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실수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말실수’로 인한 끔찍한 경험담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필이면 그때, 중요한 정보를 불쑥 말해 버려서 다된 밥에 재를 뿌렸다는 식의 이야기는 수두룩하다. 하나같이 ‘깜박하고’ 비밀을 누설하거나, ‘무심코’ 혹은 ‘불쑥’ 비밀을 내뱉는다. 부적절한 단어를 쓰거나 경솔한 말을 하는 것 자체로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잘못된 사람이 그 말을 듣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리가 적절한 말을 적절한 때와 장소를 골라 말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의사소통의 복잡성과 애매함 때문에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는 전하려는 메시지가 확실히 전달되었는지, 상대가 그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마이클은 지역의 유명 정치가의 딸을 면접하라는 사장의 지시를 받았다. 사장은 그 정치가의 딸을 채용하고 싶지 않았다. 만에 하나라도 그녀가 업무태만 등의 이유로 해고되면, 정치가는 그것을 빌미로 회사를 쥐락펴락하려들 터였다. 사장은 정치가가 회사 운영에 개입할까 봐 두려워했고, 결국 의례적으로 면접을 하고 요령껏 떨어뜨리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치가의 딸을 면접에서 떨어뜨리기는 쉽지 않았다. 정치가는 사외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 딸을 채용해 달라고 말했다. 청탁을 받은 이사는 사장에게 연락해서 그녀를 고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사장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대답했지만 그 생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사장은 마이클에게 “형식적인 면접을 진행한 후, 요령껏 떨어뜨리게”라고 지시하면서 “명심하게. 아무도 눈치채선 안 되네. 그 정치인이 나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면 곤란하니까 말이야” 하고 당부했다.
한편 마이클은 이사에게서도 연락을 받았다. 정치가의 청탁을 받은 이사가 직접 전화까지 걸어, 정치가의 딸을 반드시 채용하라고 지시했다. 마이클이 그 사실을 전하자 사장은 월권 행위라며 노발대발했다. 사장은 이사가 주제넘게 나서고 있으며, 회사 운영에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화를 냈다. 하지만 사장에겐 힘이 없었다. 사장은 이사의 노여움을 사고 싶지 않았지만 정치가의 딸을 채용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사장은 더욱 결심을 굳혔다. 고심 끝에 회사가 원하는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핑계로 그녀를 떨어뜨리라고 마이클에게 지시했다. 마이클은 하는 수 없이 사장의 지시대로 의례적인 면접을 한 후, 적합한 자리가 없다고 둘러대고는 그녀를 떨어뜨렸다. 그녀는 자격을 갖추었는데도 불구하고, 학력과 경력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요건에 맞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 마이클은 그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3주 후, 마이클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사와 마주쳤다. 그는 인사를 건넸고, 이사도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엘리베이터가 다음 층에서 멈췄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사장이 타는 것이 아닌가. 마이클과 이사, 사장은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기 시작하자 이사가 사장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정치가의 딸은 새 직장에 잘 적응하고 있나요? 일은 잘하고 있고요?” 사장이 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이런,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안타깝게도 그 아가씨는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여기 있는 마이클이 면접을 봤는데, 그녀한테 마땅한 자리가 없었어요. 공석이 생기면 연락해서 다시 면접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사는 벌컥 화를 냈다. “내가 무조건 그 아가씨를 채용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아무 자리건 상관없다고 말입니다.”
사장도 얼굴이 벌게져서 소리쳤다. “방금 말했잖습니까. 마이클이 면접을 했는데, 그녀가 맡을 만한 자리가 없었다고요!” 이사는 마이클을 보며 말했다. “설마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고 보고할 생각이었나? 설마 이 회사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라고? 모르면 몰라도 수십 가지는 될 걸세. 진짜 이유가 뭔가? 아니, 설명이고 뭐고 필요 없네. 당장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채용 소식을 전하게. 무슨 일을 맡기건 상관없어, 무조건 채용하게. 내 말 알아들었나? 내일 주지사와 점심 약속이 있는데, 그녀의 아버지도 함께 만날 걸세. 직접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싶군.”
난처해진 마이클은 사장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지만 사장은 싸늘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조금씩 짜증이 밀려왔다. 마이클은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불쑥 “그럴 수 없습니다. 사장님은 정치가의 딸을 채용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 아가씨한테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정치가의 변호사가 우리를 몰아댈 테니까요”라고 내뱉고 말았다. 사장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멈췄고, 문이 열리자마자 마이클은 뛰쳐나왔다. 뒤돌아보니 사장과 이사가 격한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마이클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그날 밤 한숨도 못 잤다. 이튿날 출근해 보니 상황은 더 심각해져 있었다. 그리고 3주가 지나기 전에 마이클은 해고되었다. 정치가의 딸은 어떻게 되었냐고? 그녀는 결국 채용되었다. 마이클은 부적절한 때에 부적절한 말을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른 것이다.<“당신의 입을 다스려라”에서 일부 요약 발췌,로버트 제누아 지음, 역자 강민채님,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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