲二誤요 初迎新婦不行嚴訓이 爲三痴요 未語先笑 爲四失이요 不養父母이 爲五逆이요 夜起赤身이 爲六不祥이요 好挽他弓이 爲七奴요 愛騎他馬이 爲八賤이요 喫他酒勸他人이 爲九愚요 喫他飯命朋友이 爲十强이니다.
武王이 曰 甚美誠哉라 是言也이여.
? 무왕이 말하기를, “그 내용을 듣기를 원합니다.” 태공이 대답하기를, “아들을 기르며 가르치지 않는 것이 첫째의 잘못이요, 어린 아이를 훈도하지 않는 것이 둘째의 그름이요, 새 아들을 맞아들여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 것이 세째의 어리석음이요, 말하기 전에 웃기부터 먼저 하는 것이 네째의 과실이요,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다섯째의 거스름이요, 밤에 알몸으로 일어나는 것이 여섯째의 상서롭지 못함이요,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하는 것이 일곱째의 상서러움이요, 남의 말을 타기를 좋아하는 것이 여덟째의 천함이요, 남의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아홉째의 어리석음이요, 남의 밥을 먹으면서 벗에게 주는 것이 열째의 뻔뻔함이 되는 것입니다”고 하셨다. 무왕이 말하기를, “아아! 심히 아름답고 진실하도다. 그 말씀이여.”라고 하셨다.
14. 治政篇
明道先生이 曰 一命之士 苟有存心於愛物이면 於人에 必有所濟니라.
? 명도선생이 말하기를, “처음으로 벼슬을 얻는 사람이라도 진실로 물건을 사랑하는데 마음을 쓴다면 남에게 반드시 도움을 받는바가 있느니라.”고 하셨다.
唐太宗御製에 云 上有麾之하고 中有乘之하고 下有附之하여 幣帛衣之요 倉稟食之하니 爾俸爾祿이 民膏民脂니라 下民은 易虐이어니와 上蒼은 難欺니라.
? 당나라 태종의 어제에 이르기를, “위에는 지시하는 이가 있고 중간에는 이에 의하여 다스리는 관원이 있고 그 아래에는 이 에 따르는 백성이 있다. 예물로써 받은 비단 옷 지어 입고 곳간에 있는 곡식은 이를 먹는다. 너희의 복록은 다 백성들의 기름인 것이다. 아래에 있는 백성은 학대하기가 쉽지만 위에 있는 푸른 하늘은 속이기 어려우니라.”고 하셨다.
童蒙訓에 曰 當官之法이 唯有三事하니 曰淸曰愼曰勤이라 知此三者면 知所以持身矣니라.
? ?동몽훈?에 말하기를, “관리된 자의 지켜야 할 법은 오직 세가지가 있으니 청렴과 신중과 근면이다. 이 세가지를 알면 몸가질 바를 아느니라.”고 하였다.
當官者는 必以暴怒爲戒하라 事有不可어든 當詳處之면 必無不中이어니와 若先暴怒면 只能自害라 豈能害人이리오.
? 관직에 있는 자는 반드시 심하게 성내는 것을 경계하라. 일에 옳지 않음이 있거든 마땅히 자상하게 처리하면 반드시 맞아들지 않는 것이 없으려니와 만약 성내기부터 먼저 한다면 오직 자신을 해롭게 할 뿐이니라. 어찌 남을 해롭게 할 수 있으리요.
事君을 如事親하며 事長官을 如事兄하며 與同僚를 如家人하며 待群吏를 如奴僕하며 愛百姓을 如妻子하며 處官事를 如家事然後에 能盡吾之心이니 如有毫末不至면 皆吾心에 有所未盡也니라.
? 임금을 섬기는 것을 어버이를 섬기는 것 같이하며, 웃 사람 섬기기를 형을 섬기는 것 같이하며, 동료를 대하기를 자기집 사람같이 하며, 여러 아전 대접하기를 자기집 노복같이 하며, 백성 사랑하기를 처자같이 하며, 나라 일 처리하기를 내 집안 일처럼 하고난 뒤에야 능히 내 마음을 다했다 할 것이니라. 만약 털끝만치라도 이르지 못함이 있으면 모두 내 마음에 다하지 못한 바가 있기 때문이니라.
或이 問簿는 佐令者也니 簿欲所爲를 令或不從이면 柰何닛고 伊川先生이 曰 當以誠意動之니라 今令與簿不和는 便是爭私意요 令은 是邑之長이니 若能以事父兄之道로 事之하여 過則歸己하고 善則唯恐不歸於令하여 積此誠意면 豈有不動得人이리오.
? 어떤 사람이 묻기를, “부(簿)는 영(令)을 보좌하는 자입니다. 부가 하고자하는 바를 영이 혹시 따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합니까?” 이천선생이 대답하기를, “마땅히 성의로써 움직여야 할 것이니라. 이제 영과 부가 화목치 않는 것이 곧 사사로운 생각으로 다투는 것이니라. 영은 고을의 장관이니 만약 부형을 섬기는 도리로 섬겨서 잘못이 있으면 자기에게로 돌리고 잘한 것은 영에게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 두려워서 이와 같은 성의를 쌓는다면 어찌 사람을 움지이지 못함이 있으리요.”라고 하셨다.
劉安禮 問臨民한대 明道先生이 曰 使民으로 各得輸其情이니라 問御吏한대 曰正己以格物니라.
? 유안례가 백성에 임하는 도리를 물으니 명도 선생이 말하기를, “백성으로 하여금 각각 그들의 뜻을 펴게할 것이니라.” 아전을 거느리는 도리를 물으니, “자기를 바르게 함으로써 남을 바르게 할지니라.”고 하셨다.
抱朴子이 曰 迎斧鉞而正諫하며 據鼎鑊而盡言이면 此謂忠臣也이니라.
? ?포박자?에 말하기를, “도끼로 맞더라도 바른 길로 간하며, 솥에 넣어서 죽이려 하더라도 옳은 말을 다하면 이것이 충신이라 이르니라.”고 하였다.
15. 治家篇
司馬溫公이 曰 凡諸卑幼事無大小이요 毋得專行하고 必咨稟於家長이니라.
? 사마온공이 말하기를, “무릇 손아래 사람들은 일의 크고 작음이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지 말고 반드시 집안 어른께 여쭈어 보고서 해야 하느니라.”소 하셨다.
待客에 不得不豊이요 治家에 不得不儉이니라.
? 손님 접대는 풍성하게 하지 아니치 못하며, 살림살이는 검소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
太公이 曰 痴人은 畏婦고 賢女는 敬夫니라.
? 태공이 말하기를,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하느니라.”고 하셨다.
奴僕에 先念飢寒이니라.
? 무릇 노복을 부리는데는 먼저 그들의 춥고 배고픔을 생각할지니라.
子孝雙親樂이오 家和萬事成이니라.
? 자식이 효도하면 어버이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루어지느니라.
時時防火發하고 夜夜備賊來니라.
? 때때로 불이 나는 것을 막고 도적이 드는 것을 방비 할지니라.
景行錄에 云 觀朝夕之早晏하여 可以卜人家之興替니라.
? ?경행록?에 이르기를, “아침 저녁의 이르고 늦음을 보아 가히 그 사람의 집이 흥하고 쇠함을 알 수 있느니라.”고 하였다.
文仲子 曰 婚娶而論財는 夷虜之道也이니라.
? 문중자가 말하기를, “혼인하고 장가드는 데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의 일이니라.”고 하셨다.
16. 安義篇
顔氏家訓에 曰 夫有人民而後에 有夫婦하고 有夫婦而後에 有父子하고 有父子而後에 有兄弟하니 一家之親은 此三者而已矣라 自玆以往으로 至于九族이 皆本於三親焉故로 於人倫에 爲重也니 不可無篤이니라.
? 안씨 가훈에 말하기를, “대저 백성이 있은 후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후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후에 형제가 있나니 한 집의 친함은 이 세 가지 뿐이니라. 이에서부터 나아가 구족(九族)에 이르기까지는 모두 이 삼친에 근본 하는지라. 그러므로, 인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니 돈독하게 아니하지 못할지니라.”고 하셨다.
莊子曰 兄弟는 爲手足하고 夫婦는 爲衣服이니 衣服破時엔 更得新이어니와 手足斷處엔 難可續이니라.
? 장자가 말하기를, “형제는 수족과 같고 부부는 의복과 같으니 의복이 떨어졌을 때는 새것으로 갈아입을 수 있거니와 수족이 짤라진 곳은 있기가 어려우니라.”고 하셨다.
蘇東坡云 富不親兮貧不疎는 此是人間大丈夫요 富則進兮貧則退는 此是人間盡小輩니라.
? 소동파가 이르기를, “부유하다고 친하지 않으며, 가난하다고 멀리하지 않음은 이것이 바로 인간으로서의 대장부라 할 것이요, 부유하다면 가까이 하고 가난하다면 멀리하는 것은 이는 사람 중에서 참으로 마음이 작은 무리이니라.”고 하셨다.
17. 遵禮篇
子曰 居家有禮故로 長幼辨하고 閨門有禮故로 三族和하고 朝廷有禮故로 官爵序하고 田獵有禮故로 戎事閑하고 軍旅有禮故로 武功成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한 집안에 예가 있으므로 어른과 어린이가 분별이 있고, 안방에 예가 있으므로 삼족이 화목하고, 조정에 예가 있음으로 벼슬의 차례가 있고, 사냥하는데 예가 있으므로 군사일이 숙달되고, 군대에 예가 있으므로 무공이 이루어 지느니라.”고 하셨다.
子曰 君子 有勇而無禮면 爲亂하고 小人이 有勇而無禮면 爲盜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가 용맹만 있고 예가 없으면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소인이 용맹만 있고 예가 없으면 도둑이 되느니라.”고 하셨다.
曾子曰 朝廷엔 莫如爵이요 鄕黨엔 莫如齒요 輔世長民엔 莫如德이니라.
? 증자가 말하기를, “조정에는 지위보다 좋은 것이 없고, 한 고을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 나은 이 없으며 나라 일을 잘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것에는 덕만한 것이 없느니라.”고 하셨다.
老少長幼는 天分秩序니 不可悖理而傷道也이니라.
? 늙은이와 젊은이, 어른과 어린이는 하늘이 정한 차례이니 사물의 바른 도리를 어기고 도를 상하게 하지 못하느니라.
出門如見大賓하고 入室如有人이니라.
? 밖에 나설 때는 큰 손님을 대하는 것과 같이 하고 방으로 들 때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이하라.
若要人重我인대 無過我重人이니라.
? “만약 남이 나를 중하게 여김을 바란다면 내가 먼저 남을 중히 여겨야 하느니라.”
父不言子之德하며 子不談父之過니라.
? “아버지는 아들의 덕을 말하지 말 것이며, 자식은 아버지의 허물을 말하지 아니 할지니라.”
18. 言語篇
劉會曰 言不中理면 不如不言이니라.
? 유회가 말하기를,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만 못하느니라.”고 하셨다.
一言不中이면 千語無用이니라.
? 한 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데 없느니라.
君平이 曰口舌者는 禍患之門이요 滅身之斧也이니라.
? 군평이 말하기를 “입과 혀는 화와 근심의 근본이며, 몸을 망하게 하는 도끼와 같은 것이니 말을 삼가야 할 지니라.”고 하셨다.
利人之言은 煖如綿絮하고 傷人之語는 利如荊棘하야 一言半句 重値千金이요 一語傷人에 痛如刀割ㄹ이니라.
?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 솜과 같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날카롭기 가시 같아서 한마다 말은 무겁기가 천금과 같고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중상함은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으니라.”
口是傷人斧요 言是割舌刀니 閉口深藏舌이면 安身處處牢니라.
?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어느 곡에 있으나 편안할 것이니라.”
逢人且說三分話하되 未可全抛一片心이니 不怕虎生三個口요 只恐人情兩樣心이니라.
? “사람을 만나거든 말을 삼분만 하되 자기가 지니고 있는 한 조닥 마음을 다 버리지 말지니 호랑이의 세 입을 두려워 하지 말고, 오직 사람의 두 마음을 두려워 할지니라.”
酒逢知己千鐘少요 話不投機一句多니라.
? 술은 나를 아는 친구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 말은 뜻이 맞지 않으면 한 마디도 많으니라.“
19. 交友篇
子曰 與善人居에 如入芝蘭之室하여 久而不聞其香하되 卽與之化矣요 與不善人居에 如入飽魚之肆하야 久而不聞其臭하되 亦與之化矣니 丹之所藏者는 赤하고 漆之所藏者는 黑이라 是以로 君子는 必愼其所與處者焉이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착한 사람과 같이 살면 향기로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도록 그 냄새를 알지 못하나 곧 더불어 그 향기가 동화되고, 착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생선 가계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 그 나쁜 냄새를 알지 못하나 또한 더불어 동화 되나니 붉은 것을 지니고 있으면 붉어지고 옷을 지니고 있으면 검어지느니라.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있는 곳을 삼가야 하느니라.”고 하셨다.
家語에 云 與好人同行에 如霧露中行하야 雖不濕衣라도 時時有潤하고 與無識人同行에 如厠中座하야 雖不汚衣라도 時時聞臭니라.
? ?가어?에 이르기를,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동행 한다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적시지 않더라도 때때로 윤택함이 있고 무식한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비록 옷은 더럽히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 냄새가 맡아지느니라.”고 하였다.
子曰 晏平仲 善與人交 久而敬之온여.
? 공자가 말하기를, “안평중은 사람 사귀기를 잘 한다. 오래도록 공경하고녀.고 하셨다.
相識이 滿天下하되 知心能幾人고.
?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온 세상에 많이 있으되 마음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고.”
酒食兄弟는 千個有로되 急難之朋은 一個無니라.
? “서로 술이나 음식을 함께 할 때에는 형이니 동생이니 하는 친구는 많으나, 급하고 어려운 일을 당하였을 때에 도와줄 친구는 하나도 없느니라.”
不結子花는 休要種이요 無義之朋은 不可交니라.
?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지니라.“
君子之交는 淡如水하고 小人之交는 甘若醴니라.
? “군자의 사귐은 맑기가 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술 같으니라.”
路遙知馬力이요 日久見人心이니라.
?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날이 오래 지내야만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느니라.”
20. 婦行篇
益智書에 云 女有四德之譽하니 一曰婦德이요 二曰婦容이요 三曰婦言이요 四曰婦工也니라.
? ?익지서?에 이르기를, “여자는 네 가지 덕의 아름다움이 있으니, 첫째는 부덕을 말하고, 둘째는 부용을 말하고, 세째는 부언을 말하며, 네째는 부공을 말하느니라.”고 하였다.
婦德者는 不必才名絶異요 婦容者는 不必顔色美麗요 婦言者는 不必辯口利詞요 婦工者는 不必技巧過人也니라.
? “부덕이라는 것은 반드시 재주와 이름이 뛰어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요, 부용이라는 것은 반드시 얼굴이 아름답고 고움을 말함이 아니요, 부언이라는 것은 반드시 입담이 좋고 말 잘하는 것이 아니요, 부공이라는 것은 반드시 손재주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其婦德者는 淸貞廉節하여 守分整齋하고 行止有恥하야 動靜有法이니 此爲婦德也요 婦容者는 洗浣塵垢하여 衣服鮮潔하며 沐浴及時하여 一身無穢니 此爲婦容也요 婦言者는 擇師而說하여 不談非禮하고 時然後言하여 人不厭其言이니 此爲婦言也요 婦工者는 專勤紡積하고 勿好暈酒하며 供具甘旨하여 以奉賓客이니 此爲婦工也니라.
? 부덕이라 함은 절개가 곧으며, 분수를 지키며 몸 가짐을 고르게 하고 한결같이 얌전하게 행하고 행동을 조심하며, 행실을 범도에 맞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덕이 되는 것이요, 부용이라 함은 먼지나 때를 깨끗이 빨아 옷차림을 정결하게 하며, 목욕을 제때에 하여 몸에 더러움이 없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용이 되는 것이요, 부언이라 함은 말을 가려서 하며, 예의에 어긋나는 말은 하지 않고 꼭 해야 할 때에 말해서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부언이 되는 것이요, 부공이라 함은 길쌈을 부지런히 하며 술을 빚어 내기를 좋아 하지 않고 좋은 맛을 갖추어서 손님을 접대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공이 되느니라.“
此四德者는 是婦人之所不可缺者라 爲之甚易하고 務之在正하니 依此而行이면 是爲婦節이니라.
? “이 네가지 덕은 부녀자로서 하나도 빠질 수 없는 것이니 행하기 매우 쉽고 힘씀이 바른데 있으니, 이를 의지하여 행하여 나간다면 곧 부녀자로서의 범절이 되느니라.”
太公이 曰 婦人之禮는 語必細니라.
? 태공이 말하기르, “부인의 말이 반드시 곱고 가늘어야 하느니라.”고 하셨다.
賢婦는 令夫貴요 惡婦는 令夫賤이라.
? “어진 부인은 남편을 귀하게 하고, 악한 부인은 남편을 천하게 하느니라.”
家有賢妻면 夫不遭橫禍니라.
? “집에 어진 아내가 있으면 그 남편이 뜻밖에 화를 만나지 않느니라.”
賢婦는 和六親하고 佞婦는 破六親이니라.
? 어진 부인은 육친을 화목하게 하고, 간악한 부인은 육친의 화목을 깨뜨리느니라.“
21. 增補篇
周易에 曰 善不積이면 不足以成名이요 惡不積이면 不足以滅身이어늘 小人은 以小善으로 爲無益而弗爲也하고 以小惡으로 爲無傷而弗去也니라 故로 惡積而不可掩이요 罪大而不可解니라.
? ?주역?에 말하기를, “선을 쌓지 않으면 족히 이름을 이룰 수 없을 것이요, 악을 쌓지 않으면 몸을 망치기에 족하거늘 소인은 조그마한 선으로서는 이로움이 없다고 해서 버리지 않는 다. 그러므로, 악이 쌓이면 가히 없애지 못할 것이요 죄가 크면 가히 풀지 못하느니라.”고 하였다.
履霜하면 堅氷至라하니 臣弑其君하며 子弑其父非一旦一夕止事이라 其由來者漸矣니라.
? “서리를 밟으면 어름이 다다른다 하니 신하가 그 임금을 죽이며, 자식이 그 아비를 죽이는 것이 하루 아침이나 하루 저녁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그 말미암음이 오래니라.”
22. 八反歌八首
幼兒 或詈我하면 我心에 覺歡喜하고 父母 嗔怒我하면 我心에 反不甘이라 一喜懽一不甘하니 待兒待父心何懸고 勸君今日逢親怒어든 也應將親作兒看이니라.
? “어린 아이가 혹 나를 꾸짖으면 나는 마음에 기쁨을 깨닫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를 꾸짖고 성을 내면 나의 마음에 도리어 좋게 여겨지지 않느니라. 하나는 기쁘고 하나는 좋지 아니하니 아이를 대하는 마음과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그다지도 현격한고. 그대에게 권고하노니, 지금 어버이에게 꾸지람을 듣거던 반드시 자기의 어린 자식에게 꾸지람을 들을 때와 같이 하라.”
兒曹는 出千言하되 君聽常不厭하고 父母는 一開口하면 便道多閑管이라 非閑管親掛牽이라 皓首白頭에 多諳諫이라 勸君敬奉老人言하고 莫敎乳口爭長短하라.
? “어린 자식들은 여러가지 말을 하되 그대가 듣기에 늘 싫어하지 않고, 어버이는 한번 말을 하여도 잔소리가 많다고 하느니라. 부질없이 살핌이 아니라 어버이는 근심이 되어 그리 하느니라. 흰 머리가 되도록 긴 세월에 아는 것이 많으니라. 그대에게는 늙은 사람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고 젖 냄새나는 입으로 길고 짧음을 다투지 말 것을 권하노라.”
幼兒尿糞穢는 君心에 無厭忌로되 老親涕唾零에 反有憎嫌意니라 六尺軀來何處요 父精母血成汝體라 勸君敬待老來人하라 壯時爲爾筋骨蔽니라.
? “어린아이의 오줌과 똥 같은 더러운 것은 그대 마음에 싫어함이 없고,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는 것은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뜻이 있느니라. 여섯 자나 되는 몸이 어디서 왔는고.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로 그대의 몸이 이루워졌느니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어가는 사람을 공경하여 대접하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하여 살펴 뼈가 닳도록 애를 쓰셨느니라.”
看君晨入市하여 買餠又買餻하니 少聞供父母하고 多說供兒曹라 親未啖兒先飽하니 子心이 不比親心好라 勸君多出買餠錢하여 供養白頭光陰少하라.
? “그대가 새벽에 가게에 들어가서 사는 것을 보는데 부모에게 드린다는 것을 별로 듣지 못하고 혼자 자식들에게 준다는 말을 들었다. 어버이는 아직 씹지도 아니 하였는데 자식이 먼저 배 부르니 자식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이 좋아하는 것에 비하지 못하리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떡을 살 돈으로 많이 내서 늙은 어버이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아니 하였으니 잘 받들어 봉양하라.”
市間賣藥肆에 惟有肥兒丸하고 未有壯親者하니 何故兩般看고 兒亦病親亦病에 醫兒不比醫親症이라 割股라도 還是親的肉이니 勸君亟保雙親命하라.
? “시정에는 있는 약 파는 가계에 오직 아이를 살찌게 하는 약은 있고, 어버이를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으니 무슨 깓ㄹㄱ으로 이 두 가지를 보는고. 아이도 병들고 어버이도 병들었을 때 아이의 병을 고치는 것이 어버이의 병을 고치는 것에 비하지 못할 것이니라. 다리를 베더라도 두루 어버이의 살이니 그대에게 권하노니 빨리 두 어버이의 목숨을 극진히 안전하게 보호하라.“
富貴엔 養親易로되 親常有未安하고 貧賤엔 養兒難하되 兒不受饑寒이라 一條心兩條路에 爲兒終不如爲父라 勸君兩親을 如養아하고 凡事를 莫推家不富하라.
? “부하고 귀하면 어버이를 봉양하기 쉬우나 어버이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고, 가난하고 천하면 아이를 기르기 어려우나 아이는 배고프고 추운 것을 받지 않는다. 한 가지 마음과 두 가지 길에 아들을 위함이 마침내 어버이를 위함만 같지 못하느니라. 권하노니 그대는 두 어버이 섬기기를 아이를 기르는 것과 같기 하고 모든 일을 집이 넉넉하지 못하다고 미루지 말 것이니라.“
養親엔 只有二人이로되 常與兄弟爭하고 養兒엔 雖十人이나 君皆獨自任이라 兒飽暖親常問하되 父母饑寒不在心이라 勸君養親을 須竭力하라 當初衣食이 被君侵이니라.
? 어버이를 받들고 섬기기에는 다만 두 사람인데 늘 형과 동생이 서로 다투고, 아이를 기름에는 비록 열 사람이나 된다 하더라도 모두 자기 혼자 맡느니라. 아이가 배 부르고 따뜻한 것은 어버이가 늘 물으나, 어버이의 배 고프고 추운 것은 마음에 두지 아니 하느니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어버이를 받들고 섬기기를 모름지기 힘을 다하라. 당초에 입는 것과 먹는 것을 그대에게 빼앗겼느니라.“
親有十分慈하되 君不念其恩하고 兒有一分孝하되 君就揚其名이라 待親暗待子明하니 誰識高堂養子心하고 勸君漫信兒曹孝하라 兒曹親子在君身이니라.
? “어버이는 지극히 그대를 사랑하나 그대는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아니 하고, 자식이 조금이라도 효도함이 있으면 그대는 곧 그 이름을 빛내려 한다. 어버이를 대접하는 것은 어둡고, 자식을 대하는 것은 밝으니누가 어버이으; 자식을 기르는 마음을 알 것인고. 그대에게 권하노니 부질없이 아이들의 효도를 믿지 말라. 그대는 아이들의 어버이도 또 부모의 자식도 되는 것을 알아야 할 지니라.”
23. 孝行篇 續篇
孫順이 家貧하여 與其妻로 傭作人家以養母할새 有兒每奪母食이라 順이 謂妻曰兒奪母食하니 兒는 可得이어니와 母難再求라하고 乃負兒往歸醉山北郊하여 欲埋堀地러니 *忽有甚寄石種이어늘 驚怪試撞之하니 春容容可愛라 妻曰得此寄物은 胎兒之福이라 埋之不可라하니 順이 以爲然하여 將兒與種還家하여 縣於樑撞之러니 王이 聞種聲이 淸遠異常而覈聞其實하고 曰昔에 郭巨埋子엔 天賜金釜러니 今孫順이 埋兒엔 地出石種하니 前後符同이라하고 賜家一區하고 歲給米五十石하니라.
? 손순이 집이 가난하여 그의 아내와 더불어 남의 머슴살이를 하여 그 어머니를 봉양하는데 아이가 있어 언제나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뺐는지라. 순이 아내에게 일러 말하기를 “아이가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빼았으니 아이는 또 얻을 수 있거니와 어머니는 다시 구하기 어려우니라.”하고, 마침내 아이를 업고 취산 북쪽 기슭으로 가서 묻으려고 땅을 팠더니 문득 심히 이상한 석종이 있거늘 놀랍고 이상하게 여기어 시험삼아 두드려 보니 울리는 소리가 아름답고 사랑스러운지라. 아내가 말하기를, “이 기이한 물건을 얻은 것은 아이의 복이니 땅에 묻는 것은 옳지 못하느니라.” 순도 그렇게 생각해서 아이를 데리고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대들보에 달고 이것을 울렸더니 임금이 그 종소리를 듣고 맑고 늠름함을 이상하게 여기시어 그 사실을 자세히 물어서 알고 말하기를, “옛적에 곽거가 아들을 묻었을 때엔 하늘이 금으로 만든 솥을 주시었더니 이제 손순이 아들을 묻음에는 땅에서 석종이 나왔으니 앞과 뒤가 서로 꼭 맞는다, 말씀하시고, 집 한 채를 주시고 해마다 쌀 오십석을 주셨느니라.
尙德은 値年荒癘疫하여 父母飢病濱死라 尙德이 日夜不解衣하고 盡誠安慰하되 無以爲養則刲脾肉食之하고 母發癰에 吮之卽癒라 王이 嘉之하여 賜賚甚厚하고 命旌其聞하고 立石紀事하니라.
? 상덕은 흉년과 열병이 유행하는 때를 만나서 어버지와 어머니가 굶주리어 죽게 된지라. 상덕이 낮이나 밤이나 옷을 풀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안심을 하도록 위로 하였으되 봉양할 것이 없으므로 넙적다리 살을 베어 잡수시도록 하고 어머니가 종기가 남에 빨아서 곧 낫게 하니라. 임금께서 이 말을 하니라.“
都氏家貧至孝라 賣炭賣肉하여 無闕母饌이러라 一日은 於市에 晩而忙歸러니 鳶忽攫肉이어늘 都悲號至家하니 鳶旣投肉於庭이러라 一日 母病索非時之紅柿어늘 都 彷徨柿林하야 不覺日昏이러니 有虎屢遮前路하고 以示乘意라 都 乘至百餘里山村하야 訪人家投宿이러니 俄而主人이 饋祭飯而有紅柿라 都 喜問柿之來歷하고 且述己意한대 答曰亡父嗜柿故로 每秋擇柿二百個하야 藏諸窟中而至此五月則完者不過七八이라 今得五十個完者故로 心異之러니 是天感君孝라하고 遺以二十顆어늘 都謝出門外하니 虎尙俟伏이라 乘至家하니 曉鷄喔喔이러라 後에 母以天命으로 終에 都有血淚러라.
? 도씨는 집은 가난하나 효도가 지극하였다.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의 반찬을 빠짐 없이 하였느니라, 하루은 장에서 늦게 바삐 돌아오는데 소리개가 고기를 채 가거늘 도씨가 슬피 울며 집에 도라아와서 보니 소리개가 벌써 고기를 집안 뜰에 던져 놓았더라. 하루는 어머니가 병이나서 때 아닌 홍시를 찾거늘 도씨가 감나무 수풀에 가서 방황하여 낱이 저물은 것도 모르고 있으려니 호랑이가 있어 앞길을 가로 막으며 타라고 하는 뜻을 나타내는지라. 도씨가 타고 백 여리나 되는 산 동네에 이르러 사람사는 집을 찾아 잠을 자려고 하였더니 얼마 안되어서 주인이 제사 밥을 차려 주는데 홍시가 있는지라. 도씨가 기뻐하여 감의 내력을 묻고 또 나의 뜻을 말하였더니 대답하여 말하기를 “돌아가신 아버지가 감을 즐기시므로 해마다 가을에 감을 이백개를 가려서 모두 굴 안에 감추어 두나 이 오월에 이르면 상하지 않는 것 7, 8개에 지나지 아니하였는데 지금 쉰 개의 상하지 아니한 것을 얻었으므로, 마음 속에 이상스럽게 여겼더니 이것은 곧 하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한 것이라.”하고 스무 개를 내어 주거늘 도씨가 감사한 뜻을 말하고 문밖에 나오니 호랑이는 아직도 누워서 기다리고 있는지라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닭이 울더라. 뒤에 어머니가 천명으로 돌아가시매 도씨는 피눈물을 흘리더라.
24. 廉義篇
印觀이 賣綿於市할새 有暑調者以穀買之而還이러니 有鳶이 攫其綿하야 墮印觀家어늘 印觀이 歸于署調曰鳶墮汝綿於吾家라 故로 還汝하노라 署調曰 鳶이 攫綿與汝는 天也라 吾何爲受리오 印觀曰 然則還汝穀하리라 署調曰 吾與汝者 市二日이나 穀已屬汝矣이라고 二人이 相讓이라 幷棄於市하니 掌市官이 以聞王하야 竝賜爵하니라.
? 인관이 장에서 솜을 파는데 서조(署調)라는 사람이 곡식으로써 사 가지고 돌아 가더니 소리개가 있어 그 솜을 채 가지고 인관의 집에 떨어 뜨렸다. 인관이 서조에게 돌려 보내고 말하기를, “소리개가 너의 솜을 내집에 떨어뜨렸음으로 너에게 돌려 보낸다.” 서조가 말하기를, “소리개가 솜을 채다가 너를 준 것은 하늘리 한 것이다. 내가 어찌 받을 수 있겠는가?” 인관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너의 곡식을 돌려 보내리라.” 서조가 말하기를, “내가 너에게 준지가 벌써 두 장이 되었으니 곡식은 이미 너에게 속한 것이니라.” 두 사람이 서로 사양하다가 솜과 곡식을 다 함께 장에 버렸다. 장을 맡아 다스리는 관원이 이 사실을 임금께 아뢰어서 다 같이 벼슬을 주었느니라.
洪基燮이 少貧甚無料러니 一日早에 婢兒踊躍獻七兩錢曰此在鼎中하니 米可數石이요 柴可數駄니 天賜*니다 公이 驚曰是何金고 卽書失金人推去等字하야 付之門梶而待러니 俄而姓劉者 來問書意어늘 公이 悉言之한대 劉曰理無失金於人之鼎內하니 果天賜也라 蓋取之닛고 公이 曰非吾物에 何오 劉俯伏曰小的이 昨夜에 爲竊 鼎來가라 還燐家勢蕭條而施之러니 今感公之廉价하고 良心自發하야 誓不更盜하고 願欲賞待하나니 勿慮取之하소서 公이 卽還金曰汝之爲良則善矣나 金不可取라하고 終不受러라 後에 公이 爲判書하고 其子在龍이 爲憲宗國舅하며 劉亦見信하야 身家大昌하니라.
? 홍기섭이 젊었을 때 심히 가난하여 말할 수 없더니 하루는 어린 계집종이 기쁜 듯이 뛰어 와서 돈 일곱 냥을 바치며 말하기를, 이것이 솥 속에 있었읍니다. 이만하면 쌀이 몇 섬이요, 나무가 몇 바리 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이 주신 것입니다. 공이 놀래서 말하기를, “이것이 어찌된 돈인고?”하고 돈 잃은 사람은 와서 찾아 가라는 글을 써서 대문 위에 붙였다. 이윽고 얼마 아니되어 유라는 사람이 찾아와 글 뜻을 물었다. 공은 하나도 빠짐없이 사실을 말해 들려 주었다. 유가가 말하기를, “남의 솥 속에다 돈을 잃을 사람이 있을리가 없읍니다. 참말로 하늘이 주신 것인데 왜 취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공이 말하기를, “나의 물건이 아닌데 어찌 가질 것이요.” 유가가 꿇어 엎드리며 말했다. “소인이 어젯밤 솥을 훔치러 왔다가 도리어 사세가 너무 쓸쓸한 것을 불쌍히 여겨 이것을 놓고 돌아 갔더니 지금 공의 성정이 고결하며 탐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을 보고 탐복되어 좋은 마음이 스스로 나서 도둑질을 아니할 것을 맹세하옵고, 앞으로는 늘 옆에 모시기를 원하오니 걱정마시고 취하기를 바랍니다.” 공이 돈을 돌려주며 말하기를, “네가 좋은 사람이 된 것은 참 좋으나 이 돈은 취할 수 없느니라.”하고 끝끝내 받지 않았다. 뒤에 공은 판서가 되고 그의 아들 재룡이 현종의 부원군이 되었으며, 유가도 또한 심임을 얻어서 몸과 집안이 크게 번영을 하였느니라.
高句麗平原王之女幼時에 好啼러니 王이 戱曰以汝로 將歸于溫達하리라 及長에 欲下嫁于上部高氏한대 女以王不可食言으로 固辭하고 終爲溫達之妻하다 先時에 溫達이 家貧하야 行乞養母러니 時人이 目爲愚溫達也러라 一日은 溫達이 自山中으로 負楡皮而來하니 王女訪見曰吾乃子之匹也라하고 乃賣首飾而買田宅器物하야 頗富하고 多養馬以資 溫達하야 終爲顯榮하니라.
? 고구려 평원왕의 딸이 어렸을 때 울기를 좋아하더니 왕이 희롱하여 말하기를, “너는 장차 어리석은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리라.” 자라매 상부 고씨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하니 딸이 임금으로써 가히 거짓말을 아니 하리라. 하고 굳이 사양하고 마침내 온달의 아내가 되었느니라. 대저 온달은 집이 가난 하여 다니며 빌어다가 어머니를 섬기니 그 때 사람들이 이를 보고 바보 온달이라고 하더라. 하루는 온달이 산 속으로부터 느티나무 껍질을 짊어지고 돌아오니 임금의 딸이 찾아와 보고 말하기를, “나는 바로 그대의 아내니라.”하고 비녀 등 장식품을 팔아 밭과 집과 살림 그릇을 사서 매우 부유해지고 말을 많이 길러 온달을 도와 마침내 봄이 영달하고 이름이 빛나게 되었느니라.
25. 權學篇
朱子曰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하며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하라 日月逝矣나 歲不我延이니 嗚呼老矣라 是誰之愆고.
? 주자가 말하기를, “오늘 배우지 아니 하고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올해에 배우지 아니 하고서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날과 달은 흐르니 세월은 나를 위해서 더디 가지 않는다.”
少年은 易老하고 學難成하니 一寸光陰이라도 不可輕하라 未覺池塘에 春草夢인대 階前梧葉이 已秋聲이라.
?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아직 못가의 봄 풀은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는데 어느덧 세월은 빨리 흘러 섬돌 앞의 오동나무는 벌써 가을 소리를 내느니라.
陶淵明詩에 云 盛年은 不重來하고 一日은 難再晨이니 及時 當勉勵하라 歲月은 不待人이니라.
? 도연명의 시에 이르기를, “젊었을 때는 두 번 거듭 오지 아니 하고 하루에 새벽도 두 번 있지 않나니 젊었을 때에 마땅히 학문에 힘쓰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느니.
筍子曰 不積蹞步면 無以至千里요 不積小流면 無以成江河니라.
? 순자가 말하기를, “발걸음을 쌓지 않으면 천리에 이르지 못할 것이요, 적게 흐르는 물이 모이지 않으면 강하를 이룩하지 못할 것이니라.”고 하셨다.
≪終≫
노자의 도덕경
上篇
제 1 장
道를 도라 할 수 있는 것은 떳떳한 도가 아니요
이름을 이름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떳떳한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없는 것은 天地의 처음이요
이름이 있는 것은 만물의 어머니다 그러므로 항상 욕심이 없는 것으로써 그 妙를 보고
항상 욕심이 있는 것으로써 그 교(形而下學世界)를 본다
이 둘은 같이 나와 이름을 달리하며
같이 이를 玄이라 이르나니
현하고 또 현한 것이 衆妙의 문이다
제 2 장
천하가 다 아름답다고 하니 아름다운 줄 알지만
이것은 추악한 것이며
다 좋다고 하니 좋은 줄 알지만
이것은 좋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있고 없는 것이 서로 낳고
어렵고 쉬운 것이 서로 이루고
길고 짧은 것이 서로 모방하고
높고 낮은 것이 서로 기울어지고
音과 소리聲가 서로 和하고 앞과 뒤가 서로 따른다
이로써 성인은 무위의 일에 처하여 무언의 가르침을 행한다
만물이 일아나도 말하지 않고
생겨도 두지 않으며
행하고도 자랑하지 않고
공을 이루어도 머무르지 않는다
오직 머무르지 않는지라
이로써 떠나지 않는다
제 3 장
어진 것을 숭상하지 않으면 백성을 다투지 않게 할 수 있고
얻기 어려운 물건을 귀히 여기지 않으면 백성을 도둑질하지 않게 할 수 있고
하고자 하는 것을 보이지 않으면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
이로써 성인의 다스림은 그 마음을 비게 하고 그 배腹를 차게 하며
그 뜻을 약하게 하고 그 뼈를 강하게 하며
항상 백성으로 하여금 앎도 없고 욕심도 없게 하여
아는 자로 하여금 감히 하지 못하게 한다
무위를 하면 곧 다스려지지 않는 것은 없다
제 4 장
도는 비어 있어 이를 써도 항상 차지 않고
깊어서 만물의 宗인 것 같다
그 날카로운 것을 꺾고 그러지러운 것을 풀며
그빛을 부드럽게 하여 그티끌을 함께 한다
깊으니 항상 있는 것 같다
나는 누구의 아들인지를 알지 못한다
하느님帝보다 먼저인 것 같다
제 5 장
천지는 어질지 않은지라 만물로서 추구를 삼는다
성인은 어질지 않은지라 백성으로서 추구를 삼는다
천지 사이는 그 탁약과 같다고 할까
비었어도 다함이 없고 움직일수록 더욱 나온다
말을 많이 하면 자주 막히나니
中을 지키는 것만 같지 못하다
제 6 장
골짜기의 신령은 영원 불멸
그것을 현묘불가사의한 암컷이라 부른다
현묘불가사의한 암컷의 문은
이것이야말로 하늘과 땅을 만들어 내는 생명의 근원
길게 길게 태고로부터 영원까지
지칠 줄 모르는 그 몸이여
제 7 장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다
천지가 능히 길고 또 오랜 것은
그것이 스스로 낳지 않은 까닭으로 해서 오래 낳는다
이로써 성인은 그 몸을 뒤로 하여 몸이 먼저 되고
그 몸을 밖으로 하여 몸이 있게 된다
그 내가 없음으로써 아닌가
그러므로 능히 나를 이룬다
제 8 장
상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잘 이롭게 하여 다투지 않으며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사는 것은 땅을 좋다 하고 마음은 깊은 것을 좋다 하고
함께하는 것은 어진것을 좋다 하고 말은 진실을 좋다 하고
법은 다스리는 것을 좋다 하고 일은 능한 것을 좋다 하고
움직임은 때를 좋다 한다
오직 다투지 않는지라 허물이 없다
제 9 장
가득 찬 상태를 무리해서 계속 유지하려는 것은 어리것은 생각이다
두들겨 날카롭게 하면 오래 보존할 수 없다
금과 옥이 대청에 가득해도 능히 지킬 수가 없다
부귀하여 교만하면 스스로 재앙을 남긴다
공이 이루어져 몸이 물러나는 것은 하늘의 도다
제 10 장
영백에 타고 하나를 안아 능히 떠나는 일이 없다
기운을 오로지 하고 부드러움을 다하여 능히 어린아이이다
현람을 척제하여 능히 상함이 없다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려 능히 무위이다
천문이 열리고 닫히어 능히 암컷이 된다
명백하고 사방으로 통하여 능히 앎이 없다
낳고 기른다
낳아도 두지 않고 해도 자랑하지 않고 자라나도 거느리지 않는다
이것을 현덕이라 이른다
제 11 장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한 바퀴통을 함께한다
그 없는 것을 맞아 수레로 씀이 있다
찰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든다
그 없는 것을 맞아 그릇으로 씀이 있다
문과 창을 뚫어 방을 만든다
그 없는 것을 맞아 방으로 씀이 있다
그러므로 있는 것이 이로움이 되는 것은
없는 것이 씀이 되기 때문이다
제 12 장
오색은 사람의 눈을 어둡게 하고
오음은 사람의 귀를 멀게 하고
오미는 사람의 입을 상하게 하고
치빙전렵은 사람의 마음을 발광하게 하고
얻기 어려운 물건은 사람의 행실을 방해한다
이로써 성인은 배를 위하고 눈을 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제 13 장
세상의 영예와 오욕에 항상 마음을 조심하여
천자나 임금의 지위를 소중히 하듯이 내 몸을 소중히 한다
무엇을 가리켜 세상의 영예와 오욕에 마음을 조심한다고 하는가
세상의 영예와 오욕을 똑같은 것으로 보고
세상의 영예를 얻어도 깜짝 놀라는 마음으로 대하고
그것을 잃더라도 깜짝 놀라는 마음으로 대하는
이것을 가리켜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무엇을 가리켜 제왕의 지위를 소중히 하듯 내 몸을 소중히 한다고 하는가
내가 제왕의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까닭은
내게 이 몸(목숨)이 있기 때문이다
내게 이 몸이 없다면
내게 제왕의 지위인들 어찌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이 몸을 소중히 여겨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면
천하를 이런 사람에게 맡길 수 있고
이 몸을 아끼어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면
천하를 이런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제 14 장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을 이름하여 이라 하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 것을 이름하여 희라 하며
쳐도 얻어지지 않는 것을 이름하여 미라 한다
이 셋은 다함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므로 섞어 하나가 된다
그 위는 밝지 못하고 그 아래는 어둡지 않아 승승하여 이름할 수 없어 무물로 복귀한다
이를 일러 무상의 상 무물의 상이라 하고 이를 일러 홀황이라 한다
맞이해도 그 머리를 보지 못하고 따라가고 그 뒤를 보지 못한다
옛길을 잡아 지금 있는 것을 다스린다
능히 고시를 아는 이것을 일러 도기라 한다
제 15 장
옛날 옳게 선비가 된 사람은
미묘 현통하여 깊이를 알 수가 없다
오직 알 수 없는 지라
그러므로 억지로 형통을 한다
예하여 겨울에 엄하여 그 손과 같고
유하여 네 이웃을 두려워하는 것 같고
엄하여 그 손과 같고
환하여 얼음이 장차 풀리려 하는 것 같고
돈하여 그 나무 등걸 같고
광하여 그 골짜기 같고
혼하여 그 흐린 물 같다
누가 능히 흐린 것을 가지고 고요히하여 서서히 맑게 하겠는가
누가 능히 편안한 것을 가지고 움직여 서서히 나게 하겠는가
이 도를 가진 사람은 차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오직 차지 않는다 그러므로 능히 낡아져 새로 이루어진다
제 16 장
허를 이루기를 극진히 하고
고요함을 지키기를 참답게 하면
만물이 함께 일어나도
나는 그로서 돌아가는 것을 본다
대저 만물이 운운해도 각각 그 뿌리로 돌아간다
뿌리로 돌아가는 것을 정이라 하며 이를 일러 명에 돌아간다 한다
명에 돌아가는 것을 떳떳함이라 하고
떳떳함을 아는 것을 밝음이라 한다
떳떳함을 알지 못하면 망령되이 움직여 흉하다
떳떳함을 알면 용납하고 용납하면 곧 공평하다
공평하면 왕이요 왕이면 곧 하늘이다
하늘이면 곧 도요 도면 곧 오래다
몸을 바치도록 위태롭지 않다
제 17 장
태상은 아래가 있는 것을 알 뿐이고
그 다음은 친하여 칭찬하고
그 다음은 두려워하고
그 다음은 업신여긴다
믿음이 모자라면 믿지 않음이 있다
유히 그 말을 잊고 공을 이루고 일이 끝나
백성이 다 나를 일러 자연이라 한다
제 18 장
큰 도가 없어지면 인의가 있고
지혜가 나오면 큰 거짓이 있다
육친이 불화하면 효도와 사랑이 있고 국가가 혼란되면 충신이 있다
제 19 장
성을 끊고 지를 버리면 백성의 이익이 백배 되고
인을 끊고 의를 버리면 백성이 효도와 사랑으로 돌아가고
교를 끊고 이를 버리면 도적이 있는 일이 없다
이 셋으로는 글이 부족하다 생각된다
그러므로 이은 바가 있게 한다
소를 나타내고 박을 품어
사를 적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한다
제 20 장
배움을 끊으면 근심이 없다
유와 아와 서로 떨어짐이 얼마뇨
선과 악과 서로 떨어짐이 어떠하뇨
사람의 두려워하는 바는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황하여 그 다하지 못함인저
뭇사람은 희희하여 태뢰를 받는 것 같고 봄철에 대해 오른 것 같다
내 홀로 박하여 그것이 나타나지 않고
갓난 아이가 웃지 않는 것 같다
내래하여 돌아갈 곳이 없는 것 같다
뭇사람은 다 남음이 있는데 나는 홀로 모자라는 것 같다
나는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인가 돈돈하다
속인은 소소해도 나는 홀로 혼혼하다
속인은 찰찰해도 나는 홀로 민민하다
담하여 그 바다화 같고 요하여 그침이 없는 것 같다
뭇 사람은 다 씀이 있는데 나는 홀로 완하여 비와 같다
내 홀로 사람과 달리 식모를 귀히 여긴다
제 21 장
큰 덕의 모습은 오직 도만을 따른다
도의 물건됨은 오직 황하고 오직 홀하다
홀하고 홀하여 그 속에 모양이 있고
황하고 홀하여 그 속에 물건이 있고
요하고 명하여 그 속에 정이 있다
그 정이 심히 참되니 그 속에 신이 있다
옛부터 지금에 미치도록 그 이름이 떠나지 않아
그로써 중보를 거느린다
내 무엇으로 중보의 모습을 알리오 이로써 한다
제 22 장
굽으면 온전하고 굽히면 곧으며
오목하면 차고 맑으면 새로워지며
적으면 얻고 많으면 어지럽다
이로써 성인은 하나를 안아 천하의 법이 된다
스스로 나타내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밝고 스스로 옳다 하지 않느지라
그러므로 나타내며 스스로 뽐내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공이 있고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오래다 오직 다투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천하가 능히 더불어 다툼이 없다
옛날의 이른바 굽으면 온전하다는 말이 어찌 헛말이겠는가
진실로 온전히 하여 이를 되돌린다
제 23 장
희언은 자연이다
그러므로 표풍은 아침을 마치지 못하고 취우는 날을 마치지 못한다
누가 이를 하는 사람인가 천지다
천지도 오히려 능히 오래지 못하거든 하물며 사람에게서이겠는가
그러므로 도에 종사하는 사람은
도는 도에 같게 하고 덕은 덕에 같게 하고 실은 실에 같게 한다
도와 하나가 되면 도도 또한 그것을 얻어 즐거워하고
덕과 하나가 되면 덕도 또한 그것을 얻어 즐거워하고
실과 하나가 되면 실도 또한 그것을 얻어 즐거워한다
신이 부족하면 믿지 않음이 있다
제 24 장
발돋움하는 사람은 서 있지를 못하고
걸터앉은 사람은 걸어가지를 못한다
나를 내세워 자랑하면 그 존재도 뚜렷해질 수가 없고
나를 옳다고 하면 그 착한 것도 드러나지 않게 된다
내 공이 자랑하면 그 공도 소용이 없게 되고
혼자 우쭐거리게 되면 곧 앞이 막히게 된다
이와 같은 부자연스런 행위를 가리켜
무위의 큰 도에 있어서는 먹다 남은 밥 소용없는 행동이라 불리는 것이다
누구나가 늘 싫어하며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에
도 있는 사람은 그곳에 봄을 두지 않는 것이다
제 25 장
물이 있어 혼성하여 천지보다 먼저 생겼다
적하고 요하여 홀로 서서 고치지 않으며 두루 다녀 지치지 않는다
천하의 어머니라 할 수 있으나 나는 그 이름을 알지 못한다
자하여 도라 이르고 굳이 이름하여 크다고 말한다
크면 가고 가면 멀고 멀면 돌아온다
그러므로 도는 크고 하늘도 크고 땅도 크고
왕도 또한 커서 역 안에 사대가 있는데 왕이 그 하나에 들어 있다
사람은 땅을 본닫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을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제 26 장
무거움은 가벼움의 뿌리가 되고
고요함은 시끄러움의 임금이 된다
이로써 성인은 종일 가도 치중을 떠나지 않고
비록 영관이 있어도 편한히 있어 초연하다
어찌 만승의 임금으로 몸으로써 천하에 가볍게 하리오
가벼우면 근본을 잃고 시끄러우면 임금을 잃는다
제 27 장
잘 가는 사람은 바퀴 자국이 없고
잘 말하는 사람은 瑕謫이 없고
잘 세는 사람은 籌策이 필요 없다 잘 닫는 사람은 관건이 없어도 열 수 없고
잘 묶는 사람은 繩約이 없어도 풀 수 없다
이로써 성인은 항상 사람을 잘 건지는지라
그러므로 사람을 버리는 일이 없고 항상 잘 물건을 건지는지라
그러므로 물건을 버리는 일이 없다
이를 일러 明에 든다고 한다
그러므로 선한 사람은 선하지 못한 삶의 스승이요
선하지 못한 사람은 선한 사람의 바탕이다
그 스승을 귀히 여기지 않고 그 바탕資을 사랑하지 않으면 비록 지혜로워도 크게
헤매인다
이것을 일러 要妙라 한다
제 28 장
그 수컷을 알아 그 암컷을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천하의 골짜기가 되면 常德이 떠나지 안하 갓난아이로 되돌아간다
그 흰 것을 알아 그 검은 것을 지키면 천하의 법이 된다
천하의 법이 되면 성덕이 어긋나지 않아 무극으로 되돌아 간다
그 영화를 알아 그 욕됨을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천하의 골짜기가 되면 상덕이 넉넉하여 박에 되돌아간다
樸이 흩어지면 그릇이 된다
이를 쓰면 官長이 된다
그러므로 大制는 베지 않는다
제 29 장
장차 천하를 취하여 하려고 하면 나는 그것이 얻어지지 않음을 볼 뿐이다
천하는 神器여서 할 수 없는 것이다
하는자는 패하고 잡는 자는 잃는다
그러므로 만물은 혹은 가고 혹은 따르며 혹은 내쉬고 혹은 불며
혹은 강하고 혹은 약하며 혹은 꺽이고 혹은 떨어진다
이로써 성인은 심함을 버리고 사를 버리고 泰를 버린다
제 30 장
도로써 人主를 돕는 사람은 군사로써 천하에 강하게 하지 않는다
그 일은 돌아가기를 좋아한다
군사가 있는 곳은 荊棘이 생기고 大軍 뒤에는 반드시 흉년이 있다
잘하는 사람은 이룰 뿐이다
감히 강한 것을 취하지 않는다
이루고 잘난 체함이 없고 이루고 자랑함이 없고 이루고 교만함이 없다
이루고 마지 못하며 이루고 강함이 없다
만물은 장하면 늙는다
이것을 不道라 이른다
不道는 일찍 그친다
제 31 장
대저 병기란 것은 상서롭지 못한 그릇이라 物이 항상 미워한다
그러므로 도 있는 사람은 머무르지 않는다
군자는 있으면 왼쪽을 귀히 여기고 병기를 쓰면 오른쪽을 귀히 여긴다
병기는 상서롭지 못한 그릇이며 군자의그릇이 아니다
마지 못해 쓰면 염담을 上으로 하고 이겨도 아름답다 하지 않는다
만일 아름답다고 하면 이는 사람을 죽이기를 즐기는 것이다
대저 사람을 죽이기를 좋아하면 곧 그로써 뜻을 천하에 얻을 수 없다
좋은 일에는 왼쪽을 숭상하고 흉한 이에는 오른쪽을 숭상한다
편장군은 왼쪽에 있고 상장군은 오른쪽에 있다
상례로써 처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을 죽이기를 많이 하면
哀悲로써 다다라 싸워 이겨도 상례로써 처한다
제 32 장
도의 떳떳함은 이름이 없다
樸은 비록 작아도 천하가 능히 신하로 하는 일이 없다
후왕이 만일 능히 지키면 만물이 장차 스스로 賓하게 된다
천지가 서로 합하여 그로써 단 이슬을 내린다
백성이 시키는 일이 없이 스스로 고르다
비로소 끊어져 이름이 없다
이름이 또 이미 있으면 또 장차 그침을 알려고 한다
그침을 아는 것은 써 위태롭지 않은 것이다
또 장차 그침을 알려고 한다
그침을 아는 것은 써 위태롭지 않은 것이다
비유하면 도가 천하에 있는 것은 내와 골짜기가 강과 바다에 대한 것과 같다
제 33 장
사람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스스로 아는 사람은 밝다
사람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있고 스스로 이기는 사람은 강하다
넉넉함을 아는 사람은 부하고 힘써 행하는 사람은 뜻이 있다
그곳을 잃지 않는 사람은 오래고 죽어도 없어지지 않는 사람은 수한다
제 34 장
큰도는 汎하여 그것이 좌우할 수 있다
만물이 의지하여 생겨도 사양하지 않고 공을 이루어도 이름을 두지 않는다
만물을 衣養하여 主가 되지 않는다 항상 욕심이 없이 작다 이름할 수 있다
만물이 돌아와도 주가 되지 않으니 이름하여 크다 할수 있다
끝내 스스로 크다 하지 안흥 까닭으로써 능히 그 큰 것을 이룬다
제 35 장
대상을 잡아 천하에 가면 가도 해롭지 않아 安하고 平하고 泰하다
음악과 먹이에는 지나는 손이 그쳐도 도가 입으로 나오는 것은 담호히 그 맛이 없다
보아도 족히 보지 못하고 써도 다할 수가 없다
제36 장
장차 구부리고자 하면 반드시 잠깐 편다
장차 약하게 하려하면 반드시 잠깐 강하게 한다
장차 폐하려 하면 반드시 잠깐 일으킨다
장차 앗아려 하면 반드시 잠깐 준다
이를 微明이라 이른다
유악은 강강을 이긴다
고기는 못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라의 이기는 사람에게 보일 수 없다
제 37 장
도의 떳떳함은 무위로서 하지 않는 것이 없다
후왕이 만일 능히 만물이 장차 스스로 화하게 된다
화하여 욕심이 일어나면 내 장차 누르기를 이름 없는 박으로써 하리라
이름 없는 박은 또한 장차 욕심이 없다고 한다
욕심내지 않고 고요한 것으로써 하면
천하은 장차 스스로 정해지리라
下篇
제 38 장
상덕은 덕이라 하지 않는지라 이로써 덕이 있다
하덕은 덕을 잃지 않으려 하는지라 이로써 덕이 없다
성덕은 무위인지라 그로써 함이 없고 하덕은 하려 하여 그로써 함이 있다
상인은 하여도 그로써 함이 없고 상의는 하여 그로써 함이 있고
상례는 해도 응함이 없으면 팔을 걷어붙이고 나아간다
그러므로 도를 잃은 뒤에 덕이 있고 덕을 잃은 뒤에 인이 있고
인을 잃은 뒤에 의가 있고 의를 잃은 뒤에 예가 있다
대저 예란 것은 충신이 박해진 것으로 어지러움의 머리요
前識은 도의 화로 어리석음의 처음이다
이로써 대장부는 그 후한 데 처하고 그 박한 데 있지 않으며
그 실에 처하고 그 화에 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를 버리고 이를 취한다
제 39 장
그 옛날 하나인 도를 얻은 것으로
하늘은 그 하나를 얻어 맑고
땅은 그 하나를 얻어 편하고
신은 그 하나를 얻어 영묘하고
골짜기는 그 하나를 얻어 꽉 차고
만물은 그 하나를 얻어 생겨나고
후왕은 그 하나를 얻어 천하의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 이것들은 그같이 만든 것이야말고 바로 그 하나였다
하늘이 하나를 얻어 맑지 못하다면 아마 찢어지고 말 것이다
땅이 하나를 얻어 편하지 못하면 아마 무너지고 말 것이다
신이 하나를 얻어 신령하지 못하면 아마 신으로서의 기능은 정지하고 말 것이다
골짜기가 하나를 얻어 차 있지 않으면 아마 말라 버리게 될 것이다
만물이 하나를 얻어 생겨나지 않으면 아마 망해 없어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귀한 것은 천한 것을 근본으로 하고 높은 것은 낮은 것을 밑바탕으로 한다
그러므로 임금들은 자신을 가리켜
고독한 사람이니 덕이 적은 사람이니 못난 사람이니 하고 부른다
이것이 바로 천한 것을 근본으로 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자주 칭찬받는 명예를 원하게 되면 도리어 명예가 없어지게 된다
찬란하게 빛나는 옥과 같이 되기를 원하지 않고
때굴때굴 돌처럼 구르는 것이다
제 40 장
근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도의 기능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이 도의 작용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은 <(有)> 즉 천지음양의 기운으로부터 생겨나고
이 <有>는 또 <無> 즉 형체가 없는 도로부터 나온다
제 41 장
上士는 도를 들으면 힘써 행하고
中士는 도를 들으면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으며
下士는 도를 들으면 크게 웃는다
웃지 않으면 족히 도라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建言에 있다
밝은 도는 어두운 것 같고 나아가는 도는 물러나는 것 같고 편한 도는 얽매인 것 같다
상덕은 골짜기 같고 너무 흰 것은 더러운 것 같고 넓은 덕은 모자라는 것 같다
건덕은 구차한 것 같고 質眞은 변하는 것 같고 크게 모난 것은 구석이 없다
큰 그릇은 늦게 이루고 큰 소리는 희미한 소리며 큰 모양은 얼굴이 없다'고 했다
도는 숨어서 이름이 없다 대저 도는 잘 주고 또 이룬다
제 42 장
도는 하나를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
만물은 음을 지고 양을 안아 충기로써 화를 삼는다
사람이 미워하는 바는 오직 고와 과와 불곡이다
그러나 왕공은 그로써 일컬음을 삼는다
그러므로 만물은 항상 덜어서 더하고 항상 더하여 던다
사람이 가르치는 바는 나도 또한 가르친다
강량한 자는 그 죽음을 얻지 못한다
내 장차 그로써 교부로 하리라
제 43 장
천하의 지극히 부드러운 것은 천하의 지극히 굳은 것을 달리고 無有는 無間에 들어간다
내 이로써 무위의 유익함을 안다
말하지 않는 가르침과 무위의 유익함은 세상에 미치는 점이 드물다
제 44 장
이름과 몸은 어느 것이 친하며 이름과
몸과 재물은 어느 것이 나으며
얻음과 잃음은 어느 것이 병된가
이런 까닭에 심히 사랑하면 반드시 크게 쓰고
많이 간직하면 반드시 두텁게 잃는다
넉넉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아 그로써 장구할 수 있다
제 45 장
크게 이룬 것은 이지러진 것 같으나 그 씀이 해지지 않는다
크게 찬 것은 빈 것 같으나 그 씀이 다하지 않느다
크게 곧은 것은 굽은 것 같고
크게 잘된 것은 서투른 것 같고
크게 말 잘하는 것은 더듬는 것 같다
躁한 것은 추위를 이기고 고요한 것은 더위를 이긴다
맑고 고요하여 천하의 正이 된다
제46 장
천하에 도가 있으면 달리는 말을 물리쳐 그로써 밭갈이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戎馬가 들에서 낳는다
화는 넉넉함을 알지 못하는 것 보다 큰 것이 없고
허물은 얻고자 하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
제 47 장
戶를 나가지 않고 천하를 알며 창문을 엿보지 않고 천도를 본다
그 나감이 더욱 멀면 그 아는 것이 더욱 적다
이로써 성인은 가지 않고서 알고 보지 않고서 이름하여 하지 않고서 이룬다
제 48 장
배움을 하면 날로 더하고 도를 하면 날로 던다
덜고 또 덜어서 그로써 무위에 이른다
무위이면서 하지 않음이 없다
천하를 취하되 항상 일이 없는 것으로써 한다
그 일이 있는 것에 미치면
족히 써 천하를 취하지 못한다
제 49 장
성인은 常心이 없어 백성의 마음으로써 마음을 삼는다
착한 사람도 나는 착하다 하고 착하지 못한 사람도 나 또한 착하다 한다
덕이 착한 것이다
진실한 사람도 나는 진실하다 하고
진실하지 않은 사람도 나 또한 진실하다 한다
덕이 진실한 것이다
성인은 천하에 있어서 흡흡히 천하를 위해 그 마음을 혼돈하게 한다
백성은 다 그 귀와 눈을 쏟는다
성인은 다 어린아이로 만든다
제 50 장
삶에서 나와 죽음으로 들어간다
삶의 무리가 열에 셋이 있고
죽음의 무리가 열에 셋이 있으며
사람이 사는 데 움직여 죽음의 땅으로 가는 것이 또한 열에 셋이 있다
대저 무슨 까닭인가 그 삶을 삶으로 하는 것이 두터움(집착함)으로써다
대개 듣건대 삶을 잘 기른 사람은
뭍으로 가도 외뿔소와 범을 만나지 않고
군에 들어가도 갑옷과 칼을 입지 않는다
외뿔소도 그 뿔을 던질 곳이 없고
범도 그 발톱을 둘 곳이 없으며
칼도 그 날을 넣을 곳이 없다고 한다
대저 무슨 까닭인가 그 죽을 땅이 없음으로써다
제 51 장
도가 낳고 덕이 기른다
만물이 모양하여 형세기 이뤄진다
이로써 만물은 도를 높이고 덕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없다
도의 높음과 덕의 귀함은 대개 시킴이 없이 항상 스스로 그러하다
그러므로 도는 낳고 덕은 기르며 자라게 하고 길러주며
바로 잡고 두텁게 하며 기르고 덮는다
낳아도 두지 않고 하고도 믿지 않으며 키워도 거느리지 않는다
이것을 현덕이라 이른다
제 52 장
천하에 처음에 있어 그로써 천하의 어미로 한다
이미 그 어미를 얻어 다시 그 아들을 알고 이미 그 아들을 알고 다시 그 어미를 지킨다
몸이 죽기까지 위태롭지 않다
그 구멍을 마고 그 문을 닫으면 몸이 맞도록 지치지 않는다
그 구멍을 열고 그 일을 이루면 몸이 맞도록 건져지지 못하다
작은 것을 보는 것을 밝음으로 되돌아가면
몸의 재앙을 남김이 없다
이것을 習常이라 이른다
제 53 장
나로 하여금 개연히 앎이 있게 하면
큰길을 걸어 오직 옆길 이것을 두려워한다
큰길은 심히 편하지만 백성들은 지름길을 좋아한다
조정은 심히 더럽고 밭은 심히 거칠고 창고는 심히 비었는데
무늬 채색을 입고 날카로운 칼을 차고
음식에는 물리고 재화가 남음이 있다
이것을 도둑의 사치라 이른다
도가 아니다
제 54 장
잘 서 있는 것은 뽑히지 않고 잘 안은 것은 떨어지지 않는다
자손이 그로써 제사하여 그치지 않는다
몸에 닦으면 그 덕이 곧 참되고 집에 닦으면 그 덕이 곧 남고
고을에 닦으면 그 덕이 곧 길고 나라에 닦으면 그 덕이 곧 넉넉하고
천하에 닦으면 그 덕이 곧 넓다
그러므로 몸으로써 몸을 보고 집으로써 집을 보고
고을로써 고을을 보고 나라로써 나라를 보고
천하로써 천하를 본다
내 무엇으로써 천하가 그런 것을 알리오
이것으로써다
제 55 장
덕을 머금은 것이 두터운 것은 갓난아이에 비한다
별과 독사에 쏘이지 않고 맹수가 움키지 않고 차는 새가 덮치지 않는다
뼈가 약하고 힘줄이 부드럽고 잡는 것이 여물다
암수의 합칩을 알지 못하면서 생식기가 일어나는 것은 정기가 지극한 것이다
종일 울어도 목쉬지 않는 것은 화가 지극한 것이다
화를 아는 것은 떳떳함이라 말하고 떳떳함을 아는 것을 밝음이라 말한다
삶을 더하는 것을 재앙이라 말하고 마음이 기운을 부리는 것을 강하다 말한다
만물은 왕성하면 늙는다
일러 도가 아니라 한다
도가 아닌 것은 일찍 그친다
제56 장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그 구멍을 막고 그 문을 막고
그 날카로운 것을 꺽고 그 얹힌 것을 풀고
그 빛을 부드럽게 하며 그 티끌을 같이한다
이것을 현동이라 말한다
그러므로 얻어 친할 수가 없고 얻어 성글 수가 없고
얻어 이롭게 할 수 없고 얻어 해되게 할 수 없고
얻어 귀하에 할 수 없고 얻어 천하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천하의 귀한 것이 된다
제 57 장
바른 것으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奇로써 군사를 쓰고
일이 없는 것으로써 천하를 차지한다
내 무엇으로써 그것이 그런 줄을 아는가 이것으로써다
천하에 忌諱하는 것이 많아서 백성이 더욱 가난하고
백성에게 利器가 많아서 국가가 더욱 어둡다
사람이 기교가 많아 기이한 물건이 더욱 일어나고
법령이 더욱 밝아 도적이 많이 있다
그러므로 성인은 말하기를 내가 하는 것이 없으면 백성이 절로 화하고
내가 고요한 것을 좋아하면 백성이 절로 바르고
내가 일이 없으면 백성이 절로 넉넉하고
내가 욕심이 없으면 백성이 절로 순박해진다고 했다
제 58 장
그 정사가 민민하면 그 백성이 순순하고 그 정사가 찰찰하면 그 백성이 결결하다
화가 복이 의지하는 곳이요 복이 화가 엎드리는 곳이니 누가 그 극을 알리오
그 正이 없다
정이 다시 奇가 되고 善이 다시 妖가 된다
사람의 헤매임이 그날이 진실로 오래다
이로써 성인은 모나도 베지 않고 깨끗해도 깍지 않고
곧아도 방자하지 않고 빛나도 번쩍이지 않는다
제 59 장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것은 嗇만한 것이 없다
대저 오직 색 이것을 早服이라 이른다
조복을 일러 거듭 덕을 쌓는다고 말한다
거듭 덕을 쌓으면 이기지 못하는 것이 없다
이기지 못하는 것이 없으면 그 글을 알 수 없고
그 글을 알 수 없으면 그로써 나라를 지닐 수 없다
나라를 지니는 어머니는 그로써 長久할 수 있다
이것을 심근고저 장생구시의 도라 말한다
제 60 장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 같다
도로써 천하에 다다르면 그 귀신이 신령하지 않다
그 귀신이 신령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 신령함이 사람을 상하지 않는다
그 신령함에 사람을 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인도 또한 사람을 상하지 않는다
대저 둘이 서로 상하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덕이 사귀어 둘아간다
제 61 장
큰 나라는 하류다
천하의 사귐이요 천하의 암컷이다
암컷은 항상 고요한 것으로써 수컷을 이기고 고요한 것으로써 내리는 것을 삼는다
그러므로 큰 나라는 그로써 작은 나라에 내리면 작은 나라를 얻고
작은 나라는 그로써 큰 나라에 내리면 큰 나라를 얻는다
그러므로 혹은 내려 그로써 얻고 혹은 낮게 하여 얻는다
큰 나라는 사람을 아울러 기르고자 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작은 나라는 들어가 사람을 섬기고자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대저 둘이 각각 그 하고자 하는 바를 얻는다면
큰 것이 마땅히 내려야 한다
제 62 장
도는 만물의 奧로 착한 사람의 보배요
착하지 못한 사람의 보배로 하는 바다
아름다운 말은 그로써 높은 것을 살 수 있고
아름다운 행실은 그로써 사람에게 더할 수 있다
사람의 착하지 못함을 무엇이 버릴 것이 있으리오
그러므로 천자를 세우고 三公을 두면
비록 拱璧으로써 駟馬에 앞세워 하는 일이 있어도
앉아서 이 도를 進上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옛날 이 도를 귀히 여긴 까닭은 무엇인가
구하여 그로서 얻고 죄가 있어도 그로써 면한다 말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천하의 귀한 것이 된다
제 63 장
무위를 하고 일 없는 것을 일로 하고 맛 없는 것을 맛으로 한다
작은 것에 크게 하고 적은 것을 많게 하고 원한을 갚기를 덕으로써 한다
어려운 것을 그 쉬운 데서 도모하고 큰 것을 그 작은 것에서 한다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일어나고
천하의 큰 일은 반드시 작은 데서 일어난다
이로써 성인은 마침내 큰 것을 하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능히 그 큰 것을 이룬다
대저 가벼운 승낙을 반드시 믿음이 적고 쉬운 일이 많으면 반드시 어려움이 많다
이로써 성인은 오히려 어려워 한다
그러므로 마침내 어려움이 없다
제 64 장
그 편안함을 지니기 쉽고 그 싹트지 않은 것은 꾀하기 쉬우며
그 연한 것은 풀리기 쉽고 그 작은 것은 흩어지기 쉽다
있지 않은 것에서 하고 어지럽지 않은 것에서 다스린다
아름드리 나무도 털끝에서 생기고 아홉 층 대도 쌓은 흙에서 일어나며
천리의 길도 발 밑에서 시작된다
하는 사람은 패하고 잡는 사람은 잃는다
이로써 성인은 하는 일이 없는 까닭에 패하는 일이 없고
잡는 일이 없는 까닭에 잃는 일이 없다
백성이 일에 좇는 것은 항상 거의 이룬 것에서 패한다
끝을 조심하기를 처음같이 하면 일을 패하는 일이 없다
이로써 성인은 하고자 하고 얻기 어려운 물건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며
배우지 않는 것을 배워 뭇사람의 지나친 바를 돌이키고
그로써 만물의 자연을 도와 감히 하지 않는다
제 65 장
옛날 옳게 도를 하는 사람은 그로써 백성을 밝게 하는 것이 아니고
장차 그로써 어리석게 한다
백성이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그 지혜가 많음으로써다
그러므로 지혜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나라의 적이요
지혜로써 나라를 다스리지 않는 것은 나라의 복이다
이 둘을 아는 것도 또한 계식이다
항상 계식을 아는 이것을 일러 현덕이라 한다
현덕은 깊고 멀다
物과 더불어 反한다
그런 뒤에야 곧 크게 순한 데 이른다
제66 장
강과 바다가 능히 백곡의 왕이 되는 것은 그것이 아래 있기를 잘함으로써다
그러므로 능히 백곡의 왕이 된다
이로써 백성에게 위가 되고자 하면 반드시 말로써 내리고
백성에게 앞서고자 하면 반드시 몸으로써 뒤에 한다
이로써 성인은 위에 있어도 백성이 무겁다 하지 않고
앞에 있어도 백성이 해롭다 하지 않는다
이로써 천하가 떠받들기를 줄겨하고 싫어하지 않는다
그 다투지 않는 까닭으로써 천하에 능히 더불어 싸울 사람이 없다
제 67 장
천하가 다 이르기를 내 도는 커서 같지 않은 것 같다고 한다
대저 오직 큰지라 그러므로 같지 않은 것 같다
만일 같으면 오래리라 그 작은 것이
내게 세 보배가 있어 지니고 소중히한다
첫째는 사랑이요 둘째는 검소요 셋째는 감히 천하의 앞이 되지 않는다
사랑하는지라 그러므로 능히 용감하고 검소한지라 그러므로 능히 넓고
감히 천하의 앞이 되지 않는지라 그러므로 능히 그릇의 어른이 된다
이제 사랑을 버리고 또 용감하려 하고 검소를 버리고 또 넓어지려 하고
뒤를 버리고 또 먼저하려 하면 죽으리라
대저 사랑은 그로써 싸우면 이기고 그로써 지키면 여물다
하늘이 장차 구하려 하고 사랑으로써 지킨다
제 68 장
옳게 선비된 사람은 武하지 않고 잘 싸우는 사람은 성내지 않고
잘 적을 이기는 사람은 함께 하지 않고 잘 사람을 쓰는 사람은 아래가 된다
이를 일러 다투지 않는 덕이라 하고
이를 사람의 힘에 쓴다 하고 이를 일러 하늘에 짝한다고 한다
옛 極이다
제 69 장
군사를 쓰는 데 말이 있기를 내 감히 주인이 되지 않고 손이 되며
감히 寸을 나아가지 않고 尺을 물러난다고도 했다
이를 일러 감이 없는데 가고 팔이 없는데 걷어붙이고
칼이 없는데 잡고 적이 없는데 찌른다고 한다
있는 적을 가벼이하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
적을 가벼이하면 거의 내 보배를 잃는다
그러므로 군사를 들어 서로 더하면 슬퍼하는 자가 이긴다
제 70 장
내 말은 심히 알기 쉽고 심히 행하기 쉬우나
천하에 능히 알 사람이 없고 능히 행할 사람이 없다
말에 宗이 있고 일에 임금이 있다
대저 오직 아는 것이 없는지라
이로써 나를 알지 못한다
나를 아는 사람이 드물고 나를 본받는 사람이 적다
이로써 성인은 굵은 베옷을 입고 구슬을 품는다
제 71 장
알면서 알지 못한다는 것은 상이요 알지 못하면서 안다는 것은 병이다
대저 오직 병을 병이라 하는지라 이로써 병되지 않는다
그 병으로써 병이라 하는지라 이로써 병들지 않는다
제 72 장
백성이 위엄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곧 큰 위엄이 이른다
그 있는 곳에 친함이 없고 그 사는 곳에 배부름이 없다
대저 오직 배부르지 않는지라 이로써 싫어하지 않는다
이로써 성인은 스스로 알고 스스로 나타내지 않으며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귀하다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를 버리고 이를 취한다
제 73 장
감히 하는데 용맹하면 죽이고 감히 못하는데 용맹하면 살린다
이 둘은 혹은 이롭고 혹은 해롭다
하늘이 미워하는 바를 누가 그 까닭을 알리오
이로써 성인도 오히려 어려워 한다
하늘의 도는 다투지 않아도 잘 이기며 말하지 않아도 잘 대답하며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며 천연히 잘 꾀한다
하늘의 그물은 회회하여 성기어도 잃지 않는다
제 74 장
백성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어찌 죽음으로써 두렵게 하리오
설령 백성이 죽음을 두려워하면 이상한 일을 하는 것은 내가 잡아 죽일 수 있으나
어찌 감히 하리오
항상 죽임을 맡은 자를 대신하여 죽이는 것을 이를 일러 大匠을 대신하여 깍는다 한다
대저 대장을 대신하여 깎으면 그 손을 상하지 않을 사람이 드물다
제 75 장
백성의 굶주림은 그 위가 세금을 먹는 것이 많음으로써다
이로써 굶주린다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그 위가 유위임우로써다
이로써 다스리기 어렵다
백성이 죽음을 가벼이하는 것은 그 삶을 찾는 것이 두터움으로써다
이로써 죽음을 가벼이한다
대저 오직 삶으로써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은
이것이 삶을 귀히 여기는 것보다 어질다
제76 장
사람이 살아서는 유약하고 죽어서는 건강하다
만물과 초목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연하고
그것이 죽어서는 마르고 단단하다
그러므로 건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요, 유약한 것은 삶의 무리다
이로써 군사가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나무가 강하면 부러진다
강대한 것은 밑에 있고 유약한 것은 위에 있다
제 77 장
하늘의 도는 그것이 활을 메우는 것과 같다
높은 것은 누르고 낮은 것은 올린다
남음이 있는 것은 덜어 모자라는 것을 보탠다
하늘의 도는 남음이 있는 것은 모자라는 것을 보탠다
사람의 도는 그렇지 않다
모자라는 것을 덜어 그로써 남음이 있는 것에 바친다
누가 능히 남음이 있어 그로써 천하에 바치는가 오직 도있는 사람이다
이로써 성인은 하고도 믿지 않으며 공을 이루어도 머무르지 않으며
그 어진 것을 나타내지 않는다
제 78 장
천하에 물보다 유약한 것이 없으나 건강한 것을 치는 것으로 능히 나을 것이 없는 것은
그것을 무엇으로 바꿀 것이 없음으로써다
약한 것이 센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은
천하에 알지 못하는 사람이 없으나 능히 행하는 사람이 없다
이로써 성인은 말한다
"나라의 때를 받은 이것을 사직의 주인이라 이르고
나라의 상서롭지 못한 것을 받는 이것을 천하의 왕이라 이른다"고
바른 말은 뒤집힌 것 같다
제 79 장
큰 원한을 풀어도 반드시 남은 원한이 있다
어찌 그것으로서 잘한 것이라 하겠는가
이로써 성인은 左契를 잡아 사람에게 꾸짖지 않는다
덕이 있는 사람은 계를 맡고 덕이 없는 사람은 撤을 맡는다
천도는 없어 항상 성인에 편든다
제 80 장
작은 나라 적은 백성에 열과 백의 그릇이 있어도 쓰지 않게하고
백성으로 하여금 죽음을 중하게 여겨 멀리 옮기지 않게 한다
비록 배와 수레가 있어도 타는 바가 없고
비록 갑옷과 병기가 있어도 벌이는 바가 없다
사람으로 하여금 그 옷을 아름답게 여기고
그 사는 것을 편케 여기고 그 풍속을 즐기게 한다
이웃 나라가 서로 바라보고 닭과 개 소리가 서로 들려도
백성이 늙어 죽음에 이르도록 서로 가고 오지 않는다
제 81 장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진실하지 않다
착한 사람은 말을 잘하지 않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착하지 않다
아는 사람은 넓지 않고 넓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성인은 쌓지 않는다
이미 남을 위함으로써 내가 더욱 있게 되고
이미 남에게 줌으로써 내가 더욱 많아진다
하늘의 도는 이롭게 하고 해치지 않으며
성인의 도는 위하고 다투지 않는다
묵자 제 1 권(墨子卷之一)
제1 친사편(親士篇) 중에서
내 일찍이 들은 바가 있는데 사람이 편안한 거처가 없어서 편치 않은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편안한 마음이 없는 것 때문이다. 편안한 마음이 있다면 거처를 불문하고 모두 편안한 것이다. 사람에게 충분한 재물이 없어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만족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만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얼마 안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므로 군자는 스스로 어려운 일은 맡아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쉬운 일을 하게 한다. 이와 반대로 보통 사람들은 쉬운 일은 자신이 하고 어려운 일은 남이 하도록 한다. 즉, 주로 안일과 이득을 탐하여 그 밖의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군자는 나아감에 있어 그 뜻을 굽히지 않으며, 안으로 물러나서는 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비록 파묻히고 숨겨져 낮은 백성들과 섞여 있더라도 끝내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데, 이는 군자에게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제2 수신편(脩身篇) 중에서
군자는 전쟁을 하는데 있어 진陣을 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나 용기로써 근본을 삼는다. 상喪을 치름에는 예의가 있어야 하나 슬픔을 근본으로 삼는다. 선비는 학문이 있어야 하나 실행을 근본으로 삼는다.
군자는 힘써 일하며 날로 분발하여 꿋꿋해지고 항상 욕망을 억누르고, 몸차림은 항상 조심하여야 하는 것이다. 군자의 도란 가난에 처해서는 청렴함을 보여주고, 부유한 경우에 처해서는 정의를 보여주며, 삶에는 사랑을 보여주고, 죽음에는 슬픔을 보여주는 것이다.
위의 염廉․의義․애愛․애哀의 네가지 행동은 결코 거짓으로 꾸며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하여 그것을 반성함으로써 나오는 것이다.
의지가 강하지 못한 자는 지혜에 이르지 못한다. 말에 믿음이 없는 자는 실행을 못한다. 재물이 있으면서도 남에게 나누어주지 못하는 자는 더불어 벗으로 삼기에 부족하다.(志不疆者 智不達 言不信者 行不果 據財不能以分人者 不足與友
守道不篤 徧物不博 辨是非察者 不足與遊)
올바른 도리를 지키는데 있어 독실하지 못하고, 사물을 분별하는 데 있어 식견이 넓지 못하고, 옳고 그름의 도리를 살펴 분간하지 못하는 자는 더불어 놀기에 부족하다.
무릇 말을 많이 하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 데 힘써야 하며 지혜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 힘쓰지 말고 잘 살피는 데 힘써야 한다.
제3 소염편(所染篇) 중에서
묵자가 실을 물들이는 사람을 보고서 탄식하여 말씀하셨다. 파란 물감으로 물들이면 파란색이 되고 노란 물감으로 물들이면 노란색이 된다. 넣는 물감이 변하면 따라서 그 색깔도 변하고, 다섯 번 넣었다 끝날 때 보니 마침내 오색이 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물듦에는 삼가지 않으면 안된다. 오직 실을 물들이는데 있어서 뿐 아니라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도 물들임이 있는 것이다.
제4 법의편(法儀篇) 중에서
만약 모두가 자기 부모를 본받는다면 어찌될까?
천하에 사람의 부모된 자가 아주 많지만 어진 사람은 적다.
만약 자기의 스승을 모두가 본받는다면 어떠할까?
천하에 스승된 자가 아주 많지만, 어진 사람은 적다.
만약 자기의 임금을 본받는다면 어떠할까?
천하에 임금된 자가 아주 많지만, 어진 사람은 적다.
부모․스승․임금의 3자는 모두 복종하고 따르며 받들고 공경해야 할 사람들이지만 다스리는 법도로 삼아서는 안된다.
제5 칠활편(七患篇) 중에서
성곽이나 해자는 지키지도 못하면서 궁실을 치장하며 나라의 수비 방어를 돌보지 않는 것이 첫째 환난이다.
적국이 국경에 이르렀는데 사방의 이웃나라 어느 곳에서도 원군을 보내어 구해 주지 않는 것, 즉 위급할 때 고립되어 의지할 곳이 없음이 둘째 환난이다.
먼저 백성들의 힘을 쓸데없는 일에 탕진케 하여 피로하게 만들고, 능력도 없는 사람에게 포상하는 일, 그리하여 백성들의 힘이 쓸데없는 일로 소모되고 재물은 손님을 접대하는 데 다 써서 텅 비어 있음이 셋째 환난이다.
관직에 있는 자들은 오직 관록을 유지하기 위해서만 함쓰고, 벼슬을 사러온 사람들은 자기 세력을 기르기 위해 교제하는 데에 애쓰고, 임금은 법을 수정하여 신하를 함부로 질책하고, 신하들은 임금을 두려워하여 감히 거스르지 못하는 것이 넷째 환난이다.
임금이 스스로 성인답고 지혜롭다 여기고는 대비를 하지 않으며 사방의 이웃 나라가 침략할 계획만을 짜고 있건만 경계할 줄 모르는 것이 다섯째 환난이다.
신임하는 자들은 충성스럽지 않고, 충성스런 사람은 신임하지 않는 것이 여섯째 환난이다.
가축과 종자가 있지만 백성이 먹기에 부족하고, 대신들은 임금을 섬기기에는 부족한 자들이며, 상을 내려서 백성을 기쁘게 할 수 없고,형벌을 가해서도 위압할 수 없는 것이 일곱째 환난이다.
일곱 가지 환난이 나라에 있다면 반드시 사직은 멸망할 것이다.
제6 사과편(辭過篇) 중에서
검약절제를 하면 국가가 번창할 것이고 지나치게 즐긴다면 국가는 멸망할 것이다.
부부에게 절도가 있어 서로 화합하면 천지가 조화있게 되고 바람과 비가 절제되면 오곡이 잘 여물고, 의복이 절제되면 그 피부에 조화를 이루어 건강하게 된다.
제7 삼변편(三辯篇) 중에서
주의 성왕이 천하를 다스린 것은 무왕만 못하였고, 무왕이 천하를 다스린 것은 탕임금만 못하였고, 탕임금이 천하를 다스린 것은 선대인 요순 임금만 못하였다.
그러니 그들의 음악이 성대해질수록 그들의 천하를 다스리는 정치는 더욱 미력해졌다. 이것으로 미루어 본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정치는 더욱 미력해졌다. 이것으로 미루어 본다면 음악은 천하를 다스리는 근거가 되지 못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묵자 제 2 권(墨子卷之二)
제8 상현 상편(尙賢上篇) 중에서
나라에 현명하고 훌륭한 선비들이 많으면 곧 나라의 정치가 후하고, 현명하고 훌륭한 선비들이 적으면 곧 나라의 정치는 각박해진다. 그러므로 정치를 하는 대신들의 소임은 반드시 현명한 사람들을 많게 하는 데에 있다.
옛날의 성왕(聖王)이 정사를 할 적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의롭지 않은 자는 부요하게 해주지 말 것이며, 의롭지 않은 자는 귀하게 해주지 말 것이며, 의롭지 않은 자는 친하지 말 것이며, 의롭지 않은 자는 가까이 지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제9 상현 중편(尙賢中篇) 중에서
귀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을 써서 어리석고 천한 사람들을 다스리게 하면 곧잘 다스려지고, 어리석고 천한 사람들을 써서 귀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을 다스리게 하면 곧 어지러워진다. 이로써 현명한 사람들을 존중한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 됨을 알 수 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백성들을 죽음에 이르게 함으로써 천하를 다스리고 제후를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경우란 일찍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 귀족으로서 천하를 다스리고 제후를 바로잡으려 하며 천하에서 그 뜻을 얻어 후세에 명성을 남기고자 한다면, 어찌하여 현명한 사람을 숭상하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 된다는 것을 살펴 생각지 않는가? 이것은 성인들께서도 독실하게 행하신 일인 것이다.
제10 상현 하편(尙賢下篇) 중에서
천하의 선비와 군자들은 모두 부귀를 원하고 빈천함을 싫어한다. 그런데 그대는 무엇으로써 부귀를 얻고 빈천함을 피할 수가 있겠는가? 말하기를, 임금이나 대신들의 골육의 친분이 있는 사람이나 연고있는 부귀한 사람이나 얼굴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고들 한다. 그것은 임금이나 대신들의 골육의 친분이 있는 사람이나 연고있는 부귀한 사람이나 얼굴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것은 학문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현명한 사람을 숭상한다는 것은 하늘과 귀신과 백성들의 이익을 꾀하는 것이며 정사의 근본인 것이다.
묵자가 실을 물들이는 사람을 보고서 탄식하여 말씀하셨다.
파란 물감으로 물들이면 파란색이 되고 노란 물감으로 물들이면 노란색이 된다. 넣는 물감이 변하면 따라서 그 색깔도 변하고, 다섯 번 넣었다 끝날 때 보니 마침내 오색이 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물듦에는 삼가지 않으면 안된다. 오직 실을 물들이는데 있어서 뿐 아니라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도 물들임이 있는 것이다.
묵자 제 3 권(墨子卷之三)
제11 상동 상편(상동상편) 중에서
옛날 백성이 처음으로 생겨나 아직 임금의 통치가 없었을 적에는 대개 그 말하는 것이 세상 사람마다 그 뜻을 달리하였다.
그래서 한 사람이면 하나의 뜻이 있었고 두 사람이면 두 개의 뜻이, 열 사람이면 열 가지의 뜻이 있었고 그 사람의 수가 많아지면 그들이 말하는 뜻 또한 많아졌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뜻을 옳다 하고 남의 뜻은 그르다고 햇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비난하게 되었다.
그래서 가정내에서 부자 형제 사이에서조차 서로 원망하고 미워하며 흩어져 서로가 화합할 수가 없었다. 또한 천하의 백성들은 모두 물과 불과 독약으로써 서로 해치고 남는 힘이 있어도 서로가 도와주지 않고 격려하지도 않았다. 또한 부자는 썩어가는 남는 재물이 있어도 이를 서로 나눠주지도 않았고 지혜가 있어도 좋은 도를 감추어 서로 가르쳐 주지 않게 된다. 천하는 어지럽게 되어 마치 금수와 같은 상태에 이르게 된다.
제12 상동 중편(尙同中篇) 중에서
천하의 임금과 귀족과 군자들이 그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그들의 백성들을 많게 하고, 그 형정(刑政)을 옳게 다스리고 그들의 사직을 안정시키고자 원한다면, 마땅히 숭상하고 화합하는 상동에 대하여 살피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것은 정치를 하는 근본이기 때문이다.
(상동; 같은 것을 존중하는 것. 상호간의 이치를 동일하게)
제13 상동 하편(尙同下篇) 중에서
집안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자를 볼 때에는 이를 반드시 고하라, 만일 집안을 미워하고 해치는 사람을 볼 때에도 역시 이를 반드시 고하라. 만약 집안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자를 보고서 고한다면 이는 또한 집안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자와 같은 것이다. 위에서 그것을 알면 그에게 상을 줄 것이고, 여러 사람들이 그것을 듣게 되면 칭찬을 할 것이다.
그 집안을 미워하고 해치는 자를 보고도 이를 고하지 않는다면 역시 그것은 집안을 미워하고 해치는 자와 같은 것이다. 위에서 그것을 알면 또한 그에게 벌을 줄 것이고 여러 사람들이 그것을 듣게 되면 비난을 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윗사람에게서 상을 얻으려 하고 형벌을 피하고자 한다. 그래서 선한 것도 가장에게 말하고 선하지 않은 것도 이를 가장에게 말하게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상벌을 줄다면 곧 집안은 다스려지리라.
그 까닭은 오직 상동하여 뜻을 하나로 다스리기 때문이다.
상동은 정치의 근본이며 임금이나 대신들이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중요한 도이기 때문이다.
묵자 제 4 권(墨子卷之四)
제14 겸애 상편(兼愛上篇) 중에서
혼란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 데서 생기는 것이다.
만약 자식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만 아버지는 사랑하지 않는다. 때문에 아버지를 소홀히 다루어 그를 해치면서 자신을 이롭게 한다. 동생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형을 사랑하지 않는다. 때문에 형을 소홀히 다루어 그를 해치면서 자신을 이롭게 한다. 신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임금은 사랑하지 않는다. 때문에 임금을 소홀히 다루고 그를 해치면서 자신을 이롭게 한다. 이것이 혼란인 것이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자애롭지 않고 형이 동생에게 자애롭지 않고 임금이 신하에게 자애롭지 않다 할지라도 이 역시 천하의 이른바 혼란인 것이다. 아버지가 자기 자신은 사랑하면서도 자식은 사랑하지 않는다. 때문에 자식을 상하게 하면서 자신을 이롭게 한다. 형이 자기 자신은 사랑하면서도 동생은 사랑하지 않는다. 때문에 동생을 상하게 하면서 자신을 이롭게 한다. 임금이 자기 자신은 사랑하면서도 신하는 사랑하지 않는다. 때문에 신하를 상하게 하면서 자신은 이롭게 한다.
모두 서로를 사랑하지 않음으로써 생겨나는 것이다.
천하가 모두 아울러 서로 사랑하게 되면 곧 다스려지고 모두가 서로 미워하면 곧 어지러워진다. 그래서 묵자께서 남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제15 겸애 중편(兼愛中篇) 중에서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서로 사랑하게 된다면 강한 자가 약한자를 잡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적은 사람들을 겁탈하지 않으며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깔보지 않고 귀한 사람은 천한 사람에게 오만하지 않고, 간사한 자는 어리석은 자를 속이지 않게 된다.
무릇 천하의 모든 재난과 원한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은 서로 사랑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어진 사람들은 이것을 칭송하는 것이다.
제16 겸애 하편(兼愛下篇) 중에서
어진 사람의 하는 일은 반드시 천하의 이익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를 제거하기를 힘써 구하는 데 있다. 그러나 지금에 있어서 천하의 해는 어느 것이 가장 크다고 할 것인가?
그것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공격하는 일과 큰 가문의 경대부가 작은 가문의 경대부를 어지럽히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위협하고, 많은 사람들이 적은 사람들을 해치고, 속임수를 쓰는 자가 어리석은 자를 속이고 귀한 사람들이 천한 사람에게 오만한 것과 같은 것이니 천하의 해이다. 또 임금된 자가 은혜롭지 못한 것과 신하된 자가 충성스럽지 못한 것과 자식된 자가 효도를 다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 또한 천하의 해인 것이다.
우리가 어디서부터 먼저 일을 시작해야 그렇게 될 수가 있겠는가? 내가 먼저 남의 어버이를 사랑하고 이롭게 해주고 그런 후에 나에게 보답하도록 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내가 먼저 남의 어버이를 미워하고 해치는 일을 한 다음 남이 나의 어버이를 사랑하고 이롭게 해줌으로써 나에게 보답하도록 할 것인가?
그것은 반드시 내가 먼저 남의 어버이를 사랑하고 이롭게 해주고 그런 후에 남도 나에게 보답하여 내 어버이를 사랑하고 이롭게 해주는 것으로 해야 할 것이다
묵자 제 5 권(墨子卷之五)
제17 비공 상편(非攻上篇) 중에서
지금 여기 한 사람이 있는데, 남의 과수원에 들어가 거기에 있는 복숭아나 오얏을 훔친다면, 많은 사람들이 듣고 곧 이것을 그르다고 할 것이며, 위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그를 잡으면 곧 처벌을 할 것이다. 이것은 무슨 까닭에서인가?
남에게 해를 주면서 자신은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조금의 잘못을 하면 곧 그것을 알고서 비난하다가 남의 나라를 공격하는 큰 잘못을 하면 곧 잘못됨을 알지 못하고, 이를 칭송하고 그를 따르며 의(義)라고 말한다. 이것을 의와 불의의 분별을 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이것으로써 천하의 군자들이 의와 불의를 분별하는 것에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18 비공 중편(非攻中篇) 중에서
나라가 정령을 발하여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고 백성들의 이익을 망치는 것이 매우 많다. 그러면서도 무엇을 위해 전쟁을 하는가 말하기를 '나는 전쟁에 승리하였다는 명예와 전쟁에서 얻어지는 이익을 탐내기 때문에 전쟁을 한다'라고 할 것이다.
옛 성현의 말중에 군자는 물을 거울로 삼지 않고 사람을 거울로 삼는다고 하였다. 물을 거울로 삼으면 자기 얼굴 모습이나 볼 수 있지만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길흉을 알게 된다고 하였다.
지금 공격하고 전쟁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한다면 어찌 지백(智伯)의 일을 거울로 삼지 않는 것인가? 그가 이미 길하지 못하고 흉하였다면 이미 거기에 대하여 알 수가 있었을 것이다.
제19 비공 하편(非攻下篇) 중에서
지금 천하의 임금과 귀족들 및 군자들이 충심으로 천하의 이익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악을 제거하고자 한다면 빈번하게 군사를 일으켜 공격하고 정벌하는 일을 하는 것은 실로 천하의 커다란 해악인 것이다. 지금 인의를 행하고 훌륭한 선비를 구하고자 한다면, 위로는 성왕의 도에 알맞게 하고 아래로는 나라와 백성들의 이익에 알맞게 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공격을 반대하는 이론에 대하여 잘 살피지 않으면 안된다.
묵자 제 6 권(墨子卷之六)
제20 절용 상편(節用上篇) 중에서
성인이 한 나라의 정치를 하면 그 나라의 부를 배로 늘릴 수 있다. 이것을 더 크게 하여 천하의 정치를 하면 천하의 부를 배로 늘릴 수 있다. 그가 부를 배로 늘리는 것은 밖에서 땅을 빼앗아서 늘리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의 상태에 따라 불필요한 비용을 없애고 이로써 부를 두 배로 늘리는 것이다. 성왕이 정치를 위하여 그가 정령을 발하여 사업을 일으키고 백성들을 부려 재물을 사용함에 있어서 편리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재물의 사용에 낭비가 없고 백성들의 생활에는 수고로움이 없으며 그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많아지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서민이나 일반적인 절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배자나 상위계층의 사치스러운 것을 절약(절용)하자는 것이다.)
제21 절용 중편(節用中篇) 중에서
옆으로는 바람과 추위를 막을 수 있게 하고 위로는 눈과 비와 서리와 이슬을 막을 수 있게 하며, 가운데로는 정결하게 하여 제사를 지낼 수 있게 하였다. 집의 담은 남녀의 분별을 하는 데 충분한 정도에서 그쳤다. 그 밖에 백성들의 이익에 보탬이 되지 않으면서 더해지는 낭비를 성왕들은 하지 않았다.
제22 절용 하편(節用下篇)(전해지지 않는다)
제23 절장 상편(節葬上篇)(전해지지 않는다)
제24 절장 중편(節葬中篇)(전해지지 않는다)
제25 절장 하편(節葬下篇) 중에서
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옛날부터 끊임없이 지키고 행하면서 버리지 않는 것은 이른바 습관이 되어 편리해지고 그 풍속을 옳다고 하기 때문인 것이다. 옛날 월나라의 동쪽에 해목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 곳 사람들은 장남이 태어나면 곧 고기를 잘라 이것을 먹고는 동생에게 좋다고 말하며, 그 아비가 죽었을 때에는 그 어머니를 업어다 버리고 말하기를 죽은자의 아내는 산 자와 함께 거처할 수 없다고 한다. 이와 같은 야만적인 습관이 있었지만 그 나라에 있어서도 역시 윗사람이 정치를 하였고 아랫사람은 이것을 풍속으로 삼아 그치지를 않았으며 지키고서 버리지를 않았다. 곧 이것이 어찌 인의의 도라고 하겠는가? 이것은 이른바 그 습관이 된 것을 편리하게 여기고 그 풍속을 옳다고 여기는 것이다.
초나라 남쪽에 염인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는 부모가 죽으면 살을 저며내어 그 살은 버리고 그런후에 뼈만 매장하고서야 비로소 효자가 될수 있었다고 한다. 진나라 서쪽에 의거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나라는 부모가 죽으면 장작을 모으고 시신을 불살라 하늘을 그을리게 했는데 이것을 상천이라고 일컬었으며, 그런 후에야 비로소 효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윗사람이 이로써 정치를 하고 아랫사람은 이로써 풍속으로 삼아 행하여 그치지 않고 지키며 버리지 않고 당연한 일로 여겼기 때무이다. 이것이 어찌 참된 인의의 도라고 할수 있겠는가? 이것은 이른바 그 습관이 된 것을 편리하게 여기고 그 풍속을 옳다고 여기는 것이다.
묵자는 매장하는 법이 죽은 사람에게는 알맞고 산 사람에게도 알맞아서 둘다에게 이로움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은 이것이라고 말했다.
묵자 제 7 권(墨子卷之七)
제26 천지 상편(天志上篇) 중에서
하늘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 하늘은 의를 원하고 불의를 싫어한다. 그렇다면 천하의 백성들을 거느리고 의에 종사한다는 것은 곧 하늘이 원하는 일을 행하는 것이다.내가 하늘이 원하는 일을 하면 하늘도 또한 내가 원하는 일을 해준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 나는 복록을 원하고 재난과 천벌을 싫어한다. 내가 만일 하늘이 원하는 일을 하지 않고 하늘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한다면, 내가 천하의 백성들을 거느리고서 재난과 천벌 안에 종사하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무엇으로써 하늘이 의를 원하고 불의를 싫어하는 것을 알 수 있는가? 그것은 천하에 의가 있으면 살고, 의가 없으면 죽는다. 의가 있으면 부유해지고 의가 없으면 가난해진다. 의가 있으면 다스려지고 의가 없으면 어지러워진다. 그러므로 하늘은 그들의 삶을 원하고 죽음을 싫어하며, 그들의 부유함을 원하고 가난을 싫어하며, 그들의 다스려짐을 원하고 어지러움을 싫어한다. 하늘이 의를 원하고 불의를 싫어함을 아는 이유인 것이다.
제27 천지 중편(天志중篇)(생략)
제28 천지 하편(天志하篇)(생략)
묵자 제 8 권(墨子卷之八)
제29 명귀 상편(明鬼上篇)(전해지지 않는다)
제30 명귀 중편(明鬼中篇)(전해지지 않는다)
제31 명귀 하편(明鬼下篇) 중에서
백성들은 난폭하고 반란을 일삼으며 도적질을 하고 무기와 독약과 물과 불로써 큰 길이나 골목길에서 죄없는 사람들을 가로막고 남의 수레와 말과 옷들을 약탈하여 자기의 이익이 되게 하는 자들이 한꺼번에 생겨난 것은 이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하여 천하가 어지러워졌다.
이렇게 된 까닭은 무엇 때문인가? 곧 모두가 귀신이 있고 없고의 분별에 의혹을 가져 귀신이 현명한 사람에겐 상을 주고 난폭한 사람에겐 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밝게 알지 못한 까닭이다.
천하의 사람들에게 귀신이 현명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고 난폭한 사람들에게 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한다면, 곧 어찌 천하가 어지러워지겠는가?
제32 비악 상편(非樂上篇) 중에서
어진 사람이 하는 일은 반드시 천하의 이익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악을 제거하는 데에 힘쓰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천하의 법도로 삼아서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면 곧 이를 행하고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면 곧 그만두는 것이다. 또한 어진 사람이 천하를 위하여 도모할 때에는 그의 눈에 아름다운 것이나 귀에 즐거운 것, 입에 달다고 하는 것, 몸에 편안한 것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것으로써 백성들이 입고 먹을 재물을 축내고 빼앗게 되기 때문에 어진 사람은 하지 않는 것이다.
묵자가 음악을 그르다고 하는 원인은 큰 쇠북이나 울리는 종 또는 거문고나 비파, 피리의 소리가 즐겁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다. 또 조각한 무늬와 색깔이 아름답지 않다고 여기는 때문도 아니다. 짐승의 고기를 볶고 구운 맛이 달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 아니다. 높은 누각이나 큰 별장이나 넓은 집에 사는 것이 편안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 아니다.
비록 몸이 그 편안함을 알고 입이 그 단 것을 알고 눈이 그 아름다움을 알고 귀가 그 즐거움을 안다 할지라도, 위로 이것을 상고해 보자면 성왕들의 일과 맞지 않고 아래로 이것을 헤아려 보건대 만백성들의 이익과 맞지를 않는다. 이런 까닭에 묵자께서는 음악을 즐기는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것이다.
묵자 제 9 권(墨子卷之九)
제33 비악 중편(非樂中篇)(전해지지 않는다)
제34 명귀 중편(非樂下篇)(전해지지 않는다)
제35 비명 상편(非命上篇) 중에서
무릇 인간 세계의 온갖 사물에는 모두 운명이 있다고 자장하는 자들이 많이 있다. 이 운명이 있음을 고집하는 자들이 말하기를, 운명이 부유하게 되고, 운명이 가난하게 되어 있으면 곧 가난하며, 운명이 많아지게 되어 있으면 곧 많아지고, 운명이 적어지게 되어 있으면 곧 적어지고 운명이 다스려지게 되어 있으면 곧 다스려지고, 운명이 어지러워지게 되어 있으면 곧 어지러워지며, 운명이 장수하게 되어 있으면 오래 살고, 운명이 일찍 죽게 되어 있으면 일찍 죽는다는 것이다. 힘이 강하다 한들 무슨 도움이 있겠는가? 이로써 위로는 임금과 대신들을 설득하여 정치를 어지럽히고 아래로는 백성들이 일에 종사하는 것을 막는다. 그러므로 운명을 고집하는 자들은 어질지 못한 자들이다. 따라서 운명을 고집하는 자들의 말에 대하여 이를 명확히 분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근본을 마련하는 것이 있어야 하고 근원을 따지는 것이 있어야 하고 실용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무엇에 근본을 마련하는가? 위로는 옛 성왕들의 일을 근본으로 삼는다. 무엇에서 따지는가? 아래로는 백성들의 귀로 듣고 눈으로 본 실제에서 근원을 따져야 한다. 무엇에 실용을 하는가? 그것을 발휘하여 형정(刑政)을 시행하고 나라의 백성들과 인민의 이익에 적합한가를 본다. 이것이 이른바 말에 세가지 표준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제36 비명 중편(非命中篇) 중에서
모든 언담을 내놓고 공부를 하는 도란, 먼저 기준과 법도를 세우고 이로써 표준을 삼지 않으면 안된다. 만일 말을 하면서도 표준이 없다면 마치 하루종일 돌림판 위에 물건을 세우고 이것으로 방위를 측정하는 것과 같다.
비록 뛰어난 기술의 도공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그것을 바르게 수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천하의 실정에 대하여는 아는 방법이 없게 되어 있다.
그래서 말에는 세 가지 법도를 있게 하는 것이다. 세 가지 법도가 무엇인가 하면 그 근본이 되는 것, 그 근원이 되는 것, 그 활용이 되는 것이 그것이다. 그 근본이 되는 것이란 그것에 대하여 하늘과 귀신의 뜻 및 성왕들의 업적을 상고하는 것이다. 근원이 되는 것이란 그것에 대하여 선왕들의 문서를 이용하여 증명하는 것이다. 활용이란 어떻게 하는 것인가? 그것을 발포하여 형정을 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말의 세 가지 법도라고 일컫는 것이다.
제37 비명 하편(非命下篇)(생략)
제38 비유 상편(非儒上篇)(전해지지 않는다)
제39 비유 하편(非儒下篇) 중에서
유학자들은 예악을 번잡하게 장식하고 이로써 사람들을 어지럽혀 절도를 벗어나게 한다. 오랫동안 상을 입고 가장된 슬픔으로 어버이를 속인다. 운명에 입각하여 가난에 빠져 있으면서도 고상한 체 교만을 부리며, 근본을 어기고 할 일은 버리고서 게으르게 편안히 지내며, 먹고 마시기를 탐하면서 일을 하는 것은 게으르다. 그리하여 굶주림과 헐벗음에 빠져 얼어죽거나 굶어죽을 위험에 놓여 있는데도 이를 벗어날 수가 없다. 이것은 아티 걸인과도 같으며 두더지처럼 음식을 저장하고 수양처럼 먹을 것을 찾고 발견되면 멧돼지처럼 튀어나온다. 군자들이 이것을 비웃으면서 성을 내며 말하기를, 형편없는 자들이 어찌 훌륭한 선비를 알겠느냐고 한다.
여름에는 보리와 벼의 씨앗을 동냥하다가 모든 곡식이 다 수확되면 큰 초상집만을 찾아다니는데 자식과 식구들도 모두 거느리고 가서 음식을 실컷 먹는다. 몇몇 집 초상만 치르고 나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남의 집을 근거로 하여 살찌고 남의 들판에 의지하여 부를 쌓는다. 부자집에 초상이 나면 곧 크게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이것이야말로 입고 먹는 실마리이다라고 한다.
공자가 채나라와 진나라 사이에서 곤궁에 처했을 때 명아주국에 싸라기도 없이 열흘을 지냈다. 이리하여 제자인 자로가 돼지 고기를 구해다가 삶아 주자, 공자는 고기가 어디서 난 것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먹었다. 남의 옷을 빼앗아 이것으로 술을 사다 주자 공자는 술이 어디서 난 것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마셨다. 그 뒤 노나라의 애공이 공자를 맞아들이니 자리가 반듯하지 않자 앉지를 않았고 고기가 바르게 썰어져 있지 않자 먹지를 않았다. 자로가 나아가 물었다. '어찌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 있을 때와 그토록 잔대가 되십니까?' 공자가 대답하였다. '이리오너라. 내가 너에게 이야기해 주겠다. 전에는 그대와 함께 구차히 살아가기에 바빴지만 지금은 그대와 함께 구차하게 의를 행하려 하고 있다. 무릇 굶주리고 곤궁할 때에는 함부로 취하여서 자신을 살리는 일을 사양하지 않아야 하며, 풍부하여 배가 부를 때는 곧 거짓된 행동으로라도 스스로를 꾸며야 하는 것이다.
더럽고 사악하며 거짓되기가 이보다 더 클 것인가?
묵자 제 11 권(墨子卷之十一)
제44 대취편(大取篇) 중에서
하늘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성인들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얇게 보인다. 그렇지만 그것이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은 성인이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보다 후하다. 높은 사람이 천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천한 사람들이 높은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얇게 보인다. 그렇지만 그들이 천한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은 천한 사람들이 높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보다 후한 것이다.
서로 나누어져 형제가 된 것 중에서 그 무겁고 가벼움을 저울질하는 것을 권(權)이라고 한다. 권은 일부러 옳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또 그르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권은 무거운 것을 무겁다하고 가벼운 것을 가볍다고 하는 공평 정직한 것이다.
가령 손가락을 자름으로써 팔을 남게 함은 이익 중에서 큰 것을 취하는 거서이고 손해 중에서도 작은 것을 취하는 것이다. 손해중에서도 작은 것을 취하는 것은 손해를 취하는 것이 아니고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그가 취하는 것은 남이 가지고 있는 권한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한는 일 중에서 그 가벼움과 무거움을 저울질하는 것을 구(求)하고 한다. 구하는 것으로써 이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이익 중에서도 큰 것을 취하고 해로움 중에서는 작은 것을 취하는 것은 의(義)를 구하려는 것이지 의가 되려는 것은 아니다.
억지로 이것을 바르게 할 수는 없다.
작은 원과 큰 원은 대소는 있지만 원인 것은 같다. 한 자에 이르지 못하는 것의 이르지 못하는 것과 천리에 이르지 못하는 것의 이르지 못하는 것은 같지가 않다. 즉 그 같은 것에 이르지 않음을 원근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즉 다르다고 말하면 결국 각각 다른 것이다. 또 같다고 말하면 어느 것이나 모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서 똑같다. 이는 반쪽인 옥과 또 온전한 옥과 마찬가지다. 다르다면 다르지만 같다면 또한 같은 것이다. 이 세상과 넓고 좁음, 옛날과 지금의 다름은 있지만 사랑은 곧 하나라는 것은 이와 같은 것이다.
제45 소취편(小取篇) 중에서
모든 변론이란 것은 그것으로 옳고 그름의 분별을 밝히고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짐을 자세히 하며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분명히 하고 명분(名分)과 실제의 이치를 살피며 이(利)와 해(害)를 처리하고 의심스런 일에 결단을 내린다. 이것에 의해 만물의 그러한 존재를 총괄하고 여러 가지 말의 종류를 논하여 연구함으로써 명칭으로써 사실을 드러내고 말로써 심중의 뜻을 털어놓으며, 논설로써 그 원인을 표현하는 것이다. 한 종류의 것으로서 비유를 하기도 하고, 한 종류의 것으로서 유추를 하기도 한다. 자기가 변론법을 터득하고 있을 때에는 그것으로 남을 비난하지 않으며, 자기가 그것을 터득하지 못하고 있을 때에는 남에게서 배움을 구하지 않는다.
비유와 같다는 것과 인용과 추리하는 말들은 말을 사용함에 따라 다르게 돌아가면 궤변이 되고 멀어질수록 목표를 잃게 되고 근본에서 벗어날수록 이탈하게 되는 것이니, 그 뜻을 자세히 살피지 않을 수 없으며 언제나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에는 방법이 많고 종류가 다르며 이유가 틀린 것이니 곧 한쪽에 치우쳐서 보면 안되는 것이다.
제46 경주편(耕株篇) 중에서
묵자께서 제자인 경주자(耕株子)를 꾸짖은 일이 있었다. 경주가 말하였다.
" 저는 남보다 나은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까? "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 우리가 태행산(太行山)을 오르려고 하는데 좋은 말과 소에게 수레를 끌게 한다면 그대는 어느 것을 몰고 가겠는가? "
경주가 대답하였다.
" 좋은 말을 몰고 가겠습니다. "
묵자께서 물으셨다.
" 어째서 좋은 말을 모는가? "
경주가 대답하였다.
" 좋은 말은 그 소임을 수행해 내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 나도 역시 그대가 일을 수행해 내기에 충분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의를 행하는 데에 무엇에 가장 힘써야 하는가를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비유를 하자면 담을 쌓는 것과 같다. 흙을 잘 다지는 사람은 흙을 다지고, 흙을 잘 날라서 넣는 사람은 흙을 날라다 넣고, 감독을 잘하는 사람은 감독을 하는 것이다. 그런 후에야 담이 완성되는 것이다. 의를 행하는 것도 이와 같다. 변론을 잘하는 사람은 변론을 하고 책의 해설을 잘 하는 사람은 해설을 하고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은 일에 종사하는 것이다. 그런 후에야 의로운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입으로 말하는 것이 몸으로 이행하는 데 충분한 것이라면 즉 실행이 따르는 말은 이를 늘 할 것이며, 이행하는 데 부족한 언어는 늘 말하지 말라. 실행하는 데 부족한 언어인데도 이를 늘 말하는 것은 부질없이 헛된 말로서, 그 입을 닳게 하는 데 지나지 않는 것이다.
묵자 제 12 권(墨子卷之十二)
제47 귀의편(貴義篇) 중에서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일에는 의로움보다 귀한 것은 없다. 지금 어떤 사람에게 말하여 그대에게 모자와 신을 주고 그리하여 그대의 손과 발을 자르라고 한다면 그대는 그렇게 할 것인가? 반드시 하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모자와 신은 손과 발만큼 귀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말하기를 그대에게 천하를 주고 그대의 몸을 죽이라고 한다면 그대는 그렇게 할 것인가? 반드시 하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천하는 자기 몸의 귀함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마디 말을 다투다가 서로 죽이기도 하는데 이것은 의로움 때문이니 의로움은 그 자신보다도 귀한 것이다. 그러므로 만사에 의로움보다 귀한 것은 없다.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장님이 말하기를 흰 것은 백이요, 검은 것은 흑이라고 한다면 비록 눈이 밝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것에 딴 말을 할 것이 없다. 그러나 흰 것과 검은 것을 섞어 놓고 장님으로 하여금 그 중 한 가지만을 집게 한다면 어느 쪽인지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장님이 희고 검은 것을 알지 못함은 그 명칭을 두고 한 것이 아니라 그 분별 능력을 두고 한 것이다.
지금 천하의 군자는 인(仁)이라는 명칭을 쓰는데 비록 우(禹)임금이나 탕(湯)임금이라 하더라도 이에 딴 말을 할 것이 없다. 그러므로 어짐과 어질지 못한 것을 천하의 군자로 하여금 그 중 한가지를 골라내라고 하면 어느 쪽인지 알지를 못한다. 그러므로 나는 천하의 군자를 알지 못함은 그 명칭을 두고 한 것이 아니라 또한 그 분별 능력을 두고 한 것이다.
묵자가 공량환자에게 말하였다. 위나라는 작은 나라로서 제나라와 진나라의 사이에 있는 것이 마치 가난한 집안이 부자집 사이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가난한 집이 부자집의 입고 먹는 것을 본받아 많이 소비를 하면 일찍 망해 버린다는 것은 틀림없는 일입니다. 지금 선생의 집안을 보건대 장식한 수레가 수백 채나 되고 콩과 조를 먹는 말이 수백 필이나 되며 무늬와 수가 놓인 옷을 입는 여자들이 수백 명이나 됩니다. 만약 수레를 장식하고 말을 먹이는 비용과 수놓은 옷을 입는 재물로써 선비들을 기른다면 반드시 천여 명의 선비를 거느리게 될 것입니다. 만약 환난이 있을 때 곧 수백 명을 불러 앞에 있게 하고 수백 명을 뒤에 있게 하는 것과 수백 명의 여자들을 앞뒤에 있게 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안전하겠습니까? 나의 생각으로는 여자들을 거느리는 것이 선비들을 기르는 것만큼 안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 말은 충분히 실행할 만한 것인데도 내 말을 버리고 생각을 고치는 것은 오히려 수확을 버리고 조 이삭을 줍는 것과 같은 것이다. 다른 말로써 내 말을 비난하는 것은 마치 계란으로 돌을 치는 것이나 같다. 천하의 계란을 남김없이 없애더라도 그 돌은 꿈적도 않고 깨뜨릴 수도 없는 것이다.
제48 공맹편(公孟篇) 중에서
공맹자가 관을 머리에 쓰고 홀을 유복의 대에 꽂고 유가의 복장을 하고서 묵자에게 보이며 말하기를, 군자는 옷을 잘 입은 뒤에 행동을 해야 합니까, 행동을 한 뒤에 옷을 잘 입어야 합니까?
묵자는 말했다. 행동은 옷에 달려 있지 않다.
묵자가 유학자에게 물어보았다. 어떤 까닭으로 음악을 연주하시오? 음악을 즐기려는 것이오.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에게 아직도 바른 대답을 못하고 있소. 지금 내가 묻기를 어떤 까닭으로 집을 짓느냐고 물었을 때 겨울이면 추위를 피하고 여름이면 더위를 피하여 방으로써 남녀를 분별하려는 것이라고 대답한다면 곧 당신은 내게 집을 짓는 이유를 얘기해 준 것이오. 내가 지금 묻기를 어떤 까닭으로 음악을 하느냐고 했는데 음악을 즐기려는 것이라고 대답하였소. 이것은 마치 어떤 까닭으로 집을 짓느냐고 물은 데 대하여 집 때문에 집을 짓는다고 대답한 거와 같은 것이오.
묵자 제 13 권(墨子卷之十三)
제49 노문편(魯汶鞭) 중에서
묵자가 제나라의 대왕을 뵙고서 말하였다. 지금 여기에 칼이 있습니다. 이것을 사람 머리에다가 시험삼아 잘라보니, 설겅 잘라 졌습니다. 예리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대왕이 대답하였다. 예리합니다.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을 많은 사람의 머리에 시험해 보아도 모두 설겅설겅 잘라졌습니다. 예리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대왕이 대답하였다. 예리합니다.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칼이 예리합니다만 누가 사람을 죽인 응보를 받아야 하겠습니까? 대왕이 말하였다. 칼은 그 예리한 것이 증명되었을 뿐이니 그것을 시험한 사람이 그 응보를 받을 것입니다.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의 나라를 빼앗고 전군을 전멸시키며 백성을 해치거나 죽인다면 누가 그 응보를 받겠습니까? 대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하다가 말했다. 내가 그 응보를 받겠지요.
묵자가 그 제자 위월(魏越)로 하여금 유세(遊說)를 시켰다. 위월이 말하였다. 이미 사방의 군자를 뵙게 되었습니다. 장차 무엇을 먼저 말해야만 합니까?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나라에 들어가서는 반드시 소임을 가려서 종사하라. 나라기 혼란하면 곧 이것에 상동과 상현을 말하고, 나라가 가난하면 곧 이것에 절용과 절장을 말하고 나라가 음악을 즐기고 탐닉하면 이것에 비악과 비명을 말하고, 나라가 미개하여 예의가 없으면 곧 존천(尊天)과 사귀(事鬼)를 말하고, 나라가 수탈을 일삼을 때에는 곧 겸애와 비공을 말하라. 그러므로 자신의 할일을 가려서 종사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팽생경자가 말하였다. 지난 과거는 알 수 있지만 장래의 일은 알 수가 없습니다.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어버이가 백 리 밖에 계신데 난을 당하고 계신다고 가정하자. 하루의 기한이 있어 그 사이에 달려가면 살고 달려가지 못하면 죽는다고 하자. 그리고 지금 여기에 튼튼한 수레와 좋은 말이 있으며, 또 여기에 아둔한 말과 네모진 바퀴가 달린 무거운 수레가 있다고 할 때, 자네에게 택하도록 한다면 그대는 장차 어느 것에 타고 가겠는가? 그가 대답하였다. 좋은 말과 튼튼한 수레를 타야만 빨리 이를 수가 있습니다. 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어찌 장래를 모른다고 하겠느냐?
제50 공수편(公輸篇) 중에서
공수반이 초나라를 위하여 병기를 만들어서 완성되자 송나라를 공격하려 하였다. 묵자는 그 말을 듣고 제나라에서 출발하여 열흘 밤낮을 달려 초나라의 도읍에 이르러 공수반을 만났다. 그리고 지혜와 의로움을 들어 공수반을 설득하였고 결국 초나라의 임금에게 송나라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돌아갔다.
묵자가 돌아가는 도중 송나라를 지날 때 비가 내렸다. 그리하여 그 마을 문의 추녀 아래서 비를 피했는데 마을 문을 지키는 자가 안에 들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남 모르게 일을 다스리는 자는 여섯 사람이 그 공을 알지 못한다. 드러나게 다투는 자라야 여러 사람이 이를 알아준다고 하였다. (남 모르게 남을 위해 힘쓰는 자보다도 남 앞에서 잘난 체 하는 자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제51 구구편(口口篇)(전해지지 않는다)
◀중국 우화▶
개의 반박
나는 꿈속에서 골목길을 걷고 있는 나 자신을 보았다. 옷은 남루하고 신발은
해져 마치 거지 같았다. 뒤에서 개가 짖었다. 나는 거만하게 돌아서면서
큰소리로 개를 꾸짖었다.
"이런 쓸개 빠진 놈같으니라구! 주둥일 다물지 못해!"
"히히!" 개가 웃었다.
"어찌 사람 말을 거역할 수 있겠소? 사람만도 못한 짐승인 내가."
"뭣이 어째?"나는 분노하여 부르짖었다.
'사람만도 못한'하는 식으로 비교하는 게 어쩐지 극심한 모욕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개가 말했다. "미안하게 됐소이다.난 워낙 사람만도 못한지라. 왜 구리와 은이 구별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고, 왜 비단과 무명이 구별되어야 하는지 모르겠고, 왜 관리와
백성이 구별되어야 하는지 모르겠고, 왜 주인과 종이 구별되어야 하는지 모르겠고,
게다가 또 왜..."
나는 그만 부끄러워져 도망쳤다. " 잠깐만! 더 이야기하자구요!"
개가 뒤에서 큰소리로 불렀다. 나는 그곳에서 빠져나와 부지런히 걸었다.
꿈속에서 뛰쳐나와 침대 위로 돌아올 때까지.
차별하는 습성이 있다는 면에서 사람은 '개만도 못한' 동물일 수 있다.
♣
차별하는 습성이 있다는 면에서 사람은 '개만도 못한' 동물일 수도 있다.
예술, 무기가 될 수는 없어도 무기를 들게 할 수는 있다.
자신의 불행에 남들이 동정해 주기만을 바라고, 정작 그 불행에서 빠져
나오기는 싫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획일적인 아름다움이란 없다.
자기가 백성을 탄압하고 있다고 말하는 독재자는 없다.
민중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이들 중에는 권력의 주변에서 찌꺼기를 얻어
먹는 데 만족하는 자가 더 많다.
기생충에 불과한 자들이 언제나 더 시끄러운 법이다.
힘있는 자들은 힘없는 자들을 윽박지르는 데에 자기 힘의 대부분을 쓴다.
권세 있는 자는 자기의 추종자를 결코 벗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보수파와 싸우면서 세월을 보내는 진보파는 보수파일 뿐이다.
악한 일에도 항상 명분은 있는 법이다.
뱃사공과 그의 아들
어느 몹시도 추운 겨울날이었다. 뱃사공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배를 저어 멀리 나아갔다. 힘겹게 노를 젓는 뱃사공의 얼굴에는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그는 속옷만 남기고 겉옷을 훌훌 벗어 던졌다.
그는 선창 안으로 뛰어들어가 아들에게 소리쳤다.
" 얘야, 덥구나. 어서 옷을 벗어라!"
뱃사공은 아들의 겉옷을 훌훌 벗기고 속옷만 입은 채로 두었다. 찌걱찌걱
노를 젓던 뱃사공의 온몸은 또다시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는 몸에 착
달라붙은 속옷마저 훌렁 벗어 던졌다. " 어휴, 꽤나 덥구나 더워!"
선창으로 또 뛰어들어간 뱃사공은 아들의 남은 옷마저 홀랑 벗겼다.
찌걱찌걱 뱃사공은 더 힘있게 노를 저어갔다. 몸에선 더운 김이 무럭무럭
피어 올랐다. 그러나 불쌍한 어린 아들이 선창 안쪽에서 꽁꽁 얼어 죽은
줄은 몰랐다.
인간은 남과 입장을 바꿔 생각할 수 있을 만큼 현명하지 않다.
♣
자기도 괴로와지고 남도 괴로워지는 일에 힘을 쏟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의심 많은 사람이라도 치켜세우는 말에는 금방 속는다.
일을 쉽게 하려는 사람일수록 일의 결과에 대한 욕심은 크다.
인간은 남과 입장을 바꿔 생각할 수 있을 만큼 현명하지 않다.
죽는 것보다 슬픈 일은 쓸모 없이 오래 사는 것.
가장 가련한 인간은 실패 후에도 아무 교훈을 얻지 못하는 인간.
그보다 더 가련한 인간은 교훈도 못 얻어내면서 자기 위로에만
급급하는 인간.
직접 경험해 봐야 경험자의 말을 인정하게 된다.
아무도 아첨을 싫어하지 않는다. 단지 노골적인 아첨을 싫어할 뿐이다.
살아가는 동안 결코 진열품 같은 존재가 되지 말라.
선택하기 쉽다는 이유만으로 불편한 인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엇인가를 얻었다고 기뻐하기 전에 그것의 가치를 생각하라.
당신의 집단이 찬사를 들을 때 당신 몫의 찬사를 얼마인지 따지지 말라.
사고는 우쭐대는 순간에 발생한다.
개가 고양이를 구하다
개와 고양이가 서로를 벗삼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힘껏 돕자는
약속을 굳게 맺었다. 어느 날, 고양이가 잘못해서 늪에 빠졌다.
헤엄을 칠 줄 모르는 고양이는 큰소리로 구원을 청했다. 고양이의
외침을 듣고 달려온 개는 위험을 무릎쓰고 물 속으로 뛰어들어
고양이의 목을 물고 언덕으로 헤엄쳐 갔다.
" 야옹!야옹! 너무 힘주어 물지 마. 아파서 못 참겠어!"
고양이는 몸부림쳤다.
" 좀 참아! 그 정도 가지구 뭘 그래! 목숨은 구해야지."
고통스러워하는 고양이를 개는 더욱 단단히 고양이의 목을 물었다.
" 이제 다 왔다!" 언덕에 오른 개는 긴장을 풀고 고양이를 땅에
내려놓았다. 그러나 고양이는 축 늘어진 채 움직이질 않았다. 목을
물린 고양이는 이미 숨져 있었던 것이다.
" 아이쿠,이런! 하지만 고양이야. 날 욕하진 말아. 일부러 한 짓은
아니잖니? 어쨌든 난 벗의 의리를 다했어."
개는 꼬리를 몇 번 흔들다 말고 제 갈 길을 갔다.
동기도 좋아야 하지만 결과도 좋아야 한다.
♣
자연의 이치 중에 인간이 얕잡아 볼 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주제 없는 논쟁에 바치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티가 있는 옥도 옥이고, 옥에 있는 티도 티다.
자기 주장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없어도 되는 것은 없다. 없어도 되는 것이라면 미리부터 없었을 것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이다.
눈은 마음이 보는 것을 볼 뿐이다.
지위가 높은 자는 대개 지위가 낮은 자에게 빚을 지고 있다.
결점과 장점, 둘 다 없는 사람보다는 둘 다 있는 사람이 낫다.
평범하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인 것을 알라.
진정한 헌신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것을 알아보기란 더욱 어렵다.
구더기와 뇌물
쓰레기 더미 속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구더기가 우글거렸다.
난데없이 어떤 사람이 다가와 빗자루로 쓰레기와 함께 구더기들을
쓸어내려 하였다.
기겁을 한 구더기들은 곧 긴급회를 열어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자기들이 독차지하던 쓰레기 더미 중 한 귀퉁이를 그에게 떼 주어
다시는 시끄럽게 굴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그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무심하게 비질만을 계속했다.
애가 타서 우왕좌왕하던 구더기들은 떼 주는 양이 적어서 그러는 줄
알고, 아까워서 내키지는 않지만 다시 협상을 하자고 제의했다.
" 3할을 주겠어. 어때?"
그래도 그는 쓱쓱 비질만 했다.
구더기들은 다시 제의했다. "좋아, 그럼 4할을 주지. 아니 5할을
주겠어!" 그러나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깨끗해질 때까지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는 그를 보고 구더기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 참 별난 사람이야. 대체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목적이 뭐야? 이런 걸 마다하다니!"
뇌물, 그것이 쓰레기인 줄 모르는 자만이 그것을 받는다.
♣
자기가 가장 쓸모 있다고 떠드는 사람이 가장 쓸모 없는 사람이다.
바보는 자신이 바보임을 결코 알 수가 없다.
큰 것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것의 눈에는 큰 것이 보이지 않는다.
'자유'의 반대말은 '안일'이다.
악을 위해 헌신하고서 헌신적이라는 말을 들으려 하지 말라.
숙주를 존경하는 기생충을 본 적이 있는가?
받기만 할 뿐 내보낼 줄 모르는 자가 언제나 더 메말라 있다.
칭찬할 수도 없고 나무랄 수도 없는 것--젊은 세대의 호기심과 모험심.
속마음을 바꾸기도 어렵지만 겉모양만 바꾸기도 결코 쉽지 않다.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 대단한 일인지 알고 싶다면 그 일을 중단해 보라.
스스로 사리를 분별할 수도 없는 자가 대개 남의 충고도 무시한다.
여우의 진리
여우가 여기저기서 자신의 진리를 설교하며 다녔다. 토끼를 만난
여우는 "토끼야 넌 우리 여우의 명령에 복종해야 해. 이것은 진리야."
닭을 만난 여우는 " 닭이 여우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진리야."
개를 만난 여우는 " 내가 닭을 잡아먹을 때 너는 당연히 간섭하지
말아야 해. 이것은 진리야." 하고 말했다.
여우의 진리는 참으로 많았다. 제멋대로 만들어낸 진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우는 그런 진리들이 모두 동물 성경에 나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계하라. 거짓도 귄위있는 말로 포장될 수 있다.
♣
거짓말을 하려고 해도 인내심이 필요하다.
가끔, 당신보다 훨씬 존재가 당신을 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라.
영웅에게 필요한 것은 영예가 아니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다.
친구를 원한다면 자세부터 낮추라.
아름다운 겉치레로 속의 빈자리를 메울 수는 없다.
주변과의 갈등이 있다면 꼭 그곳에 머물러야 하는지 생각해 보라.
위대한 자는 시련 앞에서 웃는다.
남의 실패가 나를 높여 주지는 못한다.
여우와 승냥이는 어떤 친구 사이인가
승냥이와 여우는 단짝 친구였다. 어느 날 그들은 둘이서 닭 한마리를
얻게 되었다. 여우는 예의 바르게 보이려고 닭을 승냥이에게 넘겨주려
했다. 승냥이는 체면을 잃지 않으려고 닭을 여우에게 양보하려 했다.
한창 서로 양보하며 권하고 있을 때 사자가 나타났다. 기겁을 한 승냥이는
위기를 모면하려고 굽실거리며 아첨했다. " 대왕님 오실 줄 알고 제가
특별히 닭 한 마리를 잡아 놓았습니다."
여우는 승냥이의 말이 끝나자 사자를 향해 미소지으며 말했다.
" 저는 일찍부터 대왕님의 식성을 알고 있었습죠. 요놈의 닭은 대왕님
잇새에도 못 낄 거예요. 그래서 말씀인데, 닭말고 저는 특별히 대왕님을
위해 바로 이 승냥이 놈을 데리고 왔습죠."
모든 적은 한때 친구였다.
수탉과 부엉이의 논쟁
황혼 무렵, 수탉과 부엉이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수탉: 하늘에 밝고도 둥근 것이 떠오르면 날씨가 곧 따뜻해지지. 내말은
백퍼센트 믿어도 돼. 누구라도 그것이 열을 뿜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부엉이: 네 말은 들을 가치조차 없어! 내 오랜 체험을 밑천으로 내기를 걸겠어
빛을 뿌리는 그 둥근 것이 떠오르면 추위밖에 느껴지질 않아. 대체
그게 무슨 열을 뿜는 다는 거야?
수탉: 허 참 열이 없다구? 내가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그것과 함께 하루 일을
시작해 왔는지 알아? 다 오랜 경험에서 하는 말이니까 제발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라구
부엉이: 글쎄 열이 없대두 그래! 나야말로 매일 그것이 떠오를 때 일을 시작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그것이 열을 뿜는다는 느낌은 가져 본 적이 없어
알고보니 수탉은 해에 대하여, 부엉이는 달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주제 없는 논쟁에 바치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원숭이의 칼 갈기
원숭이가 칼을 주웠다. 그런데 어찌나 무딘지 가느다란 나뭇가지
하나도 벨 수가 없었다. 원숭이는 나무꾼에게 달려가 물었다.
" 당신의 칼이 그렇게 잘드는 비결은 뭐죠?"
" 숫돌에 갈았을 뿐이다.별다른 비결이 있겠니?"
" 갈기만 하면 된다는 겁니까?"
"그렇다."
집으로 돌아온 원숭인는 칼날을 눕히지도 않고 숫돌 위에 똑바로
세운 채 며칠 동안 열심히 칼을 갈았다. 얼마나 열심히 갈았던지
칼날의 두께가 칼등의 두께와 비슷하게 되었다. 원숭이는 다시
나무를 찍어 보았다. 더욱 말이 아니었다.
원숭이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 어휴! 남의 경험을
본받았지만 소용이 없군. 그의 경험이 틀리지 않았다면 반드시 이
칼에 문제가 있는 거야."
남의 경험을 수용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어설픈 수용이 문제다.
텔레비전이 머리채를 자르다
큰 굴뚝이 며칠 전에 길고 검은 머리채를 잘랐다. 공장 사람들에
대한 칭찬이 사람들 사이에 자자했다. 도시의 공기는 신선해졌고
먼지도 적어졌다.
꼬마 제비도 며칠 전에 길고 검은 머리채를 잘랐다. 머리채를 자른
후 그의 비행 속도는 퍽 빨라졌고 몸도 민첩해졌다.
텔레비전도 덩달아 자신의 반짝반짝 빛나는 가늘고 긴 머리채를
잘랐다. 그 다음부터 그의 얼굴은 흐리터분해져서 아무 것도 알아
볼 수 없게 되었다.
잠과 죽음을 구별하지 못하는 자는 잠을 죽음으로 모방할 수 있다.
고추 먹은 원숭이
원숭이가 오솔길에 떨어진 토마토를 보았다. 새빨갛게 무르익은
탐스러운 토마토. 원숭이는 얼른 주워서 먹어 버렸다. " 야, 정말
맛있다.! 이건..." 하지만 원숭이는 그 맛있는 것의 이름을 몰랐다.
원숭이는 그냥 새빨간 것은 맛있다고 기억해 두었다.
원숭이는 오솔길을 가다가 또 새빨간 것을 보았다. 고추였다. 그는
재빠르게 주워서 아무 생각 없이 입에 넣고 씹었다. " 아이구! 이게
뭐야! 불이다! 도깨비불이다!"
불은 원숭이의 얼굴을 발갛게 익혔다. 불은 또 녀석의 배를 지나
궁둥이마저 익혔다. 이때부터 원숭이의 얼굴과 궁둥이가 새빨개졌다.
불충분한 지식은 편견을 낳고, 편견은 망신을 낳는다.
백정은 언제 부처가 되나
한 백정이 이런 말을 들었다. " 도살용 칼을 버리면 당장 부처가 된다."
백정짓을 하다 그대로 지옥에 떨어지고 싶지 않았던 그는 곰곰히 득실을
따져 본 후 이렇게 중얼거렸다.
" 정말 그렇다면 난 이 짓을 조금만 더 하다가, 말하자면 아이들이 커서
장가를 들고 손자 손녀을 낳으면 그들에게 재산을 물려 주어 손자를 잘
기를 수 있게 한 다음... 그때 가서 부처가 되는 거야."
때로 선을 권장하는 말이 악의 안전창치가 되어 버린다.
몸집이 크다고 자처한 벼룩
황소의 콧등에 폴딱 뛰어오른 벼룩이 가는 뒷다리로 장단을 맞추며
들판을 향해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 여러분, 조용히 들어보시오.
나의 발견이 얼마나 위대하오! 이제 나는 한마디 거짓이나 과장
없이 이렇게 단언할 수 있소. 짐승 중에서 누구 몸이 제일 큰가요?"
오직 벼룩만이 가장 크다는 말을 들을 수 있소!"
벼룩의 연설을 우연히 듣게 된 꿀벌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 참으로 대단한 주장이군요. 그런데 어쩐지 지나친 배짱같소! 당신이
지금 어디에 앉은 줄 알아요? 두 눈을 좀 똑바로 뜨고 보는 게 좋을
텐데요."
꿀벌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벼룩은 득의 양양하게 말했다.
" 에헴, 상식만 가지고도 알 수 있지. 내가 앉은 곳은 바로 움직이는
큰 산이야."
큰 것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것의 눈에는 큰 것이 보이지 않는다.
초와 담배
어느 날, 담배가 초에게 말을 걸었다. "형님, 사람들은 모두 형님의
정신이 위대하다고 칭찬해요. 자신을 불태워 남에게 빛을 준다는
것이지요. 사실 나도 형님과 마찬가지로 나 자신을 불태워 사람들에게
경고를 주지요." 담배의 말을 들은 초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넌
감언이설로 의지가 약한 일부 사람들을 매혹시키서 그들의 건강을
파괴해. 넌 '자신을 괴멸시켜 남을 해치고' 있어. 그러니 사라들이 너를 칭찬하지 않고 질책하는 거야."
악을 위해 헌신적이라는 말을 들으려 하지 말라.
안일한 물방울
드넓은 바다가 출렁인다. 새벽이면 물보라 갈기마다 붉은 해가
타오르고, 저녁이면 파도는 넘실넘실 만선의 고깃배를 항구로 실어
보낸다. 생기발랄한 바다는 옛날부터 쉴 줄을 몰랐으며, 안일을
탐하지 않았다.
유독 한 방울의 바닷물만이 거친 삶이 두려워 바다를 떠나고자
꾀하였다. 이른 새벽, 물방울은 밀물의 파도를 따라 바위에
뛰어올랐다. 물방울은 바위 오르자 제멋대로 다리를 꼬면서
거들먹거렸다. 한숨을 후 하고 내쉬니 온통 제 세상 같았다.
" 아, 참 편안하구나!"
해가 솟아 이내 이글거리기 시작했고,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갈매기들은 즐겁게 노래부르며 돛을 단 원양 어선을 따라
날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물방울이 누웠던 자리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잠시 한 줄기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사라졌을
뿐이다.
움직이기를 거부하는 것, 그것이 곧 죽음이다.
마음씨 고운 뱀
스스로 마음씨가 곱다고 생각하는 뱀이 참새 한 마리를 잡았다.
한입에 먹어치우자니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뱀은 참새를 꼭 감아
죄면서, 운명에 복종하라느니, 희생정신을 보이라느니 하는 말로
참새를 타일렀다.
이윽고 뱀은 제법 정중한 태도로 참새를 삼킨 뒤 쩝쩝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보다시피 난 다른 뱀들처럼 무지막한 게 아니야. 난
그들과 공통점이 하나도 없어."
흉악한 짓을 자비로운 방식으로 하지 말라. 그것이 더 흉악하다.
고명하신 선생 한 분
고명하신 선생 한 분이 미친개한테 쫓기며 '사람 살려요!'하고
외쳤다. 밭에서 일하던 농군이 달려와서 괭이로 그 미친개를 때려
죽였다.
그제서야 숨을 돌린 선생이 달리던 걸음을 멈추었다. " 아이구 이런,
그만 때려 죽이고 말았군요. 너무했어요, 지나쳐도. 이것도 생명인데.
어쩌면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할 수가 있어요? 당신이 사람을 구하려는
건 옳습니다만 당신이 쓴 방법은 난 딱 질색입니다. 마땅히 더 선한
방법을 썼어야 해요."
"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대체 제가 어떻게 했어야 한다는 건가요?"
" 어떻게 하다니! 그건 당신 일 아닙니까? 내게 물으면 어쩌한
말이오?"
실천할 방법도 없는 명분만을 가르치는 스승이 많다.
목욕한 파리
오랫동안 신선한 음식을 먹지 못한 파리가 있었다. 사람들이 음식을
놓아둔 곳마다 그물을 쳐 놓고 파리채를 들고 항상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리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하는지를 몰랐다. 그 후
파리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서, 사람들이 더러운 것을 싫어하고,
파리가 병균을 옮길까봐 걱정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쳇, 쉬운 일이군. 목욕 한 번 하면 그만 아닌가?"
파리는 중얼거리며 어디론가 날아갔다. 똥물 구덩이에 이른 파리는
이내 그 속으로 들어가 몇 번 날개를 팔락거린 뒤 다시 돌아왔다.
" 전 방금 목욕을 끝냈어요. 우리 함께 밥을 먹자구요!"
그러나 사람들이 그에게 안겨준 것 거친 파리채 세례였다.
더러운 버릇을 가진 사람은 씻어도 더러운 곳에서 씻는다.
치약의 운명
늘 쥐어짜여 잇몸과 잇새를 오락가락하면서 찌꺼기나 치우던
치약이 억울한 듯 투덜거렸다. " 눈꽃처럼 새하얗고 옥란처럼
향기로운 이 몸이 냄새 나는 사람들 입 속에서 오물이나 치워야
하다니... 난 과학자들이 정밀한 연구 끝에 만들어낸 고급품이란
걸 알아야 해. 이제 다시는 그런 너절한 일을 하지 않겠어!
치약은 도르르 굴러 떨어져 책상 밑에 숨어 버렸다.
치약을 잃어버린 꼬마가일 년이 지난 뒤 치약을 찾아냈다.
치약은 이미 돌처럼 굳어져 있었다. 꼬마는 아무 말 없이 치약을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자기 분수를 지키라는 이런 식의 이야기를 당신은 숱하게 들어 왔다.
이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삼고, 더이상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되게 하라.
참고 문헌
정신세계사에서 출판한 파라독스 중국 우화집(루쉰외22명의 중국작가)에서
짧은 글로 몇 편을 골랐읍니다.
장자 우화
장자와 나비
장자가 꿈 속에서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나는 것이 분명 나비였으므로 유쾌하게 마음껏 날아다녔다. 잠시 후, 잠에서 깨어나니 자신은 장자였다. 장자는, 자신이 꿈에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에 장자가 된 것인지를 구분할 수가 없었다. 장자와 나비는 분명 구분되는 것이나, 만물의 무한한 변화 속에서는 한 양상에 불과할 뿐이다.
불씨가 다해도 불은 번진다
불이 모자란 곳에 땔나무를 계속 넣어주면 불은 옮겨져 꺼질 줄은 모른다.
닭장 속의 야생닭
숲 속에 사는 야생닭은 십 보에 한 번 모이를 쪼고, 백 보에 한 번 물을 마시
나, 새장 속에서 길들여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육신은 비록 편하다할지라도 마
음이 조금도 즐겁지 않기 때문이다.
말을 사랑하는 사람
말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광주리에 말똥을 받았고 큰 동이에다 오줌까지 받았다. 때마침 모기가 말에 붙자, 그걸 본 주인이 모기를 잡기 위해 말의 엉덩이를 손으로 때렸다. 그러자 말은 놀라서 재갈을 끊고 주인의 머리와 가슴을 힘껏 발로 찼다. 주인의 뜻은 지극하나 도리어 그 사랑이 허사가 되니, 어찌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름은 스스로를 태운다
산의 나무는 스스로 해를 당하고 기름은 스스로를 태운다.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기에 베어지고 칠나무는 쓸 수 있기에 칼로 도려짐을 당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유용함의 용도는 알면서도 무용함의 용도는 알지 못한다.
호랑이를 기르는 사람
당신은 호랑이를 기르는 사람을 아는가? 그가 호랑이에게 먹이를 산 채로 주지
않는 것은 호랑이가 산 먹이를 죽여서 먹음으로 인해서 살기를 띠게 되고 사나
와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호랑이가 배가 부른지 고픈지를 잘 살
펴서 먹이로 인하여 사나와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호랑이와 사람은 다른 종류
이지만 저를 기르는 사람에게는 순종한다. 그러므로 호랑이가 사람을 해치는 것
은 사람이 그 성질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갈매기와 까마귀
공자가 노자를 뵙고 인의에 대하여 말했다. 그러자 노자가 말했다.
" 겨를 뿌려 눈을 다치게 되면 천지 사바의 방위가 뒤바뀌고, 모기나 등에가 살
을 물면 밤새도록 잠을 설치게 된다. 그러나 인의는 사람의 마음을 해치니 어지러움이 이와 같이 큰 것은 없다. 그대는 천하로 하여금 소박함을 잃게 해서는 안된다. 자연의 바람이 부는대로 움직이고, 자연의 덕을 몸에 간직해야 한다.
그런데 왜 북을 치며 도망한 아들을 찾듯이 하는가? 갈매기는 날마다 목욕을
하지 않아도 희고, 까마귀는 날마다 목욕을 하여도 검다. 검고 흰 본성은 변할 수 없고, 명성이나 명예를 얻었다고 해서 본성을 넓혀 줄 수는 없는 것이다.
공자가 용을 보다
공자가 노자를 뵙고 와서, 3일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제자가 물었다. " 선생님께서는 노자를 만나셔서 그에게 무슨 충고를 하셨읍니까?"
공자가 말했다. " 나는 이제야 비로소 용을 보았다. 용이 힘을 모으면 형체를 이루고 형체가 흩어지면 아름다운 문양을 이루어 구름을 타고 음양과 짝을 지어 자라더라. 나는 입이 벌어져 다물 수가 없었는데, 어찌 내가 노자에게 충고할 수 있었겠느냐!"
술에 취해 마차에서 떨어진 사람
술에 취한 사람이 마차에서 떨어지면 다치기는 하나 죽지는 않는다. 그의 골격은 남들과 같으나 그가 입는 피해는 남들과는 다른데, 그는 무의식중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마차에 탄 것도 모르고, 떨어진 것도 모르며, 살고 죽는 것도
모르니 두려움이 그의 마음 속에 영향을 줄 수 없다. 술에 취하여 무의식을
완전히 일치시킨 사람도 이럴진대 하물며 자연에 완전히 일치시킨 사람이야...!
자연의 쓸모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 자네 말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
장자가 말했다. " 쓸모없음을 알아야 비로소 쓸모있음에 대해 말할 수가 있다네. 이 땅은 크고 넓지만, 사람이 필요로 하는 땅은 발디딜 수 있는 넓이만큼의 땅일 뿐이지. 그렇다고해서 발디딜 땅만 제외하고 다른 땅을 황천까지 모두 파헤친다면, 그가 디딘 땅만 쓸모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혜자가 말했다. " 쓸모가 없지." 장자가 말했다.
" 그렇다면 쓸모없다는 것이 쓸모있다는 것임이 분명하지 않는가."
발자국을 싫어한 사람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발자국을 싫어하여 그것을 떨쳐버리려 도망한 자가 있었
다. 발을 드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발자국 또한 더욱 많아졌고, 빨리 달려도 그
림자는 그의 못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그는 스스로 아직도 걸음이 느려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하여 달리기를 멈추지 않다가 죽고 말았다. 그늘에
들어가면 그림자를 없앨 수 있고, 가만히 있으면 발자국이 생기지 않는다는 생
각을 못했으니, 어리석기가 그지 없다.
둥둥 떠 있는 배와 같다
재주가 있는 자는 수고롭고, 지혜로운 자는 근심이 많다. 무능한 자는 구하는
것이 없어 배불리 먹고 마음대로 논다. 둥둥 떠 있는 배와 같이 텅비어 마음대로 노는 것이다.
용을 잡는 기술
주평만이 용을 잡는 기술을 지리익에게서 배우는데, 천 금의 재산을 모두 쓰고
삼 년 만에 기술을 습득하였다. 그런데 그 재주를 쓸데가 없었다.
장자 죽다
장자가 죽으려 하니, 제자들이 후히 장사지내려 하였다. 그러자 장자가 말했다." 나는 천지로 관곽을 삼고, 일월로 연벽을 삼으며, 별들로 구슬을 삼고, 만물로 순장물을 삼을 것이다. 이처럼 나의 장구가 다 갖춰 있는데, 무엇을 더하려 하느냐?" 제자들이 말했다. " 솔개와 까마귀가 선생님의 시신을 먹을까 두렵습니다."
장자가 말했다. " 지상에서는 솔개와 까마귀의 밥이 되고, 지하에서는 굼벵이와 개미와 밥이 되느니라."
논어
제 1 편 소요유逍遙遊
1
북명에 물고기가 있었다. 이름은 곤이다. 곤은 크기가 몇천리나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이 물고기가 변해 새가 되었는데 새의 이름은 붕이다. 붕의 등 넓이도 몇 천리에 달하는지 알 수 없었다. 붕이 힘차게 날아오르면 그 날개는 하늘을 가득 뒤덮은 구름을 연상시킨다. 붕은 바다 기운을 타고 남명으로 옮아가려 한다.
남명은 바다이다.
2
붕이 남쪽 바다로 옮아갈 때 파도는 삼천리나 솟구치고 붕새는 회오리 바람을 타고 위로 구만리까지 날아오르는데 6월의 바람을 타고 간다.
3
아지랑이와 먼지는 생물이 호흡으로 뿜어내는 것이다. 푸르른 하늘빛은 바로 하늘이 띠고 있는 빛깔일까? 아득하게 멀어서 끝이 없어 그런 것은 아닐까? 그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아도 또한 이와 같을 따름이다.
4
예컨대 물이 많이 고이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는 법이다. 한 잔의 물을 움푹 패인곳에 부으면 겨자씨를 배로 삼을 수는 있으나, 잔을 그곳에 띄우면 곧바로 바닥에 닿아버린다. 물은 앝고 배는 크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바람이 두텁게 쌓이지 않으면 붕과 같이 큰 새를 지탱할 수가 없다. 따라서 붕은 단번에 구만리를 솟구쳐 바람이 아래에 충분히 쌓이게 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바람을 타고 푸른 하늘을 등에 진 채 도중에 아무런 장애 없이 남쪽으로 날아가는 것이다.
5
매미와 비둘기가 붕을 비웃으면서 말했다.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날아도 박달나무나 느릅나무에 부딪힌다.게다가 종종 나무에도 이르지 못한 채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기 일쑤지. 그런데 어찌하여 붕은 구만리나 솟구쳐 남쪽으로 가는 것일가?
교외로 나가는 사람은 세끼 식사만 하고 돌아와도 여전히 배는 부르다. 백리길을 가려는 사람은 밤새도록 식량을 찧어야 하고, 천리길을 떠나는 나그네는 세달 동안 식량을 모아야 한다. 이 두벌레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6
편협한 지혜는 탁트인 지혜에 미치지 못하고, 짧은 목숨은 긴 수명에 이르지 못한다. 어찌 이를 아는 가? 하루살이 버섯은 한 달을 알지 못하고 쓰르라미는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한다. 이 하루살이와 쓰르라미가 바로 수명이 짧은 생명체이다. 초나라 남쪽에 명령이 살고 있었는데 5백년 동안을 봄, 5백년 동안을 가을로 삼고 살았다. 또 아주 오랜 옛날에 대춘이란 나무가 있었다. 8천 년 동안을 봄, 8천 년 동안을 가을로 삼았다한다. 그런데 팽조는 요즈음, 오래 산 인무로 특히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그만큼 오래 살려고 발버둥친다.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7
궁발이 북쪽에 명해라는 바다가 있다. 그 곳에 물고기가 한 마리 있었는데 크기가 수천리에 달해 정확한 길이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 물고기 이름은 곤이다.거기에는 새가 한 마리 있었느데 이름은 붕이다. 붕의 등은 태산과도 같고 날개는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과도 같아서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 구만리나 솟아오른다. 그름 위로 솟구쳐 푸른 하늘을 등에 진 연후에 남쪽으로 날아간다. 이처럼 남명으로 날아가는 붕을 연못의 메추라기가 비웃으며 말했다.
"저놈은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나는 힘껏 날아올라도 몇길 지나지 않아 아래로 다시 떨어져 숙대밭 사이를 나는 것이 고작인데 저녀석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이것이 바로 작은 것과 큰 것의 차이다.
8
무릇 스스로 지닌 지식은 단 한가지 일에만 효험이 있고, 행동거지는 오직 한 마을에 유용하고, 재주는 겨우 한 왕의 눈에만 들 정도이고, 소신은 단지 한 나라에만 쓸모가 있다. 이런 인물은 소견머리 또한 이와 같을 뿐이다.
송영자는 이런 부류의 인물을 싱긋이 비웃었다. 그는 온 세상 사람들이 칭찬해도 더 애쓰는 일이 없고, 모두가 헐뜯어도 실망하지 않는다. 그는 안과 밖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칭찬과 비난에 추호라도 흔들리지 않을 따름이다. 그는 세상일에 조금도 연연해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도 여전히 근본이 수립되지는 못했다.
그런데 열자는 가뿐하게 바람을 타고 다니다가 15일이 지난 뒤에야 되돌아온다. 그는 복을 구하는 일에 집착하지 않는다. 하지만 몸소 걸어다니는 번거로움은 면했으나 여전히 바람에 의지하고 있다. 만일 천지의 근본을 타고 육기를 부려 무궁한 경계에서 노니는 사람이라면 무엇에 의지하려 하겠는가
따라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다.
'지인은 자기가 없고, 신인은 공을 세우지 않으며, 성인은 이름을 구하지 않는다."
9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양도하려고 말했다.
"일월 광명 같은 선생께서 세상에 나오셨거늘 여전히 횃불을 끄지 않는다면 횃불은 너무 보잘것 없지 않습니까! 때에 맞게 비가 내리거늘 여전히 수고롭게 물을 대고 있다면 물을 끌어오는 일은 헛수고가 아닙니까! 선생께서 직접 나서면 천하는 저절로 다스려질 것입니다. 외람되게도 제가 여전히 왕노릇을 하고 있으니 제 스스로 부끄러움을 감당할 길이 없습니다. 청컨대 천하를 맡아 주십시오."
허유가 말했다. "임금께서 천하를 다스림에 이미 천하가 화평하거늘, 내게 그대 대신 왕위에 오르라 하니 왕이란 허명을 가지란 말이십니까? 이름이란 실상에서 비롯된는 손님이거늘 내 어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허명을 가지겠습니까? 뱁새가 깊은 숲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경우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자그마한 배를 채우면 충분하외다. 속히 돌아가 다시는 찾지 마십시오. 임금님! 내게 천하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요리사가 음식을 잘못하더라도 성직자가 제기를 놓아둔 채 대신 부엌을 갈 수는 업는 법입니다."
10
견오가 연숙에게 물었다. "접여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 터무니없이 황당하고 나아 갈 줄만 알고 되돌아올 줄 모르더군. 그 이야기는 하늘나라 은하수같이 끝이 없어 나는 놀랐네. 세상일과는 크게 어긋나 상식과 맞지 않더군."
연숙이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그러는가?"
"막고야하는 산에 신인이 살고 있는데 그의 피부는 눈이나 얼음처럼 하얗고 처녀와도 같이 아름답더군. 그는 오곡을 먹지 않고 바람이나 이슬을 마시며 구름을 타고 용을 부려 사해 밖에서 노닌다는 게야. 그의 마음은 정에 들어 있어 만물을 병들지 않게 하고 해마다 곡식이 잘 익게 한다더군. 이렇게 허황되니 내가 믿지 못하는 것이지. 이에 연숙이 말했다.
"그럴게야. 장님은 아름다운 무늬를 볼 수 없고, 귀머거리는 머거리가 있겠는가! 사람 마음에도 또한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다네. 마음이 귀머거리와 장님이란 이야기는 바로 자네를 일컫는 말일세. 그 신인은 자신의 덕으로 만믈을 화합시켜 하나로 만듦에 세상 사람이 다스려 주기를 바라지만, 무엇 때문에 초췌하게 천하 다스리는 일을 하겠는가! 이런 사람은 어떤 사물에 의해서도 해칠 수 없다네. 큰 홍수가 나서 물이 하늘까지 이르더라도 그를 적실 수조차 없고 큰 가뭄이 들어 금속과 암석이 녹아내리고 산이 불탈 지경이라도 그는 뜨거운 줄도 모른다네.
신인은 먼지나 티끌 혹은 곡식의 빈 껍데기로도 요임금이나 순임금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천하 다스리는 일 따위를 하겠는가!
11
송나라 사람이 장보라는 갓을 팔려고 월나라에 갔다. 하지만 월나라 사람들은 머리를 자르고 문신을 하고 있어서 장보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요는 백성을 다스려 천하를 평정한 후에 신인 네 사람을 만나기 위해 막고야 산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반수 근처 평양에 이르러 홀연히 천하를 잊어버리게 되었다.
12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위나라 왕이 내게 큰 박씨를 주길래 이를 심었더니 나무의 열매가 다섯 석이나 될 정도로 크더군 물을 담는 그릇으로 쓰면 너무 무거워 쉽게 옮길 수 없고 쪼개어 바가지로 쓸 경우 납작해 아무 것도 담을 수 없었네. 크기만 컸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부수어 버렸다네." 이에 장자가 말해다.
"자네는 참으로 큰 것을 쓸 줄 모르는군. 송나라 사람 가운데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약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었네. 이 약을 손에 바르고 빨래하는 일을 대대로 하고 있었지. 어느 길손이 이 소문을 듣고 그 약 만드는 비방을 많은 돈을 주고 사려고 했네. 그러자 그는 가족을 모아 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네. '우리가 대대로 빨래하는 일을 해왔으나 돈벌이가 변변치 못했다. 그러나 지금 이 기술을 팔면 하루 아침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 이 기술을 팔기로 하자' 그래서 나그네는 비법을 얻게 되었지. 그는 오나라황에게 약의 효능을 설명했는데, 마침 월나라가 오나라를 침략하자 오나라 왕은 그를 장수로 삼았다네. 마침 겨울에 수전을 하게
돼 월나라를 크게 물리쳤다네. 이에 오나라 왕은 그에게 땅을 주고 다스리게 했네. 손 안 트게 하는 약 하나로 어떤 사람은 벼슬을 얻게 되고 어떤 사람은 빨래하는 일을 면할 수 없었지. 동일한 약이지만 쓰는 용도가 달랐던 게야. 지금 자네에게 다섯 석이나 되는 커다란 박이 있는데 어째서 그것으로 큰 배를 만들어 강이나 호수에 띄울 생각은 않고 납작해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고 걱정하는가! 자네는 꽉 막힌 사람이로군."
13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나에게 큰 마루가 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닥나무라고 부르더군. 그 큰 줄기는 울퉁불퉁해서 먹줄로 쓸 수 없고 작은 가지는 굽어서 잣대로 삼을 수 없다네. 나므를 길가에 놓아도 목수장이는 쳐다보지도 않더군. 이와 마찬가지로 자네의 말은 크기만 했지 쓸모가 없어서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외면하는 걸세." 이에 장자가 말했다. "자네는 살쾡이를 보지 못했는가. 몸을 낮추어 어슬렁거리는 짐승을 기다리지. 동으로 서로 날뛰며 높고 낮은 데를 가리지 않다가 덫에 치이거나 그믈에 걸려 죽지. 그런데 이우는 하늘을 뒤덮은
구름과도 같은 거대한 소라네. 이우는 크기는 하지만 쥐 한마리 잡지 못한다네. 지금 자네는 큰 나무가 있어도 쓸모가 없다고 걱정하는데 어째서 '소유가 필요없는 고향'이나 '드넓은 들판'에 나무를 심어 그 주위를 자재하게 노닐기도 하고 평안하게 나무 아래 누우려 하지 않는가! 그 나무는 쓸모가 없어 도끼질 당하지도 않고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네. 아무 쓸모가 없으니 어찌 근심 걱정이 있겠는가!
제 2 편 제물론齊物論
1
남곽자기가 책상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하늘을 우러러 보며 빙그레 미소지었다. 육신이 해체되어 흡사 몸이라는 짝을 버린 듯했다. 안성자유가 앞에서 모시고 있다가 물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육신을 마른 장작 같게 하고 마음을 참으로 불꺼진 재와 같게 할 수 있습니까? 지금 책상에 기대어 계신 모습은 예전의 그 모습과는 아주 다릅니다." 남곽자기가 대답했다. "언아, 어리석구나, 그런 질문을 하다니! 지금 나는 나를 잊었는데 자네가 이를 알겠는가!"
2
남곽자기의 말이 계속 이어진다. "자네는 사람의 피리 소리는 들었어도 땅의 피리 소리는 못 들었을 게야. 설령 땅의 피리 소리는 들었더라도 하늘이 내는 피리 소리는 못 들었을 것이네."
3
안성자유가 말했다. "세 가지 피리 소리가 나는 까닭을 알고 싶습니다."
남곽자기가 대답했다. "무릇 천지가 기운을 내뿜는데 이를 바람이라고 이름하네. 바람이 일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지만, 한번 불면 온갖 땅 위의 구멍들이 성난 듯이 소리를 내지. 자네도 큰 바람이 윙윙 거리는 소리를 들어 보았겠지. 산림이 요동함에 백 이름이나 되는 커다란 나무 구멍은 흡사 사람의 코 같고 입 같고 귀같고 옥로 같고 바리때 같고 절구 같고 깊은 웅덩이 같고 얕은 웅덩이 같기도 하다네. 바람이 불면 구멍들은 제각기 격렬하게 물 흐르는 듯한 소리, 화살이 나는 듯한 소리, 꾸짖는 것 같은 소리, 숨을 가늘게 들이키는 듯한 소리, 크게 부르짖는 듯한 소리, 낮게 부르는 것 같은 소리, 개가 가늘게 우는 듯한 소리, 개가 울부짖는 것 같은 소리를 내기도 하지. 앞바람이 가볍게 소리를 내면 뒤따르는 바람은 보다더 무거운 소리를 낸다네. 바람이 살짝 불면 구멍들은 가볍게 응답하고, 바람이 사납게 불면 온갖 구멍들은 크게 화답하다가 사나운 바람이 그치면 구멍들은 고요해지지. 바람이 멈췄는데도 초목들이 여전히 요동하는 모습을 자네는 보지 못했는가?"
4
자유가 말했다. "그렇다면 땅의 피리란 땅위에 있는 온갖 구멍이 내는 소리이고, 사람의 피리란 대나무의 그것이군요. 그런데 하늘의 피리란 어떤 것입니까?"
자기가 대답했다. "하늘의 피리란 사람의 말이라네. 사람마다 하는 말이 각각 다르지만 스스로 소리를 내는것이라네. 모두 스스로 얻은 소리인데 말소리를 내는 건 그 누구인가!"
5
커다란 지혜는 아주 한가롭지만, 자그마한 지식은 몹시 바쁘다. 훌륭한 말은 담백하고 맑으나 하찮은 말은 따지고 헤아린다. 잠들어서도 쉴새없이 꿈을 꾸고 깨어나면 활동을 시작해 사물과 접촉하면서 나날이 서로 다툰다. 싸우는 사람 중에는 우유부단한 사람, 음흉한 사람, 치밀한 사람등 갖가지이다. 조금 두려운 일에도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크게 무서운 일에는 두렵지 않은 체한다. 그 말투는 화살을 쏘는 것같이 모질어 시비를 판결하는 재판관이라도 된 것 같다. 무언가를 감추는 경우 마치 목숨이라도 되는 듯 마음 속에 꼭 품어 어떻게 해서든지 고집으로 이기려 한다. 따라서 가을과 겨울의 차가운 기운과도 같이 그는 나날이 소진해 간다. 이런 인물은 자기 주장에 푹 빠져 다시는 참됨을 회복할 수 없으며 욕심에 억눌려 무언가에 꽉꽉 막히는데 늙을수록 더해진다. 이 같은 사람은 죽음에 이를지라도 원래대로 회복할 수 없는 것이다.
6
세상 사람들은 기뻐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한다. 또한 걱정과 한탄을 하기고 하고 변덕을 부리거나 집착하기도 한다. 또 재앙을 당하기도 하고 교만을 부리기도 하며 솔직하기도 하고 꾸미기도 한다. 진정한 기쁨은 虛에서 나오지만 곰팡이느 습한 곳에서 생긴다. 아침과 저녁이 바뀌어도 왜 그런지 알지 못한다. 그만두자. 이제 그만두자. 아침과 저녁도 이를 얻어 생긴 것이다. 저것이 없으면 내 몸이 있을 수 없고,육신이 없으면 저것이 가탁할 곳이 없다. 이것을 얻으면 도에 가까우리라. 그렇지만 본래 그러하므로 따로 그 무엇이 부리는지는 모르겠다. 참된 자기가 있기는 있어도 다만 그 조짐은 알 수가 없고, 참된 자기의 움직임은 일상에 있어 또렸 하나 그 모습을 찾을 수는 없다. 참된 자기는 실재하지만 형체가 없을 뿐이다.
7
100개가 넘는 뼈, 9개의 구멍, 6가지 장기가 갖추어져 있는데 이 가운데 어느 것을 나로 삼을까? 그대는 이 모든 것을 자기 소 삼겠는가? 그러면 자기가 여럿이 되므로 하나인 몸에 여러 사람이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주인은 없고 신하와 첩만 있는 것일까? 신하와 첩은 다투기만 할 뿐 서로 다스릴 수 없다. 교대로 왕이 되기도 하고 신하가 되기도 하는 것일까? 그러나 참된 왕은 존재한다. 구했다고 늘지도 않고 구하지 못했다고 줄지도 않은 채 참된 주인은 의연히 존재한다.
8
일단 몸을 받았으므로 잠시라도 이 육신에서 떠날 수 없으니 다 할 날을 기다리자. 사물과 서로 다투어 삶이 말을 달리듯 순식간에 지나가도 싸움을 그치지 않으므로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평생토록 애를 쓰지만 결국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피로에 지쳐도 돌아갈 안식처가 없으므로 애달프지 아니한가! 세상 사람들은 이를 아직 살아 있다고 좋아하지만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겉모습이 늙어감에 따라 그 마음도 함께 찌들어 가므로 매우 가엾지 아니한가. 인간의 삶이란 이다지도 무지 몽매한 것일까! 아니면 나만 혼자 어리석고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지 않은 것일까!
9
본래 지니고 있는 참마음을 좇아 스승으로 섬긴다면 그 누가 스승이 없겠는가! 어찌 육신이 거짓 자기임을 알고 자기 마음을 스스로 얻은 사람에게만 스승이 있겠는가! 어리석은 자에게도 똑같이 있는 법이다.
자기 참마음을 얻지 못하고 시비 다툼을 벌이면, 이는 오늘 월나라로 떠나면서 어제 도착했다는 궤변처럼 어처구니 없는 짓이다. 이것은 실제로 있지 않은 일을 있다고 억지로 우기는 처사이다. 없는 것을 있다고 고집하는 자는 성왕인 우왕이라 하더라도 어찌 알아 줄 수 있겠는가! 하물며 내가 어찌 알아 줄 수 있겠는가!
10
무릇 말이란 무심하게 불어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말이란 機心에서 나오므로 말한 내용은 아직 옳은지 그른지 정해져 있지 않다. 과연 말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없는 것일까? 사람의 말은 새끼 새의 울음 소리와는 다르다. 그렇다면 과연 시비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없는 것일까?
11
도는 왜 가리어져 참과 거짓이 발생하게 되고 참된 말은 어디에 가리어져 시비 다툼이 생기는 것일까? 도는 어디 가서 오지 않고 참된 말은 어디에 있기에 시비 논란이 있는 것일까? 도는 자그마한 분별 지식에 가려지고 참된 말은 허황된 말에 가려진다. 따라서 유가와 묵가의 논쟁이 벌어져 상대가 주장하는 바를 비판하고 한쪽이 거부하는 것을 굳이 긍정한다. 상대가 틀리다고 하는 것을 옳다고 하고 한쪽이 옳다고 하는 것을 틀리다고 함은 대도에 밝음만 같지 못하다.
12
사물을 저것 아니 것이 없으며 옳지 않은 것이 없다. 저것으로부터 보면 자기의 허물은 보이지 않고 스스로를 알면 모두를 알게 된다. 그러므로 저것은 이것에서 비롯되고 이것은 저것에서 비롯된다고 한 것이다.
13
저것과 이것은 상대적인 관계에 있다. 하지만 삶이 있으므로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는 곳에서 삶이 있는 것이다. 옳음이 있으므로 옳지 않음이 있으므로 옳음이 있는 것이다. 옳음에 연유해서 틀림이 있고 틀림을 근거로 옳음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성인은 상대적인 시시비비를 떠나 홀로 도에 비추어 본다.
이것이야말로 크나큰 긍정이다.
14
이것이 또한 저것이며 저것 또한 이것이다. 저것에 또한 하나의 옳고 그름이 있고 이것에도 옳고 그름이 있는 것이다. 과연 저것과 이것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저것과 이것은 없는 것일까?
저것과 이것의 대립이 그치는 것을 도추道樞하고 일컫는다. 도추라야 비로서 환중環中을 얻어 무궁한 변화를 제어할 수 있다. 옳음도 하나의 무궁한 변화이고 틀림도 또한 하나의 무궁한 움직임이다. 그러므로 "大道에 밝음만 같지 못하다"고 한 것이다.
15
내 손가락으로 저 사람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내 손가락이 아닌 것으로 내 손가락이 저 사람의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저 말馬을 가지고 나의 말이 저 말이 아니라고 가리키는 것은 나의 말을 가지고 저 말이 나의 말이 아니라고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천지도 하나의 손가락에 불과하고 만물도 하나의 말일 따름이다.
16
옳으니까 옳은 것이고 옳지 않으니까 옳지 않은 것이다. 도에 따라 행함에 하는 대로 이루어지고 사물은 그렇게 부르자 그렇게 된 것이다. 왜 그럴까? 그러니까 그런 것이다. 어째서 그렇지 않은 것일까? 그렇지 않으므로 그렇지 않은 것이다.
만물은 참으로 본래 그런 바가 있으며 사물마다 원래 쓰임새가 정해져 있다. 어떤 사물이건 본래 그런 바가 없지 않으며 어느 것이라도 옳지 않음이 없는 것은 없다. 따라서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해 예를 들면 커다란 대들보와 자그마한 집기둥, 문둥이와 서시라는 미인, 그리고 허풍쟁이나 사기꾼이나 궤변가 혹은 괴이한 것을 말하는 사람, 모두 道 가운데에서는 통하여 하나가 된다. 파괴는 곧 완성이며 완성은 곧 파괴이다. 하지만 만물은 본래 완성도 파괴도 없이 다 함께 하나이다.
17
오직 도에 능통한 사람이라야 만물과 하나됨을 알아 자기가 옳다고 고집하지 않고 일반 사람에게 맡겨 둔다. 일반인에 맡긴다함은 그들의 좋아함과 싫어함에 따른다는 뜻이다. 이렇게 세상 사람들의 입장에 따르면 일반인의 뜻에 통하게 되고, 통하게 되면 얻는 바가 있게 되어 도에 가까워지리라. 그는 그대로 맡길 뿐으로 이미 그러면서도 왜 그런지 모르는 것을 道라고 일컫는다.
18
정신을 수고롭게 하여 하나가 되려 해도 끝내 하나됨을 이루지 못한다.
이를 朝三이라 일컫는다. 朝三이란 무엇인가? 원숭이 사육사가 상수리를 원숭이에게 주면서 말했다.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겠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벌컥 화를 냈으므로 사육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주겠다." 이에 원숭이들이 한결같이 기뻐했다. 명실名實은 달라지지 않았으나 기쁨과 노여움이 교차됐다. 또한 그대로 맡겨야 할 따름인 것이다. 따라서 성인은 시비를 조화시켜 "자연의 평등"에서 쉬게 하는데 이를 양행兩行이라 일컫는다. <양행이란 옳다고 해도 맞고 틀리다고 해도 맞다는 뜻>.
19
옛사람은 지혜가 지극했다. 무엇을 지극하다고 하는가? 본래 한 물건도 없는 자리이므로 지극하고 극진하다고 한다. 아무것도 보탤 것이 없는 경지이다. 그 다음은 사물은 있으나 구분하지 않는 경지이다. 그 다음은 사물이 구분은 되지만 아직 시시비비가 없는 경계이다. 그러나 시비 분별이 횡행함에 도가 가리어졌고 도가 가려지자 애욕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완성과 파괴가 과연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없는 것일까?
20
완성과 파괴가 있는 것은 옛날 소씨소씨가 거문고를 연주했기 때문이다. 완성과 파괴가 없는 것은 소씨의 거문고 연주 이전이기 때문이다. 소씨가 거문고를 탄 행위, 사광이 북채로 박자를 짚었던 일, 혜자가 책상에 기댄 채 변론한 행위, 이 세 사람의 재주는 극치에 다다랐다. 따라서 말년에 이르기까지 그 일에 종사했으나, 이 세 사람의 좋아하는 바가 세상 사람들과 달라 자신들이 즐기는 바로써 사람들을 계몽하려 했다. 혜자의 경우 자신도 진리에 밝지 않으면서 남을 가르치려 했으므로 견백론견백론이란 어리석은 궤변으로 시종한 것이다. 소씨의 경우도 아들로서 아버지의 손재주만 흉내냈을 뿐이므로 평생 동안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다. 이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면 나 역시 성공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혹은 성공 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만물과 나는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으리라. 따라서 자신의 빛을 감추는 일은 바로 성인이 도모하는 바이다. 성인은 자기 의견을 내세우는 대신 세상 사람들의 소견에 맡겨 둔다. 이를 본래의 밝음에 따른다고 일컫는다.
21
가령 여기에 한 변론자가 있다고 하자. 그는 성인과 한 분류인가? 아니면 다른 분류에 속하는가? 같은 부류이든 아니든 간에 그가 성인의 마음에 부합하면 그는 성인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다.
22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한번 말해 보기로 하자. 처음이 있고, 처음이 아직 태동하지 않은 때가 있고, 처음이 아지기 태동하지 않은 때마저도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가 있다. 있음이 있고, 없음이 있고, 없음이 아직 형성되지 않음이 있고, 없음이 아직 형성되지 않음도 태동되지 않음이 있다. 그런데 홀연히 있음과 없음이 생긴다. 세상 사람들은 있다 혹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 알지 못하겠다. 지금 나는 이미 말을 하였으나 나의 말이 과연 있는지 아니면 없는지 모르겠다.
23
천하에 가을날 짐승털의 끝보다 큰 것은 없고 태산도 털 끝보다 작다. 일찍 죽은 갓난아이보다 장수한 이는 없고 팽조도 요절한 셈이다.
천지도 나와 함께 생긴 것이고, 만물도 나와 더불어 하나를 이룬다. 이미 하나가 되었는데 이 밖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이미 하나를 이루었다고 말했을진대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 이는 또한 말이 아니겠는가.
하나의 말이 둘이 되고 둘과 하나가 셋이 된다. 이렇게 나아가면 유능한 계산기라도 헤아릴 수 없거늘 어찌 일반 사람이 셈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無에서 有로 나아가는 셋이 되는데 有에서 有로 진행하는 경우에 있어서랴! 상대적 세계로 나아가지 않고 그대로 맡길 따름이다.
24
무릇 도는 한계가 없는 것이고 말에는 정해진 내용이 없는 것이다. 자기 주장을 함으로써 다툼이 생기는 법이다. 한 번 대해 논쟁에 이야기해 보자. 왼쪽이 있으면 오른쪽이 있고, 倫이 있으면 義가 있고, 분별이 있으면 변론이 있고, 다툼이 있으면 경쟁이 있다. 이를 八德이라 일컫는다.
25
성인은 육합 바깥을 그대로 놓아둘 뿐 말하지 않고, 육합 안에 대해서도 대강만 말할 뿐 자세하게 논의하지 않는다. [춘추]경전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선왕의 뜻이었으나, 성인은 이에 대해 명분과 품절만 밝힐 뿐 시비 곡절을 따지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나눌 경우 나눌 수 없는게 있고 분별하더라도 분별할 수 없는게 있다. 왜 그럴까? 성인은 만유를 품어 주지만 세상 사람들은 분별함으로써 자기 소견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론하는 사람은 보지 못하는게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26
무릇 大道는 헤아릴 수 없고, 참된 변론은 말하지 않고, 지극한 인은 어질지 않고, 참다운 청렴은 가득 차지 않고, 진정한 용기는 해를 입히지 않는다.
도를 말로 분명하게 드러내면 도가 아니고, 말이 시비 다툼에 쓰이면 도에 미치지 못하게 되며 仁이 어딘가에 고착되면 아무것도 아루지 못하고, 청렴해 맑기만 하면 미덥지 못하고, 청렴해 맑기만 하면 미덥지 못하고, 남을 해치는 용기는 참되지 못하다. 이 다섯 가지는 원래 참된 實德이었으나 점차 한쪽에 치우쳐 모나게 되었다. 그러므로 알지 못하는 데에 그칠 줄 알면 지극한 것이다. 어느 누가 말없는 변론과도 아닌 도를 아는가! 만일 이를 알면 天府라 이름하리라. 아무리 물을 거기에 퍼부어도 가득 차지 않고 마구 퍼내도 마르지 않는다. 그러나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으므로 이를 보광이라 일컫는다.
27
옛날에 요가 순에게 물었다. "나는 종, 회, 서오 세 나라를 정벌하려 하네. 그러나 임금 자리에 있으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확연하지 않으니 왜 그런 것일까?"
순이 말했다. "세 나라는 아직 쑥풀이 무성한 미개한 부족 국가입니다. 마음이 꺼림칙한 것은 어쩐 일이십니까? 옛적에 10개의 태양이 일시에 만물을 샅샅이 비춘 일이 있습니다. 하물며 마음의 덕이 태양보다 밝다면 무슨 꺼리낌이 있겠습니까?"
28
설결이 왕예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만물이 하나임을 아십니까?"
"내가 어찌 알겠나." "선생님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내 어찌 알겠는가." "그렇다면 아는 게 없으십니까?" "어허, 어찌 알겠나.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어디 한번 말해 보기로 하지. 안다고 하는 게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또한 내가 모른다는 것이 아는 게 아닌 줄은 어떻게 알겠나! 이제 자네에게 한번 물어보겠네.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허리병으로 반신 불수가 되어 죽게 되지만 미꾸라지도 그렇던가? 사람은 나무 위에 있을 경우 벌벌 떨지만 원숭이도 무서워하던가? 셋 가운데 어느 쪽이 바른 거처를 알고 있는 건가? 사람은 초식동물의 고기를 먹고 순록읕 풀을 뜯고 지네는 뱀을 맛있게 먹고 올빼미는 쥐를 즐겨 먹지. 넷 가운데 어느 누가 올바를 맛을 아는 것일까? 원숭이는 편저를 짝으로 하고 고라니는 사슴과 교배하고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놀지. 모장과 여희는 세상 사람들이 미녀라고 칭송하지만, 그들을 보면 물고기는 물속 깊이 달아나고 새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순록과 사슴은 결사적으로 달아나지. 넷 가운데 누가 천하의 미인을 아는 것일까? 내가 보건대 사람들이 인의仁義와 시비를 어지럽게 주장하는데 나라고 어찌 그것들을 가려낼 수 있겠나!
설결이 물었다. "선생님은 이해利害를 모르시는데 至人은 참으로 이해를 모르는 것입니까?' 왕예가 대답했다. "至人은 심묘한 사람이라네. 커다란 연못을 다 태워도 그를 태울 수는 없으며, 黃河와 漢水를 꽁꽁얼려도 그를 얼릴 수는 없다네. 사나운 우뢰가 산을 부수고 태풍이 파도를 몰아쳐도 그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지. 이런 인물은 구름을 타고 해와 달을 부리면서 四海바깥에서 노닌다네. 생사로도 그를 움직일 수 없거늘 어찌 이해 따위에 꿈쩍이나 하겠는가!
29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물었다. "제가 공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성인은 세상일을 좇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지도 해로움을 피하지도 않고 아무 것도 얻으려 하지 않고 도를 따르지도 않고 말은 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말하고 말을 해도 말하지 않은 것 같아 초연히 이 세상 밖에서 노닌다고 합니다. 공자는 이를 맹랑한 소리하고 일소에 붙였으나 저는 묘도妙道를 체득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오자가 말했다. "이는 황제가 들어도 믿지 않거늘 공구 따위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자네도 지나치게 성급하네. 알을 보자마자 새벽 닭소리를 기다리고, 화살을 보자마자 올빼미 구이를 찾는 격이군. 이제
자네에게 헛소리를 할 터이니 자네도 그리 알고 망녕되게 듣는 게 어떻겠는가.
성인은 해와 달과 나란히하고, 우주를 손바닥에 든 채 두 입술을 합치듯 온갖 변화와 하나가 되고, 혼탁한 속세를 그대로 놓아 버려 노예 상태로 서로 멸시하거나 존대하게 되지. 모든 사람들이 부림을 당해 외물에 얽매이게 되지. 성인만이 홀로 어리석고 우둔한 듯해서 천년 만년이 지나도 천연天然의 천진天眞을 그대로 보전하지만 만물이 다하도록 사람들은 자기 주장에 집착해 시비 다툼만 늘어 가지. 삶을 좋아함이 미혹한 게 아닌지 내 어찌 알겠는가. 죽음을 싫어하지만, 죽음이 어려서 떠난 고향으로 다시 돌아감이 아닌지 내 어찌 알겠나? 여희는 예라는 지방의 관리의 딸이었네. 진나라에서 강제로 끌고 갈 적에는 그녀는 눈물로
옷깃을 흠뻑 적셨지. 진나라 왕궁에 이르러 왕과 함께 화려한 생활을 하고 맛있는 고기 요리를 먹게 되자. 그녀는 눈물 흘린 일을 후회했다고 하네. 이와 마찬가지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살기를 고대했던 것을 나중에 후회할지 내 어찌 알겠나! 꿈속에서 유쾌하게 술을 마신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면 울게 되고, 꿈 속에서 구슬프게 운 사람은 사냥놀이 갈 일이 생긴다네. 한창 꿈을 꾸고 있을 때에는 그것이 꿈인 줄도 모르고 또한 꿈을 이리저리 풀어 보다가 꿈에서 깨어난 뒤에야 꿈인 줄 알지. 우리네 삶은 이와 같아서 진정한 깨달음이 있어야 삶이 한바탕 꿈 속인 줄 알게 되지.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깨달았다고 자처하여 짐짓 아는 체하면서, 왕입네, 재상입네 과시하려 들지. 참으로 어리석구나, 공자여! 자네도 또한 꿈구고 있는 사람이네. 자네더러 꿈꾼다고 지적하는 나의 말도 또한 꿈 속의 헛소리라네. 이런 이야기는 매우 기이하기는 하지만, 오랜 뒤에라도 성인이 한번 출현해 이 말의 의미를 알아준다면 이는 아침 저녁으로 만난 것과 다름없겠네.
30
"내가 자네와 논쟁한다고 해보세. 자네가 나를 이기고 내가 자네에게 지면, 진정 자네는 옳고 나는 틀린 것일까? 내가 자네를 이기고 자네가 내게 지면, 정녕 나는 옳고 자네는 그른 것일까? 한 쪽은 옳고 다른 쪽은 틀린 것일까? 아니면 둘 다 옳거나 둘 다 틀린 것은 아닐까? 나도 자네도 어떤지 알 수 없네. 그런데 사람마다 어둠속에 갇혀 있으므로 누구에게 물어 볼 수 있겠는가! 자네와 의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보면, 이미 자네와 같은 생각이므로 어찌 바르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나와 소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볼 경우, 벌써 나와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으므로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나와도 자네와도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조회하면, 이미 두 사람 모두와 의견이 다르므로 어떻게 바르게 말할 수 있겠는가! 나와도 자네와도 입장이 같은 사람에게 조회할 경우, 우리 둘 모두와 입장이 같으므로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나도 자네도 또 어느 누구도 누가 옳은지 알 수 없는데, 그 누구를 기다려야만 할까? 그러면 천연한 大道로 조화시킨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다음과 같이 답하겠네. 옳다는 주장이 있으면 옳지 않다는 주장이 따르고, 그렇다는 입장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생기지. 만일 옳다는 주장이 참으로 옳다면, 옳다는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과 다르다고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네. 그렇다는 입장이 실제로 그렇다면 그렇다는 입장이 그렇지 않다는 입장과 다르다고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네. 빈 골짜기의 메아리 소리는 서로 기다리지. 만일 서로 기다리지 않으면 천연 대도로 조화시켜야 하네. 온갖 변화에 道로서 응하는 것이 바로 천수를 다하는 방법이라네. 나이도 義도 잊은 채 무궁한 경지에서 노닐게 되어 다함없는 경계에 깃들게 되는 것이지.
31
바깥 그림자의 그림자가 안쪽 그림자에게 물었다. "조금 전 그대는 걷더니 이제는 멈추고, 전에는 앉아 있다가 지금은 일어나는구나. 왜 그리도 지조가 없는 게야!" 안쪽 그림자가 대답했다. "의지하는 게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또한 내가 의지하는 것도 기대는게 있어서 그러네. 혹시 나는 뱀의 비늘이나 매미의 날개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닐까? 어째서 그런 줄 알며 왜 그렇지 않은 줄 알겠는가. 언젠가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어 인간 장주인지도 몰랐지.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나 보니 자신이 분명히 누워 있는게 장주였다네. 그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에 그가 된 것인지 몰랐다네. 장주와 나비는 틀림없이 다른 존재일 것이므로 이를 물화物化라고 일컫는다네."
제 3 편 양생주養生主
1
우리의 삶은 언젠가 종말이 있으나 알음알이 지식은 한도 끝도 없다. 각자에게 부여된 유한한 삶의 시간 동안 끝이 없는 지식을 추구하면 오직 위태로울 뿐이다. 이미 위태로운데도 스스로 안다고 자처하니 더욱 위험할 따름이다.
그러나 착한 일을 해도 그런 명예의 개의치 않고 악한 일을 해도 형벌 따위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연의 이법에 항상 따르면 몸을 온전히 할 수 있고 생명을 보존할 수 있고 자기 생명의 아버지를 봉양할 수 있고 천수를 누릴 수 있으리라.
2
소잡는 포정이 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다. 그때 손을 잡은 일이 있다. 그때 손을 놀리고 어깨를 기울이고 발로 밝고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에 따라 휙휙 울리는 뼈 발라내는 소리, 칼로 가르는 소리가 절도에 모두 맞았다. 포정의 몸놀림은 상림桑林에 합치되고 칼을 움직이는 소리는 경수經首의 리듬에도 들어맞았다. 이를 본 문혜군이 말했다. " 참으로 훌륭하구나. 소잡는 기술이 어떻게 해서 이런 경지에 이르렀는가?" 포정이 칼을 놓고 대답했다. " 제가 즐기는 바는 道입니다. 도를 소잡는 데 응용했을 따름입니다.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에는 보이는 소밖에 없었읍니다. 3년이 지나자 소가 온전한 모습 그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소를 마음으로 만나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눈의 감각 기능을 멈추고 마음의 눈에 따라 손을 놀립니다. 天理에 따라 큰 틈새를 열어제치고 빈 곳을 쳐 나갑니다. 소가 생긴 대로 칼을 움직이므로 저의 칼날은 뼈와 살이 연결된 곳을 다치게 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하물며 큰 뼈가 무슨 장애가 되겠습니까! 재주있는 소잡이가 해마다 칼을 바꾸는 것은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많은 소잡이가 다달이 칼을 교체하는 것은 뼈를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저의 칼은 지난 9년 줄곧 사용했고 소 수천마리를 잡았어도 칼날이 지금 막 새로 숫돌에 간 것 같습니다. 소의 뼈마디에는 틈새가 있고 칼날은 두께가 없을 정도로 날카롭습니다. 두께 없는 칼로 벌어져 있는 뼈마디 사이에 삽입하므로 공간이 널찍해서 칼날을 방금 숫돌에 간 듯합니다. 하지만 칼날이 근육과 골반이 연결된 곳에 이를 때마다 어려움을 절감합니다. 저는 근심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서 눈길을 고정시키고 손놀림을 천천히 하면서 칼날을 매우 세심하게 움직입니다. 어느 결에 뼈와 살이 확연하게 갈라져 흡사 흙덩이가 땅바닥에 떨어지는것 같습니다. (일을 마친 뒤에는)칼을 들고 일어나서 사방을 둘러보고 머뭇거리면서 만족한
기분으로 흔쾌히 칼을 잘 닦아 둡니다." 이에 문혜군이 말했다. " 훌륭하구나. 내가 포정의 말을 듣고 양생의 이치를 얻었도다."
3
공문헌이 우사를 보자 놀라 말했다. " 이 어찌된 사람인가! 왜 발이 잘렸을까? 하늘이 그런 것일까? 사람의 짓일까?" 스스로 대답했다. " 하늘이 그런 것이지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야. 하늘이 그를 세상에 보낼 때 외발로 만든거야. 사람은 두 다리를 갖고 있으니 그가 외발인 것은 하늘의 조화이지 사람의 짓은 아니야. 연못에 사는 꿩은 열 발자국을 가야만 한번 먹이를 쪼을 수 있고, 백 걸음을 옮겨야 겨우 물 한모금을 마실 수 있지. 그래도 꿩은 우리 안에서 길러지기를 바라지는 않아. 울타리 속의 꿩은 비록 왕과 같이 받아 먹지만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거든."
4
노담이 죽자 진일이 조문 가서 세 번 곡만 하고 나왔다. 이에 제자가 물었다.
" 선생님의 친구가 아닌가요?" " 친구지." " 그렇다면 이처럼 소홀하게 조문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 그렇다네. 처음에 나는 그를 도인으로 알았으나 이제 보니 그렇지 않더군. 조금 전 들어가서 조문을 할 때, 늙은이는 마치 자기 자식이 죽은 듯 곡을 하고, 젊은이는 흡사 자기 어버이라도 죽은 듯이 슬퍼하더군. 그가 죽자 저처럼 사람이 모인 것은 반드시 그가 말로서 바라지는 않았더라도 무언중에 자기 의사를 표시했고, 곡하기를 요구하지는 않았어도 은연중에 그렇게 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지. 이는 하늘을 어기고 진실을 배반한 채 부여받은 본성을 망각한 처사라네. 옛날에는 이를 '天然에서 벗어난 죄'라고 일컬었다네. 그가 어쩌다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때를 만난 것이고, 우연히 세상을 떠난 것도 생명이 다했기 때문이라네. 시간의 변화에 순수하고 순리대로 처신하면 슬픔도 즐거움도 끼어들지 못하지. 옛날에는 이런 경지를 '본래 면목의 육신의 구속에서 풀려났다'고 이름하였네. 기름은 장작더미 속에서 다 타도 불은 계속 번져 다함이 없는 것이지.
제 4 편 인간세人間世
1
안회가 중니를 만나 여행을 떠나겠다고 청했다. 이에 중니가 물었다.
" 어디로 가려는가?" " 위나라로 떠나려 합니다." " 어째서 위나라로 가려 하는가?" " 제가 듣기에 위나라 왕은 나이가 젊은데다가 행실이 사나워 나라일을 가벼이 경영하고 자기 허물을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또한 그는 백성을 죽도록 함부로 내버려 두어 시체가 흡사 연못에 무성한 파초와도 같이 많다고 합니다. 백성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저는 일찍이 선생님께서, '잘 다스려지는 나라는 떠나고 어지러운 나라로 들어가라, 어진 의사에게는 환자가 많이 모이는 법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대로 다스리는 방법을 강구하면 위나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니가 말했다. " 어허! 자네가 가면 필시 형벌을 받을 걸세. 무릇 도란 번거로움을 멀리 해야 되는 법이네. 복잡해지면 마음이 요동하게 되지. 자기 마음이 흔들리면 근심 걱정에서 구해 낼 수도 없다네. 옛 至人은 먼저 자신이 도를 갖춘 연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나아갔다네. 자네 자신도 아직 본래 면목을 회복하지 못했으면서 난폭한 사람의 행동을 어느 겨를에 막겠는가?' 또한 자네는 덕이 어떻게 흩어지고 지식이 어떻게 해서 발생하는지 알고 있는가? 덕은 명예욕으로 인해 유실되고 지식은 경쟁심에서 생기는 법이라네. 명예란 서로를 반복시키고 지식은 경쟁 도구에 불과하지. 명예와 지식은 사람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흉기이므로 세상에 횡행하게 해서는 안 되네. 자네는 후덕하고 신망이 두텁기는 하지만 사람의 기운 변화는 아직까지 간파하지 못하고, 명예와 지식을 얻기 위해 다투지는 않으나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지는 못하지. 그런데도 억지로 仁義 혹은 도덕 규범 따위의 현학적 언사를 사나운 왕 앞에 늘어 놓은 것은 남의 결점을 빙자해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는 짓이라네. 이런 자를 이름하여 남을 해치는 자라고
하지. 타인을 해치면 그로부터 해침을 당하는 법, 자네도 이와 마찬가지로 해를 입게될 걸세. 또한 위나라 왕이 어진 신하를 가까이하고 불초한 자를 미워한다면 그 나라에도 어진 사람이 있을 터인데 어찌 자네를 등용하겠는가! 자네는 부름을 받고 위나라에 가는 것이 아니네. 따라서 위나라 왕은 필시 권세로 누르고 능숙한 말재주로 압도하려 할 것이네. 그러면 자네의 눈의 초점을 잃고 얼굴색은 변하고 입으로는 온갖 변명을 늘어 놓고 태도는 비굴해지고 마음도 또한 상대를 따르게 되지. 이것은 불로써 불을 끄고 물로써 물을 막는 격이라네. 이를 이름하여 상대의 잘못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하지. 처음부터 끌려 가면 왕의 과오는 끝없이 늘어갈 것이네. 자네가 신임도 받지 못하면서 충직한 언사만 쏟아 붓는다면, 필시 사나운 왕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네.
2
(중니의 말이 계속 이어진다) " 또한 옛날에 걸왕은 관용봉을 죽였고 주왕은 왕자 비간을 죽였네. 두 인물은 덕망있는 인사였으나 신하의 몸으로 분수에 맞지 않게 백성을 모았으며 왕의 신하이면서도 왕을 거역한 자라네. 죽음을 당한 것은 두 인물이 충신이라는 명예를 좋아한 허물 탓이지. 옛적에 요임금은 총기叢技와 서오胥敖를 공격했고, 우임금은 유호有扈를 침공한 적이 있지. 세 나라는 모두 폐허가 되었다네. 두 왕은 직접 백성들을 몰살시켰고, 스스로 그 살육을 감행함으로써 욕되게 되었는데도, 그 후 계속해서 군대를 동원하여 끝없이 어질다는 실질을 구하려 했다더군. 이는 두 왕이 어질다는 名과 實은 성인이라 해도 온전히 하기가 어려운데 하물며 자네에 있어서야 어떻겠는가!"
3
(중니의 말이 계속 이어진다)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자네가 굳이 위나라에 가려 할 때는 필시 방책이 있을 게야. 자, 한번 말이나 해보게." 안회가 말했다.
" 몸을 단아하게 하고, 마음을 비우며, 뜻을 힘써 한결같이 하면 되겠읍니까?"
" 안되네. 어찌 가능하겠는가! 위왕은 기세가 등등해 사나운 기운으로 충만하고 자만심에 차 있으며 얼굴빛이 매 순간 변화무쌍하지. 평범한 사람은 감히 그를 감당하지 못한다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의 감정을 짓밟아 상대를 제멋대로 가지고 놀 걸세. 이런 인물을 일컬어 ' 작은 덕마저 성취할 수 없다'고 하는데, 하물며 큰 덕에 있어서랴! 그는 자기 소견에 집착할 뿐 남의 감화를 받지 않고 겉으로는 좇는 듯해도 내심으로는 고려조차 않을 것이므로, 어찌 자네의 뜻이 성취될 수 있겠는가!"
4
안회가 말했다. " 그렇다면 제가 안으로는 곧게 하고 밖으로는 부드럽게 하며 옛사람의 말을 인용하여 그 말을 좇겠읍니다. 속마음이 곧은 것은 하늘과 더불어 한 무리가 되는 것입니다. 하늘과 하나가 되면 천자도 자기 자신도 모두 하늘의 자손임을 알게 됩니다. 따라서 위왕이 유독 자기 말만을 옳게 여기든 옳지 않게 여기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사람들은 이런 인물을 어린 아이라 일컫기도 하고 하늘과 하나가 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옛 사람의 말을 인용하여 그 말을 좇겠다는 것은 옛 사람과 더불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비록 그 말이 가르침과 꾸짖음이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옛부터 있던 말이며 제 자신이 지어낸 말은 아닙니다. 이와 같이 하면 비록 말은 곧더라도 재난을 당하지 않습니다. 이를 옛 사람과 하나가 되었다고 일컫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 중니가 대답했다. " 안 되지, 당치도 않아. 방법이 너무 많아 적당하지 않네. 비록 허물은 없겠으나 단지 그 정도에 그칠 뿐이지. 어찌 위왕을 움직일 수 있겠는가? 자네는 아직 자기 생각에 묶여 있네."
5
(앞의 대화가 이어진다.) 이에 안회가 말했다. " 저는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읍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 중니가 말했다. " 먼저 마음을 재계하게. 자네에게 한번 말해 주겠네. 유심有心으로 일을 하려 하면 쉽게 이루어지겠는가? 쉽다고 여기는 자는 하늘을 마땅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네." 안회가 말했다. " 저의 집은 가난해서 술 먹을 생각조차 못하고 자극성 있는 야채를 못 먹은 지가 여러
달입니다. 이를 재계라 할 수 있겠습니까?" " 이는 제사지내기 위한 재계이지 마음의 재계는 아니네." 이에 안회가 물었다. " 마음의 재계란 어떤 것입니까?"
중니가 대답했다. " 마음을 하나로 모아 귀로 소리를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듣게. 또 마음으로 듣지 말고 氣로 듣게. 귀는 소리를 듣기만 할뿐이고 마음은 부합하는 데 그치지만 氣는 虛해서 무엇이나 그대로 받아들이지. 道는 오직 虛한 곳에 모이는 법이야. 바로 허가 마음의 재계라네."
6
안회가 말했다. " 제가 아직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지 않았을 때는 참으로 제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 말씀을 듣자마자 제 자신을 잊게 되었습니다. 이를 虛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공자가 말했다. " 지극하구나. 자네에게 말해 주겠네. 세속의 울타리 안에서 소요하면서 명예 따위에는 흔들리지 말아야 되네. 자네가 받아들여지면 말을 하고 용납되지 않거든 그대로 있게나. 자기 마음에 문을 세우지도 어떤 비방秘方을 마련하지도 말고 마음을 전일하게 하여
어쩔 수 없는 天然에 따른다면 도에 가까워질 것이네.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기는 쉬워도 무심하게 소요하기란 어려운 일이네. 사람에게 부림을 당할 때는 속이기 쉽지만, 하늘의 부림을 받으면 속이기 어렵다네. 날개 달고 날았다는 말은 들었어도, 날개 없이 날았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을 걸세. 지식으로 사물 이치를 안다는 말은 들었어도 무지로 모든 것을 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겠지.
저 텅 빈 곳을 보게나. 휑하니 빈 방이지만 환하게 밝지 않은가. 축복도 빈 마음에 모인다네. 그런데도 그쳐야 할 곳에 그치지 않으면 이를 좌치坐馳라 이름하지. 무릇 눈과 귀를 밖이 아닌 안으로 통하게 하고 마음의 작용을 안이 아닌 밖으로 쏠리게 하면 귀신마저도 머무는데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는 두말 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이것이야말로 만물을 움직이는 힘이라네. 禹와 舜도 이를 따랐으며 복희와 궤거가 평생 행한 것이었지. 그러니 일반인에 있어서는 말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7
섭공자고가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자 중니에게 물었다. " 왕이 저를 사신으로 보내는 것은 일이 중대하기 때문입니다. 제나라는 사신을 정중하게 접대하겠지만 일에 있어서는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필부의 마음도 움직이기 어려운데 제후에 있어서는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일을 그르칠까 매우 걱정됩니다. 선생님께서는 일찍이 저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 모든 일에 있어서 그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취했다면 만족스러운경우는 드물다. 만일 일이 성취되지 못하면 왕이 주는 벌을 피할 수 없다. 일을 성취한다 해도 필시 음양의 부조화로 인한 병에 걸릴 것이다. 일을 이루거나 못 이루거나간에 사후에 근심 걱정이 없는 것은 오직 유덕한 인물만이 할 수 있다.'그런데 제가 먹는 것은 보잘것 없고 좋은 음식이 못 됩니다. 불을 거의 때지 않으므로 음식 지을 때 요리사가 시원함을 바라지고 않습니다. 오늘 아침에
저는 왕으로부터 사신 임무를 부여받고 저녁에 얼음을 먹은 형편인데도 오히려
속에서는 열이 식을 줄 모릅니다. 아직 일에 착수하기도 전에 이미 음양의 부조화로 인한 병에 걸렸습니다. 또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 왕은 처벌을 내릴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재앙은 신하된 제가 임무를 감당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부디 선생님께서 저에게 가르침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8
(앞의 대화가 계속 이어진다.) 중니가 말했다. " 천하에 크게 경계할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命이고 다른 하나는 義입니다. 자식이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命으로 사람의 마음에서 제거할 수 없습니다. 신하가 왕을 섬김은 義로서 어떤 경우에도 왕은 왕인 것입니다. 이 둘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이를 크게 경계할 일이라고 일컫습니다. 따라서 어버이를 섬김에 있어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편안히 모셔아만 지극한 효도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임금을 받드는 데 있어서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편안히 섬겨야만 최고의 충성이라고
할 수 있읍니다. 스스로 자기 마음을 섬기는 사람은 눈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슬픔과 즐거움으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어찌할 수 없음을 알고 命에 따르는 것은 덕의 지극함입니다. 왕의 신하이거나 사람의 아들이거나 참으로 부득이한 경우에 부딪히면 주어진 바를 충실히 행하고 자기 몸을 보살피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니 어느 겨를에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겠습니까! 그대는 주저하지 말고 임무수행을 위해 제나라도 가는 게 좋겠습니다."
9
(중니가 섭공에게 하는 말이 이어진다.) " 제가 들은 바를 거듭 말씀드리겠습니다. 무릇 가까운 나라와 교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신의로서 서로 존중하고 먼 나라와는 모름지기 말로써 자기 뜻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말에는 그것을 전할 사신이 필요한데, 양쪽이 모두 기뻐하거나 화나게 하는 말을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양쪽이 모두 기뻐하면 필시 지나치게 미사여구가 많은 것이고, 모두 화를 낸다면 틀림없이 지나치게 헐뜯는 말이 많은 것입니다. 지나친 말은 사실과는 다른
망령된 언사입니다. 따라서 망령된 말은 미덥지 않습니다. 말에 믿음이 안 가면 이를 전한 사신은 처벌을 받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옛 말에, '진실된 말은 전하고 지나친 언사는 전하지 않으면 재앙을 면한다'고 했습니다.
10
(중니가 섭공에게 하는 말이 계속 이어진다.) " 또한 재주를 겨루는 경우, 처음에는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다가도 항상 끝에 가서는 화를 내게 되는데 지나치게 되면 간계가 많아지게 됩니다. 예를 갖추고 술을 먹을 때도 시작은 법도에 맞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늘 난잡해지고 지나칠 경우에는 추잡한 쾌락을 추구하게 됩니다. 모든 일에 이와 같아서 시초에는 상호 신뢰 속에서 진행되나,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속이려는 마음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간략하다가도 마지막에 이르면 복잡다단해집니다. 말이란 바람 따라 일어나는 물결과 같고 행동에는 득실이 있습니다. 풍파는 요동하기 쉽고 득실은 위태롭기 십상입니다. 따라서 화가 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교묘한 언사와 왜곡된 말 때문입니다. 짐승이 죽음에 이를 경우 아무렇게나 악을 쓰게 되고 호흡은 거칠어집니다. 이에 마음이 병이 생기는 것입니다. 남을 지나치게 비난하면 상대도 사납게 대응하게 되지만 왜 그런지 까닭을 모르게 됩니다. 참으로 그 이유도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 타툼의 종말을 알겠습니까! 그러므로 옛 말에 '왕의 명령을 고치지도 말고 무리하게 명령을 수행하지도 말라'고 일렀습니다. 지나친 것은 불필요함을 덧붙이는 격입니다. 왕의 명령을 바꾸거나 무리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위험을 자초합니다. 좋은 일은 이루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한번 저지른 나쁜 일은 고칠 수 없으므로 어떻게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사물의 움직임에 마음을 싣고 어쩔 수 없는 자연의 흐름에 따라 中道를 지키는 것이 최상입니다. 어찌 조작해 왕에게 보고하겠습니까. 사실 그대로 전하는 것이 제일이지만 이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11
안합이 위나라 영공의 태자를 보좌하게 되자 거백옥에게 물었다. "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 천성적으로 덕이 없는 인물입니다. 그와 함께 법도를 지키지 않으면 나라가 위험하고, 예법에 따르게 할 경우에는 저의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그의 지혜는 남의 허물만 볼 뿐이고 자신의 잘못은 알지 못합니다. 사람됨이 이와 같으니 제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이에 거백옥이 말했다. " 잘 물으셨습니다. 무엇보다도 경계하고 삼가서 자신의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합니다.. 태도는 그에 순응하는 것이 제일이고 마음은 함께 맞추는 것이 최상입니다.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여전히 두 가지 망으로는 근심이 있습니다. 따라서 몸으로는 따르더라도 말려 들지는 말려 들지는 말고 마음은 맞추더라도 겉으로 두드러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몸으로 그를 좇다가 아주 빠져들면 뒤집혀 파멸하게 되고 무너져 넘어지게 됩니다. 마음을 맞추다가 그의 단점이 두드러지게 되면 소문이 나서 그의 허물이 알려지게 되어 재앙을 입게 됩니다. 그가 간난아이처럼 놀면 함께 갓난아이 노릇을 하고 그가 아무렇게나 굴면 함께 절제없이 놀아야 합니다. 또한 방탕하게 행동하면 같이 제멋대로 해야만 종내에는 그를 허물없는 인물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마귀를 모르십니까? 사마귀는 자기 팔을 휘두르며 수레바퀴에 맞서려 합니다. 자기가 감당 못할 것을 모르기 때문으로 이는 자기 재주를 과신한
탓입니다. 이런 짓을 삼가고 경계해야 합니다.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상대를 거역하면 위태롭습니다. 당신은 호랑이 사육사를 보신 일이 있을 테지요? 그가 짐승을 산 채로 호랑이에게 주지 않는 것은 산 짐승을 죽이고자 하는 호랑이의 사나운 기운 때문입니다.
또한 먹이를 통째로 주지 않는 것은 먹이를 찢어 발기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호랑이가 배고플 시기와 배부를 시기를 맞춰 그의 사나운 기운을 달래야 합니다.
호랑이와 사람은 다른 종류입에도 불구하고 호랑이가 양육하는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은 그의 본성대로 사육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것은 그의 본서대로 양육하지 않은 탓입니다. 그런데 말을 사랑하는 사람은 값비싼 광주리에 말똥을 담고 대합조개로 장식된 그릇에 오줌을 받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말의 등에 모기나 등에가 달라붙어 갑자기 채찍을 내리치면, 놀란 말은 재갈을 물어 끊고 머리를 여기저기 부딪치고 가슴을 치고 받습니다. 따라서 말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지만 결국 사랑하는 말은 읽게 되므로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12
장석이 제나라로 가다가 곡원에 이르러 사당에 심어진 상수리 나무를 보게 되었다. 나무의 크기는 소를 가릴 정도로 컸는데, 양손으로 재어 보니 백아름이나 되었다. 높이는 산을 내려다볼 정도로 커서 열길 높이에서부터 가지가 나 있었다. 이나무의 가지만으로도 배를 수십 척이나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상수리나무를 구경하는 사람이 저자거리처럼 북적거렸으나 장석은 돌아보지도 않고 계속 길을 갔다. 장석의 제자가 실컷 구경한 다음 그에게 달려와 말했다.
" 제가 도끼를 들고 선생님을 좇아 다닌 이래로 아직까지 이처럼 아름다운 재목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선생님이 거들떠 보지고 않은 채 가던 걸음을 멈추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장석이 대답했다. " 그만두게. 그런 말은 하지도 막게나. 사당나무는 쓸모없는 나무라네. 그 나무로 배를 만들면 금방 가라앉고 널로 쓰면 곧 썩을 걸세. 그릇을 만들면 쉽게 부서지고 문으로 사용하면 진액이 흐르고 기둥으로 쓴다 해도 좀이 생기네. 따라서 이 상수리 나무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서 이처럼 장수를 누리는 것이라네." 장석이 돌아와 잠을 자는데 꿈에 그 상수리나무가 나타나 말했다. " 자네는 도대체 나를 어디에 견주려 하는가. 그래, 아름다운 무늬목에 비하려나? 저 아가위나무나 열매 열리는 과일나무, 오이 같은 밭작물 따위는 과실이 익으면 잡아뜯기고 욕을 당하게 되지. 큰 가지는 꺽이고 작은 가지는 끌어 당겨지네. 이는 과실을 맺는 재주로 인해 괴로움을 받는 것일세. 따라서 주어진 천수를 누리지 못한 채 도중에 요절해 버리지. 세속에서 스스로 해침을 자초하는게지. 세상의 사물은 모두 이 모양 이 꼴이지. 그런데 나는 쓸모없기를 구한 지가 오래 되었다네.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당했으나 이제까지 온전함을 유지하고 있다네. 내가 유용한 재목 이었더라면 이처럼 크게 자랄 수는 없었을 걸세. 그런데 자네는 나와 똑같이 한 물건이면서 어째서 나를 하찮은 나무라고 구박하는가! 그대는 곧 죽을 가치없는 존재인데 어찌 無用한 나무를 알아보겠는가!" 장석이 깨어나 꿈이야기를 제자에게 전하자 제자가 말했다.
" 無用에 뜻을 두었으면서 사당나무가 된 것은 어째서입니까?" 장석이 말했다.
" 말하지 말고 잠자코 있게나. 사당이 상수리나무에 기탁하고 있는 걸세. 세상 사람 들은 왜 사당나무가 되었는지 모른 채 그 나무를 헐뜯는 거라네. 사당나무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어찌 벌목되었겠는가. 저 나무가 천수를 누리는 것이 다른 것들과는 이처럼 다른데도 사당나무라고 받드는 것은 또한 어리석지 않은가!"
13
남백자기가 상구 지방에 갔다가 큰 나무를 보았는데 보통 나무와는 사뭇 달랐다.
말 네 필씩 끄는 수레 천대가 나뭇가지와 잎사귀로 가려질 정도였다. 자기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 대체 이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필시 이 나무는 좋은 재목일게야." 그러나 고개를 들어 가는 가지를 보자 구부러져서 대들보로는 쓸 수 없고, 고개를 숙여 굵은 밑둥을 굽어보니 속이 갈라져서 널로 사용할 수도 없었다. 잎사귀를 핥아 보면 입 안이 헐어 상채기가 나고, 냄새를 맡으면 사람을 취하게 해 사흘이 지나도 깨어나지 못했다. 자기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 이 나무는 분명 재목감이 아니어서 이처럼 커다랗게 자란 게야. 아! 神人도 이 나무같이 쓸모없는 까닭에 성인이 된 게로구나." 송나라에 형씨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그곳에 개오동나무, 잣나무, 뽕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나무가 한 주먹 굵기로 자라자마자 원숭이를 매어둘 말뚝 구하는 이가 와서 베어갔다. 서너 아름으로 자란 것은 커다란 대들보를 필요로 하는 자가 잘라 갔다. 일곱이나 여덟 아름으로 자란 것은 귀족이나 부잣집을 위해 널을 구하는 사람이 벌목했다. 따라서 천수를 마치지 못한 채 도중에 도끼 자루에 찍히는 것은 나무가 쓸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사를 지낼 때 이마가 흰 소, 코가 우뚝 솟은 돼지, 그리고 치질을 앓는 사람은 강가로 끌고가 제물로 바칠 수 없었다. 제사장인 巫祝이 무용함을 알고 상서롭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神人은 바로 이 쓸모없음을 아주 상서롭게 간주한다.
14
지리소라는 인물은 턱이 배꼽 아래 숨었고 어깨가 정수리보다 높고,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오장은 척추 위에 달렸고, 양넓적다리는 겨드랑이에 달린 불구자이다. 그렇지만 그는 바느질과 빨래일로 먹고 살기에 충분하고 키질을 해 곡식 고르는 일로 족히 열 명은 먹여 살릴 수 있었다. 또한 나라에서 장정을 징벌할 경우, 지리소는 팔을 걷어 붙이고 큰 길을 활보하고 다녀도 되었다.
국가에 큰 토목공사가 있어도 그는 불구자여서 소집이 면제되었다. 나라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하사할 때 그는 세 가지 곡식과 땔나무 열 묶음을 받았다. 이처럼 육신이 온전 하지 못한 자라도 자기 몸을 보전하며 천수를 누리는데, 하물며 내면의 덕이 무용한 사람에 있어서랴!
15
공자가 초나라에 갔는데, 그 나라의 광접여가 공자가 머문 집 앞에서 노래했다.
" 봉황이여! 봉황이여!
쇠잔해진 덕을 어찌하겠는가.
앞날은 아직 오지 않았고
지난 시간은 되돌릴 수 없구나.
천하에 도가 있으면 성인은 자신의 일을 이루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성인은 자신의 생명을 보전할 뿐이네.
지금 세상에 있어서는 환난을 면하는 게 고작일세.
행복은 깃털보다 가벼운데도 거두어 들일 줄 모르고
재앙은 땅보다 무거우나 이를 피하지 못하는구나.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도덕으로 남을 교화하려는 어리석은 짓거리를.
위태롭구나! 위태롭구나!
땅에 금을 긋고 그 안에서 허둥지둥되는 일이.
가시밭이여! 가시밭이여!
내 나가는 길 막지 말아라.
내가 가는 길 구불구불하여도
나의 발은 다치지 않네.
산 속 나무는 재앙을 자초하고
기름불은 제 몸을 사르는구나.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으니 베어지고
옻나무는 쓸모가 있어서 쪼개지네.
사람들은 유용만 알 뿐
무용을 쓸 줄 모르는구나."
제 5 편 덕충부德充符
1
노나라에 발뒤꿈치가 잘인 왕태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를 따르는 사람이 중니를 따르는 사람과 비슷할 정도로 많았다. 상계가 중니에게 물었다. " 왕태는 발뒤꿈치가 없는 불구자인데도 좇아다니는 무리가 많아 선생님과 함께 노나라 사람을 반분했다고 합니다. 그는 서 있어도 가르침을 펴지 않고 앉아 있어도 아무 것도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채울 길 없는 공허한 마음으로 그를 찾아간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얻어 돌아갑니다. 참으로 그는 말없이 가르침을 베풀고 겉모습이나 언어 문자가 아닌 마음으로 뜻을 전하는 인물이 아닐까요? 그는 대체 어떤 인물입니까?" 중니가 대답했다. " 그 분은 성인이라네. 나도 진작 한번 가서 만나려 했으나 아직 가 보지는 못했네. 나는 그분을 스승으로 삼으려 하는데 나보다 못한 사람이야 말할 나위도 없지 않겠나. 어찌 노나라 사람만 그러하겠는가. 나는 천하의 모든 사람을 이끌고 그를 섬기려 하네. 이에 상계가 말했다. " 그는 발병신입니다만 활발하게 스승 노릇을 하고 있으므로 세상 사람들보다 덕이 훨씬
높습니다. 그의 마음씀이 일반인과 다른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중니가 대답했다. " 생사는 큰 문제이지만 그분은 전혀 개의치 않지. 하늘과 땅이 꺼져도 그분은 눈 하나 깜짝 않는다네. 참된 도와 함께하므로 사물 변화에 구속되지 않는 걸세. 만물을 변화에 맡겨 두면서도 자신은 道라는 근본 자리를 지키고 있다네."
상계가 이에 물었다. " 무슨 이야기입니까?" 중니가 대답했다. " 다른 점으로 보자면 간과 쓸개도 초나라와 월나라만큼이나 떨어져 있지만, 같은 점으로 보면 만물은 하나라네. 이와 같이 하나로 보면 귀와 눈의 보고 듣는 감각적 분별 기능이
멈추게 되고 마음은 덕의 조화 속에 노닐게 되지. 그 사람은 만물의 조화를 보게 되고 잃은 것에는 무감해진다네. 이에 발이 잘려 나가도 몸에 붙은 흙이 도로 땅에 떨어진 것처럼 여긴다네." 이에 상계가 말했다." 그는 단지 그런 사람에 불과합니다. 자신이 아는 바로서 자기 마음을 터득했을 뿐이고 그 마음으로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에게 모여드는 겁니까?" 중니가 대답했다. " 흐르는 물에는 자기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없고 멈추어 있는 물이라야 거울 구실을 할 수 있다네. 이와 마찬가지로 번뇌를 여읜 사람만이 뭇사람의 망상을 쉬게 할 수 있는 법이지.땅 위의 식물 가운데 오직 소나무와 잣나무만이 正氣를 유지해 겨울이나 여름이나 내내 푸르다네. 하늘로부터 생명을 받은 사람 가운데 순임금만이 正氣를 유지해 본성을 바로 지키고 세상 사람들을 올바르게 이끌었네. 생명의 근원 자리를 지키는 사람은 어떤 일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지. 한 사람의 용사는 아주 씩씩하게 적진속으로 뛰어드는 법이네. 용맹을 떨치고자 하는 자도 이와 같거늘, 하물며 천지를 주재하여 만물과 하나로 귀일함을 알아 마음의 천진함을 잃지 않는 인물에 있어서는 두말 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그분은 날짜를 택해 등천할 것이네. 많은 사람이 그를 따를 게야. 이런 사람이 어찌 세상일을 도모하겠는가!"
2
신도가는 발뒤꿈치가 잘린 불구자이다. 그는 정자산과 함께 백혼무인을 스승으로 모셨다. 어느 날 자산이 신도가에게 말했다. " 내가 먼저 밖으로 나가면 자네는 그대로 있고,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아 있으려네." 다음날에 또 두 사람이 한자리에 앉게 되자 자산이 신도가에게 말했다. "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는 남아 있고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나는 그대로 있겠네. 지금 내가 나갈 터이니 자네는 그대로 남아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자네는 대신인 나를 피하지 않는군 그래 자네도 대신인가?" 신도가가 대답했다. " 우리 선생님의 문하에 대신이란 직위가 있던가? 자네는 스스로 대신임을 과시하면서 남을 무시하려 드는군.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네. '거울이 맑은 것은 티끌이 끼지 않아 서이고, 티끌이 끼면 거울이 맑지 않게 된다. 어진 사람과 오래 사귀면 허물이 없어진다.' 지금 자네가 잘 배워야 할 것은 선생님의 道일세. 그런데도 여전히 자네가 이런 말을 하다니
허물이 아니겠는가!" 이에 자산이 말했다.
" 자네는 이미 이처럼 불구자이면서 요임금보다 유덕한 체하니 왜 스스로를 돌이켜 보지 않는가?" 이에 신도가가 대답했다. " 자기 허물을 분명하게 알면서도 다리가 잘린 것을 부당하게 여기는 사람은 많지. 하지만 자신의 허물을 똑바로 알지도 못하면서 두 다리가 온전한 것을 부당하게 여기는 사람은 드물다네. 어쩔 수 없음을 알아 명에 순응하는 일은 오직 유덕자라야 할 수 있네. 예를 들면 활의 명인인 예의 서정거리 안에 있으면 그안 어디라도 화살에 맞지. 그런데도 활에 맞지 않은 것은 命이라네. 세상 사람들은 자기의 두 다리가 멀쩡하고 내 다리가 불구라면서 비웃는 경우가 많다네. 이에 나는 발끈 화를 내다가도 선생님 댁을 방문하면 깡그리 잊고서 돌아오지. 선생님께서 자신의 덕으로 나의 어리석음을 깨끗이 씻어 주었는지도 모르겠네. 나는 선생님을 19년 동안이나 모셨지만, 선생님은 지금까지도 내가 불구자인지조차 모르신 다네. 이제까지 자네와 나는 내면의 덕으로 사귀었으면서 자네가 내 다리가 불구인 것을 탓하니 이는 자네의 허물이 아닌가?"이에 자산이 놀라 얼굴색을 고치며 말했다. " 여보게 그만하게나."
3
노나라에 발뒤꿈치가 잘린 숙산무지라는 사람이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중니를 찾아갔다. 중니가 말했다. "자네는 전에 함부로 굴다가 죄를 저질러 불구자가 된 걸세. 이제 나를 찾아왔지만 이미 늦었네." 이에 숙산무지가 말했다. " 저는 도를 힘써 배우지 않은 채 몸을 가볍게 놀린 까닭에 발뒤꿈치를 잘렸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온 것은 발보다 귀중한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를 온전하게 하려 합니다. 하늘은 만물을 골고루 덮어주고 땅은 만물을 빠짐없이 안고 있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하늘 같고 땅 같은 분으로 존경했는데, 선생님께서 제가 불구자라고 이처럼 홀대하실 줄 어떻게 알기나 했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 내가 고루했네. 여보게, 왜 들어오지 않는가. 자네가 아는 바를 얘기해 주게나." 그러나 무지가 그냥 가버리자 공자는 제자를에게 말했다. " 자네들도 힘써 배우게나. 무지는 불구자인데도 한 생각으로 수양해 이전의 과오를 씻어 냈다네. 하물며 육신이 멀쩡한 자네들이야 두말 할 나위가 있겠는가." 어느 날 무지는 노담老聃을 만나 말했다. " 공구孔丘가 至人의 경계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더군요. 그런데도 그는 어찌하여 자꾸만 제자들을 가르치려 드는 것입니까?"
그는 허황된 명성을 얻으려 하지만, 至人은 이를 질곡으로 여기는 줄 모르는 모양이지요." 노담이 말했다. " 왜 중니에게 생사는 하나이고 옳고 그름도 하나라고 일러 주어 그의 얽매임을 풀어 주지 않았는가?" 이에 무지가 대답했다.
" 하늘이 내린 형벌인데 어찌 풀어 줄 수 있겠습니까!"
4
노나라 애공이 중니에게 물었다. " 위나라에 추악하게 생긴 사람이 있는데 이름이 애태타입니다. 남자들이 그와 함께 있게 되면 그를 존경해 곁에서 떠나지 못합니다. 여자들은 그를 한번 보고는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부모에게 청하는 여성이 수십 명도 넘습니다. 그가 앞장서서 무언가를 주장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고 언제나 주위 사람들의 견해에 따르는 분입니다. 그는 임금의 지위에서 사람의 죽음을 구해준 일도 없고, 재산을 모아 남의 배를 채워 주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천하를 놀라게 할 정도로 추악하게 생겼습니다. 그는 남의 입장을 존중할 뿐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그의 지식은 세상 사람들의 지식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어떠한 시비 다틈이라도 그가 풀어 주는 것을 보면 그는 필경 일반 사람과는 다를 겁니다. 내가 불러 살펴보았더니 과연 천하를 놀라게 할 정도로 못생겼습니다 그렇지만 그와 함께 있은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그의 사람됨에 끌리게 되었습니다. 또 1년도 못 되어 나는 그를 신임하게 되어 마침 나라에 재상 자리가 비어 있어 그에게 나랏일을 맡기려 했습니다. 그는 꺼리는 듯하다가 승낙하기는 했으나 마음에 없어 사양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부끄러워 나랏일을 모두 그에게 일임했습니다. 그러자 얼마 안 있어
내 곁을 떠나더군요. 그가 떠나자 나는 허전해서 무언가를 잃은 것 같았습니다.
그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도무지 흥미가 없었나 봅니다. 그는 대체 어떤 인물입니까?" 중니가 말했다. "제가 언젠가 초나라에 사신으로 간 일이 있습니다. 마침 그때 새끼돼지가 죽은 어미돼지의 젖을 빠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빨다가 어미돼지의 눈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는 새끼돼지들은 어미를 버리고 달아나더군요. 어미의 눈이 전과 같이 자기를 보아주지 않고 이전의 모습과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식이 어버이에 대해 사랑하는 것은 어버이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들 육신의 주인공입니다.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죽은 사람은 대장의 깃발로 장례를 지내지 않고, 형벌로 발뒤꿈치를 잘린 사람의 신발은 소중하게 여기지 않습니다.모두 근본이 없기 때문입니다. 천자를 모실 궁녀들은 손톱을 깍지 않고 귀에 구멍을 뚫지도 않습니다. 또한 새로 결혼할 여성은 바깥 출입을 삼가고 일도 시키지 않습니다 몸을 온전히 하기 위해서도 이같이 하는데, 덕을 온전히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두말 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애태타는 말하지 않아도 신망을 얻고, 남을 위해 공을 세우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따릅니다. 나라를 통째로 주어도 오히려 그가 받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틀림없이 그는 본래의 성품이 온전하고 덕이 드러나지 않은 자입니다." 이에 애공이 물었다. " 본성이 온전하다는 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중니가 대답했다. " 삶과 죽음, 있음과 없음, 순경順境과 역경逆境, 부유함과 가난함, 현명함과 어리석음, 칭찬과 비난, 굶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더위, 이 모두는 사물의 변화이자 명의 유행입니다.
이 16가지 일이 밤낮으로 눈 앞에서 교대로 전개되지만, 사람의 지식으로는 움직임의 원인을 규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16가지가 본래 없는 일임을 간파하면, 마음 속 중화의 덕을 어지럽히지 못하고 마음자리로 틈입하지 못합니다. 사물의 변화를 조화시키면 탁 트여서 즐거움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에 밤이나 낮이나간에 언제난 화사한 봄기운으로 사물을 대하게 됩니다. 이것이 사물과 접할 때에 맞게 처리하는 겁니다. 이를 일컬어 본래 성품의 온전함이라고 말합니다."
애공이 물었다. " 그러면 덕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무엇을 뜻합니까?"
" 세상에서 가장 평평한 것은 고요하게 멈추어 있는 물입니다. 이는 매우 평평해서 척도로 삼을수 있습니다. 고요한 물은 안으로 안정되고 밖으로 출렁거리지 않습니다. 덕이 이루어지고 조화가 성립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물의 경우 사람들이 그를 떠날 수없습니다.
그 뒤 어느 날 애공이 민자에게 말했다. " 지금까지 나는 임금 자리에 올라 천하를 통치하면서 백성의 기강을 바로잡고 백성의 죽음을 안타가워하는 도에 이를 줄 알았소. 그런데 공자의 말을 듣고 보니, 내가 실제로 덕도 없으면서 경솔하게 나랏일을 처리해 나라를 망칠까 두려워졌다오. 나와 공자는 왕과 신하의 관계가 아니라 덕으로 맺어진 친구 사이일 따름이오."
5
인기지리무신이 위나라 영공에게 도를 말했더니, 영공은 크게 기뻐했다. 그런 뒤로 영공은 몸이 온전한 사람을 보면 목이 가늘어 보였다. 옹앙대영이 제나라 환공에게 덕을 말했다. 이에 환공은 크게 기뻐했고 이후부터는 몸이 정상인 사람을 보면 목이 가늘어 보였다. 그러므로 덕이 뛰어나며 겉모습은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마땅히 잊어야 될 것은 잊지 않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어버린다. 이를 " 잘도 잊었다"고 일컫는다. 따라서 성인은 소요함에 있어서 알음알이 지식을 재앙의 근원으로 여기고, 도덕 규범을 속박으로 간주한다. 또한 덕은 교제 수단으로 기교는 장사 수완으로 여긴다. 하지만 성인은 일을 도모하지 않는데 어찌 지식이 필요하겠는가! 도덕으로 天然을 해치지 않는데 어찌 얽매려 하겠는가! 잃은 것이 없는데 어찌 덕을 얻으려 하겠는가! 물건을 사고팔지 않는데 어찌 장사를 할 것인가! 이 넷은 하늘이 기르는 것이다. 하늘의 기름이란 하늘이
먹여 살린다는 뜻이다. 이미 하늘이 나를 먹여 살리는데 무엇 때문에 다시 人僞를 취하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세상 사람들과 같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사람의 몸을 하고 있으므로 세상 사람들과 한 무리를 이룬다. 하지만 일반인과 같은 감정을 없으므로 그에게서는 시비 분별을 찾아볼 수 없다. 성인이여, 작고도 작도다! 이는 사람 무리 속에 있기 때문이다. 크고도 크도다! 이는 오직 성인만이 天德을 이루기 때문이로다.
6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 사람에게는 원래 情이 없는 걸까?" 장자가 대답했다.
" 그렇다네." 이헤 혜시가 반문했다. " 사람으로서 정이 없다면 어찌 그를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장자가 말했다. " 도가 사람에게 모습을 주고 하늘이 육신을 주었는데, 어찌 사람이 아니겠는가?" 혜자가 말했다. " 이미 사람이라고 한다면 어찌 정이 없겠나?" 이에 장자가 대답했다. " 그것은 내가 말하는 정이 아닐세. 내가 정이 없다고 한 것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으로써 안으로 자기 몸을 해치지 않고 항상 자연에 따를 뿐 인위를 보태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네." 이에 혜자가 논박했다. " 인위를 보태지 않으면 어떻게 자기 몸을 보전할 수 있겠나?"
장자가 말했다. " 도는 우리에게 모습을 주고 하늘은 육신을 주었으니,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으로 자기 몸을 해쳐서는 안 된다네. 지금 자네는 자기의 정신을 밖으로 치달리게 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메마르게 하면서, 나무에 기댄 채 헛소리를 하고 또한 거문고에 의지하여 시비변론을 일삼는군 하늘은 자네의 모습을 정성껏 만들어 주었거늘 자네는 어찌하여 견백론이란 궤변만 늘어 놓는가?"
제 6 편 대종사大宗師
1
하늘이 하는 바를 알며 사람이 하는 일을 알면 지극하리라. 하늘이 하는 바를
아는 사람은 하늘의 뜻에 따라 살아간다. 사람이 하는 일을 아는 사람은 자신이
지식으로 아는 것을 가지고 자신이 모르는 것까지 확장해 나간다. 그는 천수가 다하도록 중도에 이런 작업을 그만두지 않는데, 이를 지극한 앎이라 이름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병통이 남아 있다. 무릇 앎이란 무언가에 의지한 연후에야 성립되고 더구나 의지하는 대상마저도 확실히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런데 내 어찌 하늘이 인간이 아님을 알겠으며, 인간이 하늘이 아님을 알 수 있겠는가! 참된 사람이 있어야 참된 앎이 있으리라.
2
어떤 사람을 참사람眞人이라 하는가! 옛날 참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거부하지도 않았고 스스로의 덕을 뽐내지도 않았으며 어떤 일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이런 사람은 잘못을 저질러도 후회하지 않으며 잘 되더라도 자랑하지 않는다. 또한 그는 높은 곳에 올라서도 무서워하지 않으며, 물에 빠져도 젖지 않으며,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는다. 그의 지혜가 도에 다다른 것이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옛날의 참사람은 잠을 자도 꿈을 꾸지 않았으며 깨어나서도 근심 걱정이 없었다. 음식에 있어서도 맛있는 반찬을 하지 않았으며, 호흡은 매우 깊었다. 참사람은 호흡을 발뒤꿈치로 하지만, 세상 사람 들은 목구멍으로 헐떡거린다. 사물에 매어 있는 사람은 목소리가 마치 무언가를 토하는 듯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은 天機가 얕게 된다.
3
옛날 참사람은 삶이라고 해서 좋아하지 않았고 죽음이라고 해서 싫어할 줄 몰랐다. 이에 태어났다고 해서 기뻐하지도, 죽는다고 해서 발버둥치지도 않았다. 사뿐하게 갔다가 가뿐하게 올 따름이다. 또한 생명이 시작하는 자리를 잊지 않고 그 끝을 구하려 하지 않는다. 생명을 받으면 그대로 즐기고 생명을 잃을 경우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를 일러 마음으로 도를 버리지 않고 인위 조작으로 하늘을 돕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인물이라야 참사람인 것이다.
4
이런 인물은 마음이 무심하고 얼굴은 담연하고 이마는 넉넉하다. 어떤 때는 가을기운처럼 엄숙하고 가까이 대하면 봄날같이 따스하다. 기쁨이나 즐거움이 흡사 사계절의 변화처럼 자연스러워 사물의 움직임에 조화를 이루지만 그 한계를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성인은 전쟁을 일으켜 이웃 나라를 멸망시켜도 그 백성의 마음을 잃지 않으며, 그가 베푼 은혜가 만세토록 이어지지만 사람을 사랑한 적은 한번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유심으로 사물을 이끄는 일을 성인은 하지 않고, 따로 친한 이를 두면 어진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때를 헤아리면 현자가 아니고, 이로움과 해로움을 나누어 분별하면 군자가 아니다. 명예를 좇아 자기를 잃은 경우엔 선비라 할 수 없으며, 몸을 해쳐 참됨을 잃는 이는 남을 부리지 못한다. 예를 들면 호불해 무광, 백이, 숙제, 기자, 서여, 기타, 신도적은 남의 부림을 당했고 남이 즐기는 바를 좇았을 뿐이며 스스로 즐기는 바를 행하지는 못했다.
5
옛날 참사람은 행동함에 있으서 시비 분별을 떠나 붕당을 짓지 않는다. 또한 마음을 텅 비워 한 물건이라도 마음에 남겨 두지 않는다. 그는 또한 한가로이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너그러워 자신의 허를 꾸미지 않으며, 발게 웃는 듯하며, 겸허하게 부득이한 흐름에 따르며, 담담한 물과 같이 얼굴에는 화기가 넘친다. 남과 함께 있을 때는 조용히 덕에 머무르고, 또한 매우 엄정하게 처신한며, 초탈해 있어서 어느 것으로도 그를 구속할 수 없고, 굳게 자신을 닫고 있는 듯하나 실은 아무 것도 감춘 것이 없으며, 자신을 낮추어 말을 잊은 듯이 산다. 그는 형벌로 몸을 삼고 예의를 날개로 하고 지혜로 시절의 변화를 앍고 덕으로 자연 변화에 순응한다. 형벌로 몸으로 삼는다 함은 욕구를 여유있게 원리대로 다스린다는 뜻이고, 예의를 날개로 단 것은 이미 세속에 처한 까닭에 예법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지혜로 시절의 변화를 읽는다는 것은 부득이한 우주의 운행에 수순하기 위함이고, 덕으로 자연의 변화에 순응한다는 것은 모든 세상 사람들과 함께 저 높은 곳에 도달하려 하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와 같은 참사랑을 일컬어 부지런하다고 한다.
6
그러므로 참사람에게는 좋아하는 것도 하나이고 싫어하는 것도 하나이다. 하나도 하나이고 하나 아닌 것도 하나이다. 하나는 하늘과 함께 짝이 된 것이고, 하나가 아닌 것은 사람과 더불어 짝이 된 것이다. 따라서 하늘과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이런 인물은 참사람이라고 일컫는다.
7
삶과 죽음은 명이고 아침과 밤이 있는 것은 天理이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만물의 실상이다. 저 사람들은 하늘을 그저 자기 어버이로 여겨서 어버이로부터 받은 몸을 아끼는데, 하늘보다 훌륭한 것이야 말할 나위가 없지 않은가. 세상 사람들은 왕을 자신보다 존중해 자기 몸마저 던지면서 충성을 바치거늘 하물며 이보다 참된 것에 있어 서랴.
8
물이 말라 물고기들이 마른 호수 바닥에서 서로 물기를 입으로 끼얹어 주고 물거품으로 서로를 적셔 준다. 이는 강물 한가운데서 모두 잊어버리고 노니는 것만 같지 못하다. 세상 사람들은 요임금은 칭찬하고 걸 임금을 비난하는데 열을 올린다. 하지만 명예와 비난을 모두 놓아 버리고 道와 하나가 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천지는 나에게 몸을 주고 생명을 부여하여 수고롭게 한다. 늙게 함으로써 나를 편안하게 하고 죽음을 통해 나를 쉬게 한다. 그러므로 내가 삶을 반기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죽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9
세상 사람들은 배를 골짜기에 감추고 산을 연못에 감추고는 이를 든든하게 여긴다. 하지만 한밤중에 힘있는 자가 몰래 배를 짊어지고 달아나도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를 알지 못한다. 작은 것을 큰 데 감추는 것은 마땅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잃어 버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무릇 천하를 천하에 숨기면 잃어 버릴 염려는 전혀 없어진다. 바로 이것이 실상의 진리이다. 그저 사람의 몸을 받으면 그대로 즐길 뿐이다. 사람의 육신은 온갖 변화가 끝이 없으므로 그 즐거움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성인은 어느 것도 잃지 않는 경지에서 소요하면서 만물을 그대로 놓아 둔다. 그는 요절해도 좋고 천수를 다해도 좋다. 태어남도 죽음과 똑같아 즐긴다.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본받으려 하는데, 하물며 만물이 의지하고 온갖 변화가 나오는 大道에 있어서랴!
10
무릇 도는 실제로 존재하고 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무위하고 무형하다. 도를 전할 수는 있어도 받을 수는 없고 얻을 수는 있지만 볼 수는 없다. 도는 스스로 근본이 되므로 천지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존재하여, 귀신과 상제를 신령케 했으며 하늘과 땅마저도 만들어 냈다. 도는 태극보다도 앞서지만 스스로 높은 데 머물지 않고, 천지 사방보다 아래에 있으나 깊은 데 처하지 않는다. 천지보다 먼저이지만 오래다고 여기지 않고, 상고보다 옛날이나 장수했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시위씨는 도를 얻어 천지를 화육시켰고, 복희씨는 도를 얻어 생명의 근본을 취했다. 북두성은 도를 얻자 영원히 움직이지 않고, 해와 달은 도를 얻어 쉬지 않고 운행한다. 감배는 도를 얻어 곤륜산에 주재하고, 빙이는 도를 얻자 큰강에서 노닐고 견오는 도를 얻어 태산에 처하며, 황제는 도를 얻자 하늘로 승천한다. 전욱은 도를 얻어 현궁玄宮에 머물고, 우강은 도를 얻어 북극에 머물여, 서왕모는 도를 얻어 소광에 살았는데 처음도 몰랐고 끝도 몰랐다. 팽조는 도를 얻어 위로는 순임금으로 부터 아래로는 오백五伯때까지 장수했고, 부열傅說은 도를 얻어 무정武丁을 도와 천하를 평정했으며 동유를 타고서 기미箕尾에 올라 여러 성신星神과 나란히했다.
11
남백자규가 여우에게 물었다. " 선생님은 연세가 많으신데도 얼굴색이 어린애 같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 도를 얻었기 때문이오."이에 남백자규가 다시 말했다. " 도는 배울 수 있습니까?"
"아! 어찌 배울 수 있겠소. 당신은 도를 배울 그릇이 아니오. 북량의는 성인의
재주는 지녔으나 성인의 도를 얻지 못했소. 나는 성인의 도는 갖추었으나 성인의
재주는 없었다오. 나는 그를 가르쳤지만 그가 과연 성인이 될지 의심스러웠다오.
하지만 성인의 도를 가지고 성인의 재주가 있는 사람에게 가르치기란 매우 쉬운
일이지. 나는 조심스럽게 그를 가르쳤는데 3일이 지나자 그는 천하를 잊더군. 이미 천하를 놓아 버렸으므로 다시 조심스레 가르쳤더니 7일만에 그는 만물을 잊더군. 이미 만물을 버렸으므로 또다시 가르쳤지. 9일이 지나자 삶을 잊더군.
이미 생명을 버리게 되자 그는 새벽 기운같이 청명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오.
맑아진 뒤에는 자기의 본래 성품이 육신에 속하지 않음을 알게 되지. 본성이 자유 자재함을 보게 된 다음에는 과거라든가 지금이라든가 하는 시간의 굴레를 벗어나게 되지. 시간의 변화를 넘어서게 되면 죽지도 살지도 않은 경계에 들어간다오. 삶의 구속에서 벗어나면 죽음이 사라지고, 생명을 참으로 살리면 육신의 삶이 소멸되지. 도는 만물이 가는 대로 보내고 오는 대로 받아들이며 만유를 죽이기도 하고 살려 내기도 한다오. 이를 영녕이라 일컫는데 영녕이란 온갖 변화를 무심으로 겪은 뒤에 성취되는 것이라오."
12
(앞의 남백자규와 여우와 대화가 계속된다.) 남백자규가 말했다. " 선생님은 대체 어디서 도를 들었습니까?" 이에 여우가 대답했다. " 부묵이란 아들에게서 들었다오. 또 부묵이란 아들은 낙송이란 손자에게서 들었지. 낙송이란 손자는 첨명에게서 들었고, 첨명은 섭허로부터 들었고, 섭허는 수역에게서 들었고, 수역은 오구로부터 들었고, 오구는 현명에게서 들었고, 현명은 삼료에게서 들었고, 삼료는 의시에게서 들었다오."
13
자사, 자여, 자려, 네 사람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 누가 무를 머리로 생을 척추로 사를 꼬리로 여길 수 있을까. 누가 생사와 존망을 하나로 알고 있을까? 우리는 그 사람과 벗이 되리라." 네 사람은 서로 둘러보면서 빙그레 웃고는 마음에 어긋남이 없자 친구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자여가 병이 났다. 자사가 문병을 갔더니 자여가 말했다. " 위대하도다. 조물자는 내 몸을 이처럼 곱사등으로 만들려 하는구나. 등은 굽어져 불쑥 튀어나오고, 오장은 위로 올라가고, 턱은 배꼽에 가려지고, 어깨는 정수리보다 높이 솟구치고, 머리에 쓴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는군. 음양의 기운은 조화가 무너졌으나 마음은 한가롭고 유유자적하다네." 자여는 비틀거리며 걸어가 우물에 자기 몰골을 비추어 보면서 말했다.
" 아! 조물자는 내 몸을 이처럼 피폐하게 했구나." 이에 자사가 말했다.
" 자네는 싫은가?" " 아니네. 내 어찌 싫겠나. 조물자가 조화를 부려 내 왼팔로 닭을 만들면, 나는 기꺼이 새벽에 닭울음 소리를 내겠네. 조물자가 내 오른팔로 화살을 만들면, 올빼미를 그 화살로 잡아 구워 먹으려네. 또한 조화에 따라 엉덩이를 수레바퀴로, 정신을 말로 바꾸면 나는 이를 타고 달리려네. 어찌 다른 마차가 필요하겠나. 생명을 얻어 태어난 것은 때를 만났기 때문이고, 생명을 잃는 것은 자연의 변화에 따르는 것이지. 시간의 흐름에 편안히 순응하면 슬픔도 즐거움도 파고들지 못하지. 이를 옛날에는 '현해縣解'라고 일컬었다네. 거꾸로 매달린 채 풀려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얽어맸기 때문이지. 사람은 결코 하늘을 이기지 못한는 법인데, 내 어찌 이 병을 미워하겠는가."
14
어느 날 갑자기 자래가 병이 나서 숨을 헐떡거리는 것이 곧 죽을 것 같았다. 그러자 그의 처와 자녀들이 그를 둘러싸고 울었다. 자려가 문병가서 이 광경을 보자마자 말했다. " 그만들 울고 저리로 가십시오. 죽어가는 그를 놀라게 하지 마십시오." 자려는 문에 기댄 채 말을 이었다. " 위대하도다. 조화는 자네를 무엇으로 변하게 할 것이며 또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자네를 쥐의 간으로 만들까? 혹은 벌레의 팔로 변형시킬까?" 이에 자래가 말했다. " 부모가 동서남북 어디든지 명령을 내리는 대로 자식은 오직 순종해야 되네. 음양의 조화는 사람에 있어서 부모 이상이라네. 저 자연의 조화가 나를 죽음으로 이 끈다고 내가 따르지 않는다면, 이는 어리석은 짓이지. 저 자연의 조화에 무슨 허물
이 있겠는가. 천지는 나에게 몸을 주었고, 또한 내게 생명을 부여해 부지런하게 하 고, 늙게함으로써 나를 편하게 하고, 죽음을 통해 나를 쉬게 하네. 그러므로 내가 삶을 반기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죽음을 좋아하기 때문이지. 예를 들어 훌륭한 대장 장이가 금을 주조할 때 쇠붙이가 날뛰면서 '나는 필연코 막야라는 신검이 되겠어' 라고 외친다면, 대장장이는 상서롭지 못한 쇠라고 할 것이네. 이제 우연히 사람의 몸으로 태어났는데도 계속해서 '사람으로 남아 있겠다, 사람으로 남아 있겠다'라고 외친다면 조물자가 불길한 인간이 라고 하겠지. 천지는 이를테면 커다란 용광로이고, 자연의 조화는 훌륭한 대장장이이므로 무엇으로 변하든지간에 마땅하지 않겠는가. 죽음의 시간을 맞으면, 조용히 잠을 청하고 삶의 시간이 다시 돌아오면 불현듯 자리 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네."
15
자상호, 맹자반, 그리고 자금장 세사람은 서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 누가 無形이란 고향에서 함께 노닐 수 있고, 무위의 경계에서 누구와 더불어 즐길 수 있을까? 어느 누가 하늘에 올라 안개 속에서 거닐고 무한의 경지에서 노닐면서 서로 사 람도 잊은 채 다함이 없이 소요할 수 있을까?" 세 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빙긋이 웃으며 서로 마음에 어긋남이 없어 친구가 되었다. 얼마 지나서 자상호가 죽었다. 장례를 치르기 전 공자가 이 소식을 듣고 자공으로 하여금 조문하게 했다. 그런데 자공이 갔더니 맹자반과 자금강은 작곡을 하여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목소리를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 아! 상호여, 아! 상호여, 자네는 이미 본래 자리로 돌아갔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람의 몸이로구나." 이에 놀란 자공이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 " 친구의 주검을 앞에 두고 노래하는 것이 예의 범절에 맞습니까?"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본 뒤 웃으면서 말했다.
" 이 친구가 어찌 예의 근본을 알겠는가?" 자공이 물러나 공자에게 가서 말했다." 저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예의 법도도 익히지 않고 육신의 생사는 도외시한 채 친구의 주검을 앞에 두고서 노래를 부르고 얼굴빛도 평소와 다를 게 없습니다. 도대체 저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이에 공자가 대답했다. " 그들은 이 세상 밖에서 소요하는 사람들이라네. 나는 이 세상 안에 있는 셈이지. 밖과 안은 서로 미치지 못하는데도 내가 자네를 조문보냈구먼. 내 허물이네. 그들은 조물자를 돕기 위해 사람의 몸으로 천지가 생기기 이전의 자리에서 소요하고 있는 게야. 삶응 사마귀나 혹같이 군더더기로 여기고 죽음을 부스럼이나 종기 정도로 본다네. 그들이 이런 인물인데 어찌 삶과 죽음 가운데 어느 것이 나은지 따지려 하겠는가? 사람의 육신은 갖가지 이물질에 가탁한 채 마음은 도와 더불어 하나가 되어 소요하는 게지. 어에 간과 쓸개를 잊어버리고 눈과 귀는 감각 기능을 멈춘다네. 그들은 생사를 반복하기느 하지만 처음과 끝을 헤아리지는 않지. 세상 밖에서 망연히 노닐고 무위의 강토에서 한가로이 소요한다네. 이런 인물이 어찌 번거롭게 세간의 예법을 행해 남의 이목을 즐겁게 하려 하겠는가."
16
(공자와 자공의 대화가 계속된다.)자공이 말했다. " 그러면 선생님은 어떤 세계에 계십니까?"" 나는 하늘의 벌을 받고 있네. 그렇지만 나는 자네와 함께 우주 밖으로 나가려 하네."이에 자공이 물었다." 우주 밖으로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공자가 말했다." 물고기는 물에서 살아야 되고, 사람은 大道라는 바다에서 살아야 되지. 물에 사는 물고기는 연못을 만들어 주면 되고, 大道에서 살려면 만사를 잊음으로써 평안을 얻어야 하네.그러므로 물고기는 강에서 모두를 잊은 채 자유로이 놀고, 사람은 道의 바다에서 만사를놓고서 한가로이 소요한다고 말한 것이라네."이에 자공이 말했다.
" 우주 밖에서 노니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인물입니까?"" 우주 밖의 사람은 세상 사람들과는 다르지. 그들은 자연 그대로 산다네. 그러므로 '하늘의 소인은 세상에 있어서는 군자이고 이 세상의 군자는 하늘 나라에 가면 소인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라네."
17
안회가 중니에게 물었다." 맹손재는 자기 어머니가 죽자 울기는 울었으나 눈물을 흘리지 않았고, 마음으로 슬퍼하지 않았으며, 상중에도 서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이 세 가지를 하지 않았는데도 어머니 상을 잘 치렀다는 소문이 노나라 전역에 퍼졌습니다. 실제로 치상을 잘 하지도 않았는데 그런 명성만 얻은 것입니다. 저는 참으로 이를 괴이하게 여깁니다."이에 중니가 말했다." 맹손씨는 상례를 지극하게 치렀느니라. 그는 세간의 상례를 아는 이보다도 잘했다네.사람들은 상례를 간략히 하려 해도 하지 못하는데 그는 간략하게 상례를 치렀다네. 맹손씨는 자기가 태어난 까닭을 분별하지 않고 죽어야 하는 이유를 따지지 않지. 삶이라고 좇지도 않고 죽음을 굳이 따르지도 않는다네. 그는 자연의 변화에 따라 무엇이 되건 기거이그 변화를 기다린다네. 일단 다른 존재로 변한다면 어찌 변하기 전의 일을 남겨 두며 아직변하지 않았다면 어찌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상상하겠는가. 자네와 나는 여전히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게야. 그런데 맹손씨는 어머니의 죽음에 놀라기는 했으나 마은은 상하지 않았다네. 몸은 수시로 변하지만, 실제로 죽음이란 없는 게지. 맹손씨는 이 도리에 매우 밝지만 주위 사람들이 곡을 하면 따라서 곡을 하지. 바로 이것이 그가 곡만 할 뿐 애통해하지 않는 이유라네. 또한 하나로써 보면 죽은 어머니는 곧 맹손씨일 따름이라네. 자, 내가 나인 줄 어찌 알겠는가? 자네는 꿈에 새가 되어 하늘을 오르기도 하고 혹은 물고기가되어 연못 속을 노닐기도 하지. 지금 말하고 있는 자네가 깨어 있는지 꿈꾸고 있는지 모르겠네. 아무리 잘 헤아려도 한바탕 웃음에 미치지 못하고, 웃음을 즐기는 일은 사물의 흐름을 따르는 데 미치지 못하지. 사물의 유행에 따라 변화하면 곧 하늘과 하나가 되네."
18
의이자가 허유를 만났는데 허유가 말했다." 요堯가 자네에게 무슨 말을 하던가?"
이에 의이자가 대답했다." 요는 나에게 '반드시 인의를 직접 실천하고 시시비비를 분명히 밝히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뭣하러 나를 찾아왔는가? 요는 이미 인의로써 자네에게 형벌을 가했고 시비를 무기로 자네의 코를 베었는데, 자네가 어찌 소요의 경계에서 노닐고 종횡으로 급변하는 道의 세계를 거닐 수 있겠는가?" 이에 의이자가 말했다."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도의 울타리에서 노닐고 싶습니다."허유가 말했다." 그럴 수는 없다네. 장님과는 아름다운 용모를 함께 할 수 없고, 귀머거리와는 멋진 옷의 빛깔을 함께 볼 수가 없는 법이지."
의이자가 말했다." 무장이 미모를 잊고, 거량이 자기 힘을 버리고, 황제에게서 지혜가 사라진 것은 모두 선생님의 용광로에서 제련되었기 때문입니다. 조물자가 저의 형벌을 사면해 주고코를 다시 돌려줌으로써 저의 몸을 원래대로 회복시켜 선생님을 따르게 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허유가 말했다." 으음, 그럴지도 모르지. 이제 자네에게 대강을 말해 보려네. 나의 스승이시여! 나의 스승이시여! 그분은 만물을 이루어 놓았으면서도 의롭게 여기지 않고, 은혜가천년 만년이나 지속되지만 어질다고 자임하지 않네. 상고 시대 이전부터 생존했으나 늙지 않았다네. 하늘을 업고 땅을 지고 또 만물을 만들어 냈으면서도 솜씨를 뽐내지도 않지. 그분은 바로 이렇게 소요한다네."
19
어느 날 안회가 말했다. " 제 공부에 진전이 있습니다." 이에 중니가 말했다.
" 무슨 말인가?" 안회가 대답했다. " 저는 인의인의를 잊었습니다."" 그래, 하지만 아직 미흡하네." 안회가 얼마 뒤 다시 공자에게 말했다. " 공부에 진전이 있습니다." " 그래 어떻던가?"" 저는 예악禮樂을 잊었습니다."" 됐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네."다시 얼마 뒤 안회가 말했다." 저는 얻은 바가 있습니다."" 그래 어떻던가?"" 저는 좌망坐忘했습니다."이에 중니는 얼굴빛을 고치며 물었다." 좌망이라니?" 안회가 대답했다." 손발과 몸이 무너지고 앎이 사라졌습니다. 또 육신을 떠나고 분별을 버려 안팎으로 크게 통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좌망이라 일컫습니다."이에 중니가 말했다." 도와 하나가 되면 좋아함과 싫어함이 없어지고, 무심하게 변화에 따르면 막히지 않게 되지. 그대는 참으로 훌륭하네. 나도 자네를 따르려네."
20
자여와 자상은 가까운 친구였다. 장마가 10일이나 계속되자 자여는 " 자상이 굶주리고 있을 게야" 라며 음식을 들고 가서 먹이려했다. 자상의 집앞에 이르자 노랫소리 같기도 하고 울음소리 같기도 한 목소리가 거문고 소리와 함께 들렸다.
" 아버지일까, 어머니일까, 하늘일까, 사람일까." 그는 힘에 겨운 듯 시를 아무렇게나 읊조렸다. 이에 자여가 집에 들어가 말했다. " 여보게 노래 가사가 그와 같은 건 무슨 까닭인가?" " 내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처럼 가난하게 된 것을 알 수 없어서 그러네. 어버이가 어찌 나의 가난을 바랬겠는가? 하늘은 무심하게 덮어주고 땅도 무심으로 실어주는데, 어찌 천지가 나를 가난하게 했겠는가? 아무리 찾아보아도 알 수가 없네. 내가 이렇게 된 것은 운명이겠지."
제 7 편 응제왕應帝王
1
설결이 왕예에게 도를 네 번이나 물었는데, 네 번 모두 왕예가 모른다고 대답했다. 이에 설결은 뛸듯이 기뻐했다. 설결이 이를 포의자에게 말했더니 포의자가 말했다. " 자네는 이제 알겠는가? 순임금은 泰씨에게 미치지 못한다네. 순은 인의 도덕으로 사람을 모으려 했지. 사람을 얻기는 했으나 초월 경계에 나아가지는 못했네. 그러나 태씨는 누워자면 평안하고 일어나면 태평하여, 세상 사람들이 자기를 말이 라고 하면 말이 되고, 소라고 부르면 소가 된다네. 그의 지혜는 참으로 미덥고 덕은 매우 건실해, 애초부터 초월의 땅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네."
어느 날 견오가 광접여를 만났다. 이에 광접여가 말했다. " 일중시가 자네에게 무어라고 말하던가?" 견오가 말했다." 그는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왕이 자기 생각대로 법을 제정하고 갖가지 예의 규범으로 백성을 교화하면, 따르지 않을 자가 누가 있겠는가!" 광접여가 말했다. " 이는 덕을 거짓으로 훔친 것이라네. 그렇게 천하를 다스리면 이는 마치 바다 한가운데 강을 파려는 격이며, 모기에게 산을 지우려는 것이지. 무릇 성인의 다스림이 어찌 바깥을 다스리는 것이겠는가. 자기를 바르게 한 다음에 만물에 나아가 각각에게 주어진 바를 확고하게 해줄 따름이라네. 예컨대 새는 높이 날아 화살의 표적이 되는 일을 피하고, 생쥐도 사직의 제단 밑 깊숙한 곳에 마련해 불이나 굴착의 위험을 피하지. 그런데도 두 생명을 어리석다고 할 수 있겠는가!"
2
천근이 은양에게 노닐다가 요수에 이르러 무명인을 만나게 되자 그에게 물었다.
" 천하에 다스리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이에 무명인이 말했다. " 물러 가시오. 그대는 비루한 사람이구먼. 그래, 그 따위 질문을 하는가? 나는 조물자와 더불어 사람으로 노닐다가 싫증이 나면 아득한 데까지 날아가는 새를 타고 6극 밖으로 나가, 아무것도 소유하고 있지 않은 마을에서 소요하면서 자유로운 들판에서 살려하오. 그런데 그대는 어째서 천하 다스리는 일을 내게 묻는게요?" 천근이 또다시 가르침을 청하자 무명인이 말했다." 그대가 마음을 담담하게 지니고 기운을 虛와 통하게 가져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고 사사로움을 버린다면, 천하는 저절로 다스려질 것이오."
3
양자거가 노담을 만나자 말했다." 여기에 어떤 인물이 있는데, 도를 지향함이 민첩하고 행동이 용감하며 사물에 투철하고 변화에 통달하고 도를 배우는 데 부지런합니다. 이런 인물은 明王에 미칠 수 있습니까?"노담이 말했다." 그런 사람은 성인과 비교하면, 생의 노예인 셈이고, 저자거리에서 자그마한 기술을 파는 격이지.그래서 몸은 초췌해지고 마음은 근심으로 휩싸이는 게야. 이를테면 호랑이나 표범의 가죽은 사냥군으로 불러들이고, 재주 많은 원숭이와 살쾡이를 잡는 개는 사슬에 얽맹이게 되네. 이와 같은 자를 어찌 명왕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
이에 양자거가 얼굴빛을 고치면서 물었다." 명왕의 다스림을 알고 싶습니다."
노담이 말했다." 명왕의 다스림은 천하를 평덩했으면서도 그 공적에 스스로 머물지 않고, 자신의 가르침이 만물에 미치지만 백성은 그런 줄 전혀 모르지. 무어라 말할 수는 없으나 만유는 제각기 삶을 즐기고, 명왕은 헤아릴 수 없는 자리에 서서 無의 세계를 소요하지."
4
정나라에 신령스런 점장이가 있었는데 이름이 계함이다. 그는 사람의 생사 존망과 화복, 수명의 장단을 낱낱이 알아 그 생년월일가지 귀신처럼 맞추자.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하여 달아났다. 그러나 열자는 그를 보자마자 마음으로 그를 따르게 되었다. 열자는 돌아와서 호자에게 말했다. " 처음에 저는 선생님의 도를 최고로 알았습니다만 보다 지극한 인물이 있었습니다."이에 호자가 말했다. " 내가 그대에게 가르친 것은 도의 겉껍질뿐이었고 아직 도의 참모습을 말하지 않았네.그런데도 자네는 도를 터득했다고 할 텐가? 암컷이 아무리 많아도 수컷이 없으면 어찌 알을 낳을 수 있겠는가? 그대는 자네의 미숙한 도로써 세상과 경쟁해 스스로를 인정받으려 하는구나. 그러므로 남이 자네의 관상을 볼 수 있는 것이라네. 자, 어디 그를 데려와 내 관상이나 한번 보게 하세." 다음날 열자가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났다. 그는 밖으로 나와 열자에게 말했다. " 아! 당신의 스승은 곧 죽을 겁니다. 얼마 살지 못할 게요. 열흘을 못 넘깁니다. 괴상한상을 보았소. 얼굴에는 생기가 전혀 없더군요."이에 열자는 안으로 들어가 눈물로 옷깃을 적시며 계함의 말을 호자에게 말했다." 조금 전에 그에게 大地의 상을 보여주었네. 깊은 땅 속에서 아직 싹트지 않은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아무 것도 드러 내지 않는 상이지. 그는 내게서 생기가 멈추는 상을 보았을게야. 다시 한번 그를 데려와 보게나."다음날 열자는 계함과 더불어 호자를 만났다. 계함은 밖으로 나가서 열자에게 말했다." 다행입니다. 당신의 선생님은 나를 만나서 병이 나았습니다. 매우 생기가 있더군요. 끊어졌던 생기가 다시 활동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열자가 안으로 들어가 계함의 말을 호자에게 전했다. 이에 호자가 말했다. " 조금 전 그에게 천양天壤을 보여주었네. 명실名實이 끼어들지 못하고 발뒤꿈치에서 생기가 나오지. 그는 내게서 생명의 기운을 읽은 게야. 어디 또 데려와 보게."다음날 다시 열자는 계함을 데려와 호자를 보게 했다. 그는 밖으로 나가 열자에게 말했다. " 당신의 선생님은 안색이 일정하지 않아 내가 상을 읽을 수 없소이다. 한결같아지면 다시 보겠소이다." 이에 열자가 안으로 들어가 그의 말을 호자에게 전했다. 호자가 말했다. " 조금 전 지극히 허한 불이의 경계를 보여주었다네. 그는 내게서 적막한 기운을 조금 읽은 게야. 미꾸라지가 노는 곳도 연못이고, 고여 있는 고요한 물이 있는 곳도 연못이며, 흐르는 물이 있는 곳도 연못이지. 연못에는 아홉 가지가 있는데 그 증 셋만 보여준 거라네. 자,다시 한번 그를 데려와 보게나."다음날 또 열자가 계함을 데리고 왔다. 그는 호자가 보자마자 얼이 빠져 선걸음으로 달아났다. 그러자 호자가 소리쳤다." 그를 잡아 오게!" 이에 열자가 그를 쫓아갔으나 잡지 못했다. 그는 다시 돌아와 호자에게 말했다." 벌써 사라져 이미 없어졌습니다. 찾아보아도 그를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호자가 말했다.
" 조금 전 그에게 허무대도虛無大道라는 무상無相의 상相을 그대로 드러냈다네. 스스로를 虛에 맡긴 채 자연의 유행에 좇았으므로 그는 어찌된 영문인지 알지 못한 것이라네. 따라서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고 흐름에 따라 흔들리므로 그가 달아난 것이지."이 일이 있은 뒤, 열자는 스스로의 수양이 부족함을 절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3년 동안 문 밖을 나가지 않으면서 아내를 위해 밥도 짓고, 돼지를 사람처럼 먹여 키우고, 일을 처리하는데 친소親疏를 분별하지 않았다. 온갖 꾸밈을 버리고 본래의 소박함으로 돌아가니온갖 분란이 부지 불식간에 몸을 받음으로 인해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그는 마침내 하나인 도로써 일생을 마쳤던 것이다.
5
명예의 주인이 되지 말며, 모략을 꾸미지 말며, 억지로 일을 강행하지도 말며 또한 지혜의 노예가 되지 말고, 무궁한 도를 체득하여 다함없는 경계에서 소요해야 한다. 하늘에서 받은 바를 그대로 온전히 할 뿐 무언가를 얻었다고 생각지 말며 그저 虛할 따름이어야 한다. 至人의 마음씀은 흡사 거울과도 같다. 이를테면 누가 떠나도 애석해 하지 않고, 온다 해도 나아가 맞이하지도 않는다. 사물에 그대로 응하지만 그 흔적을 간직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그는 사물을 그대로 비추어 줄 뿐 손상하지 않는다.
6
남해의 帝는 숙이고, 북해의 제는 忽이며, 중앙의 제는 혼돈이다. 어느 날 숙과 홀이 혼돈의 땅에서 만났는데, 혼돈이 후한 대접을 했다. 숙과 홀은 혼돈의 환대에 보답하기 위해 논의를 했다. " 사람에게는 일곱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호흡할 수 있다. 하지만 혼돈에게는 구멍이 없으니 그에게 구멍을 뚫어 주자."이에 둘은 날마다 구멍 하나씩을 뚫었는데, 7일이 되자 혼돈은 죽고 말았다.
공자
제 1 편 학 이( 學 而 )
♣ 학이편은 논어의 서편(緖編)으로 학문의 중요성과 공자의 사상이 깃들어 있다.
子曰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人不知而不온이면 不亦君子乎아.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 하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 논어의 첫구절인 위 구절은 명언으로써, 많이들 사용 하니 외어보길
子曰 巧言令色이 鮮矣仁이니라. 교언영색 선의인
교묘하게 꾸민 말과 보기 좋게 꾸민 얼굴빛에는 어진 마음이 드물다
曾子曰 吾 日三省吾身하나니 증자왈 오 일삼성오신
나는 매일 나 자신을 세번씩 반성한다
爲人謀而不忠乎아, 與朋友交而不信乎아. 傳不習乎아니라. 위인모이불충호 여붕우교이불신호 전불습호 남을 위해서 일을 하는데 정성을 다하였든가, 벗들과 함께 서로 사귀는데 신의를 다하였든가, 전수 받은 가르침을 반복하여 익혔는가, (또는 아래와 같이 번역하는 경우의 책도 있음.) 제대로 익히지 못한 것을 남에게 전하지 않았던가.
無友不如己者오 過則勿憚改니라. 무불여기자 과즉물탄개
나보다 못한 사람과 벗하지 말며, 잘못을 깨달았을 때에는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 ☞ 나보다 못한사람이란 말은 인애에 어긋나지만 학업 정진에 충실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함
告諸往而知來者온여 고저왕이지래자 지난 과거를 말해주면 미래를 아는구나.
子曰 不患人之不己知오 患不知人也니라.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야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탓하라.
제 2 편 위 정( 爲 政 )
♣ 정치에 대한 내용을 많이 수록하였다.
子曰 道之以政하고 齊之以刑이면 民免而無恥니라, 도지이정 제지이형 민면이무
법률 제도로써 백성을 지도하고 형벌로써 질서를 유지시키면, 백성들은 법망을 빠져나가되 형벌을 피함을 수치로 여기지 아니한다.
道之以德하고 齊之以禮이면 有恥且格이니라. 도지이덕 제지이례 유치차격
덕으로써 이끌고 예로서 질서를 유지시키면 백성들은 부정을 수치로 알고 착하게 된다.
子曰 吾 十有五而志于學하고 三十而立하고 四十而不惑하고 오십유오이지우학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고, 마흔에는 인생관이 확립되어 마음에 혼란(유혹)이 없고,
五十而知天命하고 六十而耳順하고 七十而從心所欲하야 不踰矩니라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 쉰에는 천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고, 예순에는 어떠한 말을 들어도 그 이치를 깨달아 저절로 이해를 할 수 있었고, 일흔에는 내마음 대로 행동을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없었다. ☞ 많이 쓰이는 구절로 외어두면 많은 도움이 될것임
子曰 溫故而知新이면 可以爲師矣니라.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옛것을 알고 새로운 지식을 터득하면 능히 스승이 될 수 있다.
子曰 君子는 不器니라. 군자 불기 군자는 한가지 구실밖에 못하는 기물이나 기계가 아니다. ☞ 지덕체를 구비한 전인적인 인간을 말함
子貢이 問君子한대 子曰 先行其言이오 以後從之니라. 자공문군자 선행기언 이후종지 자공이 군자에 대하여 물으니 공자께서 먼저하고자 하는 일을 행한 후에 말을하는 사람이 군자다.
子曰 君子는 周而不比 하고 小人은 比以不周니라. 군자 주이불비 소인 비이부주군자는 두루 통하면서도 편파적이 아니며 소인은 편파적이면서도 통하지도 않는다.
子曰 由아 誨女知之乎인저. 知之爲知之오 不知爲不知 是知也니라. 유 회여지지호 .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유야 너에게 안다는 것을 가르쳐 주마, 아는 것을 안다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다. ☞ "由" 는 성은 중이고 이름이 유이며 자는 자로 또는 계로라함. ☞ 여(女)는 汝의 준말로 너(당신)를 가르킴
哀公이 問曰 何爲則民服이니이꼬. 애공 문왈 하위즉민복 노나라 애공왕이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복종을 하겠습니까? 하니
公子 對曰 擧直錯諸枉則民服하고 擧枉錯諸直則民不服이니이다. 공자 대왈 거직조저왕즉민복 거왕조저직즉민불복 공자 대답이 곧고 올바른 사람을 등용해서 곧지 않는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들은 마음까지 복종 하지만 반대로 부정직한 사람을 등용 하여 정직한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들은 복종하지 않습니다.
子曰 見義不爲 無勇也니라. 견의불위무용야. 옳은 일을 보고도 나서서 행동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제 3 편 팔 일 ( 八 佾 )
♣ 무악(舞樂)의 이름인 팔일을 편명으로 삼아 예악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놓았다.
子曰 人而不仁이면 如禮에 何며 人而不仁이면 如樂에 何오. 인이불인 여례 하 인이불인 여악 하. 사람이 어질지 못하면 예는 무엇하며 사람이 어질지 못하면 음악은 무엇하랴
禮 與其奢也론 寧儉이오 喪이 與其易也론 寧戚이니라. 예 여기사야 영검 상여기이야 영척
예는 사치하기보다는 검소해야 되고 상사(초상)에서는 형식을 갖추기보다는 슬퍼해야한다.
祭如在하시며 祭神如神在러시다. 제여재 제신여신재 조상을 제사 모실때에는 앞에 계신 듯 이하고 신을 제사 지낼 때에는 신이 있는 듯 이하였다.
成事라 不說하며 遂事라 不諫하며 旣往이라 不咎로다. 성사 불설 수사 불간 기왕 불구 이미 이루어진일은 말하지 않으며, 끝난 일은 간하지 않으며, 지난 일은 탓하지 않는다.
儀封人 請見曰 天將以夫子로 爲木鐸이시니라. 의봉인 청현왈 천장이부자 위목탁 의봉인이 청하여 본후 하늘이 장차 선생님을 목탁으로 삼고자 하심이다.
☞ 의 봉인 : 의는 위나라 지방 이름이며 봉인은 국경 수비대의 벼슬 이름.
제 4 편 이 인 ( 里 仁 )
♣ 인덕(仁德)에 대한 말을 많이 수록하였음
子曰 里仁이 爲美 하니 擇不處仁이면 焉得知리오. 이인 위미 택불처인 언득지
인후한 마을에 사는 것이 좋으며 그러한곳을 택하여 살지 않으면 어찌 지혜롭다 하리요.
子曰 不仁者는 不可以久處約이며 不可以長處樂이니 불인자 불가이구처약 불가이장처락
仁者는 安仁하고 知者는 利仁이니라. 인자 안인 지자 이인
어질지 못한 사람은 역경에 오래 있지 못하며 행복도 오래 누리지 못한다.
그리고 어진 사람은 仁을 편안하게 여기고 지혜로운 사람은 인을 이롭게 생각한다.
子曰 唯仁者아 能好人하며 能惡人이니라. 유인자 능호인 능오인 오직 어진 사람만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미워할 수 있다.
子曰 朝聞道면 夕死라도 可矣니라. 조문도 석사 가의 아침에 도를 들으면(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으니라.
子曰 君子는 懷德하고 小人은 懷土하며 君子는 懷刑하고 小人은 懷禮니라. 군자 회덕 소인 회토 군자 회형 소인 회례 군자는 덕을 생각하며 소인은 땅(좋은 땅에 안주함)을 생각하며, 군자는 형벌(법을 지킴)을 생각하며 소인은 은혜 받기를 생각한다.
子曰 放於利而行이면 多怨이니라. 방어리이행 다원
이익만을 위해서 행동을 하면 원망을 많이 받는다.
子曰 不患無位오 患所以立하며 不患莫己知오 求爲可知也니라. 불환무위 환소이립 불환막기지 구위가지야 벼슬자리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자기의 자격을 근심하며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알려질 만 한일을 하고자 노력하라.
子曰 君子는 喩於義하고 小人은 喩於利니라. 군자 유어의 소인 유어리 군자는 정의를 밝히어 이해하고 소인은 이익을 표준으로 하여 이해한다.
子曰 見賢思齊焉하며 見不賢而內自省也니라. 견현사제언 견불현 이내자성야어진 사람을 보면 그와 같이 되기를 생각하며, 어질지 못한 사람을 보면 스스로 깊이 반성한다.
子曰 父母在어시든 不遠遊하며 遊必有方이니라. 부모재 불원유 유필유방 부모님 살아 계시면 멀리 떠나지 아니하며, 떠나되 반드시 갈곳을 알려야 한다.
子曰 以約失之者 鮮矣니라. 이약실지자 선의 모든 일을 단단히 죄고 단속하므로써 실수 하는 일이 드물다.
子曰 君子는 欲訥於言而敏於行이니라. 군자 욕눌어언이민어행
군자는 말은 더디되 행동은 민첩하게 하고자 한다.
子曰 德不孤라 必有隣이니라. 덕불고 필유린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다.
子游曰 事君數이면 斯辱矣오 朋友數이면 斯소矣니라. 자유왈 사군삭 사욕의 붕우삭 사소의 자유가 말하길 임금을 섬기는데 자주 간하면 욕이 되고 벗을 사귀는데 자주 충고를 하면 사이가 벌어진다. ☞ 數 : 삭이라 읽으며 너무 번잡하고 지나치다, 세심하고 절박하다.
제 5 편 공 야 장 ( 公 冶 長 )
♣ 제자들과 고금의 인물을 평한 것으로 주로 자공의 언행이 많이 기술 되어 있다.
子貢對曰 回也는 聞一以知十하고 賜也는 聞一以知二하노이다. 자공대왈 회야 문일이지십 사야 문일이지이 자공이 대답하길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고 사(자공)는 하나를 들으면 둘밖에 모릅니다.
子貢이 曰我不欲人之加諸我也를 吾亦欲無加諸人하노이다. 자공 왈아불욕인지가저아야 오역욕무가저인 자공이 말하길 나는 남이 나에게 하는 것중 좋지 않으면 저도 남에게 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子曰 不恥下問이라 불치하문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子曰 晏平仲은 善與人交로다. 久而敬之온여. 안평중 선여인교 구이경지 안평중은 사람과 잘사귀었다. 오래될수록 (사귄 사람을)존경을했다. (안평중은 제나라 대부로 경공의 공자 천거에 반대 했지만 공자는 사사로운 감정을 따지지 않았음)
子曰 伯夷叔齊는 不念舊惡이라 怨是用希니라 백이숙제 불념구악 원시용희 백이 숙제는 지난날에 나빴던 일을 생각하지 않았음으로 (일반 사람들이 그들을) 원망하는 일이 드물었다.
顔淵이 曰願無伐善하며 無施勞하노이다. 子路曰 願聞子之志하노이다. 안연 왈원무벌선 무시로 자로왈 원문자지지 안연은 착한 일을 남에게 자랑하지 않고 남에게 힘드는 일을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했으니. 자로가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들려주십시오 하자
子曰 老子를 安之하며 朋友를 信之하며 少者을 懷之니라. 노자 안지 붕우 신지 소자 회지 노인들을 편안하게 하여주고, 벗들에게는 신의를 지키며 젊은이를 따뜻하게 감싸주려 한다.
제 6 편 옹 야 (雍 也)
♣ 이 편의 앞쪽은 인물평이 많고 뒤쪽은 인(仁)과 지(知)에 대한 이론이 많이 있다.
孔子 對曰有顔回者好學하야 不遷怒하며 不貳過하더니 공자 대왈유안회자호학 불천노 불이과 안회(공자가 제일 사랑한 제자로 41살에 죽음)는 학문을 너무 좋아하여 노여움이 나도 아무데나 대고 화풀이를 하지 않을 만큼 (학문을) 좋아했으며 또한 잘못한 일은 두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을 만큼 (학문을) 좋아하였다.
子曰 人之生也 直하니 罔之生也는 幸而免이니라. 인지생야 직 망지생야 행이면 인간의 삶은 원래 정직한 것이다, 정직하지 않으면서도 살 수 있는 것은 요행히 화를 면하고 있는 것이다.
子曰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오 好之者는 不如樂之者니라.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알기만 하는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사는 사람은 즐기는사람만 못하다.
仁者 先難而後獲이면 可謂仁矣니라. 인자 선난이후획 가위인의 어진 사람은 어려움은 남보다 먼저 하고, 보답은 남보다 뒤에 얻으면 참으로 어질다 할 수 있다.
子曰 知者는 樂水하고 仁者는 樂山이니 지자 요수 인자 요산
知者는 動하고 仁者는 靜하며 知者는 樂하고 仁者는 壽니라. 지자 동 인자 정 지자 낙 인자 수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며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니, 지자는 동적이며 인자는 정적이며, 지자는 즐겁게 살며 인자는 장수한다. ☞ 요산 요수 (樂山 樂水)는 이귀절에서 따옴
夫仁者는 己欲立而立人하며 己欲達而達人이니라. 부인자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 인자란 자신이 나서고 싶을 때 남을 내세우며,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싶으면 남을 먼저 달성하게 한후 자기가 한다.
제 7 편 술 이 ( 述 而 )
♣ 공자 자신의 일과 공자의 용모, 태도, 행동에 대한 것들이 기록되어 논어 전편중 가장 뛰어난 구절들이 많이있다.
子曰 志於道 하며 據於德하며 依於仁하며 游於藝니라. 지어도 거어덕 의어인 유어예 군자의 이상적인 생활이란 도에다 뜻을 두고 덕을 닦으며, 인을 의지하며 6예에서 생활할 것이다.
暴虎氷河 必也 臨事而懼하며 포호빙하 필야 임사이구
맨손으로 범을 잡으려하고, 맨발로 황하를 건너다 --- 마땅히 일에 임해서는 두려워해야 한다.
子曰 飯疏食飮水하고 曲肱而枕之라도 樂亦在其中矣니 반소사음수 곡굉이침지 낙역재기중의
不義而富且貴는 於我에 如浮雲이니라. 불의이부차귀 어아 여부운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베개를 하고 누워 있어도 즐거움이란 그속에있으며 의롭지 않은 부와 귀는 나에게는 하나의 뜬구름과 같다. (세상을 달관한 공자님의 생활철학)
發憤忘食하며 樂以忘憂하야 不知老之將至云爾오. 발분망식 낙이망우 부지로지장지운이 (그 사람됨이 학문을 너무 좋아해서) 발분 하면 먹는것도 잊고 ,학문을 즐김에 걱정도 잊으며, 늙는 일 조차 알지 못한다. ☞ 초나라 섭공이 자로에게 공자의 됨됨이를 물어보자 대답을 못하자 공자께서 위와 같이 대답을 할 것이지 한 스스로 자기를 평한말
子曰 三人行에 必有我師焉이니 擇其善者而從之오 其不善者而改之니라.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세 사람이 같이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듯이 나의 스승될 만한 사람이 있다, 그들의 착한 점을 골라서 따르고 나쁜 점은 살펴서 스스로 고쳐야 한다.
子曰 奢則不孫하고 儉則固니 與其不孫也론 寧固니라. 사즉불손 검즉고 여기불손야 영고 사치하면(호사스럽게 살면) 불손하기쉽고, 검소하면 고루해지니, 거만한것보다 차라리 고루한 것이났다.
子曰 君子는 坦蕩蕩이오 小人은 長戚戚이니라. 군자 탄탕탕 소인 장척척 군자의 마음은 평탄하고 너그러우며, 소인의 마음은 항상 근심에 차 있다.
제 8 편 태 백 ( 泰 伯 )
♣ 고대의 성왕들과 현인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다.
君子 篤於親則民興於仁하고 故舊를 不遺則民不偸니라. 군자 독어친즉민흥어인 고구 불유즉민불투 군자가 친족에게 후하게 하면 백성들 사이에 어진 마음이 일어나게하며, 옛친구를 버리지 않으면 백성들도 각박해지지 않는다.
曾子 言曰 鳥之將死에 其鳴也哀하고 人之將死에 其言也善이니라. 증자 언왈 조지장사 기명야애 인지장사기언야선 증자가 말했다. 새가 죽을 때에는 그 소리가 애처롭고 사람이 죽을 때에는 그말이 착해집니다. ☞ 증자가 병이나자 맹경자가 병문안을 오자 증자께서 한 말씀.
曾子曰 以能으로 問於不能하며 以多로 問於寡하며 有若無하며 증자왈 이능 문어불능 이다 문어과 유약무
實若虛하며 犯而不交를 실약허 범이불교 증자가 말하길 유능하면서도 무능한 사람에게도 묻고, 박학다식해도 잘 알지못하는 사람에게 묻고, (도가) 있으면서도 없는 듯이 하고 (덕이) 실하면서도 허한 듯이 하며, 또 남에게 욕을 보아도 따지고 마주 다투지 않는다. ☞ 증자가 죽은 안회를 두고 회상한 말이라함.
子曰 不在其位하얀 不모其政이니라. 부재기위 불모기정 그 직위에 있지 않거든 그 자리의 정사를 논하지 말라.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뜻)
子曰 學如不及이오 猶恐失之니라. 학여불급 유공실지 배움이란 도달할 수 없는 것 같이 하고 배운 것은 잃어버릴까 두려운 듯이 해야 한다.
제 9 편 자 한 ( 子 罕 )
♣ 공자의 언행에 대한 기록과 공자의 출처진퇴(出處進退)에 대한 기록이 많음.
子 絶四러시니 毋意毋必毋固毋我러시다. 자 절사 무의무필무고무아
공자께서 네 가지를 근절 하셨으니 자의대로 하는 일이 없었고, 집착하지 아니하고, 고집을 안부리고, 자기만을 내 세우는일(생각하는 일)은 없으셨다.
君子는 多乎哉 不多也니라. 군자 다호재 부다야 군자는 재능이 많아야 하는가? 군자는 다능하지 않는 법이다. ☞ 공자는 어려서 가난하여 자질구레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다재다능 하다고 스스로 판단을 하나 그런 소소한 잡기보다(다재다능 하기보다)는 도를 우선하는 것이 공자님의 마음이다.
子 在川上曰 逝者 如斯夫인저. 不舍晝夜로다. 자 재천상왈 서자 여사부 . 불사주야
공자님이 냇가에서 말하길 지나가는 모든 것은 흐르는 물과 같구나 밤낮없이 멈추지 않는구나.
☞ 공자님이 어느날 냇가에서 흐르는 물을 보고 가는 세월을 그저 보고만 있으면 인생도 기회도 다 놓친다고 비유한 말씀.
子曰 吾未見好德이 如好色者也니라 오미견호덕 여호색자야 나는 덕을 좋아하기를 여자를 좋아하듯이 하는 사람을 아직보지 못했다.
子曰 後生이 可畏니 焉知來者之不如今也리오. 후생가외 언지래자지불여금야
四十五十而無聞焉이면 斯亦不足畏也已니라. 사십오십이무문언 사역부족외야이 젊은 사람은 두려우니라. 어찌 장래의 그들이 지금의 나만 못하다고 하겠는가 그러나 사오십에도 학문과 덕으로 이름이 나지 않으면 그런 사람은 무서울것이 없느니라.
子曰 三軍可奪帥也어니와 匹夫는 不可奪志也니라. 삼군가탈수야 필부 불가탈지야 삼군에서 장수를 빼앗을 수는 있어도 한 사나이로부터 그 지조는 빼앗을 수는 없는 것이다.
제 10 편 향 당 ( 鄕 黨 )
♣ 향당은 공자님의 용모, 음성, 의식주 등과 같은 일상생활과 공자님의 생활태도를 기록한 편이다.
入不中門하시며 行不履역이러시다. 입부중문 행불리역 설 때에는 문의 중앙을 피하셨고 들어갈 적에는 문지방을 밟지 않으셨다.
席不正이어든 不坐러시다. 석부정 부좌 자리가(좌석의 깔개 등) 바르지 않으면 앉지 않으셨다.
구焚이어늘 子 退朝曰 傷人乎아 하시고 不問馬하시다. 구분 자 퇴조왈 상인호 불문마 마구간에 불이 난적이 있었는데, 공자께서 조정에서 퇴근하셔서 "사람이 다쳤는가" 하고 말씀하시고 말은 물어 보지 않으셨다. ☞ 그 당시에는 말이 상당한 재산이 됐는데도 사람만 물으시니 공자님의 인애정신이 돋 보인다.
제 11 편 선 진 ( 先 進 )
♣ 문인들과 그외의 인물들에 대한 평이 많고 논어 전권을 선진을 기준으로 상, 하로 나누는 경계로 삼았다.
子曰 才不才에 亦各言其子也니 재부재 역각언기자야 잘났건 못났건 역시 제자식을 생각한다. ☞ 안연이 죽었을 때 그의 아버지가 공자의 수레을 팔아서 덧관(최고급관에 사용)을 사려고 하자 이에 대하여 한 말로 공자님의 아들이 죽었을 때도 덧관을 하지 않았다.
季路 問事鬼神한대 子曰 未能事人이면 焉能事鬼리오. 계로 문사귀신자왈 미능사인 언능사귀
敢問死하나이다. 曰未知生이면 言知死리오. 감문사 왈미지생 언지사 계로가 귀신 섬기는 일을 묻자, 공자께서 살아 있는 사람도 제대로 섬기질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기리요 하시었다. 감히 죽음에 대하여 묻습니다. 하니 공자께서 아직 삶도 잘 모르느데 어찌 죽음에 대해 알겠는가.
過猶不及이니라. 과유불급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
子張 問善人之道한대 子曰 不踐迹이나 亦不入於室이니라. 자장 문선인지도 자왈 불천적 역불입어실 자장이 선인의 도에 대하여 물었다. 공자께서 성현의 가름침을 좆지 아니 하여도 착한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성현의 경지에는 들지 못한다. ☞ 선인이란 천성적으로 착한 성품을 타고난 사람을 말한다.
제 12 편 안 연 ( 顔 淵 )
♣ 안연편은 공자와 제자, 제후들과의 대화를 기록한 것으로 주로 정치쪽으로 많이 기록이 되었으며 바름(正)과 솔선을 이상형으로 삼았다.
顔淵이 問仁하대 子曰 克己復禮 爲仁이니 一日克其復禮면 天下 歸仁焉하나니 안연 문인 자왈 극기복례 위인 일일극기복례 천하 귀인언 안연이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자기를 극복하여 예로 돌아감이 인이니 하루라도 자기를 이겨서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으로 돌아갈 것이다
爲仁이 由己니 而由人乎哉아. 顔淵이 曰請問其目하나이다. 위인 유기 이유인호재 . 안연 왈청문기목 인을 이루는 데는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니 어찌 남으로부터 비롯될 것인가 하셨다. 안연이 다시 자세히 가르쳐 주십시오 하니
子曰 非禮勿視하며 非禮勿廳하며 非禮勿言하며 非禮勿動이니라 자왈 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 공자께서 예가 아니면 보지를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도 말며 예가 아니면 말도 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행하지 말 것이다.
仲弓이 問仁한대 己所不欲을 勿施於人이니 중궁 문인 기소불욕 물시어인 중궁이 인에 대하여 묻자 자기가 하고 싶지 아니 한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
司馬牛 問仁한대 子曰 仁者는 其言也인이니라. 사마우 문인 자왈 인자 기언야인 사마우가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 말씀하시길 인이라는 것은 말하는 것을 참는 것이다..
☞ 행동하는 것 보다 말을 앞서지 말라는 뜻
司馬牛 問君者한대 子曰 君者는 不憂不懼니라. 사마우 문군자 자왈 군자 불우불구
사마우가 군자에 대하여 묻자 군자란 근심하지 아니하며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 군자는 어떠한 재난과 고통이 따른다 하드라도 마음이 흔들림이 없어야한다.
子夏曰 死生이 有命이오 富貴在天이라 四海之內 皆兄弟也 자하왈 사생 유명 부귀재천 사해지내 개형제야 (사마우가 묻자) 자하가 (공자에게서 듣고) 말하길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렸다 하며, (남과 사귐에 공경과 예의를 다하면)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형제가 될 것이다.
子貢이 問政한대 子曰 足食 足兵이면 民이 信之矣니라. 民無信不立이니라 자공 문정 자왈 족식 족병 민 언지의 민무신불립 자공이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식량을 풍족히 하며 군비를 충족하게 하여 백성을 믿게 하는 것이다. 백성들이 믿지 않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
子曰 愛之란 欲其生하고 惡之란 欲其死하나니 是惑也니라 자왈 애지 욕기생 오지 욕기사 시혹야 (자장이 덕을 높이고 미혹됨을 분별하는 것에 대하여 묻자) 좋아하면 그가 살기를 바라며 미워하면 그가 죽기를 바라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미혹이니라
子曰 君君臣臣父父子子니이다. 자왈 군군신신부부자자 (제공경이 정치에 대하여 묻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 다워야한다.
子張이 問政한대 子曰 居之無倦하며 行之以忠이니라. 자장 문정 자왈 거지무권 행지이충 자장이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항상 마음을 국정에 두어서 게을리 하지말며 정사를 행할때는 충실하게 할 것이다.
子曰 君子는 成人之美하고 不成人之惡하나니 小人은 反是니라. 자왈 군자 성인지미 불성인지악 소인 반시 군자는 남의 좋은 점을 권장하여 이루게 하고 남의 악한 일은 선도하여 못하게 하지만 소인은 이와 반대이다
孔子 對曰 政子는 正也니 子帥以正이면 孰敢不正이리오. 공자 대왈 정자 정야 자솔이정 숙감부정 (계강자가 정치에대하여묻자) 정치는 정(正)이니 선생께서 솔선하여 바르게 행하면 누가 감히 바르게 행하지 않겠읍니까. ☞ 帥(솔,수) : 거느닐(솔)은 率(솔)과 같은뜻으로 쓰임 ,주로 장수(수)로 많이 쓰임.
孔子 對曰 子 爲政에 焉用殺이리오. 子 欲善이면 而民이 善矣리니 공자 대왈 자 이정 언용살 자 욕선 이민 선의
君子之德은 風이오 小人之德은 草라. 草尙之風이면 必偃하오 군자지덕 풍 소인지덕 초 초상지풍 필언 (계강자가 공자께 나쁜 놈들은 죽여서 기강을 바로잡으면 어떻냐고 묻자) 그대가 정치함에 어찌 사람을 함부로 죽이려 하시오 당신이 선을 추구하면 백성도 이에 따를 것이며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덕은 풀과 같습니다. 풀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바람에 따르게 마련입니다.
先事後得이 非崇德與아. 功其惡이오 無攻人之惡이 非脩慝與아. 선사후득 비승덕여 공기악 무공인지악 비수특여
一朝之忿으로 忘其身하야 以及其親이 非惑與아 일조지분 망기신 이급기친 비혹여 (번지가 공자께 덕을 높이는 것과 사악함을 없애는 법과 미혹을 분별함에 대해 묻자) 일은 먼저 하고 이득은 뒤로 미루는 것이 덕을 숭상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자신의 잘못은 따지고 남의 잘못은 따지지 않는 것이 악을 없애는 길이 아니겠느냐.
하루아침의 분을 참지 못하여 그몸을 잊고 그화를 부모에게 까지 미치게 한다면 그것이 바로 미혹함(어리석음)이 아니겠는가.
樊遲 問仁한대 子曰 愛人이니라. 問知한대 子曰 知人이니 번지 문인 애인 문지 지인
擧直錯諸枉이면 能使枉者直이니라. 거직조저왕 능사왕자직 번지가 인에 대하여 묻자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앎에 대하여 묻자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다 (번지가 말뜻을 못 알아듣자 다시)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바르지 못한 사람위에 두면 정직하지 않은 사람도 정직하게 된다
子貢이 問友한대 子曰 忠告而善道之하되 不可則止하야 無自辱焉이니라.자공문우 충고이선도지 불가즉지 무자욕언 자공이 벗에 대하여 묻자 충고하여 이끌어 주되 말을 듣지 않으면 곧 중지하여 (지나친 충고로) 자신까지 욕됨이 없게 할 것이다. ☞ 벗은 의리로 맺어진 것이므로 충고하여 듣지 않으면 그만 두고 또한번 충고 하여도 듣지 않으면 진정한 친구로 사귈수 없다
제 13 편 자 로 ( 子 路 )
♣ 앞쪽은 정치에 대한 기록이 많으며 뒤쪽은 성인 군자에 대한 문답으로 이루어짐.
子曰 必也正名乎인저. 君子 於其所不知에 蓋闕如也니라. 자왈 필왈정명호 군자 어기소부지개 궐개궐야 반드시 명분을 바로잡겠다. --- 군자는 그 알지 못하는 일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 앞 절은 자로의 정치에 대한 물음에 답이고, 뒷 절은 자로가 아는 척을 하자 한 말씀
子曰 其身이 正이면 不令而行하고 其身이 不正이면 雖令不從이니라. 자왈 기신 정 불령이행 기신 부정 수령부종 그 자신이 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실천이 되고 그 자신이 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내려도 따르지 않는다.
子曰 苟正其身矣면 於從政乎에 何有며 不能正其身이면 如正人에 何오. 자왈 구정기신의 어종정호 하유 불능정기신 여정인 하 참으로 자기 자신을 바르게 한다면 정치에 무슨 어려움이 있으며, 그 자신을 바르게 잡지 못하면 어떻게 남을 바로 잡겠는가.
子曰 無欲速하며 無見小利니 欲速則不達하고 見小利則大事不成이니라. 자왈 무욕속 무견소리 욕속즉부달 견소리즉대사불성 (자하가 거보의 읍장이 되어 정치에 대하여 묻자) 일을 빨리 하려고 하지 말며 작은 이익을 돌아보지 말아라 빨리 하려 하면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돌아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子曰 不得中行而與之인댄 必也狂견乎인저. 자왈 부득중행이여지 필야광견호
狂者는 進取오 견者는 有所不爲也니라. 광자 진취 견자 유소불위야 중용의 길을 행하는 사람을 얻어 (후계자로) 가르치지 못할바에는 반드시 과격하거나 고집이 센 사람을 택하겠다. 광자는 진취적이며 견자는 함부로 나쁜일을 하지 않는다.
☞ 狂者(광자) 는 뜻은 높지만 지혜가 모자란 사람으로 과격함 견者(견자) 는 배운 것은 적지만 절조를 굳게 지키는 사람으로 고집이 있다.
子曰 君子는 和而不同하고 小人은 同而不和니라. 자왈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
군자는 남과 화합하되 뇌동하지 않으며 소인은 뇌동하되 화합하지 않는다.
子曰 君子는 泰而不驕하고 小人은 驕而不泰니라. 자왈 군자 태이불교 소인 교이불태
군자는 태연하나 교만하지 않고 소인은 교만하나 태연하지 못하느니라.
子曰 剛毅木訥이면 近仁이니라. 자왈 강의목눌 근인
강직하고 의연하고 질박하고 어눌하면 인에 가깝다.
제 14 편 헌 문 ( 憲 問 )
♣ 이 편은 여러나라의 사대부의 말을 기록하였으며 원헌(原憲)이 직접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子曰 士而懷居면 不足以爲士矣니라. 자왈 사이회거 부족이위사의 선비가 편안하게 살기만 생각한다면 선비라고 하기에 부족하다.
子曰 有德者는 必有言이어니와 有言者는 不必有德이니라. 자왈 유덕자 필유언 유언자 불필유덕
仁者는 必有勇이어니와 勇者는 不必有仁이니라. 인자 필유용 용자 불필유인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들을만한 말을 하지만, 말이 들을만 하다고 다 덕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인자한 사람은 반드시 용기가 있지만, 용기가 있다고 다 인자한 사람은 아니다.
子曰 貧而無怨은 難하고 富而無驕는 易하니라. 자왈 빈이무원 난 부이무교 이 가난하면서 원망하지 않기는 어렵고 부유하면서 교만하지 않기는 쉬우니라.
見利思義하며 見危授命하며 견리사의 견위수명 (자로가 성인에 대하여 묻자) 이익이 있으면 의로움인가 생각을 하며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내놓는다
子曰 君子는 上達하고 小人은 下達이니라. 자왈 군자 상달 소인하달
군자는 날마다 위로 향하여 나아가며 소인은 날마다 아래를 향하여 나아간다.
子曰 何以報德꼬. 以直報怨이오 以德報德이니라 자왈 하이보덕 이직보원 이덕보덕 (어떤 사람이 은덕으로써 원한을 갚으면 어떠하냐고 묻자) 그러면 은덕에 대해서는 무엇으로 갚겠소 원한은 올바름으로 갚고 은덕은 은덕으로 갚아야 한다.
子曰 不怨天하며 不尤人이오 자왈 불원천 불우인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 공자 스스로 한탄하여 한말로 자기를 알아주는 군주가 없어 자기의 뜻을 펴지 못하지만 자기의 뜻은 하늘만이 알고 있어 남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임.
제 15 편 衛 靈 公 ( 위 령 공 )
♣ 문구가 짧은 것이 특색이며 수신과 처세에 관한 구절이 많다.
子曰 君子는 固窮이니 小人은 窮斯濫矣니라. 자왈 군자 고궁 소인 궁사람의 군자는 곤궁을 잘 견딜 수 있지만 소인은 곤궁해지면 마구 행동을 한다.
子曰 可與言而不與之言이면 失人이오 不可與言而與之言이면 失言이니 자왈 가여언이불여지언 실인 불가여언이여지언 실언
知者는 不失人이며 亦不失言이니라. 지자 불실인 역불실언 더불어 말할 만한 사람인데 그와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 할만 사람이 안되는 데도 말을 하면 말을 잃고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도 잃지 않고 또한 말도 잃지 않는다.
子曰 志士仁人은 無求生以害仁이오 有殺身以成仁이니라. 지사인인 무구생이해인 유살신이성인 뜻이 있는 선비와 어진사람은 삶을 위하여 인을 해치지 않으며 자신을 죽여 인을 이룩하는 일은 있다. (이 구절에서 살신성인이 나옴)
子曰 人無遠慮면 必有近憂니라. 인무원려 필유근우 사람이 먼 앞날을 걱정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에 근심이 생긴다.
子曰 躬自厚而薄責於人이면 則遠怨矣니라. 궁자후이박책어인 즉원원의
자신을 꾸짖기는 엄하게 하고 남을 책망하길 가볍게 하면 남의 원망하는 소리를 멀리할 수 있다
子曰 君子는 求諸己오 小人은 求諸人이니라. 군자구저기 소인 구저인
군자는 모든 책임의 소재를 자신에서 구하나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
子貢이 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이까 자공 문왈 유일언이가이종신행지자호
子曰 其恕乎인저 己所不欲을 勿施於人이니라. 기서호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공이 한마디의 말로 평생토록 행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묻자 그것은 오직 서(용서) 이니라.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 것이니라.
子曰 衆惡之라도 必察焉하며 衆好之라도 必察焉이니라. 중오지 필찰언 중호지 필찰언
여러 사람이 미워하여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여러 사람이 좋아해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子曰 人能弘道오 非道弘人이니라. 인능홍도 비도홍인 사람이 도를 넓히는 것이지 도가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
子曰 不而不改 是謂過矣니라. 불이불개 시위과의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것을 일러 잘못이라 한다.
子曰 君子는 貞而不諒이니라. 군자 정이불량
군자는 굳고 바르나 소신을 맹목적으로 고집하지 않는다.
제 16 편 계 씨 ( 季 氏 )
♣ 이 편은 긴문장이 많으며, 말한사람의 이름이 없으며 특히 자왈을 공자왈로 적어 놓았다.
논어의 노론(魯論) 제론(齊論) 고론(古論)의 삼론중 제론으로 본다.
不患寡而患不均하며 不患貧而患不安이라 불환과이환불균 불환빈이환불안
(공자가 염유에게 이른 말로) (제후나 사대부가 토지가) 적은 것을 걱정하지 않고
고르지 못함을 근심하며, 가난함을 근심하지 말고 불편한 것을 걱정한다.
蓋均이면 無貧이오. 和면 無寡오 安이면 無傾이니라. 개균 무빈 화 무과 안 안경 대체로 (토지를) 균등하게 하면 가난하지 않고 화합하면 (백성이) 적을 수 없고 (인심이) 안정되면 (나라나 집안이) 기울어지지(망하지) 않는다.
孔子曰 益者 三友오 損者 三友니 友直하며 友諒하며 友多聞이면 益矣오 공자왈 익자 삼우 손자 삼우 우직 우량 우다문 익의 유익한 벗이 셋이 있고 해로운 벗이 셋이다. 정직 한사람을 벗하고,성실한 사람을 벗하고, 견문이 많은 박학다식한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고
友便僻하며 友善柔하며 友便녕이면 損矣니라. 우편벽 우선유 우편녕 손의 편벽(겉치레만 하는 사람)한 사람과 벗하며, 아첨 잘하는 사람과 벗하며, 거짓말 잘하는 사람과 벗하면 해로우니라
孔子曰 益者 三樂오 損者 三樂니 樂節禮樂하며 樂道人之善하며 樂多賢友면 益矣오 공자왈 익자 삼요 손자 삼요 요절예악 요도인지선 요다현우 익의 유익한 즐거움이 셋 있고 해로운 즐거움이 셋 있다. 예악으로 절제함을 즐기고 남의 착한 점을 말하길 즐거워하며 어진벗을 많이 갖기를 즐거워하면 유익하다
樂驕樂하며 樂佚遊하며 樂宴樂이면 損矣니라. 요교락 요일유 요연락 손의 지나친 쾌락을 좋아하며, 편안하게 놀기를 좋아하고, 주색의 향락을 좋아하면 해롭다.
孔子曰 君子 有三戒하니 少之時에 血氣 未定이라 戒之在色이오 공자왈 군자 유삼계 소지시 혈기 미정 계지재색 군자가 경계해야 할 세가지가 있다 젊었을 때는 혈기가 안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여색을 경계하고,
及其壯也하야 血氣 方剛이라 戒之在鬪오 급기장야 혈기 방강 계지재투
장년에는 혈기가 바야흐로 왕성하므로 싸움을 경계해야 하며
及其老也하야 血氣 旣衰라 戒之在得이니라 급기노야 혈기 기쇠 계지재득
노년에는 혈기가 이미 쇠잔했으므로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
孔子曰 君子 有三畏하니 畏天名하며 畏大人하며 畏聖人之言이니라 공자왈 군자 유삼외 외천명 외대인 외성인지언 군자는 두려워할 일이 세 가지 있다. 천명을 두려워하며 큰 인물을 두려워하며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 하는 것이다
小人은 不知天命而不畏也라 狎大人하며 侮聖人之言이니라. 소인 부지천명이부외야 압대인 모성인지언 소인은 천명을 알지 못하여 두려워하지 않으며, 높은 어른을 예사로 알고 존경하지 않으며 성인의 말씀을 업신여긴다.
孔子曰 生而知之者는 上也오 學而知之者는 次也오 困而學之는 又其次也니 공자왈 생이지지자 상야 학이지지자 차야 곤이학지 우기차야
困而不學이면 民斯爲下矣니라. 곤이불학 민사위하의 나면서 저절로 아는 사람은 최상이오 배워서 아는 사람은 그 다음이오, 막힘이 있으면서도 애써 배우는 자는 또 그 다음이니라 그러나 모르면서도 배우지 않는 사람은 하등이 된다. ☞ 공자는 사람의 자질을 네 가지 등급으로 분류함. 생지(生知), 학지(學知), 곤지(困知), 하우(下愚)
孔子曰 君子有九思하니 視思明하며 聽思聰하며 色思溫하며 貌思恭하며 공자왈 군자유구사 시사명 청사총 색사온 모사공 군자에게는 아홉 가지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 볼 때는 명백히 보기를 생각하고 듣는 것은 총명하게 듣기를 생각하며, 용모는 온화하기를 생각하고, 태도는 공손하기를 생각하고,
言思忠하며 事思敬하며 疑思問하며 忿思難하며 見得思義니라. 언사충 사사경 의사문 분사난 견득사의 말은 성실하게 하기를 생각하고 일에는 신중하기를 생각해야 하고, 의심가는 것에는 묻기를 생각하고, 화가 날 때는 어려운 일을 당할 것을 생각하고, 이익을 보면 의로운가를 생각한다.
제 17 편 양 화 ( 陽 貨 )
♣ 세상의 어지러움과 위정자와 제자들에게 경고를 많이하고 있다.
子曰 性相近也나 習相遠也니라. 성상근야 습상원야
사람의 천성은 서로 비슷하나 습관에 의해 서로 멀어진다.
子曰 唯上知與下愚는 不移니라. 유상지여하우 불이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割鷄에 焉用牛刀리오. 할계 언용우도 닭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겠느냐
曰恭寬信敏惠니라 恭則不侮하고 寬則得衆하고 왈공관신민혜 공즉불모 관즉득중
(자장이 인에 대하여 묻자) 공손, 관대, 신용, 민첩, 은혜니라. 공손하면 모욕을 당하지 않고, 관대 하면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고,
信則人任焉하고 敏則有功하고 惠則足以使人이니라. 신즉인임언 민즉유공 혜즉족이사인 신용이 있으면 남이 일을 맡기며, 민첩(맡은 일을 빨리 처리함) 하면 공적을 세우게 되며, 은혜를 베풀면 사람들이 자연이 협력해 준다.
子曰 鄙夫는 可與事君也與哉아. 其未得之也엔 患得之하고 비부 가여사군야여재. 기미득지야 환득지 비속한 사람과 함께 임금을 섬길 수 있겠는가 벼슬을 얻기 전에는 그것을 얻지 못하여 염려하고,
旣得之하얀 患失之하나니 苟患失之면 無所不至矣니라. 기득지 환실지 구환실지 무소부지의 얻고 나서는 잃을까 근심한다. 진실로 잃을까 근심한다면 못하는 일이 없게 될 것이니라.
古之愚也는 直이러니 今之愚也는 詐而已矣로다. 고지우야 직금지우야 사이이의 옛날에는 어리석어도 정직했으나. 지금의 어리석은 사람은 속임수가 있을 뿐이다.
子曰 君子 義以爲上이니 君子有勇而無義면 爲亂이오 군자 의이위상 군자유용이무의 위란 군자는 정의를 가장 숭상한다. 군자가 용기만 있고 정의를 모르면 난동을 일으키고,
小人이 有勇而無義면 爲盜니라. 소인 유용이무의 위도 소인이 용기만 있고 정의를 모르면 도둑질을 하게된다.
子曰 唯女子與小人이 爲難養也니 近之則不孫하고 遠之則怨이니라 유녀자여소인 위난양야 근지즉불손 원지즉원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 어렵다. 가까이 하면 불손하게 굴고 멀리 하면 원망을 한다. ☞ 공자님의 실수, 하필 여자 분들을 소인에 비유를 했을까. 실은 공자님도 文王의 妃같은 요조숙녀를 얻으려고 잠 못이루는 관저(關雎)의 시를 좋아했다고 한다.
子曰 年四十而見惡焉이면 其終也已니라. 연사십이견오언 기종야이 나이 사십이 되어서도 남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그것은 끝장이 난 것이다.
제 18편 미 자 (微 子)
♣ 고대 은, 주나라의 현인(미자, 기자, 비간, 백이 숙제 등)들에 대한 공자님의 생각과 사상을 당시의 사회상에 중점을 두어 기술하였다.
楚狂接與 往者는 不可諫이어니와 來者는 猶可追니 초광접여 왕자 불가간 내자 유가추 초나라 (거짓으로)미친 접여가 지나간 일이야 말릴 수 없지만 앞으로 닥쳐올 일이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니. ☞ 공자님 보고 추악한 정치판에 끼어들어 사람버리지 말라고 충고한말.
周公이 謂魯公曰 君子 不施其親하며 不使大臣으로 怨乎不以하며 주공 위노공왈 군자 불시기친 불사대신 원호불이 주공이 (아들) 노공에게 말했다. 군자는 자기의 친족을 버리지 않으며 대신들로 하여금 그들의 의견을 무시한다고 원망하지 않게 하며
故舊 無大故則不棄也하며 無求備於一人이니라. 고구 무대고즉불기야 무구비어일인
오랫동안 같이 일해 온 사람은 큰 잘못이 없으면 버리지 말고 한 사람에게서 모든 재능이 갖추어지기를 기대하지 말라.
제 19 편 자 장 (子 張)
♣ 이 편에는 공자의 제자들인 자하, 자공, 증자 등의 말을 간추려 놓았음
子夏曰 博學而篤志하며 切問而近思하면 仁在其中矣니라. 자하왈 박학이독지 절문이근사 인재기중의 자하가 말하길 널리 배우되 뜻을 독실하게 가지고, 간절히 묻고 가까운 것부터 생각하면 인은 그 가운데 있을 것이다.
子夏曰 小人之過也는 必文이니라. 자하왈 소인지과야 필문 자하가 말하길 소인은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꾸며댄다.
子夏曰 君子 有三變하니 望之儼然하고 則之也溫하고 聽其言也려니라. 자하왈 군자 유삼변 망지엄연 즉지야온 청기언야려 자하가 말하길 군자는 세 가지 다른 모습이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근엄하고, 가까이 보면 온화하고, 그 말을 들으면 바르고 엄숙하다. (공자님을 비유하여 한말)
子夏曰 君子 信而後에 勞其民이니 未信則以爲려己也니라. 자하왈 군자 신이후 노기민 미신즉이위려기야 자하가 말하길 군자는 신의를 얻은 후에 백성들을 부려야 한다. 신뢰를 받기 전에 백성을 부리면 자기들을 괴롭힌다고 생각한다.
信而後에 諫이니 未信則以謗己也니라. 신이후 간 미신즉이방기야
믿음을 얻은 후에 간해야된다. 신임을 받기전에 간하면 자기를 비방하는 줄로 생각한다
子貢이 曰 君子 惡居下流하나니 자공 왈 군자 오거하류 자공이 말하길 군자는 하류에 있기를 싫어한다 ☞ 하류는 오폐수가 쌓이는 지점으로 부정이 많이 몰려있다는뜻
제 20 편 요 왈 (堯 曰)
♣ 이 편은 3절로 구성 되었으며 논어 20편 중에서 체제가 가장 다르게 꾸며졌다. 요, 순, 우, 무왕 등의 정치적 성격과 일반 위정자를 위한 훈계가 많이 있다.
擧逸民하신대 天下之民이 歸心焉하니라. 거일민 천하지민 귀심언 (주나라 무왕이) (세상의 숨은 인재를) 등용하자 천하의 민심은 그에게로 돌아갔다.
子曰 君子 惠而不費하며 勞而不怨하며 군자 혜이불비 노이불원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고, 힘드는 일을 시키면서 원망을 사지 않고,
欲而不貪하며 泰而不驕하며 威而不猛이니라. 욕이불탐 태이불교 위이불맹 하고자 하되 탐욕을 내지 않으며,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으며, 위엄이 있어도 사납지 않아야 한다.
君子 無衆寡하며 無小大하여 無敢慢하나니 군자 무중과 무소대 무감만
군자는 사람이 많거나 적거나, (지위가) 높건 얕건 교만없이 (평등히) 대해야 한다.
子曰 不敎而殺을 謂之虐이오 不戒視成을 謂之暴오 불교이살 위지학 불계시성 위지포
(백성을) 가르치지 않고 죽이는 것을 잔학이라 하고, 미리 경계 하지 않고 결과부터 따지는 것을 포악이라 하며,
慢令致期를 謂之賊이오 猶之與人也로대 出納之吝을 謂之有司니라. 만령치기 위지적 유지여인야 출납지린 위지유사. 명령을 소홀히 하고 시일을 재촉하는 것을 괴롭힘이라 하고, 마땅히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을 내주기에 인색하게 구는 것을 유사(창고지기)와 같다 한다
맹자편
제 1 편 양혜왕 장구 상 (梁惠王 章句 上)
♣ 양혜왕은 전국시대의 7국중의 하나인 위나라(양나라 라고도 함)혜왕을 말함.
휼륭한 성군은 요와순이 있을뿐으로 요순의 정치 도의인 인의가 제일이라 생각하여 첫 편으로 삼은 것 같음
何必曰利이꼬. 亦有仁義而已矣니이다. 하필왈리 역유인의이이의
(양혜왕이 맹자가 어떤 이익을 들려주려 하느냐 하니)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오직 인과 의가 있을 뿐입니다.
上下交征利면 而國이 危矣리이다 상하교정리 이국 위의 상하(왕과 대부들과 일반 백성)가 서로 이익만 취하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苟爲後義而先利면 不奪하여는 不櫂이니이다. 구위후의이선리 불탈 불염
진실로 정의를 뒤로 미루고서 이익만을 앞세운다면, 다 빼앗지 않고서는 만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與民偕樂故로 能樂也니이다. 여민해락고 능락야 (양혜왕이 어진 사람도 늪가에서 기러기, 사슴, 물고기 등을 완상하면서 즐겼냐는 물음에) (옛 성현은) 백성들과 함께 즐겼기 때문에 능히 즐길 수 있습니다.
或百步而後에 止하며 或五十步而後에 止하야 혹백보이후 지 혹오십보이후 지 (전쟁에서) 어떤자는 백 보를 달아난 뒤에 멎고, 어떤자는 오십 보 달아나 뒤에 멎었다. ☞ 줄여서 "五十步 百步"라 함 (오시보 도망가나 백보 도망가나 도망가기는 마찬가지란 뜻)
養生喪死에 無憾이 王道之始也니이다. 양생상사 무감 왕도지시야 살아 있는 사람을 부양하고 죽은 사람을 장사 지내는데 유감이 없게 하는 것이 왕도 정치의 시초이다.
王無罪歲 하시면 斯天下之民이 至焉하리이다. 왕무죄세 사천하지민 지언 (정치를 잘못 해서 흉년이 들어 굻어 죽은 사람이 있으면 ) 왕이 흉년을 탓하지 않는다면 천하의 백성들이 모여들 것이다.
以刃與政이 有以異乎이까 이인여정 유이이호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잘못해서)로 죽이는 것과 다름이 잇습니까.
仁者는 無敵이라. 인자 무적 (맹자의 말씀이 아니고 전해 오는 말에 의하면) 인자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
不嗜殺人者能一之라.불기살인자능일지 사람 죽이기를 즐겨 하지 않는 자가 (천하를) 하나로 통일 할 것이다.
君子는 遠포廚也니이다.군자 원포주야 군자는 푸줏간을 멀리한다. (다음구절 내용 : 동물애호가인 맹자가 말하길 동물을 죽이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고 또 죽는 모습을 본 그 고기를 어떻게 먹겠는가)
不爲也언정 非不能也니이다.불위야 비불능야 안하는 것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어진 정치를 할수 있는데도 안하고 있다는말)
推恩이면 足以保四海오 추은 족이보사해 은혜를 널리 펴 나가면 족히 사해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緣木求魚는 연목구어 나무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한다.
無恒産이면 因無恒心이니라 무항산 인무항심 일정한 생활 근거가 없으면 꾸준한 마음이 없어진다. (일정한 수입원이 없으면 도의심이 없어진다)
제 1 편 양혜왕 장구 하 ( 梁惠王 章句 下 )
與民同樂也니이다. 여민동락야 백성들과 함께 즐깁니다. (제나라 선왕의 신하 장포가 음악과 사냥 등을 좋아해도 되는지 물었다)
詩云畏天之威하야 于時保之라 시운외천지위 우시보지 시경에 이르기를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이에 자기 나라를 보존 하도다.
樂民之樂者는 民亦樂其樂하고 憂民之憂者는 民亦憂其憂하나니 낙민지락자 민역락기락 우민지우자 민역우기우 왕이 백성들의 즐거움을 즐거워하면 백성도 또한 왕의 즐거움을 즐거워하며, 백성들의 근심을 근심하면 백성 또한 왕의 근심을 근심합니다.
樂以天下하며 憂以天下하고 然而不王者 未之有也니이다. 낙이천하 우이천하 연이불왕자 미지유야 천하의 모든 사람들과 즐기고 천하의 모든 사람들과 근심하고서도 왕노릇하지 못한 사람은 있지 않았습니다.
罪人을 不노하니이다. 죄인 불노 죄인을 그 처자식까지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요즘도 연좌제가 있다는데....)
王如好色이어시든 與百姓同之하시면 於王에 何有리이꼬. 왕여호색 여백성동지 어왕 하유 왕께서 만일 여색을 좋아하시어 백성들과 같이 좋아하시면, 참다운 왕 노릇 하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見賢焉然後에 用之하며 견현언연후 용지 그가 참으로 어진 인물임을 알게 된 뒤에 등용하십시오.
☞ 좌우 신하, 대부들이 현인이라 해도 듣지 말고 백성들이 현인이라 할 때 그 사람을 등용 하라는 말로 혼자나 몇몇사람이 인사를 하지 말라는 뜻
曾子曰 戒之戒之하라. 出乎爾者는 反乎爾者也라
증자왈 계지계지 출호이자 반호이자야
증자가 말하길 경계 하고 경계 할지어다. 너에게서 나온 것은 다시 너에게롤 돌아간다.
☞ 사필귀정( 事必歸正) 으로 자기가 한일에는 꼭 결과가 있다는말로, 맹자 어구중 자주 쓰임.
行止는 非人의 所能也라. 행지 비인 소능야 가게 하고 그만두게 하는 것은 사람의 능력으로 어찌 할수 없는 것이다.
제 2편 공순추 장구 상 ( 公孫丑 章句 上 )
♣ 공손추는 맹자의 제자임. 맹자의 정치 이념이 과연 그 당시의 제후들에게 받아들 여질수 있는지에 대한 문답과 군자의 도리를 설명하며 맹자의 왕도정치를 주장함
齊人이 有言曰 雖有知慧나 不如乘勢니라. 제인 유언왈 수유지혜 불여승세 제나라 사람들이 말하길 비록 지혜가 있다 한들 시세(時勢)를 타느니만 못하다 ☞ 훌륭한 인물도 시운을 잘 타고나야 한다는 말로 요즘 말로는 줄을 잘 서야 된다고나 할까.
我는 四十에 不動心하니라 아 사십 부동심 나는 나이 마흔이 되면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孟施舍曰 量敵而後進하며 如勝而後會하면 맹시사왈 양적이후진 여후이후회 맹시사가 말하길 적의 힘을 헤아려 본 후에 나아가고, 이길 것을 헤아려 본 후에 싸운다
志는 氣之帥也오 氣는 體之充也니 지 기지수야 기 체지충야 마음은 기를 거느리고, 기운은 몸을 거느린다.
我는 善養吾의 浩然之氣하노라 아 선양오 호연지기 나는 나의 호연지기를 잘 기르고 있다. ☞ 맹자는 호연지기를 설명하기 힘들다고 하면서 그 기운이 몹시 크고 굳센 것으로 그것을 올바르게 길러서 해침이 없다면 천지에 충만하게 될 것이다 그 기운은 의와 도에 부합되는 공명정대한 것이라고 했다
피辭에 知其所蔽하며 淫辭에 知其所陷하며 피사 지기소폐 음사 지기소함
邪飼에 知其所離하며 遁辭에 知其所窮이니 사사 지기소리 둔사 지기소궁 편벽된 말에서 그 숨긴 바를 알고 음탕한 말에서 그 사람이 어느 곳에 빠져 있는 것을 알며 간사한 말에서 이간하는 바를 알고 회피하는 말에서 그 사람이 궁지에 몰려 있는 것을 안다.
行一不義하며 殺一不辜而得天下는 皆不爲也라 행일불의 살일불고이득천하 개불위야
단 한가지라도 의롭지 못한 일을 저지르고 한 사람이라도 죄 없는 사람을 죽여서 천하를 얻는 일은 다들 하지 않을 것이다.
無敵於天下者는 天吏也니 무적어천하자 천리야 천하에 적이 없는 사람은 하늘의 사자(使者)이다
人皆有不認人之心하니라. 인개유불인인지심 사람은 누구나 다 차마 남에게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느니라.
惻隱之心은 仁之端也오 羞惡之心은 義之端也오 측은지심 인지단야 수오지심 의지단야
辭讓之心은 禮之端也오 是非之心은 知之端也니라. 사양지심 예지단야 시비지심 지지단야 측은해 하는 마음은 인의 단서(실마리)이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의의 단서이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의 단서이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지의 단서이다. ☞ 맹자의 도덕관인 성선설의 바탕이된 그 유명한 사단설이다
仁은 天地尊爵也며 人之安宅也니라 인 천지존작야 인지안택야 인은 하늘이 준 높은 벼슬이며 사람이 안주하는 집이다.
君子는 莫大乎與人爲善이니라. 군자 막대호여인위선. 군자에게는 남과 더불어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중대한 일은 없다.
遺佚而不怨하며 액窮而不憫하더니 유일이불원 액궁이불민 (노나라 대부 유혜하는)버림을 받아도 원망하지 않았고 곤궁에 빠져도 걱정하지 않았다.
제 2 편 공순추 장구 하 ( 公孫丑 章句 下 )
天時 不如地利오 地利 不如人和니라 천시 불여지리 지리 불여인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 (맹자의 전쟁론으로 계절, 기후보다 지리적 조건이 좋고 그것보다 인심을 얻어 민심을 화합하는 것을 으뜸으로 친다)
寡助之至에는 親戚이 畔之하고 多助之至에는 天下 順之니라. 과조지지 친척 반지 다조지지 천하 순지 도와주는 사람이 적어지면 친척마저도 배반하고 돕는 사람이 많아지면 천하가 다 순종한다.
曾子曰 彼以其富어든 我以吾仁이오 彼以其爵이어든 증자왈 피이기부 아이오인 피이기작
我以吾義니 五何慊乎哉리오 아이오의 오하겸호재 그들이 부를 가지고 자랑을 하면 나는 인으로써 대하고, 그들이 벼슬을 자랑하면 나는 의로써 대할 것이니 내 어찌 꿀리겠는가
有官守者는 不得其職則去하고 有言責者는 不得其言則去라 하니 유관수자 부득기직즉거 유언책자 부득기언즉거
我無官守하며 我無言責也 則吾進退 豈不綽綽然有餘裕哉리오 아무관수 아무언책야 즉오진퇴 기부작작연유여유재 관직에 있는 사람은 그 직책을 다하지 못하면 물러나고 간할 책임이 있는 사람은 그 말이 받아지지 않으면 떠나 간다고 하였다. 나는 벼슬도 없고 말할 책임도 없으니, 떠나고 물러감에 어찌 여유작작함이 없겠는가.
君子는 不以天下儉其親이니라. 군자 불이천하검기친 군자는 천하의 재물을 아끼기 위해 부모상을 절약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且古之君子는 過則改之러니 차고지군자 과즉개지 今之君子는 豈徒順之리오 又從而爲之辭로다 금지군자 기도순지 우종이위지사 또 옛날 군자는 허물이 있으면 고쳤는데
지금의 군자는 (허물을) 그대로 밀고 나아갈 뿐만 아니라 뒤따라 변명까지 합니다
如欲平治天下인댄 當今之世하야 舍我오 其誰也리오 여욕평치천하 당금지세 사아 기수야 만일 천하가 태평하게 다스려지기를 바란다면 지금 세상에서 나를 버리고 누가 있겠는가 (맹자의 스스로 자화자찬 한말)
제 3 편 등문공 장구 상 (藤文公 章句 上 )
♣ 등문공은 등나라 세자(세자는 제후국의 대를 이을 사람이며 태자는 천자의 뒤를 이을 사람으로 구분)로 있을때임. 치국의 사례와 인의에 의한 정치이념과 백성들을 계몽 선도 하고 효에 대한 모범을 보여 주는 구절이 많음
成간이 謂齊景公曰 彼丈夫也며 我丈夫也니 吾何畏彼哉리오 성간 위제경공왈 피장부야 아장부야 오하외피재 성간이 제경공에게 말하길 그도 대장부이고 나도 대장부인데 내 어찌 그를 두려워하겠는가.
陽虎曰 爲富면 不仁矣오 爲仁이면 不富矣라 하니이다. 양호왈 위부 불인의 위인 불부의 양호가 말하길 치부를 하면 인자하지 못하고 인을 행하면 치부를 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有大人之事하며 有小人之事하니 유대인지사 유소인지사 대인이 할 일이 있고 소인이 할 일이 따로 있읍니다.
人之有道也에 飽食煖衣하야 逸居而無敎면 則近於禽獸일세 인지유도야 포식난의 일거이무교 즉근어금수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는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옷 입고 편안하게 살기만 하고 가르침이 없으면 금수와 같습니다.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니라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 해석은 생략하며 요(堯)임금이 설(契)에게 백성들에게 널리 가르치게 한 것을 맹자가 인용함
分人以財를 謂之惠오 敎人以善을 謂之忠이오 爲天下得人者를 謂之仁이니 분인이개 위지혜 교인이선 위지충 위천하득인자 위지인 남에게 재물을 나누어주는 것을 혜라 하고 남에게 선을 가르치는 것을 충이라 하고 천하를 위해 인재를 얻는 것을 인이라 한다.
是故로 以天下與人은 易하고 爲天下得人은 難하니라. 시고 이천하여인 이 위천하득인 난 그러므로 천하를 남에게 주기는 쉬어도 천하를 위하여 인재를 얻기란 어려운 일이다.
墨之治喪也는 以薄爲其道也라 묵지치상야 이박위기도야 묵자는 상을 치르는데 박하게 하는 것으로 정도를 삼고 있다. ☞ 묵자(墨子)는 춘추전국시대 사람으로 검약 겸애 비전(非戰) 등을 주장하였으며 맹자는 이들이 부모상에도 너무 검약하게 하는 것을 못 마땅해함.
제 3 편 등문공 장구 하 ( 藤文公 章句 下 )
志士는 不忘在溝壑이오 勇士는 不忘喪其元이라 지사 불망재구학 용 사 불망상기원
(공자님 말씀) 지사는 (뜻을 굽히지 않기 때문에 언제 죽더라도 그 몸이) 구렁텅이에 던져지는 것을 잊지 않고 용자는 (언제 죽더라도) 그 목이 달아나는 것을 잊지 않는다.
枉己者는 未有能直人者也니라. 왕기자 미유능직인자야 자기를 굽힌 사람(자신이 바르지 못한 사람)으로서는 남을 바로잡지 못하는 것이다.
以順爲正者는 妾婦之道也니라.이순위정자 첩부지도야 슨종으로 바른 도리를 삼는 것은 부녀자의 도리이다.
居天下之廣居하며 立天下之正位하며 行天下之大道하야 거천하지광거 입천하지정위 행천하지대도 천하의 넓은 집에 살며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큰 도를 행하여 (다음행으로 연결)
得志하얀 與民由之하고 不得志하얀 獨行其道하야 득지 여민유지 부득지 독행기도 뜻을 얻으면 백성들과 함께 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도를 행하며 (다음행으로 연결)
富貴 不能淫하며 貧賤이 不能移하며 威武 不能屈이 此之謂大丈夫니라. 부귀 불능음 빈천 불능이 위무 불능굴 차지위대장부부귀도 그 마음을 유혹하지 못하고 빈천도 그의 지조를 바꾸지 못하고 위엄과 무력도 그의 뜻을 꺾지 못하는 것을 일러 대장부라 한다.
非其道則一簞食라도 不可受於人이니라비기도즉일단사 불가수어인 정도가 아니면 한 도시락의 밥이라도 남에게서 받아서는 안된다.
曾子曰 脅肩諂笑 病于夏畦라 증자왈 협견첨소 병우하휴 증자께서 말하길 어깨를 들썩거리며 아첨하여 웃는 것은 여름날 밭일하기 보다 힘들다.
孔子曰 知我者도 其惟春秋乎며 罪我者도 其惟春秋乎인저 공자왈 지아자 기유춘추호 죄아자기 유춘추호 공자께서 말하길 나를 알려고 하는 사람도 오직 춘추를 볼 것이고 나를 책하려는 사람도 오직 춘추를 볼 것이다.
楊氏는 爲我하니 是는 無君也오 墨氏는 兼愛하니 是는 無父也니 양씨 위아 시 무군야 묵씨 겸애 시 무부야 양자는 나만을 위하니 이는 임금을 무시하는 것이고, 묵자는 겸애(여러 사람을 똑 같이 사랑함) 하니 아버지를 무시하는 것이다. ☞ 양자(陽子)는 전국시대 위나라 사람으로 극단적인 이기주의인 위아(확대 해석하면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남도 그만큼 사랑하지 못한다)를 주장함. 맹자는 "자기 몸에서 털 한 올을 뽑아서 천하를 이롭게 한다 하더라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함.
제 4 편 이루 장구 상 ( 離婁 章句 上 )
♣ 이루는 황제때 사람이며 눈이 무척 밝아 백보 밖에서 가을 터럭의 끝을 볼수 있었다고 함. 예(禮)를 받드는 것을 밝다고 한다 밝음은 이루보다 더 심할것이 없다 그래서 이루의 밝음을 다음 편명으로 둔 것이다.
徒善이 不足以爲政이오 徒法이 不能以自行이라 도선 부족이위정 도법 불능이자행
(실천이 따르지 않는) 한낱 선하기만 한 것으로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한낱 법도만으로는 그것이 저절로 행해지지는 않는다.
惡醉而强酒니라 오취이강주 취하는 것을 싫어하면서 억지로 술을 마시는 일과 같다.
愛人不親이어든反其仁하 治人不治어 反其智하 禮人不答이어든反其敬이니라. 애인불친 반기인 치인불치 반기지 예인부답 반기경 남을 사랑하는데 친해지지 않을 때는 자신의 인자함을 돌이켜 생각해 보고 남을 다스리는데 다스려지지 않을 때는 자기의 지혜를 돌이켜 생각해 보고 남을 예우하는데 답례가 없으면 자기의 공경하는 태도를 돌이켜 생각해 볼 것이다
行有不得者어든 皆反求諸己니 其身이 正而天下 歸之니라.행유부득자 개반구저기 기신 정이천하 귀지 행해서 얻어지지 않는 것이 있으면 모두 자기 자신을 반성할 것이고 그 자신이 바르면 온 천하가 나에게 돌아온다.
順天子는 存하고 逆天者는 亡이니라. 순천자 존 역천자 망 하늘의 뜻에 따르는 사람은 생존하고 하늘의 뜻에 거슬리는 사람은 멸망한다.
滄浪之水 靑兮어든 可以濯我纓이여 창랑지수 청혜 가이탁아영
滄浪之水 濁兮어든 可以濯我足이라 --- 창랑지수 탁혜 가이탁아족 (옛날 노래에) 창랑의 물이 맑으면 (귀중한)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을 것이다.
夫人必自侮然後에 人이 侮之하며 家必自毁而後에 人이 毁之하 부인필자모연후인 모지 가필자훼이후 인 훼지
國必自伐而後에 人이 伐之하나니라. 국필자벌이후 인 벌지 사람은 반드시 자신을 모욕한 뒤에 남이 모욕을 하고 자기 집안을 스스로 파괴시킨 뒤에 남이 파괴를 하고 자기가 먼저 자기나라를 침벌하는 짓을 한뒤에 남이 자기나라를 침벌하는 것이다.
自暴者는 不可與有言也오 自棄者는 不可與有爲也니라 자포자 불가여유언야 자기자 불가여유위야 자기 자신을 스스로 해치는 사람과는 함께 이야기 할 수 없으며, 스스로 자신을 버리는 사람과는 함께 일할 수가 없다. (줄여서 자포자기라 함)
道在爾而求諸遠하며 事在易而求諸難하나니 도재이이구저원 사재이이구저난
도는 가까운데 있음에도 멀리서 구하려 하고 일은 쉬운데 있음에도 어려운 데서 구하려 한다.
至誠而不動者 未之有也니 不誠이면 未有能動者也니라. 지성이부동자 미지유야 불성 미유능동자야 지극히 성실하고도 남을 감동시키지 못한 일은 아직까지 없었으니 성실하지 않으면 남을 감동시킬 수 없느니라
存乎人者는 莫良於眸子니라 존호인자 막량어모자 사람이 가진 것 중에서 눈동자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다음 구절 : 눈동자는 그 사람의 악을 가리지 못하고 마음속이 바르면 눈동자가 맑고 마음속이 바르지 못하면 눈동자가 흐리다 )
恭者는 不侮人하고 儉者는 不奪人하니 공자 불모인 검자 불탈인 공손한 사람은 남을 업신여기지 않고 검소한 사람은 남의 것을 빼앗지 않는다.
古者에 易子而敎之하니라 고자 역자이교지 옛날에는 아들을 바꾸어 가르쳤다 (자기 자식을 직접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타냄)
失其身而能事其親者를 吾未之聞也로다 실기신이능사기친자 오미지문야
자기 몸을 지키지 못해서 불의에 빠뜨리고서도 부모를 잘 섬길 수 있었다는 말은 아직 못들었다
有不虞之譽하며 有求全之毁하니라. 유불우지예 유구전지훼 생각지도 않는데 명예를 받을 수도 있고 온전하기를 바라다가 비방을 받는 수도 있다
人之易其言也는 無責耳矣니라. 인지이기언야 무책이의 사람들이 말을 쉽게 하는 것은 책임감이 없어서이니라.
人之患이 在好爲人師니라. 인지환 재호위인사 사람들의 폐단은 남의 스승 되기를 좋아하는 데에 있다 (아는 척하는 사람을 지적 한말)
제 4 편 이루 장구 하 ( 離婁 章句 下 )
惠而不知爲政이로다 혜이부지위정 은혜스러우나 정치를 할 줄 모른다 (재상 자산이 냇물을 건너는 백성들을 자기 수레로 건너게 해준데 대한 말임 일국의 재상은 다리를 놓을 생각을 해야지 자질구레한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
君仁이면 莫不仁이오 君義면 莫不義니라. 군인 막불인 군의 막불의 임금이 어질면 백성들이 어질지 않을 수 없고 임금이 의로우면 백성들이 의롭지 않을 수 없다
中也 養不中하며 才也 養不才라 중야 양부중 재야 양부재 중용을 이룬 사람은 중용을 이루지 못한 사람을 길러 주고, 재능이 있는 사람은 재능이 없는 사람을 길러 준다.
人有不爲也而後에 可以有爲니라. 인유불위야이후 가이유위 사람은 하지 않는 것이 있은 뒤에 하는 것이 있게 된다.( 의역 : 사람이란 불의를 결코 하지 않으려는 확고한 결심이 선 뒤에 비로소 의(義)를 철저하게 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言人之不善하다가 當如後患에 何오 언인지불선 당여후환 하 남의 좋지 않은 일을 말하다가 그 후환을 당하면 어찌 할 것인가.
中尼는 不爲已甚者러시다 중니 불위이심자 중니(공자님)는 너무 심한 일은 하지 않으셨다 (중용을 지켜 지나친 행동을 삼가 하셨다)
大人者는 不失其赤子之心者也니라 대인자 불실기적자지심자야 대인은 그의 어린이 때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聲聞過情을 君子는 恥之니라. 성문과정 군자 치지.명성이 실제보다 지나친 것을 군자는 부끄러워한다.
湯은 執中하며 立賢無方이러라 . 文王은 視民如傷하며 탕집중 입현무방 문왕 시민여상
탕임금은 중용을 지키고 어진 이를 등용해 쓰는데 신분을 따지지 않았고, 문왕은 백성 보기를 다친 사람 보듯 하였다
武王은 不泄邇 하며 不忘遠이러라.무왕 불설이 불망원 무왕은 가까운 사람이라 하여 더 친근히 여기지 않았고 멀리 있는 사람도 잊어버리는 일이 없었다.
晉之乘과 楚之도올과 魯之春秋一也니라 진지승 초지도올 노지춘추일야 진나라 승과 초나라 도올과 노나라 춘춘는 같은 것이다 ☞ 승(乘) : 진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책으로 승은 주로 수렵과 부역(賦役)에 관한 일을 기록한다는 뜻
도올(??) : 초나라의 역사책으로 본래 흉악한 짐승이나 사람을 부르는 말로 흉악 한일들을 징계 한다는 의미로 쓰임 춘추(春秋) : 노나라의 역사책으로 사계절에 일어나는 온갖 것을 기록한다는 의미임
可以取며 可以無取에 取면 傷廉이오 可以與며 可以無與에 與면 傷惠오 가이취 가이무취 취 상렴 가이여 가이무여 여 상혜
可以死며 可以無死에 死면 傷勇이니라. 가이사 가이무사 사 상용 받아도 안 받아도 좋은 경우에 받으면 청렴을 해치고 줘도 안 줘도 좋은 경우에 주면 은혜를 해치고 죽을 만도 하고 죽지 않을 만도 한데 죽으면 용기를 해친다.
仁者는 愛人하고 有禮者는 敬人하니 愛人者는 人恒愛之하고 인자 애인 유례자 경인 애인자 인항애지
敬人者는 人恒敬之니라 경인자 인항경지 인자한 사람은 남을 사랑하고 예를 차리는 사람은 남을 공경한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들도 항상 그를 사랑하며 남을 공경하는 사람은 남들도 항상 그를 공경한다
君子 有終身之憂오 無一朝之患也니라 군자 유종신지우 무일조지환야 군자는 일생동안 지니는(수양이 부족하다는) 근심은 있어도 하루아침에 겪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世俗所謂不孝者 五니 惰其四肢하야 不顧父母之養이 一不孝也오 세속소위불효자 오 타기사지 불고부모지양 일불효야 세속에서 말하는 불효가 다섯 가지가 있다. 그 몸을 게을리하여 부모의 봉양을 돌아보지 않는 것이 첫 번째 불효요
博奕好飮酒하야 不顧父母之養이 二不孝也오 박혁호음주 불고부모지양 이불효야 장기 바둑이나 하며 술 마시기를 좋아하여 부모 봉양을 안하는 것이 두 번째 불효요
好貨財하며 私妻子하야 不顧父母之養이 三不孝也오 호화재 사처자 불고부모지양 삼불효야 재물을 좋아하고 처자에 빠져 부모의 봉양을 돌보지 않는 것이 세 번째 불효요
從耳目之欲하야 以爲父母戮이 四不孝也오 종이목지욕 이위부모륙 사불효야 귀와 눈의 욕구를 만족시키느라고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이 네 번째 불효요
好勇鬪한하야 以危父母 五不孝也니 호용투한 이위부모 오불효야 용맹을 좋아하고 싸우고 성을 내고 하여 부모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 다섯 번째 불효이다
良人者는 所仰望而終身也니라 량인자 소앙망이종신야 남편이란 우러러보면서 평생을 살아야 할 사람이다.
由君子觀之컨대 則人之所以求富貴利達者는 유군자관지 즉인지소이구부귀리달자
其妻妾이 不羞也而不相泣者 幾希矣니라 기처첩 불수야이불상읍자 기희의 군자의 눈으로 볼 때 남자가 부귀와 이익과 영달을 구하는 방법 치고 그의 아내와 첩이 부끄러워 하지 않고 서로 울지 않을 사람이 극히 드물다.
☞ 전문 내용 요약 : 제나라 사람 중에 처와첩을 두고 사는 사람이 그 당시 공동묘지 (지금은 상갓집) 에서 음식을 얻어먹고 와서 큰소리 치는 것을 처와 첩이 알고 울었다고 함
☞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상의 남자들은 부귀 영달을 위해 비굴한 행동을 하는데 만일에 그 비굴한 속사정을 안다면 대부분의 옛날 여자들은 부끄러워서 울었다고 하는데, 요즘 여자들은 남편 보다 한술 더 뜬다고 하니
제 5 편 만장 장구 상 ( 萬章 章句 上 )
♣ 만장은 맹자의 제자임. 옛날 성현의 업적이 서술 되어 있으며 공자 사후에 성현들에 대한 와전을 여러제자(특히 만장의 공이 많음)와 같이 바로잡은 글임.
男女居室은 人之大倫也니라 남녀거실 인지대륜야 남녀가 한방에서 거처함(가정을 이룸)음 사람으로서의 큰 도리이다
君子는 可欺以其方이어니와 難罔以非其道니라 군자가 기이기방난 망이비기도 군자란 사리에 맞는 일을 가지고는 속일 수가 있지만 올바른 일이 아닌 것을 가지고는 속이기 어려운 것이다 (군자에게는 거짓말로 일시적으로 속일 수 있지만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뜻)
盛德之士는 君不得而臣하며 父不得而子라 성덕지사 군부득이신 부부득이자 (제자인 함구몽이 맹자에게 묻기를 전해 오는 옛말에) 덕이 높은 인물은 임금도 그를 신하로만 대할 수 없고 아버지도 그를 아들로만 대할 수 없다.
其子之賢不肖는 皆天也라 非人之所能爲也니 기자지현불초 개천야 비인지소능위야 그들의 아들이 잘나고 못남은 다 하늘의 뜻이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莫之爲而爲者는 天也오 莫之致而至者는 命也니라 막지위이위자 천야 막지치이지자 명야 하려고 하지 않는데 저절로 되는 것은 하늘의 뜻이요, 하려고 하지 않는데 저절로 닥쳐오는 것은 운명이다.
제 5 편 만장 장구 하 ( 萬章 章句 下 )
聞伯夷之風者는 頑夫 廉하며 懦夫 有立之 하니라 문백이지풍자 완부 염 나부 유립지
백이의 인품을 들은 사람들은 탐욕스러운 사내도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내도 뜻을 세우게 된다.
爾爲爾오 我爲我니라 이위이 아위아 너는 너고 나는 나다 (군자인 유하혜가 어떤 사람이 자기 곁에서 알몸으로 뒹구는 비례를 하드라도 네가 나의 청백함을 더럽힐 수 없다는 뜻으로 한말임)
天子 一位오 公이 一位오 侯가 一位오 伯이 一位오 천자 일위 공 일위 후 일위 백 일위
子男이 同一位오니 凡五等也라 자남 동일위 범오등야 천자가 한 계급이오 공이 한 계급이오 후가 한 계급이오 백이 한 계급이오
자와 남이 다같이 한계급 이렇게 모두 다섯 등급이다.
君이 一位오 卿이 一位오 大夫가 一位오 上士가 一位오 군 일위 경 일위 대부 일위 상사 일위
中士가 一位오 下士가 一位니 凡六等이라 중사 일위 하사 일위 범육등 제후국에서는 임금이 한 계급이오, 경이 한 계급이오, 대부가 한 계급이오, 상사가 한 계급이오, 중사가 한 계급이오 하사가 한 계급이오, 모두 여섯 등급이다. ☞ 주나라 시대의 관직을 맹자가 풀이하여 놓은 것임
본 구절은 명언은 아니지만 옛날 주나라의 관직을 참조 하기 위해 적은것임.
不狹長하며 不挾貴하며 不挾兄弟而友니 友也者는 友其德也니 不可以有挾也니라 불협장 불협귀 불협형제이우 우야자 우기덕야 불가이유협야 나이 많음을 내세우지 말고, 지위가 높은 것을 자랑하지 말며 형제의 힘을 뽐내지 말며 벗을 사귀어야 한다. 벗을 사귐은 그 사람의 덕을 벗삼는 것이므로 뽐내어서는 안된다
仕 非爲貧也而有時乎爲貧하니라 사 비위빈야이유시호위빈 벼슬이란 가난을 면하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가난을 면하기 위해서 하는수도 있다.
☞ 선비가 가난때문에 벼슬할때는 높은 자리를 탐내지 말고 적은 보수에도 만족해야된다.
제 6 편 고자 장구 상 ( 告子 章句 上 )
♣ 고자는 맹자시대에 군소 사상가로 맹자의 사상과 닮은점이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일치되지 않는점이 많이 있다. 맹자의 성선론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다.
告子曰 食色이 性也니라 고자왈 식색 성야 고자가 (맹자에게 묻는 말로) 식욕과 색욕은 인간의 본성이다. (맹자는 인의가 인간의 본성이라함)
告子曰 性은 無善無不善也라 고자왈 성 무선무불선야 고자가 말하길 인간의 본성은 착한 것도 없고 착하지 않는 것도 없다.
富歲엔 子弟 多賴하고 凶歲엔 子弟 多暴하나니 부세 자제 다뢰 흉세 자제 다포
풍년에는 자제들이 대부분 얌전해지고 흉년에는 자제들이 대부분 난폭해진다.
聖人은 先得我心之所同然耳시니라 성인 선득아심지소동연이 성인은 우리의 마음이 다같이 옳다고 여기는 바를 먼저 깨달았을 뿐이다.
孔子曰 操則存하고 舍則亡하야 出入無時하야 莫知其鄕은 惟心之謂與인저 공자왈 조즉존 사즉망 출입무시 막지기향 유심지위여 공자께서 말하길 잡으면 남아 있고 놓으면 없어진다. 때 없이 드나들어 정처를 알 수 없는 것이란 마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所欲이 有甚於生者라 故로 不爲苟得也하니라 소욕 유심어생자 고 불위구득야 원하는 것이 사는 것보다 더 절실하기 때문에 삶을 구차하게 얻으려 하지 않는다. (사는 것보다 정의를 좋아하기 때문에 정의를 위해서는 목숨을 초개 같이 버릴 수 있다) ☞ 본 10절은 정의에 대한 많은 비교문과 설명으로 된 긴문장으로 의를 위해서는 생명도 버릴 수 있는 인간이 되기를 권면하고 있다.
仁은 人心也오 義는 人路也니라. 인 인심야 의 인로야 인은 사람의 마음(본심)이오 의는 사람의 (마땅히 해야할 정당한) 길 이다.
學問之道는 無他라. 求其放心而已矣니라. 학문지도 무타 구기방심이이의 학문하는 길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놓친 마음(양심)을 찾는 것일 뿐이다
養其小者 爲小人이오 養其大者 爲大人이니라. 양기소자 위소인 양기대자 위대인 작은 것을 기르는 자는 소인이 되고 큰 것을 기르는 자는 대인이 된다. ☞ 인체에는 중요한 부분인 심지(心志)와 그렇지 않은 부분(육체)이 있는데 양쪽을 다 기르는 것이 좋지만 심지(心志)를 기르는 것을 더 중요시 해야 한다는 구절임
從其大體 爲大人이오 從其小體 爲小人이니라. 종기대체 위대인 종기소체 위소인 큰 것에 따르는 사람은 대인이 되고 작은 것을 따르는 사람은 소인이 된다. ☞ 대체는 인간의 심지 즉 생각하는 마음의 기관을 말하며 소체는 사람의 이목구비와 같은 감각 기관을 말하는 것으로 마음의 본질인 인의의 길을 가면 대인이 된 다는 말임
有天爵者하며 有人爵者하니 仁義忠信樂善不倦은 此 天爵也오 유천작자 유인작자 인의충신락선불권 차 천작야 천작(하늘이 준 벼슬)이 있고 인작(사람이 준 벼슬)이 있으니 인의충신과 같이 선을 즐겨서 게으르지 않는 것이 천작이다
公卿大夫는 此人爵也니라. 古之人은 修其天爵하여 而人爵이 從之러니라. 공경대부 차인작야 고지인 수기천작 이인작 종지 공경 대부와 같은 것은 인작이니라. 옛 사람들은 천작을 닦으면 인작은 저절로 따라 왔다
仁之勝不仁也는 猶水勝火하니 인지승불인야 유수승화 인이 불인을 이기는 것은 마치 물이 불을 이기는 것과 같다.
제 6 편 고자 장구 하 ( 告子 章句 下 )
道는 若大路然하니 豈難知哉리오 人病不求耳니라 도 약대로연 기난지재 인병불구이 도란 큰길과 같아서 어찌 알기가 어렵겠는가 사람들이 그것을 구하지 않는 것을 근심할 뿐이다
天將降大任於是人也인댄 必先苦其心志하며 勞其筋骨하며 餓其體膚하며 천장강대임어시인야 필선고기심지 노기근골 아기체부 하늘이 장차 큰 일을 어떤 사람에게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괴롭히고,그 근골을 지치게 하고, 그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다음 구절로 이음)
空乏其身하야 行拂亂其所爲하나니 所以動心忍性하야 曾益其所不能이니라 공핍기신 행불란기소위 소이동심인성 증익기소불능 그 생활을 곤궁하게 해서 행하는 일이 뜻과 같지 않게 한다. 이것은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그 성질을 참게하여 일찍이 할 수 없었던 일을 더욱 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人恒過然後에 能改하나니 인항과연후 능개 사람은 언제나 과오를 저지른 뒤에야 고칠 수 있으니 (다음 구절로 연결)
困於心하며 衡於慮而後에 作하며 徵於色하며 發於聲而後에喩니라 곤어심 횡어려이후 작 정어색 발어성이후 유 마음에 곤란을 당하고, 생각대로 잘 안된 뒤에야 분발하고, 얼굴빛에 떠오르고 음성이 나타난 뒤에야 깨닫게 된다. ☞ 횡(衡) 은 저울 형 가로 횡이며 횡(橫)과 동일함
入則無法家拂士하고 出則無敵國外患者는 國恒亡이니라 입즉무법가필사 출즉무적국외환자 국항망 안으로 법도가 있는 (사대부) 집안과 (임금을) 보필하는 선비가 없고, 밖으로 적국과 외환이 없으면 그런 나라는 언제나 망한다 (다음 구절로 연결) ☞ 불(拂)은 필(弼) 과 같은 뜻으로도 쓰이며 도울 필 떨칠 불.
然後에 知生於憂患而死於安樂也니라. 연후 지생어우환이사어안락야 그런 뒤에야 우환 속에서도 살고 안락한 가운데도 망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 처음에 두구절은 실패로 인해 절망과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 조언해주는 말로 많이 쓰임
제 7 편 진심 장구 상 ( 盡心 章句 上 )
♣ 진심편에서는 사람이 실천해야할 도리를 롬은 문장으로 엮어 놓았으며 맹자 전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명언들로 구성 되어 있다.
盡其心者는 知其性也니 知其性則知天矣니라. 진기심자 지기성야 지기성즉지천의
자기의 마음을 다하는 사람은 자기의 본성을 알고, 본성을 알면 하늘을 알게 된다.
存其心하야 養其性은 所以事天也오 妖壽에 不貳하야 修身以俟之는 所以立命也니라 존기심 양기성 소이사천야 요수 불이 수신이사지 소이립명야 자기 마음을 보존하여 본성을 기르는 것은 하늘을 섬기는 것이오, 단명하거나 장수하거나 개의치 않고 몸을 닦아서 천명을 기다림은 천명을 온전히 하는 것이니라.
莫非命也나 順受其正이니라 是故로 知命者는 不立乎巖墻之下하나니라. 막비명야 순수기정 시고 지명자 불립호암장지하 모든 일이 천명 아닌 것이 없으니 그 올바른 천명을 순리대로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천명을 아는 사람은 위험한 장벽 밑에 서지 않는다.
萬物이 皆備於我矣니 反身而誠이면 樂莫大焉이오 만물 개비어아의 반신이성 낙막대언 만물의 이치가 모두 나에게(나의 마음속에) 갖추어져 있으니 자신을 반성해 보아 성실하면 즐거움이 더없이 크고
强恕而行이면 求仁이 莫近焉이니라. 강서이행 구인 막근언 힘써 너그럽게 행하면(노력하여 남을 자기처럼 생각하여 용서하는 마음으로 행하면) 인을 구하는 길이 더없이 가깝다.
人不可以無恥니 無恥之恥면 無恥矣니라. 인불가이무치 무치지치 무치의 사람이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된다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음을 부끄러이 여긴다면 부끄러움이 없게 될 것이다.
恥之於人이 大矣니라.치지어인 대의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다.
士는 窮不失義하며 達不離道이오 사 궁불실의 달불리도 선비는 궁해도 의로움을 잃지 안으며 잘되어도(높은 지위를 얻어도) 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以佚道使民이면 雖勞나 不怨하고 以生道殺民이면 雖死나 不怨殺者니라. 이일도사민 수로 불원 이생도살민 수사 불원살자 편하게 해주려는 일로(목적으로) 백성을 부리면 비록 힘들어도 원망하지 않고 살려주기 위한 방법으로 백성을 죽이면 비록 죽을지라도 죽이는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人之所不學而能者는 其良能也요 所不慮而知者는 其良知니라. 인지소불학이능자 기양능야 소불려이지자 기양지 사람이 배우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것을 양능이라 하고 생각하지 않고서도 아는 것을 양지라 한다.
人之有德慧術知者는 恒存乎玳疾이니라. 인지유덕혜술지자 항존호진질 사람이 덕행과 지혜와 학술과 지식을 갖게 되는 것은 언제나 환난 속에서 얻게 되는 것이다.
獨孤臣孼者는 其操心也 危하며 其慮患也 深故로 達이니라 독고신얼자 기조심야 위 기려환야 심고 달 외로운 신하와 버림받은 서자만이 위태로움을 느껴 언제나 조심하고 환난이 있을까 깊이 생각하므로 사리에 통달하게 된다.
☞ 제 6 편 고자 장구 하편 15절 참조
君子 有三樂이나 而王天下는 不與存焉이니라. 군자 유삼락 이왕천하 불여존언.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에 왕노릇 하는 것은 거기에 들지 않는다.
父母俱存하며 兄弟無故가 一樂也오 부모구존 형제무고 일락야 부모가 다 생존하고 형제들이 무고함이 첫 번째 즐거움이오
仰不愧於天하며 俯不澤於人이 二樂也오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이락야 우러러보아서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서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것이 그 두 번째이오
得天下英才하여 而敎育之가 三樂也니라. 득천하영재 이교육지 삼락야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그 세 번째이다.
孔子는 登東山而小魯하시고 登太山而小天下하시니 공자 등동산이소노 등태산이소천하 공자께서 동산에 올라서는 노나라가 작다고 느끼셨고 태산에 올라서는 천하가 작다고 느끼셨다.
故로 觀於海者에 難爲水요 遊於聖人之門者엔 難爲言이니라 --- 고 관어해자 난위수 유어성인지문자 난위언 그러므로 바다를 본 사람에게는 물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고 성인의 문하에서 노니는 사람에게는 말을 하기가 어렵다
楊子는 取爲我하니 拔一毛而利天下라도 不爲也하니라 양자 취위아 발일모이리천하 불위야 양자는 위아설(나만을 생각함)을 주장하니, 한 올의 털을 뽑아서 천하를 이롭게 한다 해도 하지 않는다.
墨子는 兼愛하니 摩頂放踵이라도 利天下인댄 爲之하니라 묵자 겸애 마정방종 이천하 위지 묵자는 겸애설을 주장하니 머리 꼭대기에서 발뒤꿈치까지 갈아 없어져도 천하에 이롭다면 한다.
子莫은 執中하니 執中이 爲近之나 執中無權이 猶執一也니라 자막 집중 집중 위근지 집중무권 유집일야 자막은 중간을 취하는데 중간을 취하는 것이 정도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중간을 취하면서 변화가 없으면 그 것은 한가지만 고집하는 것과 같다. ☞ 자막 : 노 나라의 현인으로 양자와 묵자의 극단론을 피하고 그 중간을 취할 것을 주장했다 그것은 유가(공맹자의 사상)의 도에 가깝기는 하지만 융통성이 없는 한 가지만 고집을 하여 맹자는 이를 인의를 해치는 것이라하여 기피하였다.
饑者 甘食하고 渴者 甘飮하나니 是 未得飮食之正也라 기자 감식 갈자 감음 시 미득음식지정야 굶주린 사람은 달게 먹고 목마른 사람은 달게 마신다. 그러나 음식의 진정한 맛은 모른다.
尙志니라 상지 뜻을 높이 가져야 한다. ☞ 제 나라 왕자 점이 선비는 무엇을 일삼아야 하는 물음에 대답으로 상지는 오직 인의(仁義)에 따라 행동함을 말함
居移氣하며 養移體하니라 거이기 양이체 지위나 환경에 따라 기품이 달라지고 봉양하는 물건에 따라 몸이 변하는 것이다.
食而弗愛면 豕交之也오 愛而不敬이면 獸畜之也니라 사이불애 시교지야 애이불경 수축지야 먹이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은 돼지로 대하는 것이오 사랑하면서 공경하지 않는 것은 짐승으로 기르는 것이다. (제후가 현자를 대우함을 개탄한 말)
君子之所以敎者 五니 有如時雨 化之者하며 有成德者하며 군자지소이교자 오 유여시우 화지자 유성덕자 군자가 가르치는 방법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제때에 내리는 비가 초목을 자라게 하는것과 같은 것이 있고 덕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 있고
有達財者하며 有答問者하며 有私淑艾者하니라 유달재자 유답문자 유사숙예자 재능을 발휘시켜 주는 것이 있고 물음에 대답해 주는 것이 있고 혼자서 덕을 잘 닦아 나가도록 해주는 것이 있다 公孫丑曰 道則高矣美矣나 宜若登天然이라 공손추왈 도즉고의미의 의약등천연
공손추가 말하길 (선생님께서 말하는) 도는 높고도 아름다운 것을 말합니다만 그것은 마치 하늘에 올라가는 것같이 높아 거기에 도달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맹자의 추구하는 도가 너무 어려워 공손추가 좀 쉬운 방법을 알려 달라는 물음에 다음 구절로 대답한다)
大匠이 不爲拙工하야 改廢繩墨하니라 能者從之니라 대장 불위졸공 개폐승묵 능자종지 훌륭한 목수는 서투른 목수를 위해 먹줄을 고치거나 없애지 않는다. 능력이 있으면 그것을 보고 따라오는 것이다
於不可已而已者는 無所不已오 於所厚者薄이면 無所不薄也니라 어불가이이이자 무소불이 어소후자박 무소불박야 그만두어서 안될 데서 그만두는 사람은 그만두지 않을 데가 없을 것이오 후하게 할 데에서 박하게 하는 사람은 박하게 하지 않을 데가 없을 것이다.
其進이 銳者는 其退速이니라 기진 예자 기퇴속 앞으로 나아감이 빠른 사람은 뒤로 물러남도 빠르다.
제 7 편 진심 장구 하 ( 盡心 章句 下 )
盡信書면 則不如無書니라. 진신서 즉불여무서 서경(書經)의 내용을 그대로 다 믿는다면 서경이 없느니만 못하다 ☞ 서경뿐만 아니라 일반 책도 쓰는 사람의 주관이나 과장이 있기 때문에 독서 시에는 냉철히 판단해 읽어야 한다는 말.
國君이 好仁이면 天下에 無敵焉이니 국군 호인 천하 무적언 임금이 인을 좋아하면 천하에 대적할 상대가 없다.
身不行道면 不行於妻子오 使人不以道면 不能行於妻子니라. 신불행도불행어처자 사인불이도 불능행어처자 자신이 도를 행하지 않으면 처자에게도 시행되지 않고 남을 부리는데 도로 하지 않으면 처자도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周于德者는 邪世 不能亂이니라. 주우덕자 사세 불능란 덕이 많은 사람은 사악한 세상도 그를 현혹시키지 못한다.
好名之人은 能讓千乘之國하나니 호명지인 능양천승지국 명예를 좋아하는 사람은 천승의 나라도 사양할수 있다. (명예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사람은 명예를 얻기 위하여 큰 나라도 남에게 양도 할 수 있다)
民이 爲貴하고 社稷이 次之하고 君이 爲輕하니라. 민 위귀 사직 차지 군 위경 백성이 귀중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고 임금은 가벼운 존재다.
仁也者는 人也니 合而言之하면 道也니라. 인야자 인야 합이언지 도야 인이란 사람이니(사람이 행하는 것이니) 이 둘을 합쳐서 말하면 도이다.
賢者는 以其昭昭로 使人昭昭하나니라 현자 이기소소 사인소소 현자는 자기의 밝은 덕으로 남을 밝게 해준다.
山徑之蹊間이 介然用之而成路하고 산경지혜간 개연용지이성로 (제자 고자에게 말하길) 산길 사람 발자국 난 곳을 계속 다니면 길이 만들어지고
爲間不用則茅塞之矣나니 今에 矛塞子之心矣로다. 위간불용즉모색지의 금 모색자지심의얼마 동안 다니지 않는다면 곧 거기에 풀이 우거져 막혀 버리게 되니 지금 띠풀이 너의 마음을 뒤덮고 있다. ( 학문이나 수양을 하는데 쉬지 말고 계속 정진 하라는 경구)
逃墨이면 必歸於楊이오 逃楊이면 必歸於儒니 歸커든 斯受之而已矣니라.도묵 필귀어양 도양 필귀어유 귀 사수지이이의 묵가(겸애설)에서 뛰쳐나오면 양가(위아설)로 돌아가고 양가에서 뛰쳐나오면 유가로 돌아온다. 돌아오면 그대로 받아들일 따름이다.
諸侯之寶 三이니 土地와 人民과 政事요 寶珠玉者는 必殃必及身이니라. 제후지보 삼 토지 인민 정사 보주옥자 필앙필급신 제후에게는 세 가지 보배가 있으니 토지와 인민과 정사이다. 주옥을 보배로 삼는 자는 반드시 재앙이 몸에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 대통령들 누구누구와 같이 곤욕을 당한다 진정한 위정자는 오직 세종대왕밖에 없다)
往者를 不追하며 來者를 不拒하나니라 왕자 불추 내자 불거 가는자를 붙들지 않고 (배우러)오는 자를 막지 않는다.
人皆有所不忍하니 達之於其所忍이면 仁也니라 인개유소불인 달지어기소인 인야
사람은 누구나 차마 (모질게)못하는 마음이 있는데 그 마음을 참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나
아가면 그것이 바로 인이다.
守約而施博者는 善道也니라 수약이시박자 선도야
(자신을) 지키기를 엄격히 하고 베풀기를 널리 하는 것이 좋은 도이다.
說大人則묘之하여 勿視其巍巍然이니라. 세대인즉묘지 물시기외외연
대인을 설득할 때에는 그를 가볍게 여기고 그의 당당한 위세를 안중에 두지 말 것이다.
養心이 莫善於寡慾하니라.양심 막선어과욕 마음을 수양하는 데는 욕심을 적게 하는 것 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
孔子曰 惡似而非者하노라 공자왈 오사이비자 공자 말씀하시길 나는 사이비(참된 것 같으면서도 참되지 아니한 것)한자를 미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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