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놓아버리기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우선 뭘 좀 처먹어야 예의도 차리지”라고 말했다. 자유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자유를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려면 먼저 충분한 음식과 건강한 신체 같은 기본 조건을 갖춰야 한다. 풍요로운 사람일수록 선택의 가짓수도 늘어난다. 서구 사회는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눈에 뜨게 부유해졌다. 이에 반해 행복 지수는 1950년대 이후로 제자리걸음이다. 세상에 잘 사는 나라는 많다. 그러나 더 큰 부자가 된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부유할수록 개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들도 늘어나듯이 자유도 이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다고 본다. 소유물이 늘어나고 수입이 증가하면서 함께 늘어나는 의무 때문일까? 사람들에겐 최소한으로 유지해야 할 생활수준이 있다. 큰 집, 비싼 자동차, 고급 의류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런 사치가 자신의 생활수준이 된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불행한 까닭이 큰 자동차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해서가 아니라 행복을 유지할 능력이 더는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욕심쟁이 오리 아저씨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혼자서 오로지 돈을 불리기 위해 산다. 그리고 늘 돈을 잃어버릴까봐 걱정한다. 그러나 그렇게 살기 위해 억만장자가 될 필요는 없다. 주변에 돈 걱정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중에 아주 적은 돈으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이가 몇이나 될까? 행복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기본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부유함과 삶의 만족도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도 없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소비를 억제하자거나 욕구를 절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과감하게 가진 것을 포기하거나 아주 적은 돈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하더라도, 그런 삶이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나는 우리가 정말로 원하고 마음으로 갈망하는 것을 거리낌 없이 선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때로는 무언가를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들의 희망 목록을 보면 ‘좀더 느긋해지기’가 1순위다. 분명 간단한 소망은 아니지만 좀더 느긋해지길 바란다면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보겠다. ‘나는 느긋하다’라는 문장이 원래 무엇을 말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이는 ‘내가 나를 놓아둔다’ 또는 ‘무언가에서 나를 놓아준다’는 뜻이다. 덧붙이자면 ‘나는 나인 채로 나를 놓아둔다’는 것이다. 좋은 생각 아닌가? 자신을 책망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해야 했는지 생각하는 대신에 자신을 자신인 채로 그냥 놓아두자.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나 자신은 정말 느긋해질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옳지 않고 잘못된 것, 힘든 것, 화나게 하는 것들이 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가끔씩 세상이 완벽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막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키스할 때, 사무실에서 벗어나 휴가를 떠날 때 등. 이 순간을 완벽한 순간으로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이를 위해 늘 특별한 것이 필요한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완벽한 순간에는 무언가 엄청난 것이 우리를 완전히 옭아매어 다른 것들은 모두 잊게 만든다. 다시 말해 우리는 그 순간 모든 것을 놓아버린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 걱정, 분노 등. 완벽한 순간은 어제도 모르고 내일도 모른다. 현재만 있을 뿐이다. 완벽한 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저 놓아버리기만 하면 된다.
<“네 마음대로 살아라”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톰 디즈브로크 지음, 역자 김영민님, 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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