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지상주의에 휘둘리지 않을 자유
젊은 시절 당신이 가장 좋아했던 영화배우는 누구인가? 그 배우의 얼굴을 떠올려보자. 언젠가부터 그들에게선 흰머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치 노장 영화배우처럼 말이다. 오늘날 가장 아름다운 남성이라고 불리는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그의 이미지도 요즘 들어 한껏 성숙해진 느낌이다. 마치 오래된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고전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영화배우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조지 클루니의 팬 층은 젊은 여성을 비롯해 중년 여성까지 광범위하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보면 심장이 콩콩 뛰는 건 어쩔 수 없다. 인기 여배우들 중에는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이 되어서야 제대로 매력을 발휘하는 영화배우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중년에 이르러서야 절정의 인기를 만끽한다. 당신의 바로 그 대단한 나이에 도달했다. 혹시 ‘너무 많은 나이를 먹었다’고 신세 한탄하며 한숨만 쉬고 있었는가? 지금은 한숨이나 쉬면서 꾸물거릴 때가 아니다. 당신은 이 중요한 시기를 결코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된다.
물론 내가 아무리 강조해도 당신은 지금 당장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거울에 비치는 깊은 주름을 바라보며 현재로부터 도피하려고 애쓰느라 정신없을 테니. 하지만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 중년이라는 나이는 당신이 상상하지 못할 만큼 기쁨으로 충만한 시기다. 내가 쉰 살이라는 나이를 지나치게 미화하려는 것으로 보이는가? 전혀 아니다. 당신에게 지금 당장 생각을 바꾸라고 강요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쉰 살이 되면 젊은이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성숙한 매력이라는 것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을 뿐이다. 우리의 얼굴엔 이제까지 살아온 삶이 그대로 담겨 있으며, 이는 자신만의 매력으로 승화된다.
쉰 살이라는 나이는 오래된 책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상한 향기가 묻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한 책 말이다. 이 책의 매력은 젊은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작은 수첩에 비할 바가 안 된다. 젊은이들은 아름답고 신비롭지만 그들의 노트에는 이렇다 할 스토리가 담겨 있지 않다. 쉰 살의 여성이라는 오랜 책 속에는 모든 세상이 다 담겨 있다. 코미디, 드라마, 풍부한 감성, 모든 분야의 삶 그리고 시간까지 말이다. 신은 우리에게 이성, 감성, 영혼이라는 세 가지 선물을 줬다. 쉰 살이라는 성숙한 나이에 우리가 어떤 갈등 상황에서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덕분이다.
살다 보면 매 순간순간마다 그 나름대로의 ‘특별한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된다. 쉰 살이라는 나이의 특별한 의미는 무엇일까? 짐작컨대 내가 이 장에서 다루고자 하는, 현대사회에 팽배한 외모 지상주의와는 분명 거리가 멀 것이다. 당신은 패션 전문가, 사진작가. 비평가. 언론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시각이 우리의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 결과 우리는 젊음, 아름다움, 나이에 대해 올바른 판단력을 잃고 말았다.
레이사라는 러시아 여성의 안타까운 얘기를 소개한다. 배고픈 생활을 견딜 수 없었던 레이사는 돈을 벌기 위해 가족을 두고 고향을 떠났다. 이후 그녀는 유명한 모델이 되었고 예전엔 감히 상상도 못했던 큰돈을 벌어들였다. 당연히 그 돈으로 러시아의 가족을 부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모델로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배고픈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외모 지상주의 소비사회는 가난을 피해 돈을 벌고자 도시로 탈출한 ‘불쌍한 소녀’에게 미끼를 던져 유혹하고 있다. 비단 그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우리 또한 그들과 함께 외모 지상주의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한 채 살고 있으니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현대사회에서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의 가치를 인정하기보다는 수술대에 오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마치 수술대 위에 누워서 쌍커풀을 만들지 않으면 다른 이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또한 말라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모델이 되기 위해 굶기를 밥 먹듯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더구나 굶주려 만들어낸 미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 제삼국의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한 후원금으로도 쓰이고 있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쉰 살이 된 우리는 반드시 아름다움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분명히 알아야 한다. 긴 다리, 윤기가 흐르는 머리, 세련된 옷차림, 주름 없는 탱탱한 피부……. 어찌 모든 사람이 이것을 다 누릴 수 있겠는가. 세련미와 젊음만을 요구하는 현대사회는 자연스러움을 원하는 우리의 의지마저 억압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분위기에 기꺼이 합류하고 있다. 바로 이런 태도가 외모 지상주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행동임을 알고 있는가?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하고 비밀스러운 것이다. 그것을 인식할 때 당신은 더 자유로워지리라. <“여자 나이 50”에서 극히 일부 용약 발췌, 마르깃 쇤베르거 지음, 역자 윤미원님, 눈과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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