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는 법을 아는 그대, 자유롭게 날아가리!
당신도 혹시 슈퍼에서 받아온 비닐봉지를 싱크대 서랍에 열심히 모아두는 사람 중 한 명인가? 이 비닐봉지는 재활용 쓰레기를 내다버릴 때 요긴하다. 하지만 서랍이 가득 차 있는데도 계속해서 봉지를 받아온다면 문제가 있다. 이미 가득 차서 더 이상 넣을 자리도 없는 비닐봉지 전용 서랍에 꾸역꾸역 눌러 넣는 습관, 이제 그만두는 게 어떨까? 그렇게 열심히 모으지 않아도 자연히 또 생기게 마련이니 말이다. 언젠간 직접 잼을 만들 거라며 빈 유리병을 열성으로 수집하고 있는가? 그만두어라!
사소한 일까지 문제삼는다며 불평한다면 나도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더 중요한 것들도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임을 알고 있는가? 익숙해진 습관은 물론이고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던 물건을 버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 익숙해진 무언가를 나와 분리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좀더 솔직해져보는 건 어떤가? 작아서 못 입는 옷, 아니 너무 커서 못 입는 옷을 왜 좁아터진 장롱에 몇 년이고 걸어두는 것인가? 당신의 헌 옷을 필요로 하는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제 과감하게 정리하라. 장롱은 넉넉해지고 그 옷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줄 수 있으니 얼마나 현명한 일인가.
나는 쉰 살이 되자마자 신발장부터 점검했다. 꺼내기 쉬운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던 하이힐들이 어느새 모두 맨 아래 칸에 놓여 있었다. 언젠가부터 하이힐보다는 굽이 낮고 편한 신발을 즐겨 신었던 것이다. 그래서 잘 안 신는 하이힐들이 손이 잘 닿지 않는 아래 칸으로 밀려났던 것이다. 나는 생각했다. 신지도 않는 굽 높은 신발들이 왜 먼지에 쌓인 채 신발장을 차지하고 있는지 말이다. 그 이유는 명백했다. 아름다운 하이힐은 저마다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난 생각을 고쳐먹었다. 오래된 추억에 자리를 내주기보다는 현재를 위해 그 신발들을 나로부터 분리시키기로. 그런 후 나는 그 빈자리를 내가 즐겨 신는 신발들로 다시 채울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은 현재의 소중한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추억은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이다. 현재를 만끽하지 않고 지나간 과거의 기억과 추억에만 연연해하는 것처럼 안타까운 일은 없다. 과거일 뿐인 추억의 물건들은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자. 스무 살에 선물로 받은 유리 주사위도,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오래전 여행 기념품으로 사온 장난감 택시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기꺼이 선물로 주자. 내가 소장했던 물건에 다른 사람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생명을 불어넣는다면 그 얼마나 아름답고 값진 일인가. 버린다는 것은 하나의 위대한 예술이다. 습관을 버리는 것은 물건을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일례로 매일 저녁을 진수성찬으로 차려 먹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식사를 간단히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저녁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안다면 충분히 포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는 주위 사람들의 습관이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을 때 그들을 우리 취향대로 바꾸려 한다. 남을 내 마음대로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이에 동반하는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다. 이 경우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바로 그 사람을 포기하는 것이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까지 타인에게 동감이나 사랑을 구걸하지 말자.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일도, 매번 같은 문제로 부딪히는 일도, 잔머리를 써가며 남을 괴롭히는 일도 그만두자. 이런 습관은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병들게 할 뿐이다. 남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 그들이 내게 부족하다면 끝까지 붙들려 하지말고 미련 없이 놓아주자. 이로써 우리의 삶은 그들로 인해 불행할 이유가 없어진다. 어떤가? 행복해지는 방법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은가?
<“여자 나이 50”에서 극히 일부 용약 발췌, 마르깃 쇤베르거 지음, 역자 윤미원님, 눈과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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