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토록 똑 같은 황혼 날마다 이맘때, 마지막 한 줄기 저녁 햇살이 문간에 비칠 때 나는 집으로 돌아온다. 소달구지와 양 떼를 몰면서, 땔나무를 짊어지고, 부모님과 동생들은 모두 마당에 있고 누렁개와 얼룩 닭도 아직 보금자리에 돌아가지 않았다. 모든 것이 한결같은 황혼녘이다. 국수, 배추, 찐빵, 늘 똑같은 간단한 저녁밥이 고단한 하루를 보낸 식구들을 한자리에 모은다. 나는 언제나 저녁밥 시간에 댈 수 있다. 우리 식구는 늘 늦게까지 밥을 먹는다. 아버지는 등받이 의자에 기대앉고, 어머니는 작은 걸상에 앉고, 자식들은 흙덩이와 나무토막에 쪼그려 앉고, 빈 그릇은 아직 치워지지 않은 채 바닥에 놓여 있다. 온 가족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점점 어두워져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어도 조용히 기다린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